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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비틀즈,하루키,피오르드,바이킹의 나라... 노르웨이 재래시장 탐방기 고고~

오늘 소개해드릴 세계의 재래시장은 '노르웨이'인데요.

흠흠..풀반장은 '노르웨이'라 하면
비틀즈의 '노르웨이의 숲'-하루키-피오르드-바이킹 요 순서로
연상작용이 일어나더군요. ㅎㅎ
(사실 노르웨이에 대해 아는게 그것뿐이라.. +ㅅ+ ;; )

그런데 여러분, 왠지 낭만적인 신비의 나라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가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높은 도시' 로 꼽혔다는 놀라운 사실, 알고 계신가요?

그 이유가 궁금하시다면,
지금부터 '노르웨이의 숲'을 큼직하게 틀어놓고
북구유럽에서 가장 신비한 나라,
노르웨이의 재래시장 속으로 궈궈씽~ ~ ^~^


풍족함은
바다에서 나온다-노르웨이

바이킹을 선조로 둔 나라답게 노르웨이는 바다에서 많은 것을 얻는다. 심해로부터 무진장한 석유를 길어 올리고, 청정 해역으로부터 갖은 해산물을 거둬들이며, 수산업으로 흥한 도시들이 여럿이다. 어시장에는 싱둥싱둥한 어패류가 즐비하고, 웬만한 레스토랑에서도 제대로 된 생선 요리를 맛볼 수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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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가장 아름다운 피오르드로 손꼽히는 예이랑에르 피오르드. 빙하가 만든 예술 작품이다. [사진:노중훈(여행칼럼니스트)]


노르웨이 여행은 보통 이 나라의 도시들 중 으뜸과 버금에 해당하는 오슬로(Oslo)나 베르겐(Bergen)에서 비롯된다. 외국인 관광객 입장에서 가장 접근하기 편리한 두 도시는 제가끔 진한 매력을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노르웨이를 찾는 가장 큰 기쁨이 되어 주는 피오르드 투어의 베이스캠프 역할도 수행한다.

엄청난 자원과 완벽한 복지
노르웨이에 도착해 제일 먼저 찾아드는 감상은 천혜의 자연환경에 대한 감탄과 부러움이 아니라 물가(物價)를 접하고 난 뒤의 놀라움이다. 구체적으로 몇 대목을 들어 보이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500밀리리터 생수 한 병이 약 4,000원, 햄버거 세트 메뉴는 제일 저렴한 것이 약 1만6,000원, 시내버스 편도 요금이 약 6,000원이다. 오슬로의 평범한 카페에서 함께 길을 나선 동료들 너덧 명과 생맥주 한 잔씩을 들이켰는데, 계산서에는 십만 원을 훌쩍 넘는 금액이 찍혔다. 이 정도면 ‘살인적인 물가’라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참고로 지난해 3월 스위스 최대 은행인 UBS가 발표한 ‘세계에서 가장 물가가 높은 도시’에 선정된 곳도 노르웨이의 수도 오슬로였다.

그럼 노르웨이 사람들은 이 강력한 물가의 압박을 어떻게 견뎌내는 것일까.
해답은 상상을 초월하는 복지 시스템에 있다. 노르웨이 정부는 아파서 일을 그만둔 근로자에게 1년 동안 원래 임금의 전액을 보전해 준다. 아이 한 명당 연간 230만 원가량의 가족 수당을 주고, 1~3살 사이의 아이를 보육 시설에 보내지 않을 경우에는 770만 원을 더 지급한다. 또 67살이 넘으면 한 해 최소 2,350만 원 정도가 노후 연금으로 나온다. 상대적 빈곤층이 아주 적은 노르웨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50만 크로네(약 1억 원)인데, 직업이 없으면서 아이 둘을 기르는 편부나 편모는 정부로부터 연간 40만 크로네 정도를 보조받는다.

