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에 드는 음식을 먹었을 때
우리는 이렇게 말합니다.
"맛있다~~!!"
그런데 '맛있다'의 기준은 무엇일까요?
혀를 자극하는 기름과 양념맛이 강하면 맛있는 것일까요?
자연에서 온 식재료 그대로의 맛이 느껴지는 그것! 이 맛있는 것일까요?
바른먹거리 푸듀케이터 교육 포스트에서도 말씀드렸지만,
맛칼럼니스트 황교익 씨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맛의 기준은 자연이다."
어떤 맛이 맛있다, 아니다, 라고 하는 것은
자연이 기준이 된다는 것입니다.
즉, "자연 그대로의 맛" 이야말로 "맛있는 것" 이라는 뜻이죠.
그런데 아쉽게도 "맛" 은 본능이 아니라는~~~점!
우리가 태어날 때부터 걷지 못하는 것처럼
날 때부터 "맛있는 것" 이 무엇인지는 모른다는 것이죠.
설상가상으로 어떤 맛을 좋아하느냐,의 문제는
즉, 맛에 대한 '선호도' 의 문제는
어떤 맛에 자주 노출되느냐 에 따라 결정된다고 합니다.
하지만 다행히도, "맛은 기억이라는~~점!"
따라서 자연 그대로 만든 맛을
아이들에게 기억시키는 것이 진정한 미각교육의 목적이기도 합니다.^^
그래서일까요? 요즘 전세계적으로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미각교육이 뜨겁다고 하네요.
세계인들의 미각 교육 열풍, 여러분도 함께 보시죠~.
세계인의 미각 교육 열풍
맛을 배우는 아이들
맛이 있다, 없다! 너무나 단순하고도 단호한 아이들의 맛 기준에 속이 타들어 가는
전 세계 부모들이 ‘진짜 맛'을 알려주기 위해 팔을 걷어 올렸다.
[일러스트레이션:왕정인]
그가, 우리 학교에 나타났다. 제이미는 감자 튀김이랑 치킨 너겟, 햄버거를 좋아하는 우리에게 자기가 만든 음식을 먹어보라고 했다. 웩, 우웩! 갈아 넣은 닭 껍질과 닭 찌꺼기에 지방을 넣고 기름에 튀긴 것을 보여주며 이렇게 말했다. “이게 바로 너희들이 좋아하는 치킨 너겟이야. 자, 이걸 먹을래? 아니면 닭다리 구이를 먹을래?” – EBS <지식채널ⓔ> ‘웩, 우웩!’편 중에서
포비네 아빠 제이미가 이겼다
제이미 올리버는 영국에서 축구 선수 데이비드 베컴 다음으로 인기 있는 요리사다. 세상을 바꾸는 요리사라는 별명답게 그는 결국 기름 범벅 급식으로부터 영국 초등학생들을 구해내는 데 성공했다. 만세! 요리의 생명은 신선한 재료라는 것, ‘진짜 맛’ 있는 음식이 뭔지 알려주는 데 걸린 시간은 9개월. 30대 중반의 유부남 제이미가 토끼같이 귀여운 포비, 데이지, 페탈, 버디 네 아이의 유쾌한 아빠라는 사실을 알고 나니 그를 더욱 응원하고 싶어졌다.
지구촌 초등학교 필수 과목은 ‘맛’?!
세상에는 수많은 음식들이 존재하지만 아이들의 입은 딱 두 가지로만 나눌 뿐이다. 맛있는 음식과 맛없는 음식. 밥상 앞에서 맛있는 ‘그것’이 없다며 휙 돌아앉은 콩알만한 뒤통수를 볼 때면 정말이지 묻고 싶어진다. 너, 진짜 맛이 뭔지는 아니? 응?
요즘 아이들의 혀가 반응하는 맛이란 오로지 기름과 양념 맛, 곧 단맛과 짠맛이다. 좀 더 크면 매운맛이 덧붙여진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맛’을 알려주기 위해 온 세계 어른들이 고군분투 중이다. 많은 나라들이 국가 차원에서 맛 공부, 곧 미각 교육을 추진하고 있는 건 이제 더 이상 먹고 맛보는 법을 집에서 배우지 못하는 탓도 크다.
오감을 자극하는, 프랑스
미식의 나라답게 미각 교육의 역사도 유구하다. 1971년 시작된 어린이 미각 교육은 1983년 전국으로 확대되었다. 많은 학교들이 미각을 전 학년 정규 과목으로 채택하고 있다. 교사들은 프랑스미각연구소에서 미각 교육법을 배운다. 어릴 때부터 미각을 발달시켜야 감성도 풍부해진다고 굳게 믿는 프랑스는 특히 아이들의 오감을 자극한다. 이를 테면, 수업을 통해 당근을 직접 만져보고, 냄새 맡고, 씹어보는 등 온몸으로 느끼면서 먹는 법을 넘어 진짜 맛을 기억하고 즐기는 법을 배운다.
