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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라면의 과거'!...첫 봉지 라면은 얼마였을까?

또 다시 찾아온 라면데이~ 먼데이~

'라데앓이' 중이신 풀사이 가족분들
이신 만큼
손꼽아 기다리고 계셨으리라 짐작이 됩니다.

튀기지 않은 라면의 정체가 하나둘씩 밝혀지고 있는 가운데.
오늘은 잠시 분위기 전환 차원에서
라면에 대해 전반적인 이야기를 살펴볼 수 있는 포스트로 준비했습니다.

부담없이 가벼운 마음으로 라면의 유래부터 역사까지~ 
한눈에 살펴보실 수 있는 포스트~ 


'라면데이'는 다음주에도 계속됩니다.
쭈~~욱~!!


 
 기름진 면발 아닌 바람난 면발이니까
 라면, 정말 사랑해도
될까요?

태어나서 처음 만들어본 음식은 아마 라면이었을 것이다. 밥이 없을 때 밥 대신, 밥이 먹기 싫어서, 먹고 싶어서 먹었다. 엄마는 라면 말고 밥을 먹으라며 혀를 끌끌 차신다. 언제까지 엄마의 걱정 속에서 라면을 먹어야 하는 걸까. 라면이 진정 ‘건강한 밥’이 될 수는 없는 걸까.

 “꼬불꼬불 꼬불꼬불 맛 좋은 라면 / 라면이 있기에 세상 살맛 나 /

  하루에 10개라도 먹을 수 있어 / 후루룩 짭짭 후루룩 짭짭 맛 좋은 라면 /
 
(코러스) 가루 가루 고춧가루~ 후~ 후~”

                                              - 만화영화 <아기공룡 둘리> 속
‘라면송’ 중에서 -


노벨 평화상은 봉지 라면에게로!
원숭이, 악어 눈 같은 아마존의 산해진미로 배를 채우던 동양의 사내들은 마침내 라면 앞에서 이성을 잃고 말았다. “짭짭, 어흐…, 도대체 누가 만든 걸까. 정말 노벨 평화상감이야. 후루룩~” 볼이 터지게 면발과 국물을 삼키던 MBC 다큐멘터리 <아마존의 눈물> 제작팀 입에서 ‘노벨 평화상’이란 단어가 튀어나왔을 때 깔깔거리며 웃었지만 이해가 갔다. 영화 <봄날은 간다> 속 상우(유지태)와 은수(이영애)는 라면을 통해 서로의 마음을 드러내고 알아차린다. “라면, 먹고 갈래요?”라는 은수의 말에 상우는 그날 밤 집으로 돌아가지 않았고, 자신의 프로포즈를 외면하는 은수를 향해 이렇게 소리쳤다. “내가 라면으로 보여?”
친근하고 익숙한, 정말 좋아하는 음식인 동시에 만만하고 못 미덥고 우스운 음식. 우리가 라면을 대하는 태도는 이렇듯 이중적이다.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생이다?

라면의 어원은 중국의‘라몐 ’으로부터 왔다. 라몐 (拉麵)은 “손으로 잡아당겨 면발을 늘인 국수”라는 뜻이다. 라몐이 일본으로 건너가면서‘라멘’으로 불리게 되는데 2차 세계대전 후 중국에서 일본으로 돌아온 사람들이 라멘을 잊지 못하고 찾으면서 급속도로 인기를 얻었고, 일본인 입맛에 맞게 변신하면서 일본 음식으로 자리 잡았다(본지‘세계인의 밥-라면’편에서 발췌).
끓는 물에 넣고 몇 분만 더 끓이면 바로 먹을 수 있는 지금 같은 형태의 인스턴트 라면은 1958년에 나왔다. 대만에서 태어나 일본으로 건너간 안도 모모후쿠(일본 닛신식품의 창업자)는 화교들이 먹던 라몐에서 아이디어를 얻어 최초의 인스턴트 라면인‘치킨 라멘’을 개발했다. 면을 기름에 튀기는 제조법은 일본 튀김 요리를 보면서 생각해냈다고 한다. 밀가루 반죽을 기름에 튀기면 반죽이 익으면서 반죽 속 수분이 증발하고 구멍이 생긴다. 이 상태로 말린 반죽에 뜨거운 물을 부으면 작은 구멍에 물이 들어가면서 본래의 상태처럼 부드러워진다는 점을 이용한 것이다. 처음에는 면에 양념이 되어 있는 형태로 출시되었지만 시간이 지나면 쉽게 변질되기 때문에 스프를 가루로 만들어 따로 포장해 넣는 형태로 바뀌었다.


첫 라면값은 10원이었다!

