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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Novel/웹소설 '오도의 비밀'

[PSI수사대] 오도의 비밀⑥ 다시, 좀비의 역습!

 지난 줄거리 

    
몇 년 전 있었던 최의원과 연구소 조박사의 만남을 떠올리며 한국과 미국 두부의 유통기한의
    비밀이 “5℃”라는 냉장 유통 온도 차이에 있음을 깨닫게 된 풀무원수사대 풀반장과 풀군. 
    그 순간 좀비로부터 자신들을 보호해주던 지하실의 온도가 “5℃”를 넘어 위로 올라가고 있음을
    느끼고 당황하게 되는데…! 
    [지난 에피소드 보러가기]

풀반장과 풀군의 시선이 멈춘 곳,
연구실 한쪽 벽을 가득 메운 온도계가 일제히 꿈틀거리고 있었다.

온도는 느린 속도로 오르고 있었지만 
두 사람이 굳어버리기에는 부족함이 없었다.

숨 쉬는 법마저 잊어버린 듯한 둘.   
머릿속에는 오로지 한 가지 생각만 떠올랐다.   

지하실의 안전을 지켜주던 5℃가 깨지고 있다!!

“바…반…반장님?! 제가 지금 잘못 본거죠?’
“지금 막 6℃를 가리키고 있는 저기. 저 온도계 말이죠??
            5℃를 넘었으니 어쩌면 이곳도.. 더 이상…” 

에에에에에에에에엥~~~!!!!

사이렌 소리와 붉은 비상등이
지하실을 가득 메우고 있었다.

비상상황.

5℃를 넘었으니 더 이상 지하실이 안전하지 않다는 이야기를 하려던 풀반장은
사이렌 소리와 함께 입을 굳게 다물었다.

그리고 풀반장의 시선은 
불안한 듯 초점 없는 눈동자로 애꿎은 손톱만 물어뜯고 있는 풀군에게 향했다.

“풀군!”
“아악!!! 반장님 어떻게 좀 해보세요!!!”
“이 상황에서 최선의 선택은 탈출하는 것뿐이죠.
           들어왔던 길로 다시 나가봅시다.”
“그곳엔 아까 우리를 쫓아왔던 좀비들이 있잖아욧!!!!”
“그럼 낯선 지하실에서 있는지 없는지도 모르는 
           또 다른 출구를 찾아 헤매자는 건가요?”

풀반장의 몸은 복도를 향했다.

불안한 듯 알 수 없는 소리만 중얼거리는 풀군을 힐끗 쳐다본 뒤
들어왔던 입구를 쪽으로 걸어가는 순간…! 

쿵!!


무언가 지하실을 향해 굴러 떨어지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이어지는 신음 소리…

오오-

이제는 익숙해진
하지만 다시는 듣고 싶지 않은 바로 그 소리.

좀비였다.
좀비가 지하실로 내려왔다.

“좀비가 내려왔나 봐요!!”
“한 마리뿐이니 침착하게 방법을 생각해봅시다.”

불안해하는 풀군을 향한 풀반장의 위로가 끝나기가 무섭게
무언가 지하실을 향해 쏟아져 들어오는 소리가 들렸다.

탕! 쿵쿵쿵~!


오오오오오오-


좀비였다.

수 십 마리는 족히 될 듯한 좀비들의 신음소리가
지하실 전체를 울리고 있었다.


“지하실뿐만 아니라 섬 전체의 온도가 올라간건가…?”

나지막이 중얼거리는 풀반장의 혼잣말을
풀군은 놓치지 않았다.

“그럼… 좀비들이 증식… 한건가요?”
“그렇다고도 볼 수 있겠군요. 여튼 이제 다른 탈출로를 찾아야겠군요.
           아직은 이곳의 온도가 낮아서 좀비들의 움직임이 빠르지는 않을 거에요.”

풀반장은 몸을 돌려 유난히 길게 느껴지는 입구 반대편으로 발걸음을 옮겼다.

그리고 아까 나왔던 온도계가 가득한 방 앞을 지나는 순간
미간을 찌푸릴 수밖에 없었다.

....10℃


벌써 지하실의 온도는 10℃에 육박하고 있었다.
그리고 아까보다 훨씬 빨라진 수은주의 움직임이 눈에 띄었다.

“반장님 왜 멈추신 거죠?”
“아닙니다. 계속 갑시다.”

불안해하는 풀군에게 이 사실을 알릴 수가 없었다.
다만 발걸음을 재촉할 뿐이었다.

츠윽~ 척~ 츠윽~ 척~ 츠윽~ 척~


온도가 올라간 탓인지 좀비들과의 거리가 빠른 속도로 가까워지고 있었다.
이제는 좀비 특유의 발을 끄는 듯한 발걸음 소리마저 들릴 정도였다.

더 이상 방법이 없었다.
그들의 움직임을 멈춰야 한다.

“풀군! 이 상태대로면 그들에게 따라잡히는 건 시간문제에요.
            그들의 움직임을 멈출 수 있는 무언가가 필요해요! 빨리…

긴장이 극에 달하면 모든 걸 초월하게 된다고 했나?

