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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Recipe/그 푸드? 저 푸드!

최고의 저칼로리 식품, '옐로푸드'의 대명사-호박

옐로푸드의 대명사로 손꼽히는 것이 있습니다.

바로 여러분들이 '붓기 제거용'으로 많이 드시는
'호박'입니다~.

호박은 비타민 A와 C가 풍부한 수분과 탄수화물을 주성분으로
인, 칼슘, 철분 등 다양한 미네랄을 다량 함유해
최고의 건강식품 중 하나로 꼽히고 있습니다.
지난해 뉴욕타임즈에서 선정한 '당신이 먹지 않는, 최고의 음식'에
최고의 저칼로리 식품이자 비타민 A의 보고로 소개됐을 정도니까요.

자~ 그래서~
'호박'의 역사, 좋은 호박 고르는 법
까지 잘 소개된
기사를 하나 소개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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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 페이스북 올가퀴즈 힌트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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덩굴째 굴러온
맛과 영양 덩어리 호박

화려한 요리로 변신하기보다는 나물로, 찌개로, 부침으로 늘 밥상에 오른다. 배고픈 시절에는 구황작물로서도 훌륭히 제 몫을 해냈던 호박이 요즘 부쩍 인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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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꽃은 예쁘다
아파트가 빼곡히 들어선 요즘은 보기 어렵지만, 예전엔 동네 어귀의 풀밭에 떡 하니 놓인 누런 호박을 종종 보았다. 노란 꽃이 필 때면 ‘호박꽃을 왜 못났다고 할까? 저렇게 예쁜데’ 하는 생각을 하면서 지나치고는 했다.

줄 맞추어 파종하고 질서정연하게 관리하는 작물과 달리 덩굴과 함께 다소 제멋대로 자랐고, 사람들은 놀고 있는 자투리땅에 호박을 즐겨 심었다. 한쪽은 어디론가 칭칭 감겨 올라가고 있고, 또 한쪽은 바닥을 엉금엉금 기어가는 덩굴. 그 가운데 떡 하니 놓인 늙은 호박은 덩치가 꽤 커질 때까지도 그대로 있었다. 아무렇게나 굴러다닌다고 해서 냉큼 훔쳐 가는 사람도 없거니와, 호박을 슬쩍 가져가는 짓은 무척이나 궁색하고 염치없는 일로 여겨졌다.

화려한 요리로 변신하기보다는 나물로, 찌개로, 부침으로 늘 밥상에 오른다. 배고픈 시절에는 구황작물로서도 훌륭히 제 몫을 해낸 호박을 보면 그런 말이 떠오른다. 흔하고 친숙하다고 해서 가치가 낮은 것은 절대로 아니라는.

늙은 호박과 단호박의 기 싸움
세계적으로 재배되는 호박은 열댓 종류인데 대부분 남아메리카가 원산지다. 유럽에는 15세기 이후, 일본에도 16세기 중반쯤 건너갔다. 한국에는 임진왜란 이후인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무렵에 일본을 통해 전해졌다고 한다. 지역에 따라서는 관상용으로만 쓰이는 일도 있었고, 나라마다 선호하는 종류도 다르다.

호박은 열매채소류에 속하지만, 조리법을 가리지 않고 다양한 요리에 사용되므로, 나라마다 여러 가지 요리를 낳으면서 사랑받아 왔다. 지중해 지방에서는 올리브 오일에 볶아서 향신 채소를 얹어 먹고, 아랍에서는 호박 속을 비운 뒤 양념한 고기와 여러 재료를 넣고 익혀 먹는다. 유럽에서는 ‘주키니’라고 불리는 돼지호박을 즐겨 먹는데 전채부터 디저트까지 요리 종류를 가리지 않고 쓴다. 일본은 200여 년 전부터 단호박을 즐겨 먹어 수많은 조리법이 발달해있다. 반면 애호박은 거의 먹지 않는다.