라면이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것은 1963년이다. 당시 북한보다 더 심각한 식량난에 시달리고 있었기에 정부로부터 ‘국민 건강 향상과 쌀 부족 사태를 해결할 식량 자원 개발’이라는 명목 아래 자금을 지원받아 일본에서 기계를 들여와 삼양식품에서 만들었다. 당시 라면값은 10원, 중량은 100그램이었다.
첫 출시 당시만 해도 ‘면’이란 단어가 붙은 탓에 무슨 천이나 실쯤 되는 줄 알고 잘 팔리지 않아 무료 시식 행사를 적잖이 해야만 했다. 이때 ‘라면 끓이는 법’에 대한 홍보도 함께 이루어졌다. 조리법이 너무나 간단한 나머지 도대체 어떻게 먹을만한 음식이 된다는 것인지 의아해하는 사람이 한둘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느끼하다며 맛에 대한 거부감도 상당했다. 하지만, 중독성 강한 라면은 얼마 지나지 않아 우리의 밥상을 장악하며 제2의 주식으로 떠올랐다. 기름이 동동 떠있고 칼로리가 높다는 점도 인기에 한몫했다. 65년에는 백화점 명절선물 품목에 라면이 올랐을 정도다.


한국인의 각별한 라면 사랑

이제 라면은 명실공히 세계인의 음식이다. 세계라면협회에 따르면 2009년 한해 동안 전 세계에서 소비된 라면은 1천억 개나 된다. 우리나라에서 소비된 라면은 34억 개로, 중국(408억 개), 인도네시아(139억 개), 일본(53억 개), 베트남(43억 개), 미국(40억 개)에 이어 여섯 번째지만, 1인당 소비량은 69개로 세계 최고다. 그 뒤는 인도네시아(58개), 일본(44개), 중국(32개)의 순이다. 한국인의 라면 사랑은 성별, 나이, 시간, 장소를 초월한다. 평소에는 잘 먹지 않는 사람도 나라 밖을 나설 때는 어김없이 라면을 챙긴다. 남자들은 군대에서 반합라면 끓이는 노하우며 무용담을 화제로 삼아 몇 시간이고 대화를 이어간다. 최근 연평도 사태 때 다행히 라면 사재기는 없었으나 나라에 큰일이 닥치면 어김없이 마트 진열대에 있는 라면부터 동이 난다. 물가집중관리품목 중 하나인 라면 값을 십 원이라도 올리려면 온 국민의 눈치를 봐야 한다.


20세기 최고의 식품이자 최악의 식품

라면이 이처럼 사랑받는 건 조리 및 보관의 간편성과 매운 맛, 짠맛, 감칠맛이 어우러진 라면 고유의 맛, 그리고 다른 식품에 비해 저렴한 값 때문이다. 한 끼 식사를 준비하려면 갖은 재료들을 다듬고 씻고 썰어 요리해야만 하지만, 라면은 그저 물을 끓이고 봉지를 뜯는 것만으로 단 몇 분만에 뚝딱 만들어 먹을 수 있다. 아마존이건 에베레스트건 물과 불만 있으면 언제 어디서든 끓여 먹을 수 있다. 물론 그냥 부숴 먹어도 된다. 또 몇 달 동안이나 상온에서 보관할 수 있다. 이 때문에 라면은 20세기에 탄생한 가장 혁신적인 식품이라는 찬사를 받는다. 반면 면을 기름에 튀기는 라면 특유의 제조법으로 인한 높은 칼로리와 높은 나트륨 함량, 스프에 들어간 수많은 화학첨가물 때문에 ‘건강의 악’이라는 비판도 만만치 않다. 라면 한 그릇의 열량은 보통 500칼로리 전후다. 한 끼 기준으로 보면 부족하고 간식으로는 넘친다. 탄수화물이 대부분이어서 영양의 불균형을 초래할 수도 있다. 라면 한 그릇에 든 나트륨 함량이 하루 권장량에 육박하는 것도 항상 논란거리다. 라면 스프는 시민단체로부터 화학첨가물의 보고라는 비아냥을 들을 만큼 다양한 합성첨가물들로 이루어져 있다.


튀기지 않은 면이라서 ‘자연은 맛있다’

라면에 대한 비판이 계속되면서 식품회사에서는 라면의 품질을 높이기 위한 갖가지 연구들이 진행 중이다. 최근 풀무원에서 선보인 라면 ‘자연은 맛있다’는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아 다른 라면에 비해 100칼로리쯤 낮다. 갓 뽑은 생면을 고온에서 재빨리 바람에 말려 쫄깃한 식감이 잘 살아있다. 라면 냄비를 세제 없이 물로만 씻노라면 정말 튀기지 않은 면인 것이 실감난다.
스프에는 MSG(L-글루탐산나트륨)를 비롯한 7가지 합성첨가물을 넣지 않고 대신 표고버섯, 무, 양파, 양배추, 고추 등의 천연재료로 맛을 냈다. 7가지 합성첨가물의 역할들을 살펴보면 흥미롭다.
MSG는 잘 알려진 대로 감칠맛을 담당한다. 탄산수소나트륨과 비타민B1 염산염은 쇠고기를 넣지 않고도 쇠고기에 가까운 맛을 낸다. 라면 특유의 향을 내는 합성 착향료를 넣으면 그만큼 원재료를 아낄 수 있다. 제삼인삼칼슘과 이산화규소는 굳는 것을 방지해 스프가 솔솔 잘 뿌려지도록 하는데 기여한다. 시원한 단맛을 내는 D-소르비톨은 보존성을 높이고 미생물이 자라지 못하게 한다. 문득, 언젠가부터의 라면에 대한 추억은‘기름과 합성첨가물에 대한 추억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


