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올레'길에서 만난 사람들
아름다운 중독,'걷기'에 빠지다 1부
'걷기'만큼 여유 있고, 아름다운 운동도 없습니다.
아이건 어른이건, 돈이 많건 적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걸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걷는다는 건 더할 수 없는 사치가 아닐까요.
천혜의 섬 제주, 이 아름다운 제주의 강산을
자연과 하나되며 걷는 사람들이 여기 있습니다.
자담큰 2008년 여름호에 소개된
제주 올레 길에서 아름다운 중독 '걷기'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반장이 세 번에 나눠 소개하겠습니다.
언젠가부터 달리기만큼 '걷기'가 흔해졌다. 함께 걷자는 인터넷 동호회가 뜨고, 걷기에 좋은 신발이 팔리고, '걷기에 중독됐다'라는 소리도 들린다. 물론 걷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몇 해 전부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걷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한때의 유행이라기보다는 걷기의 소중함을 새삼 되찾는 일이기에 꽤 바람직해 보인다.
나는 왜 걷는가?
하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걷기'엔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 걷기를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것', 혹은 '건강을 위한 것' 쯤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걷는 것일까? 걷기의 숨겨진 매력은 무엇일까?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099일 간의 걷기 여정을 기록한 예순한 살의 남자가 있다. <나는 걷는다>라는 책을 쓴 은퇴한 퇴직 기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다. 생리학적으로 '걷기'란 불필요한 지방을 연소시키고 천연 마약인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그러나 그의 여정에는 단순히 '운동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기록은 순례자의 경건한 침묵과 30여 년간 바쁘게 일했던 자신의 인생, 그리고 이후의 여유로운 사고를 담고 있다.
달리기에 '러너스하이(runner's high :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가 있다면 걷기에는 '명상'이 있다. 그것은 걷기의 속도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이 예순한 살의 남자가 말하는 걷기의 의미는 열정을 넘어선 특별하고 따뜻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 나이의 반절인 필자는 그 무언가를 제주에서 만났다.
길치 부인 서명숙의 꿈, '제주 올레'
지난 4월 26일, 제주 올레 다섯 번째 길 개장행사가 열린 날 제주도를 찾았다. <자담큰> 독자라면 이미 알고 있을 '마흔여덟 길치 부인 서명숙(2006년 가을호에 소개된 적이 있다)'씨를 처음 만난 건 지난 2월. 그녀가 이은 세 번째 길 위에서였다. 산티아고 가기 전에 여행을 간다며 신나게 인터뷰를 했던 그녀. 산티아고에서 하루에 20~30킬로미터씩 걸으며 온전히 자신을 만나는 경험을 했다고 털어놓는다. 산티아고 길을 걷는 여정에 반해 그녀는 영국 친구에게 말했단다.
"나 여기 또 올 거야." 그러자 그 영국 친구가 말했다.
"또 오는 건 좋은데 매번 비행기 삯을 들여가며 올 필요가 있을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처럼 스페인을 찾을 수는 없어. 저마다 돌아가면 각자 자기 나라에 '까미노(길)'를 만드는 건 어때?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그곳에서 쉬어가고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이 말에 영감을 얻은 서명숙 씨는 귀국 후 고향 제주도에서 판을 벌였다.
제주도에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을 받으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제주 올레(www.jejuolle.org)'를 꾸린 것이다. 지금 서명숙 제주 올레 이사장은 한 달은 걸어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코스 개척은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길, 환경 보호와 자연유산의 보전과 유지라는 정신에 뿌리를 두고 전개된다. 그녀는 산티아고 순례의 길에서 자동차가 사람을 보고 멈춰 기다리는 것을 보고, 새로운 충격을 받았단다. 서울에서는 차가 지나가면 사람이 비켜야 하고 차를 가로막은 사람은 경적으로 경고를 받지 않던가. 경적을 울리는 것은 걷는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무례한 행동인데도 말이다.
그런 마음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곳곳을 속속들이 찾아내어 내내 걸을 수 있게 만든 길. 그녀가 조각보처럼 이어놓은 제주 속살 길을 걸었다. 여러 번 여러 날 아주 천천히.
'아름다운 중독, 걷기에 빠지다' 2부로 이어집니다
글을 쓴 이종혜는 가뭄에 콩 나듯 잡지에 글을 쓴다. 열심히 일한 적도 없으면서 떠날 궁리만 하는 그녀는 한심해보이지 않기 위해 날마다 책을 읽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아름다운 중독,'걷기'에 빠지다 1부
'걷기'만큼 여유 있고, 아름다운 운동도 없습니다.
아이건 어른이건, 돈이 많건 적건, 누구나 마음만 먹으면 걸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아름다운 우리 산하를 걷는다는 건 더할 수 없는 사치가 아닐까요.
천혜의 섬 제주, 이 아름다운 제주의 강산을
자연과 하나되며 걷는 사람들이 여기 있습니다.
자담큰 2008년 여름호에 소개된
제주 올레 길에서 아름다운 중독 '걷기'에 빠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반장이 세 번에 나눠 소개하겠습니다.
