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여름인 지금이야말로 '토마토'가 가장~ 맛있을 때라는 건,
다들 알고 계시죠?
(여기저기 주부9단인 풀사이 가족분들의 고개가 끄덕끄덕, 역쉬!)
흠-, 토마토는 즙이 너무 많고 손대면 "톡"하고 터지는 느낌때문에
별로 좋아하시지 않는다구요? 손에 과일물이 묻고 먹기 번거롭다구요?
그런분들께는 일명 '짭짤이'로도 불리는 단단한 '대저토마토'나
귀염귀염하게 생긴 방울토마토를 권하고 싶네요.
생김새가 좀 세련된 줄기 토마토나 새빨간 참토마토까지,
오늘은 토마토의 여러가지 비밀을 포스팅해보겠습니다.
(요즘 풀반장은 '대저토마토'에 홀릭중이지 말입니다.)
네? '대저토마토'가 뭐냐구요?
아, 글쎄 지금부터 설명들어간다니까요. ㅋㅋ
대저토마토 구분하는 법부터, 맛있는 토마토 고르는 법까지 모두 알려드린다니까요~.
토마토, 채소가 되기까지 ①
빨갛고 터질 듯 탱탱한 몸뚱어리에 별 모양의 꼭지.
이 유혹적인 열매에 독성이 있다고 굳게 믿던 시절이 있다.
한 입 베어 물면 상큼한 과즙을 부려놓는 앙증맞은 열매, 토마토의 속내를 들여다본다.
토마토가 ‘독초’라는 오해
토마토는 우리에게 너무도 친숙한 채소다. 초여름인 지금이 제철이지만 온실 재배로 사시사철 구할 수 있고 좋아하는 사람도 많다. 채소라면 고개를 젓는 아이들도 토마토라면 과일처럼 생각해서인지 반긴다. 게다가 모양은 어찌나 예쁘장한지. 반질반질하고 탱탱한 껍질과 빨간 몸에 짙은 초록색 꼭지의 조화는 눈길을 확 잡아끈다. 한입 베어 물면 입안으로 가득히 퍼지는 상큼한 즙과 아삭한 껍질이 입맛을 돋우면서 갈증과 허기를 동시에 채워준다.
그러나 이 맛있는 토마토가 지금처럼 온 세계의 애용 식품으로 퍼지는 데는 무려 삼백 년 가까이 되는 긴 시간이 걸렸다. 그동안 사람들은 이 유혹적인 생김새의 열매에 독성이 있다고 굳게 믿고 있었기 때문이다. 최악의 상황에서도 이 맛있는 열매를 멀뚱멀뚱 쳐다보기만 할 뿐 입에 댈 생각은 하지 않았다.
심지어 미국에는 이런 유명한 일화도 있다. 토마토를 접한 지 얼마 되지 않은 1820년 무렵, 뉴저지의 존슨이라는 육군대령이 ‘독초’인 토마토 열매를 사람들 앞에서 먹어 보이겠다고 나섰다. 아마도 우연한 기회에 토마토의 감칠맛을 보고 독이 없음을 알고 있었을 테다. 주민들은 삽시간에 이천 명이나 모였고, 존슨이 비장한 표정으로 손에 든 토마토를 한 입 베어 물자 구경꾼들은 경악했다. 심지어 여자들 몇몇은 기절하기도 했다고 한다. 특유의 냄새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고 유독식물인 맨드레이크와 닮아서라는 가설도 있다. 어쨌든 신대륙에서 구대륙으로 건너간 토마토는 오랫동안 푸대접을 받았다. 그 사실을 재미있게 압축한 이야기 아닌가 싶다.
토마토, 유럽에선 관상용이었다?
토마토의 정확한 기원에 대해서는 지금까지도 의견이 분분하다. 하지만, 멕시코와 페루 중 한 곳일 것이라는 데는 여러 학자가 생각을 같이한다. 현재 사람들이 즐겨 먹는 재배종은 멕시코에서 자란 것이다.
16세기 스페인 모험가인 코르테스는 현재 멕시코 지역에 번성한 아즈텍 왕국을 발견한 것으로 유명하다. 당시의 정복담을 담은 문헌에 ‘토마테’라는 식물 이름이 등장한다. 물론 이 토마테가 지금 우리가 보는 토마토보다는 식용 꽈리에 가깝다는 설도 있지만 이미 아즈텍인들이 토마토를 먹고 있었음은 사실인 듯하다.
결국, 왕국을 멸망시킨 스페인 정복자는 이 신대륙의 여러 금은보화에 끼워서 토마토를 유럽에 전했다. 그러나 당시의 유럽 귀족의 식탁은 육류가 대부분이었다. 채소는 가난한 서민들이 어쩔 수 없이 먹는 음식으로 여겨졌으니 누구도 토마토를 음식으로 생각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코르테스도 토마토를 먹기 위해서가 아니라 관상용으로 생각했을지 모른다. 토마토를 음식으로서 다룬 문헌이 거의 없다는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한다.
