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무원 사외보 <자연을 담는 큰 그릇>의 제작 시즌이 되면
촬영 현장에 동행하여 취재를 하곤 하는데요.
개인적으로 참~ 욕심이 나는 취재 현장이 있답니다.
바로 <산지를들여다본다>와 <이 사람> 인데요.
<산지를 들여다 본다>는 풀무원의 유기농 제품들이 나는 그 생생한 현장을
풀사이 가족분들께 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이 사람>은 각 분야의 최고 반열에 오른 명장을 뵐 수 있다는 점에 욕심이 나더라구요.
하지만 아쉽게도 지금까지 <이 사람> 촬영 현장을 가보지 못했었는데요.
이런 제 마음을 아아셨는지 사외보 촬영 팀에서 <이 사람> 촬영이 잡혔다는 연락이 왔고
생각할 겨를도 없이 바로 '콜~~!!' 을 외치고 동행을 했답니다.
이렇게 만나게 된 분이 '대한민국 명장 14호 한도 서광수 선생님'이신데요.
전통의 방법을 고수하며 정성어린 손길로 도자기를 빚는 그 분의 손을 쫓다 보니
저도 모르게 촬영 현장 스케치 보다는 명인의 모습을 훨씬 더 많이 담게 된 취재...
아마 명인의 손놀림에 매료된 탓이 아닐까요?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한도요'
바로 이곳이 경기도 무형문화제 41호 이자 대한민국 명장 14호이신
한도 서광수 선생님이 계신 곳이랍니다.
대한민국 명장 14호라는 수식어에서
얼마나 대한한 분이신지 이해가 되시죠?
입구에서 만난 수많은 깨진 도자기들...
하나의 작품을 만들기 위해 수없이 깨진 도자기들 일거라 생각이 들자
명장 서광수 선생님의 모습이 더욱 궁금해지기 시작합니다.
뒤 늦게 사외보 촬영팀을 따라 작업장 안으로 들어가자
이미 촬영 준비가 진행되고 있더군요.
바로 그때 앗~ 선생님님의 모습이 보입니다~!
역시 흙을 연상 시키는 빛깔의 옷을 자연스럽게 걸치신 것이
역시 명장 답다는 생각이 들더라구요.
어떠세요? 이렇게 뵈니 정말 명장의 모습이 느껴지는 것 같지 않으세요?
명장 서광수 선생님의 대표적 작품인 백자달항아리를 바라보시는 모습에서
도자기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작품에 대한 날카로움이 엿보이는 것만 같더라구요.
촬영을 위해 직접 도자기를 빚어 주시겠다며
반죽을 꺼내 주셨답니다.
아참 저기 깨끗하게 잘린 단면을 보고 어떻게 잘랐을까 궁금하신분 안계신가요?
큰 반죽을 물레 위에서 돌린뒤 실로 자르시더라구요~ 신기신기~
이렇게 시작된 도자기 빚기~
명인의 포스가 느껴지는 것만 같습니다.
사람이 손인가 의심스러울 정도로 정교하게 작업을 하시더라구요.
이렇게 빠르게 돌아가는 물레 위 반죽을 거의 50년간 만져오시다 보니
손에 지문이 다 없어지셨다고 합니다.
이렇게 촬영팀을 위해 빚어 주신 도자기가 완성됐네요.
물론 이후 과정이 많이 남아있지만요. ^^
이번에는 전기로 돌아가는 물레가 아닌
발로 차서 만드는 전통의 방식을 보여주시겠다고 하시네요.
물레 아래를 발로 차며 만드는 방법이랍니다.
바로 이렇게요~
생생한 회전의 느낌을 살려보기 위해 셔터를 조절해 봤는데요.
돌아가는 물레이 느껴지시나요?
전기로 하는 방법이 아닌 발로 하는 것이다 보니
아무래도 일정한 회전을 유지하기가 어려워 아무래도 힘들지 않을까 했는데.
역시나 그것은 저의 기우에 불과 했습니다.
전통적 방식으로 도자기가 빚어지는 모습을 한번 담아 봤습니다.
이렇게 다 빚어진 도자기를 실을 이용해 반죽 위에서 떼어내면..
짠~ 보셨죠?
촬영 현장 스케치라는 본분을 잊지 않고
언제나 그렇듯 포토 실장님의 사진찍는 모습도 한장~!
평소에는 이런 앵글이 대부분인데 이번엔 285 장 중에 딱 5장 있더라구요 ^^aaa
이렇게 만들어진 작품들...
하나씩 탄생하는 도자기를 보며 감탄사를 연발하는
리액션 좋은 풀반장이 예뻐보였는지~
(자화자찬의 방법도 여러가지.. 쿨럭)
또 다른 방식으로 도자기를 빚어주셨습니다.
보이시나요?
지금까지의 방법이 손으로 빚는 것이었다면
이번 방법은 조금씩 깎아내는 방법이더라구요.
전 이 사진이 너무너무 좋아요~
보기만해도 뭔가 엄숙해지는 느낌이랄까요?
