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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Novel/웹소설 '오도의 비밀'

[PSI수사대] 오도의 비밀⑦ 오도를 탈출하라!

 지난 줄거리 

    
풀무원수사대 풀반장과 풀군은 지하실 온도 “5℃”가 자신들의 안전을 지켜주고 있음을 알게
    되지만 섬 전체의 온도 상승으로 좀비가 증식하기 시작, 지하실로 수 십 마리의 좀비들이
    밀어닥친다. 지하실 탈출을 시도하던 풀무원수사대는 구석방에서 새어 나오는 “오도”라는
    소리를 듣고 그 앞에 멈춰 서는데…! 
    [지난 에피소드 보러가기]

밀려드는 좀비들을 피해 탈출을 시도하던 중 마주한 문 하나.

문틈으로 새어 나오는 불빛,
그리고 누군가의 목소리…!!

잡음이 섞여 있었고
복도를 울리는 좀비들의 신음 소리에 묻혀 잘 들리진 않았지만
똑똑히 알아들을 수 있었던 한 마디는…., 

5℃였다.


치...이악.... 오........ 이... 이이...



“반장님! 저 소리 들으셨어요?” 
“저도 들었습니다. 우선 들어가 봅시다.”

자신들을 지켜주던 온도인 5℃.

그 단어를 듣는 것만으로도
좀비의 추격으로 심하게 요동치던
두 사람의 심장 박동도 잠시 잦아드는 듯했다.

풀반장은 알 수 없는 안도감을 느끼며 문고리를 돌렸다.


파 앗. 


방안을 가득 메운 밝은 빛에 수사대는 잠시 눈을 뜰 수가 없었다.

몇 번이나 눈을 깜빡였을까? 

점차 흐릿했던 주변 풍경이 눈에 들어오면서 
두 사람의 입은 놀라움에 벌어졌다. 

빅브라더가 연상될 만큼 모니터로 가득 찬 방.
수많은 모니터뿐만 아니라 정교한 기계 장치들도 벽면에 가득했지만
수사대의 시선은 모니터에서 떨어질 줄을 몰랐다.

섬 곳곳의 모습을 비추고 있는 모니터들 속에는 
검은 그림자가 가득했기 때문이었다. 

“저 검은 그림자들…..조…좀비들이죠?”


치...이악


두 사람이 모니터에 시선을 빼앗긴 사이에도
스피커에서는 끊임없이 잡음이 흘러나오고 있었다.

“분명 이 스피커에서 나온 소리였는데……이거 망가진 걸까요?”
“반장님, 제가 고쳐볼게요. 이래봬도 제가 방송반 출신이라….”

딸깍!!


“풀군!! 지금 뭐하는 겁니까? 갑자기 전원을 내리면 어떡해요!!”
“고장난 컴퓨터를 고칠 때는 리부팅이 최선이거든요.”

팟.

순간 화면 중앙에 낯익은 얼굴이 떠올랐다.

“아아? 들리나요? 거기 누가 있나요?”
“조..박사님?”
“그 목소리는 풀반장?”
“아악! 조박사님!! 우리 좀 꺼내줘요. 우리 좀 살려줘요!!”

낯익은 목소리가 스피커에서 흘러나오는 바람에 
긴장의 끈을 놓친 탓일까. 

풀반장은 팔을 허우적대며 다급하게 외쳐대는 풀군의 입을 한 손으로 막고 
다른 한 손으로 마이크를 잡아챘다. 

“조박사님! 여긴 대체 어딥니까? 
            그리고 우리가 여기에 있다는 건 어떻게 아셨나요?”
“허허.. 하나씩 물어보세요. 하나씩..”

평소 언제나 침착한 풀반장을 보며
투정을 부리던 풀군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을까?
풀반장은 여유만만한 조박사의 모습에 답답함을 느끼며
입술을 잘근 깨물었다.

“그 섬은 김박사가 5℃와 관련된 위험한 실험을 하던 섬이에요.” 
“역시, 아까 지하실에서 발견한 가운이 ‘김박사’의 것이 맞았군요.
            가운 주변에 그려져 있던 라인은 조박사님이 그리신…?” 
“맞아요. 우리가 그 섬에 도착했을 땐 이미…..” 
“잠깐, 잠깐만요, 5℃와 관련된 ‘위험한 실험’이라는 것이
            혹시 저 밖에 있는 ‘좀비’들과 관련이 있는 건가요?!”   

풀군이 다급히 던진 ‘좀비’라는 단어에 
스피커 너머의 조박사가 잠시 동요하는 기운이 느껴졌다.  

“음….그 존재를…. ‘좀비’라고 부르는군요. 뭐, 비슷하긴 합니다만…. 
            지금 두 사람, 그 방의 모니터로 섬 전체가 보이나요?” 
“네, 섬 구석구석이 모두 보이는 것 같습니다…만?” 
“두 사람이 말하는 그 ‘좀비’들도 보이나요?”
“네! 보여요. 엄청나게 많은 좀비들이 섬 안에 득실득실하다구욧.” 
“음.. 결국은 임계점을 넘어선 모양이군요.”

