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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풀무원 블로그, 프랑스 특파원의 제빵학교 체험기[2] : 학교생활/이론수업 편

이 조그만, 동양에서 온 외국인이 불어를 알아듣건 말건
수업은 칼같이 제 날짜에 시작되었습니다.
(웅? 전 풀무원 블로그 프랑스 특파원 도넛낭자라구요. :D )

그 전에 일주일동안 보충수업처럼 불어와 수학 수업이 있었고
다들 그 수업은 쉬웠다고 하지만 그건 프랑스인들에게나 해당되는,
프랑스에서 적어도 1년 이상 어학연수를 한 외국인들에게나 해당되는,

아주~~~~사치스러운 말이었지요. 그냥 조용히 있었습니다.

일상 회화도 들리지 않는데 수업시간에 일방적으로 전문용어 섞어서

선생님이 떠드는 말을 이해할 수 있을 리가 없지 않습니까?

.....이것은....음악...?


진즉 저와의 대화 상태로 모든 걸 파악해버린 반 친구들은
과목에 따라 선생님 말이 빨라지거나 사투리를 쓰거나,
쓸데없는 은유법(남의 말 비판하기 좋아하는 프랑스 친구들의 표현)을 쓸 때마다
걱정스런 얼굴로 제게 물었지요.

- 이해했어?

그때마다 간단하게 “농 NON (불어로 NO라는 뜻).”,이라고 대답했지만

나중엔 그 한마디가 제 절박한 심정을 표현 못한다 싶어 이 그림을 그려 보여주었습니다.
다들 웃겨서 뒤집어지는 모습을 보고 다시 한 번 예술은 만국공통임을 새겼다는......

그나마 다행이었던 점. 평소에 눈치는 빠른 편이라서

대충 수업 내용이 적힌 프린트의 그림을 보면 뭐에 대한 이야긴지 감은 잡혔다지요.
집에 돌아와서 한국어로 된 자료(예: 밀가루 성분 분석)를 찾으면서
겨우겨우 수업내용을 따라갔습니다.

초중고등학교 때 공부 않고 속썩였던 벌을 이제야 받는 건가.


정말 다행이고 행운이었어요.

평소 좋아하는 분야가 아니었다면 아마 눈앞이 캄캄했을 텐데.
프랑스 친구들은 되레 툴툴대는 온갖 식품 관련 법규와 위생학,
밀가루의 유통과 제분기계 구조 등등 잡다한 공부가 상당히 재미있었거든요.

‘나중에 풀반장에게 잘난 척 좀 할 수 있겠군....’

물론

성적은 별개 문제였지만요.

그렇게 오늘도 당황스런 프랑스의 밤은 깊어갑니다...


- 다음 편에 계속


posted by 도넛낭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