그러고보니 난방도 전통의 방식(?)으로.. 쿨럭~
다시 도자기로 돌아가서~
다음 단계는 도자기에 색을 입히는 단계라고 하시네요.
얇은 붓으로 한획한획 정성스럽게 그리시는 모습~
그리고 그 장면을 담으시는 포토 실장님~
무늬를 입히는 작업 역시 진행 된다고 하시더라구요.
어떻게 이런 무늬를 입힐 수 있는지~ 그저 놀라울 따름입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자기들에 유약일 입힐 차례인데요.
드릴을 이용해 유약을 섞으시더라구요~
도자기들을 유약에 한번씩 넣었다 빼면 끝~
윗쪽에 거친 모습의 도자기들은 유약을 막 바른 것들이구요.
제일 아래쪽에 맨들맨들한 것은 굽고난 도자기라고 하시네요.
정말 신기한게 유약을 바르고나면 그림이고 무늬고 다 안보이게 되는데
어떻게 굽고나면 유약이 투명한 코팅막처럼 되며
숨겨졌던 무늬와 그림이 나타나게 되는건지...
도자기를 굽기위한 가마터를 지나
가마에 사용되는 장작을 만들러 가는 길입니다.
가는 길에 만난 깨진 자기들~
제가 보기에는 너무도 멋진 작품인데
마음에 안들어서 깨트린 것들이 아니었을까요?
직접 도끼로 장작을 패신다고 하셨는데요.
도끼질을 해보신 분들이라면 아시겠지만
요령과 힘이 없으면 절대로 불가능 한 것인데
한번에 쫙쫙~ 장작을 패시더라구요~
도끼와 나무에 새겨진 세월의 흔적들...
내려오는 길에 가마터의 모습도 담았는데요.
가마를 굽는 것은 시간도 오래걸리고
날짜를 받아서 진행해야하는 것이기 때문에 그냥 가마 앞에서 사진만 찍었답니다.
(한번 불을 떼면 거의 2일은 꼬박 메달리셔야 한다더라구요.)
대신 가마 안을 궁금해하는 취재팀을 위해
안쪽의 모습을 보여주셨는데요~
수많은 자기들이 옹기종기 모여있는 모습이 참 인상적이었답니다.
사실 요즘에는 화력이 일정하게 유지되는 가스가마를 많이 쓴다고 하는데요.
명장 서광수 선생님님께서는 지금까지 전통방식인 전통가마를 고집하고 계셨답니다.
전통 가마의 경우 온도와 바람과 같은 외부 조건에 민감하게 영향을 받기 때문에
10개를 넣으면 2~3개 뿐이 건지지 못하지만
그래도 "명작은 장작가마에서 나온다"며 전통가마를 계속 사용하실 거라 하셨답니다.
이렇게 촬영을 마무리하고 실내에 있는 전시실로 들어가니
수많은 도자기들이 반기고 있었는데요.
그 중에서 유독 이 도자기가 눈에 띄더라구요~
6개의 도자기가 한데 엉켜있는 모습이었는데요.
전통가마에서 굽는 과정에서 도자기 하나가 무너지며 옆쪽 도자기들을 덮치게 됐고
그 상태 그대로 굽어진 것이라고 하시네요.
(이것도 전통가마의 매력이 아닐까 느껴졌답니다)
명장임을 증명하는 증서도 벽에 있었구요~
한눈에 봐도 그 매력에 흠뻑 빠질 만한 수많은 작품들도 있었답니다.
서광수 선생님의 대표적 작품들로는 백자 달항아리가 있다고 하는데요.
정말 달처럼 둥글게 생겼죠?
요즘에는 중국산 달항아리가 많이 넘어온다고 하는데요.
기계로 만들다 보니 한번에 둥근 모양이 나온다고 합니다.
하지만 전통의 방식은 달항가리를 윗쪽과 아래쪽을 각각 만들어 합치는 방식인데요.
보이시나요?
달항아리의 중간 부분의 안과 밖에 합쳐진 자국이 있는거?
이게 바로 직접 전통방식으로 만든 달항아리라고 합니다~
내년이면 50년이 되시는 서광수 선생님의 손을 담아봤는데요.
이렇게 가까이서 찍었음에도 불구하고 지문이 없는거 보이시나요?
빠르게 돌아가는 물레위의 도자기를 손으로 빚다보니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말씀하셨지만.. ㅜ.ㅠ
이렇게 촬영하고 돌아가는 길에
이곳에 도착하고 입구에서 만났던 깨진 도자기로 만들어진 산을 보며
참 여러가지 생각이 들었답니다.
하나의 명작이 탄생하기 위해 수없이 깨진 도자기들..
편한 방법이 있음에도 정성스럽게 빚은 10개의 도자기들 중 2~3개 밖에 못건지는
전통 가마를 고집하시는 명장님...
아마 이런 집념과 고집이 대한민국 명장 14호라는 명예와
전시실을 가득메운 명작들을 탄생시킨 것이 아닐까 하고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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