라면과 함께 하면 좋을 재료들

라면은 고지방, 고열량 식품이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고 단백질 특히 비타민 함량이 낮다. 달걀, 두부 같은 식품과 콩나물, 숙주, 양파, 청경채, 쑥갓 같은 채소를 같이 넣고 끓여 단백질과 비타민을 보충하도록 한다. 라면 그대로의 맛을 즐기고 싶다면 샐러드나 과일을 곁들여 먹어도 좋겠다.

 
 두부, 콩즙   두부나 순두부, 콩즙을 조금 넣으면 단백질을 보충할 수 있다. 맛이 고소하고 칼로리에
                     비해 속이 든든하다.

 백일송이 버섯   면발과 버섯의 쫄깃함이 어우러져 씹히는 맛이 좋고 국물에 감칠맛이 더해진다.
                           김   라면이 다 끓고 난 다음 김을 구워 부숴 넣으면 향긋하다. 김은 콩만큼 단백질이
                          풍부한데다 비타민과 미네랄 함량도 높다.

 쌈장보다는 된장   얼마 전 KBS2 TV <스펀지 ZERO>에서 “라면 +□가 최고다”라는 주제로 라면에
                              여러 가지 재료들을 넣고 맛을 평가한 적이 있는데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것이
                              쌈장이다. 쌈장의 매콤함과 라면의 얼큰함이 잘 어우러졌기 때문일 것이다. 하지만
                              간이 센 쌈장을 넣으려면 스프의 양은 줄여야 한다. 맛이 강한 쌈장 대신 된장과
                              생마늘을 넣는 것도 좋을 것이다. 참고로 설탕, 초콜릿, 순대를 넣어 끓인 라면에서
                              는 삼키기조차 힘든 맛이 났다.


식품회사들은 라면 속 나트륨 함량을 낮추기가 쉽지 않다고 말한다. 나트륨 함량이 낮아지면 소비자들이 금세 맛이 없다고 느껴 외면하기 때문이란다. 그러니 당장은 라면 스프의 양을 조금씩 줄여 보는 것도 한 방법일 것이다.


진짜 좋은 라면을 먹고 싶으세요?
라면의 다른 이름은 제2의 식량, 대체식품, 기호식품, 비상식량, 구호식품, 간편 조리식품, 그리고 간식이다. 라면의 역할이 곧 이것들이고 보면 역시나 무조건 안 먹고 피하면서 역사의 뒤안길로 흘려보내기에는 참 아까운 인류의 발명품이다. 그러니 좀 더 좋은 라면, 건강한 라면, 환경에도 덜 해로운 라면이 되어주면 좋겠다는 건 우리 모두의 간절한 소망일 게다. 물론 그러려면 건강하고 좋은 라면을 알아낼 수 있도록 우리의 입맛이 자연의 맛에 가까워져야 할 것이다.



  
 글을 쓴 한정혜는 자유기고가다. 본지에서는 '산지를 들여다본다'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풀무원의
 거의 모든 산지를 두루 돌아보고 있다. 홍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간간히 행복한 자원활동에 몰두
 한다. *참고서적 <세계인의 밥>, 김성윤 지음, 클라이닉스 펴냄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풀반장표 '라면의 모든 것'

1. 라면데이의 탄생
2. 라면이 생각나는 노래/영화/드라마
3. 라면의 역사
4. 라면에 대한 궁금증 해결! '라면Q&A'
5. 세계인의 라면 취향
6. 라면의 칼로리 집중 분석
7. 라면에 대한 편견과 진실 4가지
8. 라면의 맛을 살려주는 마법과 같은 재료들
9. 기름에 튀기지 않은 라면을 소개합니다
10. 이제는 말할 수 있는 라면의 과거!
11. 튀기지 않은 라면 그것이 알고 싶다~!
12. 화학첨가물, 그거 안넣으면 안되나요?
13. 검색어로 풀어보는 라면이야기
14. 라면 맛있게 끓이는 비법은?
15. 라면 맛있게 끓이는 비법은? - 그 두번째 이야기
16. 동남아 3개국의 라면 이야기
17. 건강한 라면을 위한 무한도전~!
18. 비만과 진화 그리고 라면의 관계는?
19. 라면 촬영 현장 스케치
20. 일본라면의 종류와 지역별 특징
21. 라면 속 기름 팜유 먹어도 될까?
22. 자연은 맛있다, 아이들이 먹어도 안전할까?
23. 자연은 맛있다 FAQ
24. 면+스프 요리 활용법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