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에서 놀자> 그 두번째입니다.
첫번째에는 서울 도심에 위치한 홍릉수목원을 소개해 드렸으니
이번에는 조금 아래로 내려가 보도록 하겠습니다.
그래서 정한 곳이 바로
전남 화순군에 위치한 '모후산' 입니다.
산의 이름을 '어머니의 포근한 마음'을 뜻하는
모후(母后)라고 정했을 만큼 포근함을 느낄 수 있다는 모후산.
전남에서 3번째로 높은 산임에도 불구하고
잘 알려지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다고 합니다.
다소 화려함이 떨어질지는 몰라도
자연 그대로의 포근함을 느낄 수 있는 그곳.
저 풀반장도 당장 떠나고 싶네요! ^ ^ 함께 가시고 싶은 분?
전남 화순군 모후산 숲길
어머니 품처럼 포근한 그 길
얼마나 포근하고 은혜로운 숲이기에 산 이름이 아예 ‘모후산’일까? 이 이름에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들어 있다. 호젓한 모후산 숲길을 걸어본다.
사진제공 (사)생명의숲국민운동
숲이 우리에게 주는 많은 것
‘숲의 공익적 기능’이라고 불리는 것인데, 수원함양, 대기정화, 토사유출 방지, 산림휴양, 산림 정수, 토사붕괴 방지, 야생동물 보호 등 인간이 살아가는 데 없어서는 안 될 기능들이 숲이 우리에게 주는 또 하나의 혜택이다. 지난해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숲이 행하는 공익적 기능을 돈으로 환산하면 “1년에 약 66조 원 정도”라는 연구결과를 발표하기도 했다.
우리 국민들 1인당 연간 136만 원 정도의 혜택을 숲으로부터 받는 셈이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의 심각성과 국제 유가 급등에 따른 에너지 위기가 부각되면서 화석연료를 대체할 수 있는 에너지원으로 목재를 통해 얻을 수 있는 ‘산림 바이오 매스’가 주목을 받고 있기도 하다. 이외에도 계량화하기 어려운 역사적, 문화적 가치, 생태적 가치를 더한다면 숲이 우리에게 주는 혜택은 훨씬 더 늘어날 것이다.
수렵과 채취 시절의 유전자
한편, 다른 관점에서 숲을‘인간의 어머니’라 부르는 시각도 존재한다. 지금은 전 세계적으로 50퍼센트 이상(우리나라는 90퍼센트 이상)의 인간들이 도시 지역에 살고 있지만, 인류의 출발은 숲에서 시작되었다. 최초의 인류는 수렵과 채취생활을 하며 살았다. 이들에게 숲은 어머니요, 집이요, 삶의 터전이었다. 아직도 우리에게는 이 당시의 정서적 특성이 유전자에 남아 있는 듯하다. 그래서 숲에 가면 정서적으로 심리적으로 안정감을 느끼게 되는 것이 아닐까? 숲에서 얻는 마음의 안정이 단순히 나무에서 나오는 화학물질 때문만은 아닐 것이다. 이런 의미에서도 숲을 우리의 어머니로 생각하는 것은 무척 자연스러운 일이다.
덕여모후, 은덕이 어머니와 같도다
전라남도 화순군에 가면 모후(母后)산을 만날 수 있다. 얼마나 포근하고 은혜로운 숲이기에 산 이름이 아예 모후산일까? 이 이름에는 고려시대부터 내려오는 전설이 들어 있다.
이 산의 원래 이름은 ‘나복산’이었는데 고려 31대 임금 공민왕에 의해 ‘모후산’으로 이름이 바뀌었다는 것이다. 공민왕은 중국에서 쳐들어온 홍건적을 피해 이 지역에 잠시 머물렀다 한다. 이후 난이 평정되고 환궁을 하며 이 산의 이름이 무엇인지 물었다. 이에 산의 이름을 나복산이라 하자 ‘덕여모후(德如母后)로다’라는 말을 남겼다 한다. 은덕이 어머님과 같다는 뜻이다. 사실 여부야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모후산이 고려인삼의 첫 재배지라고 하니 뭔가 범상치 않은 기운이 있는 것만은 분명한 것 같다.
화순군에서는 모후산에 명품 숲을 조성하고, 목재문화체험장을 만드는 등 많은 예산과 노력을 들여 세심한 관리를 하고 있다. 화순군은 전국 지방자치단체 중 숲과 관련된 정책에서 가장 모범적인 곳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런 지방자치단체에서 정성들여 관리하고 자신 있게 선보이는 숲길을 걸어 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그렇게 하며 숲에 대한 이들의 노력에 대해 감사하는 마음을 갖고 격려하는 것도 좋을 것이다.
호젓한 남도 숲의 정취
모후산은 해발 918미터로 전남에서 3번째로 높은 산임에도 잘 알려지지 않아 호젓한 산행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그리 화려하진 않을지 몰라도 잘 가꾸어진 편백나무 숲, 소나무 숲, 대나무 숲 등 남도 숲의 정취를 느끼기에는 부족함이 없다. 특히 사시사철 유량이 풍부한 계곡을 만나는 것은 산행하는 즐거움을 한층 더해 준다.
고려인삼의 첫 재배지라는 것에서도 알 수 있듯이 다양한 산약초들을 만나는 것도 색다른 경험이며, 백제시대에 지어진 전통사찰인 유마사를 둘러보는 것도 좋을 듯하다. 모후산의 잘 가꾸어진 숲길을 걸으며 숲이 주는 혜택과 숲에 되돌려주어야 할 것들에 대해 생각해보는 것은 어떨까?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이수현은 13년간 환경운동단체의 상근활동가로 활동해 오고 있으며, 지금은‘생명의숲국민운동’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숲이 주는 감수성이 사람을 온전하게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0. 숲으로 떠나는 올여름 휴가, 어떠세요? - 산림욕
1. 도심 속 자연이 숨쉬는 공간 '홍릉 수목원'
2. [숲에서 놀자] 포근함을 간직한, 전남 화순군 '모후산'
3. 동강 12경의 절경을 간직한 '칠족령'
4. 700그루의 빽빽한 전나무 숲, 내소사 길의 웅장함
5. 가까이 있어 소홀했던 곳, 둘레산
*본 기사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8년 가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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