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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평범한 채소!? 꽉찬 속에 담은 여름의 영양....양배추

양배추 자주 드시나요?

먹기는 하지만 특유의 식감때문에
즐겨 먹기는 조금 애매한~
약간은 호불호가 갈리는 채소가 아닐까 싶은데요.

제 아무리 이름 앞에 '양'이 붙은 채소라지만
이같은 호불호는 서양에서도 마찬가지인듯 하네요~

하지만 약간의 차이가 있다면
서양쪽에서는 양배추의 뛰어난 영양 성분
점점 인정을 받고 있다는 거?

실제로 뉴욕타임즈는 양배추를
<당신이 먹지 않고 있는 최고의 식품 11가지>로 꼽았으며
헐리우드의 여배우들은 양배추 다이어트를 통해
양배추의 효능을 알리고 있거든요~

풀반장의 설명을 들어보니
조금은 먹어보고 싶은 마음이 드시나요?

먹는 방법과 영양에 대해 조금더 공부를 하고 나면
오늘 저녁 메뉴로 양배추를 먹고 싶은 마음이 드실지도 모르겠네요.

여러분을 마트로 달려가게 만들 양배추의 모든것이 담긴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의 양배추기사를 소개합니다~

꽉 찬 속만큼 똘똘 뭉친
영양 덩어리 양배추 


양배추는 파종과 수확기에 따라 계절을 타는데, 수확을 많이 하는 여름 양배추가 가장 맛
있다. 
살짝 데쳐 먹는 양배추 쌈은 기력이 떨어진 여름, 보양식으로도 손색이 없다. 



세계사를 뒤바꾼 채소라고?
로마제국 흥망사를 다룬 역사책을 읽다 보면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쏠쏠치 않게 나온다. 이 나라가 누린 화려한 나날만큼 온갖 미식과 연회, 이국적인 식재료들의 묘사는 글만으로도 침샘을 자극한다. 그런데 그 안에서 조금은 엉뚱한 역할로 등장하는 채소가 있으니, 바로 양배추다. 
3세기 당시 로마를 지배했던 디오클레티아누스는 유일하게 스스로 왕좌에서 내려온 황제였는데, 능력이 없어서도 시민들의 미움을 받아서도 아니었다. 그가 몹시 진지하게 내놓은 이유는 ‘양배추나 키우며 살려고!’였다. 심지어는 다시 돌아오라 간청한 옛 부하에게 ‘내가 기른 양배추를 먹어보면 권력 따위에서 행복 을 찾지 않게 되리라’는 답을 보냈다고 한다. 일부 로마사 연구가들은 디오클레티아누스가 조금만 더 오래 다스렸더라면 로마의 멸망이 그리 빠르지 않았으리라 단언한다. 양배추 때문에 세계사가 바뀌었다 해도 딱히 허풍은 아닌 셈이다.  


평범한 채소의 2,500년 역사
모든 ‘양’자가 붙은 채소가 그러하듯 양배추가 한국 밥상에 오르며 친숙해지기 시작한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았다. 실제로 씨앗이 한국에 들어온 시기는 훨씬 이전으로 짐작되고 19세기 말의 문헌에도 재배를 시도했음이 드러난다. 그러나 널리 퍼지지는 않다가 일제 강점기인 1930년대부터 조금씩 기르는 곳이 늘어났다. 이후 한국전쟁 시기에 유엔군과 미군 공급용으로 대량 재배를 시작하면서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해지기 시작했다. 실제 대형 미군기지 탓에 엄청난 양을 계약 재배했던 제주도에는 양배추가 전통 채소들 못지않게 사랑받고 있으며 요리법도 다양하다. 그런 유래 때문인지 한국 식생활에서는 아직 풋내기 채소처럼 보이기도 한다. 
하지만 양배추는 인류가 먹는 채소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들 중 하나다. 지금과 달리 잎채소 모양이기는 하지만 9세기에 이미 식생활에 빠질 수 없는 존재가 되었고, 13세기부터는 지금처럼 동그란 양배추를 길러 먹었다. 원산지인 지중해 연안과 소아시아 반도를 중심으로 기원전 600년쯤 켈트족이 유럽을 이동하며 퍼뜨렸다니 상상을 뛰어넘는 긴 역사다. 
대중적이 되기 이전의 문헌에서는 약재로서 종종 등장하는데, 기원전 400년쯤 전설적인 명의 히포크라테스는 양배추를 즐겨 처방했다. ‘급성배탈 환자에게는 삶은 양배추 한 접시를 소금 약간과 함께 먹인다’고 한 기록도 있다. 


