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한듯 시크하게
대충 주먹으로 슥슥~
몇번 만진 것 같지도 않은데
앞에 놓여진건 먹음직한 주먹밥.
우리에게도 너무나 익숙한 주먹밥이지만
일본에서는 주먹밥만 다룬 요리책이 나올 정도로
사랑받는 음식이라고 하는데요.
일본어에서 '쥐다', '잡다'를 뜻하는
'니기루(にぎる)'의 명사형인 '니기리(にぎり)'에서 나온 이름,
일본식 주먹밥 '오니기리'~.
말 그대로 쥐어 만든 밥일 뿐인데
왜 이렇게 사랑받게 됐는지~
이 책 속에 등장하는 102가지의 오니기리를 보고 있노라면
그 이유를 알게 될지도 모릅니다.
풀반장이 여러분들께 추천하는 요리책~
<102가지 오니기리> 입니다~
갖고 싶다, 이 요리책
<102가지 오니기리>
책을 후루룩 넘겨보면 한 페이지마다 한 놈씩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 큼지막한 오니기리 사진이 순박한 듯 감각적으로 눈에 들어온다. 재료 소개도 두 줄이면 충분하고, 레시피도 두 단계면 끝나는 싱거운 요리지만 무려 일본인의 소울푸드로 꼽히는 ‘오니기리’. 이 녀석을 만드는 102가지의 요리법을 담은 귀여운 오니기리 요리책이다.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음식
일본식 주먹밥. ‘오니기리’라는 이름은 일본어로 '쥐다' '잡다'라는 뜻의 '니기루(にぎる)'의 명사형인 '니기리(にぎり)'에서 나온 말이다. 고슬고슬 잘 지은 밥을 주먹 크기로 쥐어 만든 오니기리는 식탁 앞에 다소곳이 앉아 두 손으로 쥐고 먹어도 좋지만 꽃그늘 아래 나무벤치에 비스듬히 기대어 혹은 누군가와 함께 폭신폭신한 잔디를 밟으며 한손으로 쥐고 먹어도 참 좋은 음식이다. 낯선 이국의 발음에 더해져 ‘언제 어디서나 자유로운 음식’이란 말이 마음에 와서 박힌 건 이 때문일 것이다.
레시피는 간단, 종류는 102가지!
오니기리의 숫자는 이 세상에 존재하는 반찬(식재료)의 숫자만큼 많다. 밥과 반찬을 섞거나 밥 가운데 넣거나 그것으로 밥을 감싸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맛있고 예쁜 오니기리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요리책 <102가지 오니기리 : 언제 어디서나 맛있는 주먹밥>(츠무기야 지음, 하서출판사 펴냄)에는 다양한 재료, 다양한 색깔, 다양한 모양과 크기를 지닌, 그리고 사계절 제철에 먹는 오니기리 요리법 102가지가 담겨 있다. 오니기리를 위해 준비해야할 재료는 길어야 두 줄, 만드는 방법도 두 단계면 충분하다. 대개는 이런 식이다. 섞는다, 볶는다, 만든다, 끝! 단출한 설명에도 불구하고 어렵지 않게 만들 수 있는 건 참깨 한 알까지 또렷하게 보이는 실물 크기의 오니기리 사진 덕분이기도 하다. 보이는 그대로 따라 만들면 되니까. 감각적이고 직관적인 요리책이라고나 할까? 그래서 설렁설렁 넘겨보는 재미도 꽤 쏠쏠하다.
페이지마다 펼쳐지는 각종 오니기리
오니기리는 먹고 싶고, 갖고 싶은 마음까지 들게 하는 음식이다. 파릇파릇한 풋콩 오니기리는 콩 싫어하는 아이의 투정을 달랠 만큼 싱그럽다. 노릇하게 구워진 치즈를 이불처럼 덮고 있는 피자 오니기리와 세모 꼭지 밥 위에 유자꽃을 꽂은 유채꽃겨자무침 오니기리는 보자마자 웃음이 빵 터질 만큼 깜찍하다. 살굿빛 연어 위에 노란 레몬 조각을 얹은 한입 크기의 훈제연어&레몬 오니기리는 상큼 그 자체. 밥을 작은 경단 모양으로 만들어 카레가루를 살짝 뿌린 카레 맛 오니기리, 허브를 뿌린 허브 향 오니기리도 있다. 반찬으로 좋은 볶음요리는 오니기리 재료로 안성맞춤이라더니 참기름에 볶은 부추를 밥 가운데 콕 박아 넣은 부추볶음 오니기리, 고소한 잔멸치볶음에 알싸한 생강절임을 섞어 만든 사찰풍 생강&잔멸치 오니기리, 아삭한 파프리카를 다져 넣은 잔멸치&파프리카 오니기리, 마늘과 고추로 향을 낸 이탈리아풍 페페론치노 오니기리도 있다. 맛있는 오니기리의 탄생 비결은 활용할 수 있는 재료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라더니 과연!
오니기리에 도전!
밥물이 보글보글 끓듯 오니기리를 향한 마음이 끓어오른다면, 시작해보자. 자, 왼쪽 손바닥에 따뜻한 밥을 올리고 오른손으로 굴려가며 모양을 만들자. 밥알이 눌리지 않도록 가볍고 부드럽게 리듬을 타준다. 하나, 둘, 셋, 넷. 맛있는 오니기리와 함께 추억도 하나 둘 쌓여간다.
글. 한정혜(자유기고가)
사진. 톤스튜디오
ㅣ본 컨텐츠는 풀무원 웹진 <자연을담는큰그릇[링크]>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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