평소 침착한 풀반장 입에서 ‘빨리..’라니.. 
반장의 새로운 모습에 
풀군은 자신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불현듯 다급한 풀반장의 표정이 궁금해졌다.
이때가 아니면 언제 볼 수 있으랴…
올려다본 풀반장의 얼굴… 그리고 그 뒤에.. 뒤에…

셔터다! 

셔터가 보였다.

“반장님~ 저기 셔터가 있어요!”
“그렇다면 스위치도 가까운 곳에 있겠네요!” 
“여기, 여기에 있어요!! 바로 작동 시킬게요!”
“풀군! 셔터를 작동 시켰으니 이제 계속 출구를 찾아봅시다.”
“그게 좀….”

스위치에서 손을 떼지 못한 채 말을 잇지 못하는 풀군의 모습을 본 풀반장은
풀군의 손끝으로 시선을 옮겼다.

아뿔싸…! 

다이얼에서 손을 떼면 그 자리에서 셔터가 멈추는 방식이었다.
다시 말해 셔터를 내릴 때까진 스위치에서 손을 뗄 수가 없다는 것!

잉~




마음이 급해서일까. 

셔터의 속도는 상상이상으로 느렸다.

아까보다 더 빨라진 걸음걸이로 다가오고 있는 좀비들의 모습이 보였다.
이목구비라고 할 수도 없을 정도로 흐물거리는
좀비의 얼굴이 구분될 정도로 가까운 거리…


5m... 4m... 3m... 2m... 1m

텅…


악!!!!

그토록 기다렸던 셔터와 바닥이 맞닿는 소리였지만
그 소리는 복도를 가득 메운 풀군의 날카로운 비명소리에 묻혀버리고 말았다.


풀군이 잡혔다.


셔터사이로 비집고 들어온 좀비들의 팔이 풀군을 잡아당기고 있었다.
좀비들의 힘은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강했다.

끌려가지 않으려 발악하는 풀군의 노력이 무색하게
뭉개진 코라도 없었으면 입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없을 그곳과
풀군의 목덜미가 점점 가까워져 간다.

“아악… 바…반장님…. 도..도와….주…”

풀반장을 향해 뻗은 풀군의 손끝이 떨렸다.

하지만 풀반장은 풀군의 손을 외면했다.
심지어 등을 돌린 채 복도 안쪽을 향해 달려갔다.

“반…장님?”

아니야.. 아닐거야..
반장님이 날 버릴 리 없어..

좀비에 대항하던 풀군의 힘이 빠져갔다.

체념… 포기… 절망…
             그리고 시원함?!

좀비의 뜨거운 숨결만이 복도를 가득 메운 조금 전과는 달랐다.
복도 안쪽에서부터 시원한 바람이 느껴졌다.
풀반장이 사라졌던 바로 그 곳으로부터…

기분 탓일까?
시원한 바람과 함께 좀비들의 힘이 약해진 듯했다.

하지만 좀비들을 뿌리치기엔 풀군의 힘은 역부족이었다.

턱!

그때 풀군의 손에 따뜻한 온기가 느껴졌다.
풀반장이었다.

“셋에 당길게요. 하나, 둘, 셋!!”

찌이이이익!..... 우당탕!! 


복도를 나뒹구는 풀반장의 품안에 풀군이 있었다.
위태위태하게 버티는 셔터에 대한 걱정보다 서로의 무사함에 그저 감사할 뿐이었다.

“반장님…”
“이야기는 나중에 하기로 하고, 어서 안쪽으로 이동 합시다.”

정말 자신을 버린 것인지, 복도 안쪽에서 불어온 시원한 바람은 무엇인지,
왜 갑자기 좀비들이 약해진 것인지 묻고 싶은 것이 많은 풀군이었지만
지금은 그저 풀반장의 등을 보며 앞을 향해 달려갈 수밖에 없었다.

수많은 좀비들의 무게에 못이긴 셔터가 터질 듯이 기울고 있었기 때문이다.

얼마쯤 달렸을까?

복도 한쪽을 가득 메운 문이 활짝 열려있는 냉장고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는 냉기를 느끼는 순간
풀군은 더 이상의 질문이 필요 없음을 느꼈다.

“냉장고 문을 열어.. 지하실의 온도를 낮춘 건가요? 저를 구하기 위해?”
“복도 안쪽에서 냉장고 돌아가는 소리가 들리더군요….”

앞을 향해 달려나가며 뒤도 돌아보지 않고 대답을 하는 풀반장이었지만
그 모습이 더 없이 늠름하게 느껴지는 풀군이었다.

끝없이 이어진 복도를 향해 달리던 그들의 눈에
빛이 새어 나오는 문 하나가 눈에 띄었다.


출구?

치...이악

문 안쪽에서 들려오는 알 수 없는 잡음이 신경 쓰였지만
좀비들의 울음소리가 다시 가까워지고 있는 만큼 가릴 처지가 아니었다.

망설일 필요가 없었다.
들어가야 한다.

하지만 문고리를 잡는 순간 수사대는 굳어버리고 말았다.
알 수 없는 잡음이었지만 한 단어만큼은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었다.

치...이악.... 오........ 이... 이이...


5℃ 였다.






<다음 편에 계속>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