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기를 봐도~
저기를 봐도~
보이는건 산이요~
뛰노는건 소로다...
응?! 소?!
소들이 자유롭게 뛰어노는 모습.
'올가 자연방목 유기농 우유 목장'에서는 너무도 자연스러운 일이랍니다.
먹이는 물론 자라나는 환경마저 '유기농'이라
우유마저 건강한 그곳~!
울산 울주군 아미산 산자락에 자리잡은
신우목장에서 만난 유기농 소들의 이야기를 여러분께 소개합니다~
올가 자연 방목 유기농 우유 목장
엄마 소는 얼룩소,
엄마 우유,올가 우유~ 엄마 닮았네
올가의 소들은 먹이도, 자라는 환경도 모두 유기농이다. 너른 들판과 산에서 소를 키우고, 산 속 맑은 물과 신선한 풀을 충분히 먹인다. 너무 유별나다고? 옛날엔 다들 그렇게 키웠다. 좋은 우유는 좋은 환경에서 자란 소로부터 나온다. 그런데 좋은 우유를 찾는 우리는, 그 우유를 주는 엄마 소의 삶이 어때야 하는지는 자꾸 잊고 산다.
1. 들판에 핀 야생초를 뜯어 먹고 있는 젖소들.
이런 일이 가능할 수도 있군요!
울산시 울주군 두서면 미호리 아미산 자락. 차에서 내리니 푸른 산이 그림처럼 펼쳐졌다. 와아! 소다! 그런데, 어떻게 이런 곳에 소가 있을 수 있지? 언덕을 올라 한 무리의 소들과 마주 서니 비로소 실감이 난다. 정말, 풀밭 위에 얼룩소다. 맨발로 초원 위를 뛰어다니고, 매일 눈 뜨자마자 요제프 할아버지가 짜주던 염소 젖을 꿀꺽꿀꺽 마시던 ‘알프스 소녀 하이디’가 살던 그곳. 그러니까 우리나라에도 이런 곳이 있긴 있구나.
신우목장은 ‘올가 동물복지 인증’을 받은 우리나라 최초의 목장이다. 자문을 맡았던 (사)한국동물복지협회의 조희경 대표조차 이곳에 와서는 “이런 일이 가능할 수도 있군요!”라며 감격스러워했다고 한다.
365일 밖에서 노올~자
올가가 동물들에게 약속한 5가지 자유는 배고픔과 갈증으로부터의 자유, 불편함으로부터의 자유, 고통과 질병으로부터의 자유, 정상적인 활동을 할 자유, 공포와 스트레스로부터의 자유다. 당연한 말인 듯싶지만, 많은 가축들이 이와는 정반대의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이 현실! 우리나라에서 길러지는 대부분의 소들은 좁고 어두운 축사(쇠창살이나 철사로 만들어진 케이지) 안에서만 지내다가 일생을 마감한다. 방목을 하는 목장도 있 지만 ‘방목하는 날’이 따로 정해져 있다. 이곳의 소들처럼 사계절 내내 매일 들판과 산을 누비는 경우는 손에 꼽는다.
신우목장은 목장 문을 연 1976년부터 소를 놓아 길렀는데, 산림 방목은 뜻밖의 계기로 시작되었다. “IMF 때 사료 값을 감당할 수 없어 목장을 포기했었습니다. 요즘 같으면 큰일날 일인데, 소 200마리를 산으로 몰고 가서 버렸습니다. 헌데 그 다음날 소들이 집으로 돌아왔어요. 또 버렸죠. 3~4일 그러다가 무슨 일인가 싶어 따라가 봤더니 산속에 쌓인 발효된 낙엽을 먹고 있더군요. 그때부터 낫으로 길을 만들어주었습니다.” 신우목장 대표 김종화 씨의 이야기다.
2. 유기농 연맥. 대부분의 사료를 목장에서 직접 재배한다. 3,4 이곳 소들에게는 먹고 싶을 때 먹고, 아프지 않을 자유가 있다.
소들의 놀이터가 무려 아미산?!