속 쓰림부터 암까지 두루두루 막아
누구든 한번쯤 ‘양배추가 위에 좋다’는 이야기는 들어보았을 터. 한의학에서도 위장과 비장에 좋은 작용을 하는 약재로 인정하고 있다. 유독 양배추가 위에 좋은 이유는 비타민U와 비타민K1(필로퀴논) 덕분이다. 비타민U는 헬리코박터파일로 균의 작용을 막고 위산 분비를 억제해 위염, 위궤양 등 전반적인 위질환에 도움을 준다. 비타민 K1은 이미 진행된 궤양의 점막을 빨리 정상 상태로 만들어준다. 풍부한 섬유질과 수분으로 장 전체를 깨끗하게 씻어주니 속이 편할 수밖에 없다. 
칼슘과 철도 풍부한데 흡수율이 유제품들을 뛰어넘는다. 그밖에도 비타민C와 필수 아미노산 등이 올올이 들어 있고 최근에는 강력한 항암효과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설포라판이라는 성분 덕택인데, 배추와 브로콜리에도 많이 들어 있다. 2010년 1월 미국암협회 학술지에 실린 임상 연구 결과에 따르면, 설포라판은 암 줄기세포 수를 줄이고 새로운 종양 발생까지 막는 탁월한 효능이 있다. 그러나 이렇게 좋다는 양배추도 그 장점을 단번에 느낄 만큼 많이 먹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겨자과(십자화과) 식물답게 특유의 알싸한 향, 질긴 심과 조직은 많은 이들을 고개 젓게 만든다. 


양배추를 먹는 법은 다른 모든 채소가 그렇듯 나라마다 사뭇 다르다. 가장 큰 차이를 꼽아 보면 서양에서는 주로 익혀 먹고, 동양에서는 날 것으로 먹는다는 점이다. 


모양도 색도 골고루 섞어 먹기!
그렇다면 어떻게 먹어야 조금이라도 더 맛있고 영양도 오롯이 섭취할 수 있을까? 생각보다 여럿인 양배추의 친구들, 종류별로 찬찬히 살펴보자. 

양배추  가장 흔히 접하는, 동그란 공처럼 단단히 뭉쳐있는 양배추다. 프랑스에서는 ‘흰 양배추(chou blanc)’라 불릴 만큼 색이 옅으며 잎은 매끄럽다. 보통 4월부터 시작해 6월까지가 제철이지만 사시사철 저렴하게 구할 수 있는 밥상의 좋은 친구다.
빨간 양배추  적채라고도 불리는 붉은빛 양배추다. 독특하고 예쁜 색깔 덕에 샐러드를 비롯한 요리에 꾸밈 역할을 톡톡히 한다. 간 기능을 좋게 해주고 치매를 막아주는 셀레늄 성분은 보통 양배추보다 훨씬 많이 들어있다. 
꽃양배추  짙은 초록빛에 오글오글한 모양새의 잎을 지니고 있다. 서양에서는 흰 양배추보다 더 자주 밥상에 오른다. 아삭거리는 맛은 덜하지만 익혀놓으면 훨씬 부드럽고 고소하다. 
방울다다기 양배추  브뤼셀 스프라우트(Brussels sprouts)라고도 불리는 아주 작은 양배추다. 마치 양배추를 줄여놓은 것처럼 지름 5cm 미만으로 귀엽게 생겼다. 특유의 향이 상당히 강한데, 그 탓에 서양 어린 아이들이 멀리서 보고도 도망가는 채소로 꼽는다. 익혀서 통째로 먹는다. 
콜리플라워  야생 양배추인 크레티카 양배추가 원형이며 꽃봉오리 부분을 먹는다. 단단한 특성이 있어 익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최근 서구화된 식생활 패턴의 변화에 따라 한국에서도 수요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폐와 목에 특히 좋으며 유제품과 함께 조리하면 칼슘의 훌륭한 보급원이 된다. 치즈와 함께 조리하면 감칠맛이 뛰어나다.