이렇듯 막상 스페인에 처음 전해지긴 했지만, 토마토가 인정받은 장소는 이탈리아였다. 16세기 이탈리아는 극도의 기근을 세 번이나 겪는 힘든 시기를 겪고 있었다. 한국식으로 말하면 몇 년씩 이어지는 기나긴 보릿고개였다. 이때 토마토를 기름에 볶아 소금과 후추로 대충 간해 먹기 시작했다. 여전히 그런 광경에 얼굴을 찌푸리는 사람도 있었지만 먹어본 사람은 아마 다 알았으리라. 토마토가 먹을만하다는 걸!
짭짤이? 대저토마토가 뭐지?
현재 토마토는 전 세계 채소 작물 중에서 재배면적이 가장 넓다. 고온성 채소이지만 병충해에 강하고 온실 재배로도 잘 자라 몹시 습하거나 추운 지역만 아니면 잘 자라는 편이다. 자라는 과정에서 농약도 거의 필요로 하지 않는다.
토마토는 크게 유럽 종과 동양 종으로 구분한다. 유럽과 동양은 토마토의 선호도에서 차이가 많이 난다. 거의 익혀서 소스로 만들어 먹는 유럽의 토마토는 껍질이 두껍고 단단하면서 즙이 적다. 따라서 생으로 먹기에는 적합지 않다. 과일처럼 먹기를 선호하는 동양종 토마토는 즙이 많고 달다. 비교적 얇은 껍질은 씹을 때의 감촉도 사각사각하니 좋다. 토마토의 색깔도 붉은색, 노르스름한 색, 초록색, 분홍색 등으로 다양하다. 한국에서는 껍질이 엷은 분홍빛인 토마토가 가장 잘 팔린다고 한다. 방울토마토도 인기가 높다.
최근에는 유럽 종도 동양 종도 아닌 서광종 토마토가 각광을 받고 있다. 일명 ‘짭짤이’라고 불리기도 하는 대저 토마토가 그것이다. 부산 강서구 대저동에서만 생산되는데 보통 토마토보다 조금 작은 크기에 색깔도 푸르스름한 기가 많이 남아있다. 가격도 만만치 않아서 다른 토마토의 배를 훌쩍 넘는다. 그런데도 없어서 못 팔정도로 사람들은 이 토마토의 맛을 잊지 못한다. 이름처럼 씹으면 짭조름하게 간이 맞으면서 단맛도 강하다. 그야말로 단맛, 신맛, 짠맛의 오묘한 조화를 이룬다. 살도 단단해서 먹으면서 줄줄 즙이 흐르지도 않는다. 이 독특한 맛은 낙동강 삼각주 특유의 땅 특성 때문이라고. 바닷물이 들고 났던 땅이라 염분과 미네랄 성분이 쌓여있는데, 이 성분들이 토마토에 그대로 농축되는 것이다. 흙 속의 미네랄을 최대한 흡수시키려고 수분 조절에 몹시 신경을 쓴다. 남쪽 지방의 강렬한 햇빛도 한몫 톡톡히 한다.
맛있는 토마토 골라내는 법
이렇듯 인기가 있다 보니 다른 품종을 대저 토마토로 둔갑시켜 팔기도 한다. 우선 대저 토마토를 구분하는 방법은 일단 크기와 단단한 정도를 보는 것. 크기가 주먹 안에 쏙 들어올 정도로 작은 게 특징이다. 그리고 웬만큼 눌러도 터지지 않으리만큼 단단하다. 세로로 푸르고 흰 줄무늬가 있는 것이 진짜 대저 ‘짭짤이’ 토마토라는 것을 유념하고 고르자. 색은 원래 푸른 기가 많으니 신경 쓰지 않아도 된다.
한편, 보통 토마토도 표면에 윤기가 있고 쭈글쭈글하지 않아야 맛있다. 윗면은 납작하고 모양은 전체적으로 둥글어야 한다. 색깔의 조화도 잘 봐야 하는데 색은 빨갛게 잘 익고 꼭지는 푸릇하게 살아있어야 신선한 토마토다. 꼭지가 말라 있으면 운송과정이 오래 걸렸다는 이야기다. 또 토마토를 뒤집어놓았을 때 별 모양의 꽃자리도 잘 살피자. 보통 이 꽃자리가 작은 게 모양이 예쁘고 껍질을 벗기거나 생으로 먹을 때 편하지만, 꽃자리가 클수록 더 달다.
글을 쓴 윤나래는 컬럼 기고와 일어, 영어 번역 등 글 쓰는 일로 밥벌이를 하고 있다.
어떤 글이건 마음을 다해 써내는 것이 장점이라면, 단점은 수줍고 심약한 것.
더 강해져서 좋은 글을 쓰기 위해 애쓰는 중이다.
2008년 여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자~ 토마토의 숨은 얘기, 여기까지 다가 아니죠~
토마토 2편이 기다리고 있으니 다음 포스팅도 기대해 주쎄요~.
Posted by 풀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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