버려진 돌산이던 이곳을 30여 년 동안 정성껏 가꾼 덕에 지금은 방목 초지 6만여 평, 산림 9만여 평에 달하는 훌륭한 방목장이 되었다. 그 사이 소도 젖소 250마리, 한우 350마리, 착유소(우유를 짜는 소) 100마리로 늘었다. 아미산은 소들에게 놀이터이고 운동장이다. 아침 9시에 나와 해질녘까지 하루 종일 풀밭 위에서 놀고, 먹고, 낮잠도 잔다. 지하 250미터에서 흘러나오는 맑은 암반수도 마음껏 마신다. 소가 가장 좋아하는 풀은 토끼풀. 줄기를 야무지게 톡톡 끊어가며 맛있게들 먹는다.
케이지 속 소들은 혼자 할 수 있는 게 거의 없지만, 이곳의 소들은 스스로 알아서도 잘한다. 축사 문만 열어주면 알아서 나오고 들어간다. 날이 더우면 시원한 산속으로 들어가 하루를 보낸다. 방목 중에 새끼를 낳기도 하는데, 한겨울 눈 속에서 새끼가 태어난 적도 있단다. “소는 원래 스스로 새끼를 낳습니다. 난산일 때만 도와주죠. 병이 아니라면 스스로 살게 해줍니다.”
야생초를 듬뿍 먹고, 맑은 공기와 햇볕 속에 마음껏 뛰논 덕분일까. 바로 옆 언양과 경주까지 구제역이 퍼졌을 때도 그 가운데 있던 이곳의 소들만은 무사했다. 유기농 인증을 받은 젖소와 무항생제 인증을 받은 한우의 면역력은 그만큼 뛰어나다.
자연, 소, 사람을 두루 살리는 ‘유기순환농법’
‘유기순환농법’은 365일 자연 방목에 이은 신우목장의 또 하나의 자부심이다. 곰팡이가 잔뜩 핀 중국산 옥수수 사료를 보고 경악을 금치 못했다는 김 대표는 모든 것을 책임질 수는 없지만, 적어도 우리 것만은 책임지고 싶어 유기농 사료 재배를 결심했단다. 자연 속에서 건강하게 자란 소의 배설물은 최고급 유기농 퇴비(주변에서는 이것만 팔아도 부자가 될 거라고들 한다고)가 되고, 이 퇴비는 화학비료 대신 땅을 기름지게 해 유기농 옥수수와 유기농 연맥이 잘 자라도록 돕는다. 유기농 옥수수들은 다시 소의 먹이가 된다. 사료 재배 면적이 7만여 평이나 되지만 전량 자급자족은 어려워 최소한의 양만 믿을 만한 곳에서 유기농 인증을 받은 것으로 구입한다.
5 (왼쪽부터) 생명에 대한 관심사가 닮은 부자, 김종화 대표와 김옥배 회장
놀랍도록 닮은, ‘엄마’ 소의 산후조리
목장의 핵심은 착유장이다. 새끼를 낳은 젖소들이 몸조리를 하며 우유를 짜는 곳으로, 아무나 들어갈 수 없고 발자국 소리도 크게 내서는 안 된다. 햇볕도 잘 들고 바람도 잘 통하며, 바닥에는 톱밥이 두툼하게 깔려 있다. 일주일에 한 번씩 새 톱밥을 깔아준다는데 신기하리만큼 냄새가 거의 없고, 파리 한 마리 보이지 않는다.
소는 무척 예민한 동물이다. 새끼를 낳은 젖소는 더욱 그렇다. 아기를 낳은 엄마가 그렇듯 이곳의 소들은 가장 평온한 상태에서 듬뿍 먹고 편히 쉬며 우유를 낸다.
엄마 소의 초유를 먹는 건 언제나 갓 태어난 송아지다. 간혹 영양성분이 뛰어난 초유를 높은 값을 쳐서 판매하는 곳도 있다지만 신우목장에서는 절대 안될 일이다. “초유 속에는 갓 태어난 아기 소에게 필요한 영양분이 들어 있으니 꼭 먹여야 합니다. 그건 아기 소 몫이에요.”
엄마 소가 먹은 그대로가 우유다
젖소는 섭취한 사료의 영양분으로 우유를 만들어내기에 영양 공급이 무척 중요하다. 영양 균형이 맞지 않으면 금세 쓰러지고 만다. 방목소가 하루에 곡물(옥수수 등) 사료를 2㎏에서 많게는 7㎏쯤 먹는데 반해, 우유를 짜는 소는 사료 12㎏, 풀 20㎏까지도 먹는다. 하루 3,4회 우유를 짜려면 그렇게 먹어야 한단다.