한국은 애호박과 늙은 호박을 두루 즐겨 먹었다. 애호박은 꽃이 지고 나서 일주일 정도 지나서 따내는 것으로 언제든 집에 두고 반찬을 만드는 데 쓴다. 늙은 호박은 가을에 갈무리해두면 겨우내 호박범벅이나 호박죽처럼 달콤한 별미가 되어주었다. 호박 속살을 얇게 깎아내 바짝 말린 호박고지에도 영양이 고스란히 살아있었다.
한국에서 재배하는 호박은 모두 네 종류다. 동양계 호박이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누렇고 커다란 늙은 호박이며, 청둥호박이나 맷돌 호박으로도 불린다. 서양계 호박은 단호박이나 밤호박이라고도 불리며 주로 쪄서 먹는다. 페포계 호박과 야생호박은 상대적으로 덜 친숙한데, 페포계 호박은 애호박과 비슷하게 생겼고 ‘주키니’라고도 한다. 다른 호박들과 달리 덩굴이 거의 뻗지 않는다. 야생호박은 오이 대용으로 1970년대에 많이 심었으나 요즘은 찾는 이가 거의 없어서인지 시장에서 보기 어렵다.


주술이 가득한 부엌
울룩불룩 알록달록 재미있는 모양새. 호박을 처음 발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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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사람은 어떻게 이 딱딱한 껍질 안에 맛있는 속살이 감춰진 줄 알았나 싶다. 무시무시하게 생겼다고 생각할 만도 한데 용감하게 잘라서 먹어 본 한 사람 덕에 지금 우리는 내내 행복하다.

해마다 유럽과 미국에서는 호박에 관련된 재미있는 축제와 대회들이 열린다. 그중 인기 있는 것이 ‘큰 호박 대회’다. 호박의 과육은 쑥쑥 잘 자라는 것으로 유명하긴 하지만, 정말로 재배 방법과 돌연변이 여하에 따라 한없이 커지기도 하나보다. 이들 대회에 출전하는 호박들은 무게가 기본 500킬로그램 이상이다. 작년 미국 캘리포니아 대회에서 1등을 한 호박은 691킬로그램이었다.

서양에서는 할로윈 축제마다 호박 등을 밝히고, 우리나라에서는 제사상에 호박을 올리는 지역이 있다. 그 밖에도 여러 나라에서 조금씩 의미의 차이는 있지만, 호박은 늘 여성성과 풍요의 상징으로 여겨져 왔다. 일본과 한국에서는 외모가 못난 여자를 뜻하는 말로도 많이 쓰이지만, 그 때문에 호박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는 사람은 없다.


‘옐로푸드’의 대명사, 단호박!
이중 눈에 띄는 것은 역시 단호박이다. 늙은 호박의 맛이 뒤지지는 않지만 덩치가 부담스러운 건 사실이다. 여자 혼자 들기에는 꽥 소리가 날만큼 큰데다 손 다치기 일쑤인 두껍고 단단한 껍질. 늘 하루 날 잡아 만져야 하는 채소였다. 그러다가 1990년대에 이르러 단호박 선호국가인 일본에 수출할 목적으로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재배되기 시작했다. 처음 시장에 풀린 것은 수출하고 남은 물량을 처리하기 위해서였지만, 한 손에 가볍게 올라가는 자그맣고 선명한 초록색의 단호박은 금세 사람들의 눈길을 끌었다. 가격도 저렴하고 통째로 삶아 먹기도 좋았다. 이때부터 인기몰이를 시작한 단호박은 몇 년 지나지 않아 늙은 호박의 인기를 능가했다.

농수산 유통업계에 따르면 최근 5년 사이 1인당 한해 단호박 소비량이 최소한 3배는 늘었다고 한다. 따라서 국내 생산량만으로는 공급을 채우지 못해 뉴질랜드 등지에서 수입한 물량으로 충당한다. 수입량 역시 5년 전 대비 2배가량 늘어났다.

