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레가노'를 아시나요?
아마 풀사의 가족 대부분이 그게 뭔가요? 라는 반응을 보이실 것 같은데요.
만일 이탈리안 레스토랑에서 피자를 먹었고
그 위에 뿌려진 작은 녹색 가루들을 보았다면,
그리고 거기서 살짝 매콤하면서도 조금 씁쓸한 맛이 느껴진다면....
여러분들은 이미 오레가노를 알고 계신것이랍니다.
"어? 녹색 가루들은 바질이나 파슬리 아닌가요?"
네~ 바질이나 파슬리가 주로 뿌려지고
자세히 보지 않는다면 이들과 구분하기도 어렵지만
오레가노도 그 특유의 향과 맛으로 인해 피자나 파스타 등과 같은
이탈리안 요리에서 애용되는 재료라는 사실.
다소 느끼할 수도 있는 이탈리안 요리에
박하향의 오레가노는 요리의 감칠맛을 더해주거든요.
말린 허브 자체를 먹기 때문에 유기농으로 먹어야 하는 것은 당연한 것이겠죠?
풀사이 가족분들께 유기농 오레가노와 그 사용법을 소개해드립니다~!
톡 쏘는 박하향, 감칠맛 더하는 '유기농 오레가노' 사용법
자그마하고 예쁜 병에 말린 허브 잎이 빼곡히 담겨있다. 병이 예뻐서 손을 뻗어보지만, “밥상 차리는데 허브를 쓸 일이 있을까?”싶어 번번히 카트에 담는 건 포기한다. <더 그린테이블>의 김은희 셰프에게 '유기농 오레가노'의 사용법을 촘촘히 들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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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콤쌉싸름한 민트과 허브, 오레가노
붉은 토마토 소스 위에 군데군데 얹어진 프레쉬 모짜렐라. 흩뿌려진 다진 녹색허브는 색채 대비를 주어 식욕을 돋우는 역할을 톡톡히 한다. 대개 바질 잎이나 이탈리안 파슬리가 위에 장식되는 경우가 많다.
쭉 늘어나는 치즈를 추스르며 한 입 가득 베어 문다. 상큼한 토마토 소스가 혀끝을 자극한다. 좀 더 씹으면 고소하고 쫄깃한 모짜렐라 치즈와 구워져 구수해진 피자 도우의 맛이 느껴진다. 뭔가 좀 더 복잡한 맛이 느껴진다. 살짝 매콤하면서 아주 조금 씁쓸한 것 같은 맛을 느꼈다면 오레가노(oregano)를 소스에 적절히 썼다는 증거다. 때로는 이탈리안 파슬리나 바질 잎처럼 대충 다져 위에 뿌려 내기도 하는 허브인 오레가노는 민트와 같은 과의 식물로 상큼한 맛과 씁쓸한 맛이 특징이다. 다년생 식물인 오레가노는 대체로 어느 기후에나 적응을 잘하는 편이다. 특히 따뜻하고 배수가 좋은 곳에서 더 잘 자란다. 약 50㎝ 정도 줄기가 자라며 핑크색 꽃을 피우고 타원형의 올리브색 작은 잎을 갖고 있다. 우리에게 어느 정도 익숙해진 허브류인 타임, 로즈마리, 셔빌처럼 프레쉬 상태의 잎이 맛과 향이 훨씬 좋지만 건조시킨 형태로 구하기가 훨씬 쉽다. 보통 원형 모양의 잎 상태보다는 2~3㎜ 크기로 잘라진 형태로, 향기는 마른 낙엽의 냄새에 박하의 향기가 느껴진다. 요리용으로 많이 쓰이는 허브류 중 하나로 향과 맛이 진할수록 좋은 편이다. 어떤 것은 혀에 올렸을 때 얼얼할 정도이기도 한데 추운 곳에서 자란 것은 향이 약한 편이다. 미국식 이탈리안 요리에서 무척 많이 쓰이는 허브로 토마토 소스를 얹은 피자에 빼어 놓을 수 없다. 토마토 소스를 만들 때 바질을 주로 쓴다고 생각하는데 오레가노와 바질을 함께 쓰면 감칠맛이 더 생긴다. 해산물과 잘 익은 토마토가 풍부한 이탈리아 남부의 요리에 많이 쓰인다. 그만큼 토마토와 찰떡궁합인 셈이다.
채소와 고기, 그리고 생선을 오븐에 굽고 그릴에 구울 때도 빼놓지 않는다. 남부 이탈리아 요리의 매콤한 맛에 오레가노가 더해지면 정말 잘 어울린다. 그 외에도 전 세계적으로도 사용되고 있는데 터키, 팔레스타인, 레바논, 이집트, 그리스, 포르투갈, 스페인, 필리핀과 남미 요리에 두루 쓰인다고 한다. 그리스의 레몬 드레싱에도 잘 어울린다.
오레가노 사용법? 어~렵지 않아요!
필자는 여름철에 프레쉬 오레가노를 토마토 소스에 다져 넣는다.
따뜻한 여름철에 비교적 구하기 쉽기 때문이다. 겨울철에는 주로 건조시킨 오레가노를 쓴다.
용량은 질량으로 잴 때 프레쉬보다 드라이를 쓸 때의 1/2~1/3 정도로 줄여 쓴다. 바닥이 두툼한 냄비에 질 좋은 올리브 오일을 듬뿍 넣고 작게 썰은 양파를 타지 않게 15분 정도 볶아 단맛이 나오게 만들고, 저민 마늘 몇 쪽을 넣고 마늘 향이 배어 나오면 으깬 토마토를 넣는다. 소금 약간과 월계수 잎 1장, 바질과 오레가노를 같은 양을 넣고 한소끔 끓어오르면 불을 줄여 은근하게 약 30분 정도 더 끓인다. 잘 익은 토마토에 달콤한 양파의 맛, 바질과 오레가노의 향이 듬뿍 배어 상큼하고 깊은 맛의 토마토 소스가 완성된다. 소금물에 잘 삶아 낸 파스타 면에 넣고 비벼 먹으면 그 상큼함을 비교할 곳이 없다.
텁텁하지 않아요
올가의 유기농 매장에서 만날 수 있는 <Swiss Alpine Herbs>의 오레가노를 요리에 써 봤다. 잘 키운 유기농 오레가노 잎으로 만든 이 제품은 건조 허브임에도 잎의 모양을 비교적 그대로 볼 수 있다. 한쪽 끝이 뾰족한 타원형의 잎이 그대로 보존되어 시각적으로도 참 아름답다. 텁텁한 냄새보다는 부드러운 향과 맛이 특징이다.
글을 쓴 김은희는 프렌치 레스토랑 <더 그린테이블>의 셰프. 요리와 무관한 환경공학을 전공했고, 웹디자이너를 거쳐 2003년 돌연 요리유학을 떠나 요리의 멋과 함께 돌아온 스타일리시한 요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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ㅣ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