이렇게 입이 쩍 벌어지는 복지 제도를 유지하려면 당연히 엄청난 돈이 필요하기 마련인데, 노르웨이 부의 원천은 천연자원이다. 대표적인 것은 석유. 1971년부터 북해에서 원유를 생산하기 시작해 지금은 하루 평균 250만 배럴 이상을 뽑아내고 있다. 잘 알려지지 않아서 그렇지 노르웨이는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많은 양의 석유를 수출하는 나라다. 지난해 석유 수출로 거둔 수익만도 무려 680억 달러에 달한다. 가스 역시 풍부하다. 연간 850억 세제곱미터를 생산하는, 세계 3대 가스 수출국이다. 바다를 개척한 바이킹의 후손답게 엄청난 수산자원 역시 두말하면 입이 아프다. 한국에서 소비되는 연어의 절반 이상이 바로 노르웨이산이다. 간명하게 정리하자면 비싸지만 살기 좋은 나라의 비밀은 바로 ‘자원과 복지’에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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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요트들이 정박해 있는 베르겐 항구. 3 콘티키 박물관 부근 만(灣)의 평화로운 정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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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스타방에르의 한 레스토랑에 놓여 있는 미니 범선. 5 보스 역 맞은편에 펼쳐진 아름다운 호수. 자연의 데칼코마니다. [사진:노중훈(여행칼럼니스트)]


말린 대구로 부를 축적하다
이제 본격적으로 노르웨이를 탐험할 시간. 베르겐부터 찾았다. 우선 항구 주변을 산책했다. 잔잔한 수면 위를 미끄러지듯 나아가는 요트와 육중한 몸매의 유람선, 그리고 유순한 고양이처럼 미동도 하지 않는 물새는 비명 같은 삶의 속도를 늦추라고 말하는 듯하다. 태양 광선에 따라 제 몸의 색깔을 시시각각 바꾸는 바다는 바다의 빛깔이 얼마나 현란할 수 있는가를 빈틈없이 입증한다. 산 중턱에 낮게 엎드린 집들은 항구와 바다를 향한 구애를 멈추는 법이 없다. 부두의 광장에는 어시장이 선다. 새우, 가재, 연어, 고래 고기 등 갖가지 해산물이 풍성하다. 꽃, 채소, 수공예 기념품 등도 더불어 판매한다. 캐비아의 경우 생선의 종류에 따라 색깔과 가격이 다른데, 가장 비싼 연어 알 한 통이 우리나라 돈으로 10만 원을 호가한다. 어시장은 물건을 파는 사람들과 물건을 사는 사람들, 그리고 양자 간의 흥정으로 늘 왁실덕실하다. 활어처럼 싱싱한 삶은 언제나 시장에 모여 있다는 말은 베르겐에서도 어김없이 들어맞는다.

베르겐 도보 여행의 구심점이 되는 곳이 바로 브리겐이다. 도시의 옛 영화를 자신의 유전자 속에 아로새긴 장소다. 삼각형 모양의 지붕을 얹은 중세풍의 건물이 즐비한 구역으로, 1979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오르기도 했다. 지금의 건물들은 1702년 화마를 겪은 뒤 원형대로 복원해 놓은 것이다. 고졸한 풍모가 사랑스럽다. 대구의 집산지였던 브리겐에는 무역선과 어선이 무수히 드나들었다. 경제적 번영은 곧 국제화로 이어졌으며 개방은 자연스러웠다. 바이킹은 ‘캐리비안의 해적’이 아니라 조선술과 비즈니스 감각으로 중무장한 실사구시의 민족이었던 것이다. 선원과 상인으로 흥청거리던 거리는 지금 카페, 레스토랑, 기념품 상점들로 넘쳐나고 관광객들은 항구의 사내들이 앉았던 자리에 몸을 기댄 채 맥주를 홀짝인다.  

이튿날, 베르겐 역을 출발하는 기차에 몸을 실었다. 기차는 제 몸을 휘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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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카르뫼의 대구 잡이.

