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오래 특파원 소식을 전하지 못하다니! 풀반장: “송별회때 드신 올가 유기농 복분자 케이크 뱉어내시지!!” ABC부터 하려니 황당한 불어... 단어 외우기용 단어장. 당연히 다 씹어먹었죠....하하하! 농담입니다!농담!. 고향땅 떠나려니 만감이 교차. 16제곱미터,4평반쯤 되는 조그만 기숙사 방 풍경입니다. 프랑스에서의 첫날 밤은 그렇게 깊어만 갑니다..
흠칫, 하면서 슬금슬금 눈치를 보는...기억이나 하실라나...
안녕하세요. 풀사이 프랑스 특파원 도넛낭자입니다.
시간이 술술 흘러 프랑스에도 온 지 좀 됐습니다. 어언 일곱 달! 특파할 게 없어서도 아니요, 게을러서도 아니었다고 변명 아닌 변명을 하며 앞으로 구구절절, 시리즈로 이야기를 늘어놓을까 합니다.
도넛낭자는 왜 풀무원의 냉장식품 조차 먹지 못하는 프랑스로 떠나야만 했는가?
크흑. 뭐 그런 스토리입니다.
2009년 새해 계획을 세우다가 문득 생각했더랬지요.
- 다시 태어나면 손으로 뭔가 만드는 직업을 갖고파.
그러다 0.5초 만에 퍼뜩 떠오른 생각은 이랬습니다.
-뭘 그까이 꺼 가지고 다시 태어나기까지 해야 하나?
...그래서 하던 일 다 집어치우고 프랑스 가서 빵을 공부하기로 했습니다.
그러나 풀반장님은 좀 무서웠던 터라 풀사이 일은 집어치우지 못했다...
그래서 특파원 맡았다...뭐 그렇게 되겠습니다.
우유부단한 평소 성격에 대한 예의상 한 달 정도 고민하다가
2월부터 바로 불어 공부시작.
단언컨대 고3때도 그렇게 열심히 공부한 적은 없었다지요.
어찌 저찌 나름 어렵다는 학교 입학시험 붙고 추운 12월의 끄트머리에 프랑스로 왔는데!
“...이거 뭐야!! 전혀 말이 통하지 않잖아!!!!”
어학연수도 없이 거의 독학해서 붙었다며 거만 떨었더니,
현지에서 쓰는 말은 전혀 달랐습니다.
적어도 슈퍼 정도는 가고 싶었는데. 봉쥬르, 해도 못 알아듣는 경우가 왕왕.
아아...이래서야 특파원이라고도 할 수가....창피합니다...
우야된동 도착한 기숙사는 세면대가 뻥 뚫려 물이 새고 있었고
베개(가 없어서 목도리를 수건으로 둘둘 만 덩어리)밑에 머리를 묻고
긍정의 문장들로 마음을 정화시키려고 애쓰며 열흘 동안 잠을 청해야 했습니다.
왜 열흘이냐면,
그 때부터 바로 학교 수업이 시작이었기 때문이지요.
어쩔 거야.
나중에 안 것이지만, 애들이 말하는 "자, 가자."정도도 못 알아듣는
이 실력으로 학교 어떻게 다닐 거야.
풀반장님 미안. 일단은 학교부터 다녀야...
- 다음 편에 계속
posted by 도넛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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