갑작스러울 정도의 이런 인기는 호박의 변화무쌍한 모습에서 나오는 듯하다. 단순히 삶아 먹거나 쪄먹는 정도로는 이 정도 소비가 불가능하다. 외식업계와 가공식품 업체들이 호박을 사용한 메뉴들을 선보이면서 많은 양을 소비하고 호박 붐을 일으켰다. 번화가에는 호박요리 전문점이 자리 잡고 있고 커피전문점에서는 호박 향을 풍기는 호박 라떼를 판매한다. 슈퍼마켓에서는 호박을 함유한 과자를, 빵집에서는 호박 빵을 내놓았다. 관계자들은 호박의 달콤하고 부드러운 맛이 일정 매출을 보장한다고 말한다.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찾는 이들이 많은 것이다. 게다가 선명한 노란색을 띤 ‘옐로 푸드’의 항산화 효과가 속속 밝혀진 것도 인기를 부채질했다.

버릴 부분이 없는 영양 덩어리
그렇다면 호박의 어떤 면이 그렇게 몸에 좋다는 것일까? 호박의 주성분은 수분과 탄수화물이며 비타민A와 비타민C가 풍부하다. 인, 칼슘, 철분 등의 미네랄도 골고루 든 데다 섬유질도 많다.

소화흡수도 빨라서 단시간에 몸에 에너지와 영양소를 공급한다. 지난 6월 <뉴욕타임스>는 ‘당신이 먹지 않는 최고의 음식 11’이라는 제목 아래 호박과 호박씨를 집에 늘 갖추어 두고 먹을 것을 권했다. 이 기사를 쓴 건강 전문 칼럼니스트 타라 파카 포프는 호박을 저칼로리 식품의 으뜸이자 비타민A의 보고라고 추켰다.

호박의 노란색은 카로티노이드 색소가 내는데, 이는 면역력을 높이고 폐 기능을 증진시키는 등 항산화작용이 뛰어난 성분이다. 호박을 하루에 100그램 정도만 지속적으로 섭취하면 폐암의 위험을 절반으로 떨어뜨릴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호박씨의 영양과 건강 효과도 놓치면 손해다. 호박씨는 여느 견과류 못지않은 질 좋은 불포화지방산을 가득 함유하고 있을 뿐 아니라, 뇌의 작용을 활발하게 하는 레시틴, 간의 작용을 돕는 메티오닌, 카로틴도 듬뿍 들어 있다. 민간요법에서도 호박씨는 귀하게 쓰인다.

예부터 난산을 겪는 산모에게는 호박씨 달인 물을 먹였다. 젖이 잘 나오지 않을 때도 하루에 서른 알 이상씩 물에 우리거나 볶아서 먹으면 좋으며, 심한 기침도 잦아들게 한다고 한다. 통풍과 신장결석도 완화하는 것으로 알려진다.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호박의 효능은 역시 부종제거다. 산모에게 호박즙은 미역국과 더불어 필수사항처럼 보인다.

그러나 호박이 모든 산모에게 다 좋은 것은 아니며, <동의보감>에서도 약으로 호박을 쓸 때 과용하지 말라는 기록이 있다. <본초강목>을 보면 호박에는 이뇨 작용이 있고 부종에 좋지만 ‘기체’와 ‘습저’에는 절대 쓰지 말라고 적혀 있다. ‘기체’는 현대로 치면 우울증에 해당하고 ‘습저’는 몸에 불필요한 수분이 많이 있는 상태다.
산모는 이에 해당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출산 직후의 호박은 오히려 좋지 않을 수 있다. 출산 후 한 달 이상이 지나도 여전히 하체에 부기가 빠지지 않고 소변을 보는 데 불편함을 느낀다면 그때 호박 꿀단지나 호박 달인 물을 먹어도 늦지 않다. 

또한, 콩나물에 풍부한 숙취해소 성분 아스파라긴산이 풍부하고, 전립선염 발병을 낮추는 셀레늄 성분도 많아 남성들에게도 좋다. 하루 한 끼를 호박으로 대신하면 섭취 열량을 낮추는 것은 물론 덕 볼 일이 여럿 있지 않을까? 호박잎도 여느 녹색 채소 못지않게 비타민을 가득 함유하고 있고 된장과의 영양 궁합도 매우 좋다. 쌈 요리에는 빼놓지 않는 게 좋겠다. 심지어는 호박꼭지도 모아서 말려두면 좋다. 말리기 전에 소금물에 하루 정도 담가두면 더 좋은데, 치통이 심할 때 아픈 부위에 물고 있으면 응급처방이 된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1 호박을 삶아 믹서기로 갈거나 체에 내려 만드는 호박죽도 별미. 2 늙은 호박이나 단호박 살을 발라내 깍둑썰기하여 냉동해두면 호박요리에 편히 쓸 수 있다. 3 단호박 속을 파냈을 때 나오는 씨는 햇볕에 바짝 말려 기름에 살짝 볶으면 파는 것 못지않다.


