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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햄버거, 아이스크림 회사도 ‘로하스’해요?

어떻게 그들은 환경과 친해졌나
햄버거, 아이스크림 회사도 ‘로하스’해요?

햄버거와 아이스크림은
은 좋지만, 에는 절대 좋을 수 없는(!)
그런 식품으로 여겨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꼭 그런 것만은 아니더군요!
정크푸드의 대명사 햄버거 회사 중에서도 로하스 기업이 있더라고요.
자담큰 여름호에 소개된, 햄버거, 아이스크림 로하스 기업들
풀반장이 시원시원하게 소개해 드립니다.


‘친환경’이라는 단어와는 왠지 거리감이 있어 보이는 정크푸드의 대명사 ‘햄버거’나 ‘아이스크림’을 만드는 회사 중에도 의외의 로하스 기업들이 숨어 있다. 이제는 유니레버에 흡수합병된 벤앤제리, 정크푸드가 아닌 햄버거 가게인 인앤아웃버거와 일본의 모스버거가 바로 그들이다.


벤앤제리는 버려진 주유소에서 시작된 아이스크림 회사다. 1978년 미국 동북부 버몬트 주의 벌링턴이라는 지역에서 중학교 동창이었던 벤 코헨(Ben Cohen)과 제리 그린필드(Jerry Greenfield)는 버려진 주유소를 고쳐 두 사람의 이름을 따서 벤앤제리 아이스크림을 팔기 시작했다. 창업 초기부터 이 회사는 두 가지를 매우 중시했다. 하나는 가격이 좀 비싸더라도 좋은 재료로 아이스크림을 만들자는 것이었고, 또 다른 하나는 지역사회에 도움이 되도록 사업을 운영하자는 것이었다.


벤앤제리, 평화를 위한 아이스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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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초, 버몬트 지역의 우유 가격이 대폭락했을 때, 벤앤제리는 축산 농가들을 위해 우유의 납품가격을 오히려 인상하였다. 또 다른 지역의 축산업자들과 거래를 하지 않고 그 지역 축산 농가들과 거래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했다. 벤앤제리는 1988년 미션 성명 발표 이전에도 이미 사회공헌 활동을 전개해 왔었다.

1985년에는 벤앤제리 재단을 설립하여 세전 이익의 7.5퍼센트를 지역사회에 환원시켰다. 또 국방 예산의 1퍼센트는 평화를 장려하는 프로젝트나 활동에 쓰여야 한다고 주장하는 단체 ‘평화를 위한 1%(1% for Peace)’의 설립을 지지하고 지원한 사실은 유명하다. 이를 위해 벤앤제리는 ‘1% for Peace’라는 메시지를 담은 아이스크림을 출시했다.


1990년 이 아이스크림 회사는 뉴햄프셔 주에 있는 시브룩 시의 원자력 발전소 설립을 반대하는 성명을 냈으며, 농가보호 캠페인의 차원에서 800번으로 시작하는 농가보존 후원 무료전화번호를 800만 개의 컵에 실어 배포했다. 벤앤제리는 태양열 사용과 발전을 촉구하는 메시지를 전하려고 순회 버스에 태양열 장비를 실어 전국 투어를 하기도 했고 비영리 아동보호 펀드의 제정을 돕고자 국회의원들에게 7만 통의 우편엽서를 보내 이 법안이 무사히 통과되도록 도왔다.


2000년 벤앤제리는 세계적인 다국적기업 유니레버 사에 인수되었지만, 유니레버는 벤앤제리의 미션 성명을 지킬 것을 약속하여 벤앤제리는 아직도 지속적으로 사회공헌 활동을 하고 있다.


냉동고가 없는 인앤아웃 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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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몇 년간 ‘맥도널드’, ‘버거킹’으로 대표되는 햄버거 레스토랑과 미국식 패스트푸드 문화가 집중포화를 받고 있다. 빠르고, 편리하고 가격이 저렴한 대신 질 나쁜 정크 푸드를 사용하여 소비자의 건강을 해치고, 미국식 자본주의를 전 세계에 보급하는 첨병으로 취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러한 미국식 정크푸드 햄버거에 대한 공격에도 꿋꿋이 자존심을 지키고, 신선하고 질 좋은 햄버거를 만들고 종업원에게는 임금을 가장 많이 주는 기업으로 존경받는 미국의 햄버거 체인회사가 있다. 바로 1948년에 창립된 인앤아웃 버거(In-N-Out Burger, www.in-n-out.com)이다.