양배추를 먹는 법은 다른 모든 채소가 그렇듯 나라마다 사뭇 다르다. 가장 큰 차이를 꼽아 보면 서양에서는 주로 익혀 먹고, 동양에서는 날 것으로 먹는다는 점이다. 돈가스 옆에 수북이 쌓여있는 양배추 채와, 고기를 돌돌 말아 소스에 푹 익힌 양배추롤. 물론 날로 먹는 편이 영양 손실은 가장 적어서 좋다. 2008년 뉴욕타임즈에서는 <당신이 먹지 않고 있는 최고의 식품 11가지> 중 하나로 양배추를 꼽으면서 ‘되도록이면 아시아에서처럼 익히지 않고 먹으라’는 조언을 덧붙이기도 했다. 
하지만 좀 익힌다고 해서 힘을 잃을 양배추가 아니다. 가장 맛이 잘 어우러지면서 함께 자주 등장하는 식재료는 돼지고기. 곱게 다진 돼지고기와 향신채를 양배추로 돌돌 말아 익힌 양배추말이, 소금에 절인 양배추를 베이컨과 소시지 등과 함께 익힌 알자스 지방의 슈크루트, 돼지고기와 양배추가 주재료인 체코의 베프로크네들로젤로 등만 보아도 이 궁합의 탁월함을 알 수 있다. 비록 수용성 비타민은 조금 손실될지 모르나, 양배추의 설포라판이 돼지고기 안의 셀레늄과 만나 엄청난 상승효과를 불러일으키는 잇점이 있다. 고기 누린내도 사라진다. 그러니 조리법에 구애받지 말고 즐겁게 많이 먹는 편을 택할 일이다.


양배추가 뭐기에? ‘그럴 만하니까’
얼마 전 헐리우드의 내로라하는 여배우들이 양배추로 다이어트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들리면서 양배추 다이어트에 뛰어든 이들이 꽤나 있었다. 일본의 의사가 직접 시도해 성공 후 책까지 낸 다이어트 방법 역시 간추리자면 ‘식사 전 양배추 반 통 먹기’였다. 몸의 독소를 빼준다며 한창 유행하는 해독주스에도 양배추가 빠지지 않는다. 이런 영향들로 양배추의 위상이 거의 ‘만병통치약’ 혹은 ‘슈퍼푸드’의 위치로 올라간 것처럼 보일 때도 있다. 
그런 식으로 잠깐의 유행이나 언론의 주목을 타면서 시장에서 불티나듯 팔리는 식재료들을 자주 본다. 개중 많은 수는 쉽게 구하기 어렵거나 제철이 너무도 짧아 자주 먹을 수 없는 것들이다. 그러나 양배추는 언제나 수더분하게 그 자리에 있는, 쉽게 손을 뻗을 수 있는 존재라 더욱 고맙다. 
바야흐로 양배추가 둥실둥실 시장에 깔리는 제철이다. 냉장고 안에 수박을 위해 비워두었던 큼지막한 그 자리, 이제 양보해야 하지 않을까?


글을 쓴 윤나래는 에코 칼럼니스트다. 주로 패션지에 글을 쓰며 일하다 환경에 관심을 두게 되면서 관련 서적을 번역하고 칼럼도 쓰게 됐다. 번역서로는 <바다에서 태어났어요>, <폭풍을 불러온 나비>, <지구사랑 환경이야기 시리즈> 등이 있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여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