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어묵에 대해 이제 남부럽지 않은 지식을 갖추게 된 어묵수사대,
그리고 덕분에 풀사이 가족 여러분도
어부지리로 온갖 희한한 어묵을 접했지요?
예? 아는 게 병이라 더 머릿속만 복잡해졌다고요?
이게 따뜻한 어묵탕 한 그릇보다 더 가치가 있느냐고요?
......그건 모르죠. 쿨럭쿨럭.
하지만 분명히 쏠쏠한 재미는 있다는 사실.
자, 보시죠.
|
한국 |
일본 |
어떻게 생겼나? |
얄팍 넙적한 판 어묵이 가장 흔함. |
오만가지 모양. |
어디서 파나? |
대형슈퍼나 마트가 대부분. |
수제 어묵 전문점. |
지방색 있음? |
없다고 봐도 무방. |
지역과 마을별로 |
어떤종류가 |
튀긴 어묵이 대부분. |
튀긴 어묵, 찐어묵, 구운어묵. |
어묵을 응용한 |
조림 등 밑반찬, |
어묵을 '이용'한 요리는 오뎅탕 정도. |
유통기한 | 유통기한 9일 이상. | 평균 5~7일. |
우리에게 |
떡볶이의 친구. |
술안주 |
비슷한 듯 했지만 의외로 차이가 있지요?
이것은 이미 일본편 전반에 걸쳐 설명했지만
한국에서의 어묵이 ‘가공식품’으로 발달한 데 반해
일본에서는 ‘즉석 수제품’으로써 출발하고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랍니다.
어묵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생산되던 1960년대로 돌아가 볼까요?
일본에서 들어온 어묵을 보면서 만들기 시작은 했는데...
솔직히 갓 잡은 생선으로 만든 즉석 어묵에 비해,
공장에서 가공된 어묵이 더 맛있지는 않았겠지요.
하지만 한국요리가 어떤 요리입니까?
오묘한 ‘갖은 양념’으로 모든 식재료의 맛을 끌어올려주지요.
이 어묵도 양념해서 먹어보니 괜찮더란 말이지요.
빨갛게 볶아 조린 어묵볶음 반찬. 우리 모두 다 알잖아요?
그리고 얄팍하고 납작한 어묵, 이거 구조상 양념이 빨리 배더란 말입니다.
좋았어! 이것이 한국 어묵이닷!
....뭐 이렇게 된 거지요.
물론 점점 다양한 어묵이 등장하면서 점점 현지의 맛을 구현하고 있지만
그래도 여전히 무소불위의 인기는 이 ‘판어묵’이 차지하고 있어요.
이게 한국과 일본의 가장 큰 차이입니다.
모락모락 김이 나는 어시장 즉석어묵 이야기를 들으면
“어~일본 어묵 덕후들은 좋겠다~”하는 생각이 들다가도
“그러면 빨간 어묵 볶음반찬 도시락의 추억과 몽땅 맞바꾸시지.”
한다면 좀 흠칫....하게 된다는 거지요.
그리고 또 하나.
뜨거운 육수에 어묵을 넣어 끓여먹는 어묵탕(‘오뎅탕’)에도
살짜쿵 문화 차이가 보입니다.
일본에서는 전골처럼 모듬 어묵에 국물을 자작하게 부어 끓여 먹지요?
어묵과 국물의 비율은 반반 혹은 어묵이 조금 더 크죠. 이게 기본!
그러나 한국은 대체로 어묵 따로, 국물 따로 먹는 문화가 퍼져있어요.
포장마차에서는 꼬치 단위로 팔면서 국물은 옵션(?)처럼 따로 먹죠.
떡볶이 집에서는 거의 국물을 위주로 하고 어묵은 몇 개 띄우기만 하고요.
진부하지만 정말로 맞는 표현,
‘가깝지만 먼 나라’ ‘비슷하지만 다른 나라’라는 말이
어묵에서도 나타나네요.
- 다음 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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