임계점?


“이 좀비들, 증식하고 있는 게 맞군요?”
“맞아요. 처음엔 2의 배수로 늘기 시작하다가
            64개체 이후부터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나기 시작하죠.
            그걸 막는 방법은 5℃를 지키는 수밖에 없는데
            이미 지하연구실이 통제력을 잃은 것 같군요.” 
“그럼, 김박사는 일부러 좀비를 증식시킨 건가요?”
“우린 그렇다고 판단했어요.
            원래는 증식을 억제하기 위한 온도로 5℃를 연구했던 것인데,
            ‘김박사’라는 자는 오히려 좀비들의 증식을 폭발적으로 늘리기 위해
            5℃를 연구한 것 같더군요.”

그 순간, 불길한 굉음이 두 사람의 대화를 단절시켰다. 

우지끈……!!!!  

셔터가 깨진 것이 분명했다! 

조금 전 스피커를 고치기 위해 풀군이 전원을 내린 순간
좀비들의 움직임을 멈춰놓았던 냉장고가 멈춘 것이다.

결국 힘을 되찾은 좀비들에 의해 셔터가 부서진 것! 

마이크를 낚아챈 풀군이 악을 쓰듯 외쳐댔다.  

“조박사님! 지하실 온도가 이미 5℃를 넘어서버렸어요. 
            간신히 내려놓았던 셔터도 부서져버렸구요! 
            지하실 안으로 좀비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구요!!” 

오오-

가까워지는 좀비들의 신음소리에 
침착을 유지하던 풀반장도 머리끝이 쭈뼛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다시 풀군의 손에서 마이크를 빼앗아 쥔 풀반장이 
실낱 같은 기대감을 걸고 한마디 한마디에 힘을 주며 물었다.  

“박사님..! 일단, 저희를 좀비로부터 구해주실 수 있을까요?” 
“아, 실은 두 사람이 있는 그 방은
            ‘오도’섬 전체의 온도를 5℃로 제어할 수 있는 컨트롤룸이에요.
            온도제어장치를 가동시키고 F19 지역으로 가서
            우리가 보내준 헬기를 타고 ‘오도’를 탈출하면 됩니다. 다만….”
“다만…?!”
“F19지역으로 가기 위해서는 F2, F3, F5, F18 지역을 지나야 하는데.
           현재 시스템 상으로는 다른 지역의 전원을 다 끌어 쓰더라도
           동시에 4개 지역을 5℃로 유지시킬 수 있을지는 의문이네요.
           계산을 해보니 최대 3개 지역까지는 가능…….” 

치...치치치... 이악..... 


스피커가 꺼져버렸다……….! 

“아악! 스피커가 꺼졌어요!” 

패닉 상태에 빠진 풀군과 달리 풀반장은  
침착한 목소리로 지하연구소 한쪽 벽에 붙어있는 섬 지도를 가리켰다.

“조박사님이 시키신 대로 해보죠.
            일단 F2, F3, F5, 이렇게 3개 지역의 온도를 5℃로 낮추고
            비교적 거리가 짧은 F18은………… 냅다 뛰면서 돌파하는 거에요.
            풀군! 5℃ 제어버튼을 누르세요!”
“아..알았어요. F2… F3… F….”

풀군이 떨리는 손가락으로 온도제어버튼을 찾아 누르는 동안 
풀반장은 컨트롤룸을 찬찬히 살펴봤다. 

그리고 풀반장의 눈에 천장에 붙은 환풍구가 들어왔다.


텅!!!

탈출을 위해 환풍구 뚜껑을 여는 소리가 너무 컸던 탓일까?
문밖을 서성이던 좀비들의 그림자가 일제히 멈춰섰다.

수사대의 위치를 알아차린 좀비들
컨트롤룸의 문을 다 뭉개진 손톱으로 긁으며 머리를 들이박기 시작했다.

사악~ 사악~ 사악~
쿵쿵~


우당탕! 

컨트롤룸의 문이 부서지며 좀비들이 밀려들어오기 시작했다! 

그 순간, 풀군과 풀반장은 고민할 필요도 없이
열려진 환풍구를 향해 몸을 날렸다.

수사대가 사라진 환풍구를 향해 팔을 뻗는 좀비들…!!

신음소리가 점점 커져가는 가운데
좀비들 중 한 마리의 벌어진 입 사이로 타액이 흘러나와
조금 전 풀군이 눌렀던 온도제어 장치 위로 떨어졌다.

오래도록 버려진 탓에 먼지가 뽀얗게 앉은 키보드…

풀군이 눌렀다던 F5에 쌓였던 먼지가 좀비의 타액에 의해 씻겨져 나갔다.

그리고 드러나는 숫자..
F8…

F5 지역의 좀비들은 없어지지 않았다!!





<다음 편에 계속>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