인앤아웃 버거는 고객들에게 항상 신선한 재료로 만든 햄버거를 제공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주방에는 마이크로웨이브 오븐이나 열 램프, 냉동고가 아예 없다. 항상 갓 들어온 신선한 재료만을 사용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햄버거용 쇠고기는 항상 신선하고, 감자도 최고급의 것을 사용하여 껍질을 매일 벗긴 다음 식용유를 사용하여 프렌치프라이를 만든다. 그리고 밀크셰이크는 시럽이 아니라 진짜 아이스크림을 사용해 만든다.

이렇게 주방의 음식 처리과정을 소비자에게 투명하게 보여 줌으로써 인앤아웃이 신선한 음식을 제공하고 있다는 것을 더욱 노출하는 기회로 삼고 있다. 고객이 주문한 다음에 음식을 만들기 때문에 다른 햄버거 가게에 비해 시간이 오래 걸리긴 하지만, 고객은 시간이 늦다고 전혀 불평하지 않는다. 늦게 나오지만 믿을 수 있는 음식을 먹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신선한 즉석 햄버거 어때요? - 모스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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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햄버거 시장은 메뉴의 전략에 따라 저가격 추구형, 메뉴의 다양성 추구형, 그리고 신선함 추구형의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저가격 추구형의 대표적인 업체가 맥도날드, 다양한 메뉴 추구형이 롯데리아와 퍼스트 키친이라면, 모스버거는 주문을 받고 나서 즉석에서 만들어주는 것을 특징으로 하는 신선함 추구형에 가깝다. 이처럼 1972년에 시작한 모스푸드 사의 모스버거는 상품의 질과 서비스에 큰 무게를 두고 소비자들에게 접근하고 있다.

‘모스(MOS)’는 Mountain, Ocean, Sun의 첫 글자를 딴 것으로 자연과 인간에게 한없는 사랑을 담아서 봉사하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그럴 정도로 모스 버거의 기업 정신은 자연친화적인 성격을 강하게 띠고 있다. 무엇보다도, 모스 버거는 좋은 재료를 고집한다. 고기는 호주 남부의 무공해 지역에서 목초만 먹고 자란 소를 사용하며, 채소는 화학비료나 농약을 전혀 사용하지 않은 미네랄 채소만을 사용한다. 이를 위해 각 지역에는 지정 협력 농가를 만들어 담당자가 책임지고 제품의 질을 유지하고 있다. 또한, 2002년부터는 햄버거 빵을 비타민, 미네랄, 섬유질이 풍부한 맥아로 바꾸었다.

또 ‘애프터 오더’ 시스템을 유지하고 있어 절대 미리 만들어져 있는 햄버거를 손님들에게 제공하지 않는다.

토종 브랜드 크라제도 ‘애프터 오더’
웰빙 햄버거를 내세우는 브랜드는 우리나라에도 있다. 1998년 첫 매장을 연 우리나라 토종 브랜드 크라제(KRAZE)는 양이 좀 적고, 주문을 받은 다음에 조리하는 ‘애프터 오더’ 시스템을 갖고 있어 기다리는 시간이 더 걸리지만, 재료가 신선하고 좋아서 가격이 좀 높아도 자주 가게 된다. 하지만, 우리나라에 아직 벤앤제리처럼 웰빙을 넘어 로하스 차원까지 간 기업들이 그리 많지 않다는 것은 아쉬운 일 중 하나다.

글을 쓴 김민주는 리드앤리더 컨설팅(www.emars.co.kr) 대표로, 새롭게 뜨는 트렌드를 파악해서 기업의 마케팅에 접목하는 걸 즐긴다. <로하스 경제학>, <마케팅 상상력> 등 다수의 책을 쓰고 방송에도 꽤 자주 불려다닌다.

*본 기사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8년 여름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을

블로그에 맞게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