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처 : 영화 '바다가 육지라면'
수수께끼로 시작해봅니다.
라면은 라면인데~
못 먹는 라면은~
뭘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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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답은,
바다가 육지라면~~~!
(쿨럭쿨럭;;;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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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워도 너무 더웠었기에 썰렁한 유머가 술술 나옵니다 ;; ……만,
세상에 존재하지 않을 것 같은
<바다가 육지라면>은 엄연히 존재합니다.
바로 요기!
[<바다가 육지라면> 보러 가기]
2001년 인디포럼 개막작으로 선정된
다큐멘터리 영화 <바다가 육지라면>(연출: 김지현, 김나영)은,
한마디로,
‘라면을 끓이는 7가지 방법에 관한 보고서’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2001년 인디포럼 포스터~
*여기서 잠깐!*
인디포럼은 한해 동안 만들어진 독립영화들을 총망라하여 비경쟁으로 상영하는
국내 최대의 독립영화 축제랍니다~.
96년에 시작됐구요. 인디포럼 2001은 지난 2001년 아트선재센터에서 열렸었지요.
다시, <바다가 육지라면>으로 돌아옵니다.
이 영화를 보고 나면,
라면 하나만으로 이렇게 멋진 작품이 만들어 질 수 있다는
사실에 새삼 놀라게 됩니다. 'ㅁ' )/
정말 라면의 인기란~~! ^ ^
등장 인물들은 차례대로 자기만의 '라면 끓이기'를 보여주는데요,
가장 쉽고 간단한 음식인 라면 끓이기를 통해
개인의 개성과 창의성이 어떻게 발휘되는지를 연구하는 것이
이 프로젝트의 목적이라고 합니다.
라면 끓이는 방법에 대해 나름 일가견을 가지고 있는 출연자 7명은 모두
요리, 그림, 사진, 건축, 음악 등 예술 작업을 하는 이들로 우리나라 사람뿐만 아니라
일본인, 프랑스인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출처 : 영화 '바다가 육지라면'
7명의 작가들이 공개하는 ‘라면 끓이기 비법’은 과연 무엇일까요?
뜻밖에, 라면 끓이기 하나로 이들에 대해
꽤 많은 것을 알아볼 수 있습니다. :)
1. 계룡산식 마음 정진 라면 - 구성연
그녀는 젊은 시절 3년 결사를 결심, 계룡산에 들어가
생식만을 하며 고행 정진에 몰두했다고 하네요.
수행 과정이 얼마 지나지 않았을 무렵 생식이라는 것이
얼마나 지루하고 고달팠던지
익은 음식을 한번 먹어보고자 라면을 먹게 되었다고 합니다.
헌데 봉지를 연 순간 깜짝 놀라고 말았으니…
라면 봉지 속에는 그녀의 마음처럼 어지럽게 꼬인 면발이 가득!
첩첩이 겹쳐지고 뭉쳐서 꼬이고 얽혀있는 것을
푸는 것이 마음의 정진이라면
이 라면을 푸는 것으로 마음의 정진을 삼으리라 다짐하는데…
그녀의 라면은 과연?!
아… 꼬불꼬불 라면 면발을 보고 속세의 고단함?!을 느꼈던 풀반장은
그녀의 심오한 정신 세계에 완전 공감하고 말았습니다. 짝짝짝!
2. 바보도 만드는 라면 - 스스무 요나구니
스스무 요나구니는 척 봐도 요리사로 보입니다.
라면 봉지도 부엌칼로 뜯고, 그 속에 든 스프도 부엌칼로 자르고~.
라면이란 옛날에도 부자나 귀족이 먹는 음식은 아니었지만
BC 2세기 한대에는 왕도 라면을 먹었다는 기록이 있고,
8세기 송대에는 손님에게 라면을 대접했다는 기록이 있다는
흥미로운 사실도 들려줍니다.
또, 일본과 한국 라면의 차이는 매운 맛이라고도 이야기 합니다.
그는 라면은 너무 간단해서 아무 것도 할 것이 없다고 말합니다.
바보도 만들 수 있는 음식이라네요.
하지만, 그에게도 나름 비법이 있었으니 바로 면 삶기!
어떻게??
3. 물리적 화학적 고로 과학적 라면 - 김홍석
팩트 중심, 이성주의자로 보이는 그는
가장 기본적으로 끓인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라면은 ‘화학 조미료 맛’이 중요하다는 말도 훅 던지고~;;
그는 라면을 굉장히… 좋아하지 않는다고 합니다. 읭?
군대에서 맛있게 먹었기 때문인데요,
라면 끓이기 당번은 쫄병이던 그의 몫.
그가 라면을 끓일 때면 아무도 그의 곁에 오지 않았다고 합니다.
아니 왜??
(가장 기본적으로 끓인다고 했으면서
요것도 들어가고 조것도 들어갔네요.;;)
4. 자연의 향이 담긴 라면 - 최욱
상당히 꼼꼼하고 치밀해 보이는 바른 생활 사나이 등장.
역쉬, 인스턴트 라면에 몇 가지 자연 재료를 넣어
자연의 향을 담은 라면을 만들겠다고 조용히 선언합니다.