가며 굴곡진 철로와 수많은 터널을 통과한다. 기차 주변으로 자연이 빚은 원시의 그림이 흘러간다. 보스 역에서 내리니 구드방엔까지 가는 버스가 기다린다. 운전기사의 환영 인사와 함께 창밖으로 울울창창한 산림이 맥맥이 이어지고 다양한 형태의 폭포가 출몰한다. 투명한 호수는 하얀 이마의 설산을 고스란히 재현해낸다. 자연의 데칼코마니다. 버스는 이내 구절양장을 타고 넘어간다. 아홉 번 꼬부라진 양의 창자보다 더 구불구불한 길이다. 노르웨이에  짧게 머무르는 사람들이 주로 이용하는 투어 프로그램인 ‘노르웨이 인 어 넛셀(Norway in a Nutshell)’은 당일치기 피오르드 관광은 물론이고 세계적으로 유명한 산악 열차도 경험할 수 있어 인기가 높다. 출발지는 베르겐. 기차와 버스, 유람선과 산악 열차 등으로 탈것을 바꿔 가며 보스, 구드방엔, 플롬, 뮈르달 등을 거친다. 구드방엔~플롬 구간에서 네뢰위 피오르드의 절경을 감상할 수가 있다.
11시 30분 조금 못 미쳐 버스는 드디어 구드방엔에 도착한다. 네뢰위 피오르드 여행이 본격적으로 시작되는 것이다. 네뢰위는 그 유명한 송네 피오르드에서 갈라져 나온 것으로, 유네스코 세계자연유산에도 올라 있다. 유람선에 오르면 2시간 항해 내내 위풍당당한 자연이 이어진다. 완벽한 자연 앞에 마음의 무장해제가 절로 이뤄진다.

산악 열차는 플롬~뮈르달 구간을 운행한다. 20개의 터널과 아찔한 협곡 위에 놓인 다리를 통과한다. 플롬과 뮈르달의 평균 해발은 각각 2미터와 866미터. 55도의 평균 경사도를 헤치며 열차는 한 시간 정도 느릿하게 전진한다. 해발 699미터에서 열차는 잠시 숨을 고른다. 쇼스포센 폭포의 장관을 맞이하기 위해서다. 98미터 높이에서 쏟아지는 물줄기의 우렁찬 굉음과 끊임없는 포말은 보는 이의 눈과 귀를 꼼짝없이 붙들어 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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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청어 잡이로 유명한 하우게순 외곽에 위치한 작은 어촌 카르뫼. 8 올레순 항구에서 갓 잡은 생선을 손질 중인 어부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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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베르겐 어시장의 인기 품목인 연어. 10 스타방에르의 노르웨이 통조림 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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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플롬과 뮈르달 구간을 운행하는 산악 열차에서 바라본 풍경. 12 플롬 역의 마스코트 인형.

그림엽서 같은 항구도시의 풍경
노르웨이 제4의 도시인 스타방에르(Stavanger)로 향하는 도중 하우게순(Haugesund)에 먼저 들렀다. 스타방에르에서 북서쪽으로 56킬로미터쯤 떨어져 있는 항구도시로, 북해 청어잡이의 전진 기지로 명성을 떨친 곳이다. 현지에서 만난 관광청 관계자는 “청어 수확은 예전만 못하고 지금은 대구가 많이 잡힌다”고 귀띔해 주었다. 해협을 끼고 있는 도시는 북유럽 특유의 그림엽서 같은 정경을 만들어낸다. 특히 해가 완전히 넘어가고 해협을 건너지르는 다리에 불이 하나둘씩 켜지면 오래도록 들여다보게 되는 서정적인 풍경이 펼쳐진다. 한 가지 유의할 점은 노르웨이의 낮의 길이가 워낙 길기 때문에 5월만 해도 밤 11시 무렵이 돼야 제대로 된 야경을 감상할 수 있다는 것이다. 도시 외곽에 위치한 바이킹 유적지와 작은 어촌인 카르뫼 섬도 하우게순에서 놓칠 수 없는 명소들이다.  
 
스타방에르는 1970년대 북해 유전 기지로 급성장한 도시다. 압축 성장을 경험한 도시라는 선입견 탓에 ‘새것’만으로 이뤄져 있을 것 같지만 시내 중심부에는 17세기의 오래된 가옥들이 유순한 표정을 짓고 있다. 도시의 중심을 잡아주는 스타방에르 대성당에서 북쪽으로 뻗어 있는 히르케가테 거리 주변에 각종 상점과 레스토랑이 담상담상 늘어서 있다. 대성당 앞에는 노천시장이 열린다. 소박한 규모의 노천시장에서 주로 판매되는 품목은 채소와 의류, 그리고 꽃이다. 꽃은 노르웨이 거의 대부분의 재래시장에서 눈에 띈다.