걸음마다 풍경에 취했다. 날씨는 걷기에 좋았다. 비도 오지 않고 해도 들지 않았다. 제주의 속살 같은 길들을 조각보처럼 이어놓은 '제주 올레'를 걸었다. 길 위에서 '걷기'와 사랑에 빠진 사람들을 만나 '걷기'에 숨겨진 매력에 귀를 기울였다.
언젠가부터 달리기만큼 '걷기'가 흔해졌다. 함께 걷자는 인터넷 동호회가 뜨고, 걷기에 좋은 신발이 팔리고, '걷기에 중독됐다'라는 소리도 들린다. 물론 걷는 것은 인간의 본능이다. 몇 해 전부터 적지 않은 사람들이 걷기에 관심을 보이는 것은 한때의 유행이라기보다는 걷기의 소중함을 새삼 되찾는 일이기에 꽤 바람직해 보인다.
나는 왜 걷는가?
하지만, 아직도 우리들의 '걷기'엔 뭔가 부족한 것이 있다. 걷기를 단순히 '살을 빼기 위한 것', 혹은 '건강을 위한 것' 쯤으로 취급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왜 걷는 것일까? 걷기의 숨겨진 매력은 무엇일까?
터키 이스탄불에서 중국 시안까지, 1,099일 간의 걷기 여정을 기록한 예순한 살의 남자가 있다. <나는 걷는다>라는 책을 쓴 은퇴한 퇴직 기자 베르나르 올리비에다. 생리학적으로 '걷기'란 불필요한 지방을 연소시키고 천연 마약인 엔도르핀을 분비한다. 그러나 그의 여정에는 단순히 '운동 효과'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그의 기록은 순례자의 경건한 침묵과 30여 년간 바쁘게 일했던 자신의 인생, 그리고 이후의 여유로운 사고를 담고 있다.
달리기에 '러너스하이(runner's high : 중간 강도의 운동을 30분 이상 계속했을 때 느끼는 행복감)'가 있다면 걷기에는 '명상'이 있다. 그것은 걷기의 속도만이 줄 수 있는 선물이다. 이 예순한 살의 남자가 말하는 걷기의 의미는 열정을 넘어선 특별하고 따뜻한 무언가가 있었다. 그 나이의 반절인 필자는 그 무언가를 제주에서 만났다.
제주 올레의 모든 길들은 철저히 사람이 우선인 길이고
환경 보호를 뿌리에 두고 만들어졌다, 아니 이어졌다.
환경 보호를 뿌리에 두고 만들어졌다, 아니 이어졌다.
길치 부인 서명숙의 꿈, '제주 올레'
서명숙 이사장
"나 여기 또 올 거야." 그러자 그 영국 친구가 말했다.
"또 오는 건 좋은데 매번 비행기 삯을 들여가며 올 필요가 있을까? 세상 모든 사람들이 우리처럼 스페인을 찾을 수는 없어. 저마다 돌아가면 각자 자기 나라에 '까미노(길)'를 만드는 건 어때? 다른 사람들도 우리처럼 그곳에서 쉬어가고 위안을 얻을 수 있도록." 이 말에 영감을 얻은 서명숙 씨는 귀국 후 고향 제주도에서 판을 벌였다.
대평리 포구에서 조슨다리, 화순항까지 이어지는 10킬로미터 길이의 올레 길 5코스는
다른 코스보다 평지가 적은 편이다. 짧지만 계곡을 넘고 산을 타야 해서 쉽지 않은 길
다른 코스보다 평지가 적은 편이다. 짧지만 계곡을 넘고 산을 타야 해서 쉽지 않은 길
제주도에 사람이 사람답게 대접을 받으면서 걸을 수 있는 길을 만들고자 '제주 올레(www.jejuolle.org)'를 꾸린 것이다. 지금 서명숙 제주 올레 이사장은 한 달은 걸어야 하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답고 평화로운 길'을 만들어내는 중이다. 코스 개척은 차보다 사람이 우선인 길, 환경 보호와 자연유산의 보전과 유지라는 정신에 뿌리를 두고 전개된다. 그녀는 산티아고 순례의 길에서 자동차가 사람을 보고 멈춰 기다리는 것을 보고, 새로운 충격을 받았단다. 서울에서는 차가 지나가면 사람이 비켜야 하고 차를 가로막은 사람은 경적으로 경고를 받지 않던가. 경적을 울리는 것은 걷는 사람의 권리를 침해하는 무례한 행동인데도 말이다.
그런 마음으로 제주의 아름다운 곳곳을 속속들이 찾아내어 내내 걸을 수 있게 만든 길. 그녀가 조각보처럼 이어놓은 제주 속살 길을 걸었다. 여러 번 여러 날 아주 천천히.
'아름다운 중독, 걷기에 빠지다' 2부로 이어집니다
글을 쓴 이종혜는 가뭄에 콩 나듯 잡지에 글을 쓴다. 열심히 일한 적도 없으면서 떠날 궁리만 하는 그녀는 한심해보이지 않기 위해 날마다 책을 읽는 일도 게을리 하지 않는다.
*본 기사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8년 여름호에 게재되었던 내용을
블로그에 맞게 일부 수정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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