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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Recipe/그 푸드? 저 푸드!

후후 불어 먹는 맛! ...쌀쌀한 가을밤, 최대 별미 '고구마'

찬바람이 불어오는 늦은밤,
김이 모락모락 나는 고구마를 후후 불어가며 먹던 추억... 다들 있으시죠?
(저기 난 용돈벌기 위해 방학 때 군고구마도 팔아봤수! 하시는 분이 계실수도.. 쿨럭)

노릇하게 잘 익은 고구마 위에
신김치 한점을 착~ 하니 올려서 한입 깨물면... 캬...
살살 녹아버리죠...

여기다 얼음이 동동 떠있는 동치미 국물까지 곁들이면
그야말로 화룡점정입니다!
(저 사실 지난주에 군고구마용 직화냄비를 하나 장만했다는...흠흠)

이렇듯 누구나가 추억으로 갖고 있을 법한
고구마를, 이번주에 요리해볼까 합니다. ㅎㅎ
(군고구마 묘사하다 벌써 침 고이는 풀반장..습 `ㅠ' )

비록 저는 군고구마에 대한 이야기만 했지만
굳이 군고구마가 아니더라도 고구마의 맛과 영양은 이미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비타민의 보고'라고 불릴 정도의 비타민 함량은 물론이고
대한 암예방학회가 인정한 항암효과까지! ㅇㅇ!

점점 추워지는 요즘
고구마가 생각나는 요즘...

풀반장과 함께 고구마 요리 어떠신가요?
군고구마 이상의 맛을 알려드릴게요.^^*




따끈하고 노란
속살이 주는 기쁨 고구마

햅쌀만큼 반가운 햇고구마.
밤고구마도 좋고 자색고구마도 좋고 호박고구마도 좋다.
입에도 달고 몸에도 좋은 음식을 들자면 고구마가 으뜸일 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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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구마가 다시 보이네
한국인들에게 익숙한 인사말 “밥 먹었니?” 안에는 숨겨진 뜻이 많다고 한다. 그 중에는 상대가 밥 아닌 것으로 끼니를 때웠을 경우를 측은해하는 마음도 있지 않을까. 배고픈 시절 흰 쌀밥대신 감자나 고구마를 쪄먹는 풍경은 결코 넉넉하게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선선한 가을이 오면서 제철을 맞은 고구마를 보라.

요즘 고구마는 어느 때보다 위풍당당하다. 예를 들면 작년부터 커피전문점들에 일어난 고구마 바람이 그렇다. 고구마 가루나 고구마 향 시럽을 우유, 커피와 섞은 ‘고구마 라떼’가 필수 메뉴처럼 자리 잡은 것이다.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던 커피와 고구마의 맛과 향이 상승 효과를 내면서 사람들 입맛을 사로잡았다. 실제로 에티오피아에서 나는 질 좋은 커피 원두에는 고구마 향이 감돈다고 한다. 그런가 하면 얇게 썰어 튀긴 고구마 칩 과자들이 등장해 감자 칩을 넘어서는 인기를 누리기도 했다. 달큰하고 포실한 고구마가 맛있다는 사실은 누구든 잘 알지만, 유난히 높이 솟은 이 인기는 웬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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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혀도 끄덕없는 비타민의 보고
결론부터 이야기하자면, 사람들이 새삼 고구마에 열광하는 것은 그 탁월한 영양소와 몸 안에서의 작용 때문이다. 특히 이유 없이 피곤하고 허약해질 때 기운을 북돋아준다는 점은 한양방과 민간요법 모두가 인정하는 사실이다.

비타민 B1과 B2가 들어있어 피로 회복에 좋고, 한 개만 먹어도 하루 권장 영양량이 모두 채워질 만큼 비타민C가 풍부하다. 과일로 섭취하는 비타민이 열에 약한 반면 고구마의 비타민들은 익혀도 손실이 거의 없으니 더욱 귀중하다 하겠다. 주성분인 녹말은 재빨리 몸의 에너지원이 되어주고 피로 회복에 좋은 영양소들까지 공급해주니 얼마나 기특한가.

그런데 이게 다가 아니다. 칼륨이 풍부해 몸 안에 과도하게 들어온 나트륨 성분들을 내보내며, 식이섬유의 작용으로 위와 장의 노폐물과 나쁜 지질까지 빼낸다. 좋은 건 다 주고 나쁜 건 가져가는 것이다. 그 밖에도 대표적 항암 성분인 베타카로틴을 비롯해 안토시아닌, 비타민E, 콜라겐, 칼슘도 풍부하다.

대한암예방학회는 ‘매일 고구마 반개를 먹으면 대장암과 폐암을 예방할 수 있다’고 발표한 바 있을 정도다. 미국 국립암연구소의 연구 결과는 더 극적이다. 고구마와 호박, 당근을 합쳐 하루에 100그램 정도만 먹으면 먹지 않는 사람에 비해 폐암 발병률이 절반까지 줄어든다는 사실을 밝혀낸 것이다.


몸통에 뒤지지 않는 고구마 줄기의 힘
그런가 하면 고구마 줄기의 영양소도 만만치 않다. 사실 예전에 고구마 줄기는 배만 부르고 질겨 제대로 된 음식 대접을 못 받았던 존재다. 하지만 현대의 건강식품의 기준은 무엇보다도 저칼로리에 식이섬유와 미량영양소의 풍부함이 아니던가. 고구마 줄기는 나물로 무치면 맛도 뛰어날 뿐 아니라 섬유질이 많아 뿌리 이상으로 장을 깨끗하게 해준다. 기미와 색소 침착을 예방하는 성분도 들어있어 피부에도 좋다.

척박한 땅에서도 잘 자라는 고구마는 별다른 약을 치지 않아도 잘 자라기 때문에 이만한 무공해 채소도 없는 셈이다. 잎의 색이 짙고 진한 보라색을 띤 줄기가 맛이 좋으며, 껍질을 벗기기가 좀 까다롭긴 하지만 끓는 소금물에 데치면 다루기 쉽다. 냉동해두었다가 반찬이 마땅치 않을 때 남은 채소와 볶아 먹으면 섬유질도 보충해주고 맛도 담백해진다.


농가 살림까지 윤택하게
생고구마는 온갖 영양으로 사람 몸을 낫게 만들고, 익힌 고구마는 혀를 즐겁게 하고 만복감을 준다. 게다가 줄기는 땅 위로 튼실히 뻗어나가며 작물들을 태풍으로부터 지킨다. 250여 년 전 이 땅에 들어와 수많은 배고픈 사람을 살렸던 그 고구마가 보이는 새로운 면모는 주목할 만하다. 지역마다 다른 특징을 살린 자색 고구마, 밤고구마, 호박고구마는 특산품 노릇을 톡톡히 하고 있는 점도 그 중 하나다. 비용상의 문제로 화학물로 대체 되었던 주정을 고구마에서 뽑아낸 전통 고구마술도 등장했다. 농가에서는 환금성 좋은 작물로, 도시에서는 몸에 좋은 건강식품이자 맛 좋은 먹을거리로 환영받으니 얼마나 기특한가.


글 | 윤나래(자유기고가)   사진 | 톤스튜디오  스타일링 | 그린테이블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9년 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