이제는 ‘맛’ 있는 나라, 영국
영국 공립 초등학교의 급식 메뉴는 냉동 햄버거, 감자 튀김 등 정크 푸드의 집합체로 악명이 높았지만, 제이미 올리버로부터 시작된 급식 혁명(2005년 영국 <채널4>에서 방영된 프로그램 <제이미 스쿨디너>를 통해 학교 급식을 건강식으로 바꾼 캠페인)으로 인해 지금은 형편이 사뭇 달라졌다. 2006년 영국 정부는 학교 급식에서 감자 튀김, 탄산 음료 등 어린이 비만의 주범이 되는 정크 푸드와 소금, 지방 함량이 높은 음식들을 퇴출시켰다. 또 이후 3년 동안 약 5,000억 원의 예산을 투입해 신선한 재료들로 매일 갓 지은 엄마표 급식을 제공하기 시작했다. 이제 영국의 많은 학교들은 정규 과목으로 요리를 가르친다.
아이들도 슬로푸드, 이탈리아
1998년부터 초등학교에서의 미각 교육을 의무화했다. 미각 교육 담당기관은 슬로푸드 이탈리아 본부. 이탈리아가 아이들의 맛 공부에 매진하는 이유는 음식이 어떤 맛이어야 한다는 것을 모르는 사람이 늘고 있는데 특히 아이들이 더욱 심각하기 때문이다. 그들은 초등학교 이상 올라가면 공부 양이 많아져 제대로 맛 공부를 하기가 쉽지 않으니 꼭 이때 배워야 한다고 강조한다. 대를 이어 전통 음식의 맛을 기억하는 일, 스쿨가든 곧 학교 텃밭 체험들을 각별하게 챙긴다.
하루 세끼 맛과 영양을 꼼꼼히 챙기는, 일본
2005년 식육(식생활 교육) 기본법을 제정하고 초등학교 교과에 미각 교육을 의무화해 중앙정부부터 지방자치단체들까지 식생활 교육에 많은 애정을 쏟고 있다. 가장 먼저 시작한 것은 아침밥 먹기다. 디테일의 나라 일본답게 교육 범위가 넓은데도 치밀하다. 아이들은 매일 해당 웹사이트에 아침에 먹은 음식을 입력해 자신이 섭취한 칼로리와 부족한 영양소를 체크해보면서 스스로 음식에 관심을 갖고 식단을 조절하는 능력을 키운다. 또 지역에서 난 먹거리를 먹는 지산지소 운동을 통해 농촌에서 가져온 향신료와 슈퍼마켓에서 구입한 인공조미료로 음식을 만든 뒤 맛을 비교해보기도 한다. 미각 교육은 생활 속에서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텃밭 가꾸는 꼬마 농부들, 미국
미국에서 사망률 1위는 테러도 총기사건도 아닌 비만이다. 미국 국민 4명 중 1명이 비만, 미국 어린이 3명 중 1명이 비만이거나 과체중이란다. 6세부터 11세까지의 비만율이 특히 높기 때문에 초등학교에서의 미각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미국의 미각 교육은 학교 텃밭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아이들이 직접 텃밭을 가꾸고, 직접 수확한 채소들로 직접 요리를 하면서 원재료의 모양과 맛, 음식이 우리에게 오는 과정을 익힌다. 2009년 미쉘 오바마가 백악관에 텃밭을 만들어 채소를 가꾸는 등 비만의 위험을 경고한 일을 계기로 미국 내 친환경 먹거리와 도시 텃밭 열풍이 확산되고 있다. 아직 국가 차원에서라기보다는 단체, 학교 중심으로 진행 중이다.
인생의 참맛을 아는 아이가 되렴!
각국의 미식 교육이 공통적으로 강조하는 건 텃밭 가꾸기, 요리, 온갖 종류의 맛을 오감으로 느끼기, 가공식품의 성분 표시 읽기 등이다. 음식의 원재료가 되는 농작물을 직접 기르고, 직접 수확해, 직접 요리한 그 음식 맛, 곧 신선한 자연의 순수한 맛을 기억하는 아이라면 화학적 합성첨가물로 뒤범벅된 맛들 속에서도 정말 맛있는 ‘맛’을 쏙쏙 찾아 먹을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참고: 제이미 올리버(www.jamieoliver.com), 프랑스 미식주간(www.legout.com), 슬로푸드 세계운동본부(http://www.slowfood.com/education), 일본 식육(www8.cao.go.jp/syokuiku), EBS <지식채널ⓔ>, MBC <MBC 스페셜> ‘세계, 먹거리 교육에 빠지다’
글을 쓴 한정혜는 자유기고가다. 본지에서는 ‘산지를 들여다본다’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풀무원의 거의 모든 산지를 두루 돌아보고 있다. 홍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간간이 행복한 자원활동에 몰두한다.
ㅣ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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