스타방에르는 노르웨이 4대 피오르드 가운데 하나로 여겨지는 뤼세 피오르드를 둘러보기 위한 거점 도시이기도 하다. 뤼세 피오르드 구간에서는 거대한 수직 암벽인 프레이케스톨렌이 절정의 아름다움을 빚어내는데, 두 발을 꽉꽉 디뎌가며 민틋한 정상에 오르면 조망이 더할 수 없이 활달해진다. 빙하가 무자비하게 후벼 놓은 자리에 바닷물이 흘러들어 탄생한 자연의 걸작 피오르드가 그 진면목을 드러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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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세계 요리 경연 대회인 보퀴즈 도르에서 2004년 우승한 요리사 찰스 체셈이 운영하는 레스토랑 찰스 오 디. 14 베르겐의 골동품 상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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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 스타방에르 대성당 앞 광장에서 열리는 노천시장. 16 스타방에르 항구의 유려한 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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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 주로 어촌의 모습을 담은 그림들을 걸어 놓은 카르뫼의 조그마한 카페. 18 베르겐의 ‘올드 타운’인 브리겐. 중세풍의 건물들이 도시 전체를 따뜻하게 만들어 준다.[사진:노중훈(여행칼럼니스트)]

Travel information 

가는 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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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 1952년 오슬로 동계 올림픽 당시 봅슬레이 경기 코스로 사용된 고지에 자리 잡은 유명 레스토랑.


노르웨이까지 가는 직항 편은 없다.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이나 핀란드 헬싱키에서 갈아타야 한다. KLM 네덜란드항공과 핀에어를 이용하면 된다. 두 도시에서 오슬로까지의 비행시간은 약 1시간 30분이다.

피오르드 
예이랑에르, 송네, 하르당에르, 그리고 뤼세를 합쳐 노르웨이 4대 피오르드로 일컫는다. ‘노르웨이 인 어 넛셀’상품은 피오르드 투어(
www.fjordtours.no)를 통해 예약할 수 있다. 개별 여행객을 주요 타깃으로 다채로운 피오르드 관련 상품을 판매한다.

베르겐 
도시의 디테일을 챙기기에 앞서 전체 생김새를 일별하고 싶은 사람들은 플뢰엔 산 전망대를 찾으면 된다. 320미터 높이의 산은 푸니쿨라(Funicular)를 타고 오른다. 경사면을 따라 놓인 레일 위를 느긋하게 이동하는데, 7분가량이면 정상에 도착한다. 산 중턱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위해 중간 정거장도 갖추고 있다. 전망대는 장쾌한 파노라마 뷰를 선사한다. 막힘이 없어 시선이 멀리까지 뻗어나간다. 오롱조롱한 집들과 창창한 북해의 어울림이 근사하다. 전망대 주변에는 레스토랑과 기념품 상점이 있으며, 자작나무가 무성한 트레킹 코스도 밟아볼 만하다.  

오슬로 
비겔란 조각 공원은 오슬로가 자랑하는 대표적인 문화 공간. 상징적 자연주의의 대가인 구스타브 비겔란이 인간의 희로애락을 주제로 만든 작품 200여 점이 도열해 있다. 돌과 쇠붙이를 무슨 찰흙 주무르듯 조각품의 표정, 근육, 머리카락 등의 디테일이 생생하게 살아 있다. 국립미술관은 1836년 문을 연 노르웨이 최대의 미술관. 피카소, 마티스, 세잔 등과 같은 유명 화가들을 만날 수 있다. 뭉크의 걸작 <절규>도 이곳에서 감상할 수 있다. 오슬로 패스를 구입하면 시내의 거의 모든 박물관 입장이 가능하고 버스와 지하철, 트램 등 대중교통 이용이 무료다.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노중훈은 최근 노르웨이를 두 번째 다녀왔다. 피오르드로 대변되는 노르웨이의 자연은 여전히 감동적이었다고. 맛있는 해산물 요리를 두루 섭렵하느라 다양한 생선의 영어 이름을 외우게 됐다고 자랑한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헉. 이 글을 쓴 필자분은 노르웨이를 두번이나 다녀오셨네요.
완전 부럽습니다.. ㅜ ㅜ
풀반장은 언제쯤 노르웨이의 숲을 볼 수 있을까요? ㅇㅇ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