찬물에 페페론치노와 마늘부터 넣습니다.
물이 끓기 시작하니 방울토마토도 잘라 넣어주고…
그는 언젠가 누군가가 만들어준 이탈리안 요리,
올리브 오일과 소금만 들어간 하얀 쌀밥을 먹고
감동받은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쌀밥, 올리브 오일, 소금의 맛이 각각 모두 살아있는
감동적인 맛이었다고 하는데요.
재료 고유의 맛이 살아있는 라면을 만들겠다는 그의 다짐은
그때의 감동에서 비롯된 듯 합니다.
5. 내 맘대로 니 맘대로 라면 - 없었을 텐데 그러므로 나는
무정부주의자 같은 포스를 풍기는 그(어어부밴드의 백현진 님?!)는
라면 봉지를 이로 뜯음으로써 좌중을 압도합니다.
설명서를 싫어하기 때문에 라면 봉지 뒤 설명 따위는 보지 않습니다.
라면의 선택 이유도 단지 싸고 양이 5그램 더 많기 때문.
어라?
찬물에 라면 스프를 3분의 2쯤 풀어
젓가락 한 짝으로 휘휘 저어 가며 간을 봅니다.
이래야 간을 맞출 수 있다네요.
짜면 물을 더 넣으면 되고.;;
마지막으로
삶을 단단하게 할 수 있는 간단한 방법,
복잡하고 어려운 대상을 돌파할 수 있는 항체를 만들기 위해
요것도 넣습니다. 헉!!!
그래도 아주 모진 사람은 아닌가 봅니다.
남에게 대접할 때는 넣지 않는다니 참 고마운 일입니다. ^^;
6. 오로지 사각 라면 – 이종명
학교에서 먹었던,
대량 급식을 위해 사각인 채로 익을 수 밖에 없었던
사각 라면을 잊지 못하는 그는
오로지 면의 형태에만 몰두합니다.
필요 없다며 건더기 스프마저 던져버린 그의 마지막 대사는??
7. 숑숑~ 불란서 치즈라면 – 프레데릭 미숑
므흣한 비주얼의 꽃미남 프랑스 청년은
나긋나긋한 목소리로 라면과 치즈가 잘 어울린다고 이야기 합니다.
(아~ 그의 대사는 곧 샹송~~ @@)
찬물에 당근, 파, 마늘을 넣고 끓이기 시작합니다.
스프의 짠맛을 중화시키기 위해 후추도 넣고~
달걀을 넣고 노른자를 터트려 국물을 진하게 만드는데요,
라면은 진한 국물 맛을 즐기는
프랑스 요리의 특징과 닮았답니다.
수시로 싱크대 위를 정리하는 깔끔한 꽃청년이 끓인 이 라면,
그처럼 므흣한 맛이 날까요??
***
[<바다가 육지라면> 보러 가기]
연출: 김지현, 김나영
상영시간: 41분
2001년 인디포럼 개막작
2001년 한국독립단편영화제 단편경쟁부문 상영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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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러분은 누구의 비법이 가장 마음에 드시는지요?
혹시…
맨 처음 등장한 계룡산식 마음 정진 라면?!
아니면, 내 맘대로 니 맘대로 라면?!
이미 절반쯤 만들어진(기성화된) 라면도 이렇듯
각자의 취향에 따라,
어떻게 자신만의 방식으로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꽤 달라질 수 있습니다.
똑같은 걸 보고도 느끼는 것은 제각각 이듯 말이지요.
너무나 간단해서 누구라도 할 수 있는 라면 끓이기에도
무척 많은, 기발한 비법들이 존재한다면,
라면을 ‘만드는 방법’에도
다른 방법이 존재할 수 있지 않을까요…?
이를 테면…
기름에 튀기거나,
화학적 합성 첨가물을 듬뿍 넣는 대신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리거나,
자연의 천연 재료들로 맛을 내는… 므흣한 비법?!
몸에 나쁜 줄 알고 먹는 게 라면 ㅜㅜ 이라거나,
안 먹으려고 몸부림쳤지만 결코 먹고 마는 게 라면 OTL 이라거나,
이것 저것 뺀 라면은 맛이 없다 ㅡ..ㅡ 거나
라면 맛이 라면 맛 >..< 이라는 건 이제 옛말!
이를테면,
바다에서 캔
싱싱한 그 조개 맛이 나는 라면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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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홍합,
백합…
아~ 시원한 조개, 국물!
오늘
바로 그 조개 국물 한 냄비 어떠세요?
우리가 애정하는 쫄깃쫄깃 면발도 넣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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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지락 + 홍합 + 백합 + 바람면
=
백.합.조.개.탕.면
칼칼 개운~ 국물 맛 끝내주는 조개 3총사와
기름에 튀기지 않고 바람에 말려 더욱 맛있고 담백한
바람면이 마침내 만났습니다.
바로 요기서!
맛, 절대 포기하지 마세요.
맛있고 건강한 라면, 얼마든지 있습니다.
바로
요것
!
풀반장표 '라면데이 리턴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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