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번에 포스팅한
‘왜 남자들은 중국집 볶음밥을 좋아할까?...맛있는 볶음밥 요리법?!’ 잘 보셨나요?
[보러가기]
대부분의 풀사이 가족분들이
“와이셔츠 소매 걷어 올리고 시크하게 밥을 볶는 멋진 남자”
이미지에 더 관심이 많으셨던 것 같기도 하더군요. ㅎㅎ
(실은 저도 ‘볶음밥’하면 자꾸 ‘태봉이’ 윤상현 씨가 생각나네요. ㅎㅎㅎ)
오늘은 볶음밥 담당인 제가
‘맛있는 볶음밥을 만들 수 있는 맛있는 쌀’을 어떻게 고르고 찾아냈는지,
그 험난한(?) 여정을 포스팅하겠습니다. ^ ^
볶음밥의 핵심은 바로 밥! 맞습니다.
그리고 그 밥을 짓는 데는 또 쌀!이 필요합니다.
음, 때마침 지금이야말로 한창 햅쌀이 맛있을 시기입니다.
다들 이맘때 햅쌀밥 드시는 거 좋아하시죠?
윤기가 좔좔 흐르는 밥 한술은 반찬이 필요 없다고들 합니다.
반대로 맛없는 퍽퍽한 쌀은 모든 이들을 우울하게 하지요.
군대 갔다온 남자들의 군대밥 타령을 한번쯤은 들어보셨을 겁니다.
하지만 도대체 무슨 차이로 맛없는 쌀과 맛있는 쌀이 결정되는 걸까요?
1. 16%가 중요해!
결정적인 차이는 ‘수분함유량’입니다.
햅쌀은 갓 수확해서 바로 도정(쌀겨를 벗겨내는 작업)한 쌀입니다.
묵은쌀은 수확한 후 한참 묵혔다가 도정을 한다거나, 도정을 한지 오래된 쌀이지요.
쌀은 수분량이 16%일 때 가장 밥이 맛있다고 합니다. 바로 햅쌀이 이렇지요.
2. 쌀 안에 ‘지방’ 있다?
쌀에 든 지방 성분은 구수한 맛과 냄새를 냅니다.
보통 현미에는 3퍼센트, 백미에는 1퍼센트 정도의 지질이 들어있는데
오래된 쌀은 이 성분이 산화되어 특유의 군내를 내고 맛도 떨어집니다.
3. 얼마나 투명한데?
단백질 성분도 변하는 게 문제인데요.
지질산화와 함께 단백질 입자도 변해서 일부분은 날아가게 됩니다.
오래된 쌀이 햅쌀과 달리 불투명해지는 건 이 성분 때문입니다.
그래서 보통 햅쌀은 추수한 지 2주 이내에 도정해 판매하는 쌀을 말한답니다.
사람들은 이 차이를 귀신같이 알아봅니다.
한국식품연구원이 최근 늘어나는 ‘브랜드쌀’의 맛을 평가하기 위해 테스트를 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수많은 브랜드들의 맛 차이는 거의 사람들이 느끼지 못했다고 합니다.
그러나 갓 도정한 쌀의 진가는 눈과 혀가 바로 느끼지요.
자, 이렇게 해서 제가 풀무원 최초의 볶음밥 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할 쌀을 결정했습니다.
바로 도정한 지 3일 이내의 국내산 쌀만을 사용해서
찰지고 구수한 밥맛이 그대로 살아있는 밥을 먼저 짓기로 한것이지요!
게다가 이 밥은 가마솥 직화방식을 써서 지었기 때문에
볶음밥 하기에 딱 좋은 고슬고슬함과 감칠맛을 지킬 수 있었답니다.
음..
그런데 저는 볶음밥집 주인이 아니기 때문에
고객분들이 요청하실 때마다
쌀의 저력이 따끈따끈 살아있는 볶음밥을 그때그때 만들어드릴 순 없는 노릇! ^ ^ ;;
이렇게 고슬고슬하고 감칠맛 넘치는 밥으로 만든 맛있는~ 볶음밥을
여러분께 잘 전달해드리는 문제가 남았더군요…
그때 제 눈에 들어온 게 바로,
일본의 볶음밥 문화,
그리고 엄마들이 그렇게나 사랑해 마지않는 ‘냉동실’이었습니다. ^-^o
다음 이야기가 궁금하신가요?
그럼 다음 포스팅때 또 뵙겠습니다.
의도했던 건 아닌데 굉장히 감질나는 남자가 된 느낌이네요. ㅎㅎㅎ
to be continued…
posted by ‘볶음밥’ 담당 김P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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