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풀사이 가족분들 중에
<도쿄타워>라는 영화를 보신 분, 계신가요?
분위기 있는 외모로
우리나라에서도 높은 인기를 끌고 있는
오다기리 죠가 주연으로 나왔던 터라
많이들 보셨을것 같은데요.
(오다기리 죠가 팔에 끼우고 다니던 목 긴 팔 토시와 빈티지 체크 스카프가
또 한때 그렇게 유행하지 않았습니까.. `ㅁ' )
(오다기리 죠는 기무라다쿠야와는 필모그래피나 풍기는 느낌이 또다른 매력의 소유자죠..)
사실 에쿠니 가오리의 소설 <도쿄타워>도 그렇고,
에펠탑을 닮게 만들었다는 '도쿄타워'가 일본인들에게 어떤 상징물인지,
저도 좀 궁금하긴 합니다. 남산타워나 63빌딩 같은 존재일까요? ㅇㅇ?
'어머니'와 '집밥'에 대한 일본 특유의 정서가 잘 버무려진
릴리 프랭키의 소설 <도쿄타워> 리뷰를 함께 보시고,
맨 끝에 리뷰글 필자가 추천하는 "이 책을 꼭 읽어야할 10가지 경우" 중
어디에 해당되시는지 한번 알아보시는 건 어떨까요? ㅋㅋ
맛있는 소설 <도쿄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
뭐니뭐니해도 ‘집밥’이 최고라며?
글.
영화로도 개봉되는 책을, 특히 소설을 추천하는 일은 쉽지 않다. ‘선물’의 경우에도 부담은 마찬가지다. 막 연애를 시작하는 사람이라면,‘책 선물’은 좀 뒤로 미루는 게 좋다. 가벼운 책은 주는 사람을 가벼운 사람으로 만들고, 무거운 책은 받는 사람을 질리게 만들 수 있다. 하지만 가끔은 있다. 누구라도 빨려 들지 않을 수 없는, 그 책을 추천하거나 선물한 사람에게 고마운 마음이 저절로 생겨나는, 읽는 사람의 마음을 흔드는 그런 책이 가끔은 있다. 릴리 프랭키’라는 특이한 필명을 쓰는 1963년생 일본인의 소설 <도쿄 타워 - 엄마와 나, 때때로 아버지>(출판 랜덤하우스코리아)도 그런 책이다. 일본에서 200만 부가 넘게 팔렸고, 최근에는 영화로도 만들어져 일본 박스 오피스 1위에 올랐다. 소설의 한국어판은 지난 2007년 1월에 나왔고, 2007년 가을에는 한국에서도 영화로 개봉됐다.
사전에 없는 말, ‘집밥’에 대한 이야기
이 소설을 한마디로 설명하기는 어렵다. 굳이 분류하자면‘성장소설’이라 할 수 있는데, 그것만으로는 매우 불충분한 설명이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어머니에 관한 이야기며, 도쿄에 관한 이야기다. 그리고‘집밥’에 대한 이야기다.
‘집밥’은 사전에 없는 말이다. 하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있는 말이다. 글자 그대로‘집에서 먹는 밥’을 뜻하며,‘어머니(혹은 아내)가 차려준 밥’을 뜻하기도 한다.‘조미료가 덜 들어간 음식’이라는 의미와‘만든 사람의 정성이 담겨 있는 음식’이라는 의미도 담고 있다. 허다한 식당들에 붙어 있는‘가정식 백반’이라는 말은‘집밥 비슷한 것’을 추구한다는 일종의 카피라 하겠다. 이 소설은 아마도 상당 부분 작가 자신인 듯한 주인공의 어린 시절부터 30대 후반까지의 세월을 아우른다. 시골 태생의 주인공은 유년기 내내 엄마와 둘이서만 살았다. 열다섯 살 때 집을 떠나 인근 도시에서 자취를 하며 중·고등학교를 다녔고, 대학은 도쿄에서 다녔다. 15년의 세월이 흐른 후, 주인공과 어머니는 도쿄에서 다시 함께 살게 된다.