소들은 젖이 불면 스스로 착유기 앞에 줄을 선다. 호기심 많은 소는 고개까지 숙여가며 앞의 소 우유 짜는 모습을 유심히 바라보기도 한다. 착유 로봇이 소의 젖꼭지를 솔로 깨끗이 씻고 소독한 다음 우유를 짜내는 데 걸리는 시간은 10분 남짓. 만약 정해놓은 기준에 미달하면 자동 배출되어 폐기된다. 기준을 통과한 우유는 짜낸 즉시 천장 속에 묻힌 위생 배관을 통해 착유장 옆 우유 가공공장으로 흘러간다.
6 소들의 아침 출근길. 아미산에서 하루를 보내고 해질녘이면 스스로 축사로 돌아간다. 7 감동적인 맛의 쫄깃하고 담백한 스트링 치즈.
고소한 우유 맛의 비밀은 65℃ 저온 살균
올가 온라인숍에는 맛에 감탄한 이들의 간증이 주렁주렁 달려있다. 특히 저지방 우유의 경우 그냥 우유만큼이나 고소하다는 반응이다. 저지방 우유도 이렇게 꽉 찬 맛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뛰어난 우유 맛은 신우목장의 가공기술도 한몫 한다. 65℃에서 30분간 살균하는 저온 살균법(파스퇴라이제이션, pasteurisation)은 우유 속 비타민, 단백질 등의 영양소를 파괴하지 않고 몸에 해로운 균들만 없애기 때문에, 원유 그대로의 영양을 섭취할 수 있고 맛도 더 고소하다. 하지만 고온 살균 우유에 비해 유통기한이 짧아서 만드는 입장에서는 여러모로 신경 쓸 점이 많아 시중에는 고온 살균 우유가 대부분이다.
아침 8시에 생산된 우유는 당일 오후 4시가 되면 냉장차에 실려 올가로 향한다. “우유는 살균, 보관 온도가 무척 중요합니다. 아무리 잘 만들어도 온도가 맞지 않으면 소용이 없어요. 올가는 그런 점에서 확실합니다. 올가 물류창고에 냉장차가 도착하면 차 안 온도부터 확인하거든요.”
우유병에 제조일자는 기본이죠
올가와의 인연은 2004년부터 시작되었다. “당시 ‘친환경’ 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올가에 물건이 들어간다면 인정받는 거다’란 말이 있었습니다. 그만큼 올가에 대한 신뢰가 대단했죠.”
지금이야 당연한 일이 되었지만 우유병에 제조일자를 새겨 넣는 것도 올가의 권유로 시작되었다. 그러는 사이 올가의 예고 없는 방문(!)에도 익숙해졌다. 토양, 수질에 이어 사료의 GMO 검사, 호르몬, 성장 촉진제 검사는 물론 가공공장 안 에어커튼이며, 포충기까지 합격점을 받아야 ‘올가 자연 방목 유기농 우유’가 된다. 신우목장은 처음부터 유기축산, 동물복지라는 말이 없을 때부터 동물복지를 해왔다. 유기축산, 동물복지가 왜 중요하냐고 묻는다면, 너른 풀밭 위 자유로운 소들의 생생한 표정과 저지방 우유의 선입견을 단숨에 무너뜨린 진하고 고소한 우유가 답이다. 여전히 ‘동물복지’라는 말이 어렵다면, 지금 내 아이가 먹을 우유를 주는 엄마 소가 어떤 곳에서 무얼 먹으며 어떻게 지내면 좋을까 생각해보길. 갓난아기의 엄마와 엄마 소의 처지가 다르지 않다.
8,9 오직 유기농 원유, 유기농 블루베리잼, 유기농 설탕, 유산균만 넣고 만든 ‘올가 유기농 블루베리 요구르트’.
글을 쓴 한정혜는 자유기고가다. 본지에서는 ‘산지를 들여다본다’를 주로 담당하고 있어 풀무원의 거의 모든 산지를 두루 돌아보고 있다. 홍보와 관련된 일을 하고 있고, 간간이 행복한 자원활동에 몰두한다.
ㅣ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여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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