호박, 제대로 골라보자
애호박은 여름이 가장 맛있고 늙은 호박과 단호박은 가을에 가장 달콤하다. 애호박은 전체적으로 연두색을 띠면서 너무 크지 않은 것이 맛있다. 꼭지 주변이 들어가 있고 표면에 윤기가 흐르는 것을 고르면 된다. 요즘은 인큐베이터 애호박이라고 해서 비닐을 씌운 채 키워 똑같은 크기로 나오기도 한다. 이럴 때는 손으로 들어보아 상대적으로 묵직한 것이 속에 단물이 꽉 찬 맛있는 애호박이다. 늙은 호박은 크고 무거운 탓에 고르기가 더 어렵다. 골 부분이 깊게 파이고 색이 누렇게 잘 익은 것으로 고르면 실패하지 않는다. 꼭지부분이 지나치게 말라 있거나 검게 변색한 부분이 없는지, 바닥에 놓인 부분에 상처가 있어 곯아있지 않는지도 살펴본 후 가져오도록 하자.

자신이 없으면 아예 잘라 다듬어져 있는 것을 사는 게 낫겠다. 단호박이 시장에 쏟아져 나오는 계절이 되면 국산과 외국산이 뒤섞여 있으므로 원산지를 확인하는 것도 잊지 말도록 하자. 늙은 호박이나 단호박은 날것으로 먹는 경우가 거의 없으므로 잘 다듬어 보관하면 겨우내 맛있게 먹을 수 있다. 살을 발라내 깍둑썰기해서 반 정도 익힌 다음 냉동해두면 호박이 들어가는 요리에 편히 쓸 수 있다. 제빵에 취미가 있다면 아예 갈아서 퓨레로 만들어두어도 좋다. 1회 분량씩 냉동해 빵에 넣거나 우유와 섞어 갈아먹어도 훌륭한 간식거리가 된다. 속을 파냈을 때 나온 씨는 햇볕에 바짝 말린 후 기름을 살짝 넣어 볶으면 파는 것 못지않다.

영양학적 가치가 새록새록 인정받는 채소들에 최근‘슈퍼 푸드’라는 호칭을 붙이곤 하는데 적어도 호박은‘슈퍼 푸드’라는 그 이름이 아깝지 않은 먹을거리다.

 

할로윈 축제, 왜 하필 호박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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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마지막 날이 되면 미국에서는 늙은 호박에 사람 얼굴 모양처럼 구멍을 뚫어 불을 밝히고 저녁에는 호박 파이를 구워먹는다. 사실 이 할로윈 축제의 기원국인 아일랜드에서는 원래 호박 대신 순무로 등을 만들었다. 그러나 미 대륙으로 이주해 온 후 발견한 이 요상하게 생긴 채소가 훨씬 모양을 파내기도 쉽고 그럴싸해 보여 순무의 자리를 꿰차게 되었다. 하지만, 죽은 자의 영혼에 관련된 날인 핼로윈에 호박이 등장한 것이 우연만은 아닌 것 같다.

일본에서는 동짓날에 호박이 등장하는데 노란색이 귀신을 쫓는 색이라고 믿었다. 그래서 밤이 가장 긴 날 유자를 넣은 탕에서 목욕하고 단호박을 먹었다. 한국도 제주도에서는 호박을 제수로 쓴다. 그해 수확한 호박 중 모양이 예쁘고 잘 익은 것을 골라두었다 나물처럼 무쳐서 제사상에 올린다.


풀반장표 특별 레시피 - 호박 편

1. 호박 소개
2. [레시피] 단호박 영양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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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쓴 윤나래는  컬럼 기고와 일어, 영어 번역 등 글 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어떤 글이건 마음을 다해 써내는 것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수줍고 심약한 것. 더 강해져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2008년 가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