15년 만에 어머니와 함께 살게 된, 백수건달에 가까웠으나 늘 ‘내 인생에서 해야 할 일’을 찾아내기 위해 애쓰다가 자기도 모르는 사이에 인생의 비밀을 몸으로 알아내는 아들, 불행을 스스로 완화시킬 줄 알고 행복을 스스로 만들어내어 주변 사람들에게 전염시킬 줄 아는 어머니, 그들의 이웃들과 친구들과 친척들, 그리고 예나 지금이나 어쩌다 한 번씩 바람처럼 나타났다 사라질 뿐인 아버지….
장아찌의 달인, 어머니
이들이 펼치는 이야기는 하도 자잘하여, 도무지 미니시리즈도 아니고 주말 연속극도 못 되고, 그저 일일 연속극 같다. 언제쯤 끝날지 짐작할 수 없고, 며칠쯤은 보지 않아도 전혀 대세에 지장이 없는, 하지만 마치 옆집 사람들의 실제 이야기인 듯해서 습관적으로 바라보는 일일 연속극.
일일 연속극에 가장 흔히 등장하는 장면이 밥 먹는 장면인 것처럼, 이 소설에도 끝없이 밥 먹는 장면이 나온다. 나이 육십이 넘어서 갑자기 도쿄 시민이 된 촌부는 무슨 영문인지(소설을 읽다 보면 이 노인네의 심정이 이해가 되지만) 수많은 사람들에게 집밥을 먹인다. 그리고 그녀의 집밥을 먹은 모든 이들이 그녀의 팬이 된다.
『엄니의 고함소리에 잠을 깨면 바로 옆의 부엌에서 된장국 냄새와 장아찌 향기가 났다. 엄니의 몇 개 안 되는 짐 상자 속에는 엄니의 유일한 보물인 장아찌 항아리가 당연한 일처럼 들어 있었고…(중략)…내가 일어날 시간에 맞춰 재워둔 그 장아찌의 위력에만은 이상하게도 눈이 번쩍 뜨이곤 했다. 집에 돌아오면 따스한 목욕물이 나를 기다렸다. 빨래가 개켜져 있었다.』
이 소설의 일부분이다. 현재든 과거든, 이런 장면은 너무도 익숙하지 않은가. 현재가 이러한데 그게 얼마나 소중한 순간인지를 느끼지 못한다면 얼마나 무심한 사람인가. 돌아올 수 없는 과거의 기억이라면, 그야말로 아련한 기억이 아닌가. 그리고 이런 기억조차 갖지 못한 소수의 사람은 얼마나 불행한가.
‘도대체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야?’
나는 앞에서 이미 말했다. 이 책이 누구에게든 추천할 만한 책이라고.
하지만 다음 열 가지 사항들 중에서 하나 혹은 그 이상 해당되는 사람이라면, 더욱 ‘강추’하고 싶은 책이다.
첫째, 매식(買食)의 지겨움에 몸서리를 치며 ‘집밥’ 한 그릇을 간절히 원하는 사람.
둘째, 무슨 이유로든 어머니 슬하를 떠나서 오래 살아본 사람.
셋째, 고맙고 사랑한다는 말 한마디 제대로 못한 채 어머니를 떠나 보낸 경험이 있는 사람.
넷째, 자신이 불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
다섯째, ‘도대체 엄마가 나한테 해준 게 뭐야?’라는 말을 해 본 사람.
여섯째, 일본 여행을 몇 번 해 보아서, 일본 음식 이름 몇 가지는 알고 있는 사람.
일곱째, 의사를 비롯한 의료인들(이유는 책을 읽어보면 안다).
여덟째, 신체의 한 부위에 이상이 생겨도 좋으니, 울다가 웃다가를 반복하고 싶은 사람.
아홉째, 386세대(이 정도 나이의 독자들이 읽으면 가장 공감이 클 듯하다).
열째, 해외여행지나 고급 레스토랑에서는 디카로 음식 사진을 자주 찍으면서도
어머니 혹은 아내가 차린 음식에는 단 한 번도 카메라를 들이댄 적이 없는 사람
(나도 그랬지만, 이 소설을 읽고 나면 어머니가 끓인 김치찌개를 사진으로 남기고 싶어진다).
글을 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풀반장도 몇가지 해당되기 때문에
이 책을 꼭 읽어봐야겠네요. ㅡㅜ
책이 부담스러우시면,
오다기리 죠의 잘생긴 옆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영화 <도쿄타워>를 보시는 것도 괜찮은 대안이 될지도. 크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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