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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41년 만에 공개된 숲, 북한산 국립공원 우이령길...[가을에 가기 좋은 숲길]

요즘 날씨가 제법 쌀쌀하지요?
갑자기 추워진 날씨에 "작년 이맘때는 무엇을 입었더라?" 고민하며 옷장을 뒤지다보니 어느새 10월이 되어버리고, 이제는 가을 속으로 '성큼' 들어와버렸네요. +_+ ;; 

풀사이 가족 여러분은 가을이 되면 무엇이 생각나시나요? 

1. 독서
2. 천고마비(살찐말,살찐 나?)
3. 단풍을 따라 떠나는 숲길 여행~ ㅇㅅㅇ~

이 세가지 중, 풀반장이 오늘 준비한 것은 다름아닌 3번~!
(네? 다른 더 좋은 가을 키워드들이 생각나셨다면 댓글로 제보를..쿨럭;;)
그래서, 어떤 숲길을 소개할까 고민고민하던 차에 풀반장의 영원한 고향, +_+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을 뒤져보지 않았겠습니까! 휘리릭- 사외보를 넘기다보니, 눈에 띄는 문구!

'41년 만에 공개된 아주 비밀스러운 숲길'

엥? 서울 안에 있는 숲길인데, 왜 41년 만에 공개가 됐을까요? 제목부터가 궁금증을 자아내지요?  서울에 위치해있어 비교적 찾아가기도 수월하고 가벼운 마음으로 오를 수 있는 숲길, 비밀스러운 그 길로 여러분을 안내합니다.


 
 북한산 국립공원 우이령길
 41년 동안 닫혀 있던 길

우리나라의 많은 숲길 중 최근 41년 만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허용된 숲길이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서울시와 경기도를 잇는 4.5킬로미터의 우이령길이 그 길이다. 원래는 지름길로 사랑받던 길인데, 1968년 김신조 침투사건 이후 작년까지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됐던 길이다.


‘이동’아닌 ‘즐김’이 목적

처음부터 ‘길’이었던 길은 없다. 인간에 의해서건 야생동물에 의해서건, 첫 발걸음이 디뎌지는 순간에야 비로소 ‘길’이 된다. 인간이든 야생동물이든,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길’을 만드는 주목적은 한 장소에서 다른 장소로의 수월한 ‘이동’을 위해서다. 그러나 자동차 문화의 발달로 인해 ‘길’의 존재는 희미해지고 ‘도로’가 그 자리를 차지해버렸다. 이제 ‘이동수단’이라고 하면 ‘발과 다리’보다는 ‘자동차’를 떠올리는 것이 더 자연스럽다. 그렇다고 해서 ‘길’의 가치가 사라져버린 것은 아니다.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걷는 것을 좋아하고, 아름답고 한적한 길을 찾아 나선다. ‘길’의 목적이 이제는 ‘이동’이 아니라 ‘즐김’이 된듯하다. 사색에 빠져 혼자 걷는 것도 즐거운 일이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도란도란 정을 나누며 걷는 것도 행복한 일이다.


41년 만에 출입이 허용되다

길 중에서도 즐거움을 가장 많이 느낄 수 있는 길은 역시 아름다운 숲길이다. 우리나라의 많은 숲길 중 최근 41년 만에 일반인들의 출입이 허용된 숲길이 있다. 북한산국립공원 내에 있는 서울시 우이동과 양주시 교현리를 잇는 4.5킬로미터의 우이령길이 그 길이다. 우이령길은 조선시대부터 경기도 북부의 주민들이 농산물을 팔러 가거나 생필품들을 사올 때 이용하던 지름길이었다. 원래는 1~2미터 너비의 오솔길이었는데, 한국전쟁 당시 미국 공병들에 의해 4~6미터 너비로 확장되었다고 한다.
우이령길은 경기도와 서울시를 바로 이어주는 지름길로 오랜 기간 사랑을 받아왔으나 1968년 김신조 침투사건 이후 일반인의 출입이 전면 통제되고, 군인들과 경찰들만 배치되어왔다. 그러던 중 2009년 7월 생태탐방로로 새롭게 단장하여 일반인들에게 전면 개방되었다. 그러나 생태계 보호를 위해 사전예약제로 관리되고 있으며, 하루에 780명으로 출입 인원을 통제하고 있다. 안보의 목적으로 출입이 통제되긴 했지만 덕분에 생태계와 자연경관이 잘 보전되어 있어 탐방객들에게는 여간 다행스러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우이령길은 또한 북한산과 도봉산의 비경을 감상하기에도 적합한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탐방로의 경사가 완만하고, 탐방시간도 1시간 30분 정도면 충분해서 가벼운 등산이나 산책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숲길이라 할 수 있다.




케이블카와 숲 탐방 사이

북한산과 도봉산은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명산들로 꼽히고, 수도권 지역의 등산객들에게 가장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산들이다. 계절에 관계없이 주말이면 줄지어 산을 오르는 등산객들로 인해 온 산이 울긋불긋해지는 것을 볼 수 있다. 때로는 그 무리 속에 함께 휩쓸려 올라가 보기도 하고, 때로는 능선길을 따라 수려한 풍광을 감상하며 느릿느릿 걸어보기도 하고, 기분에 따라 여러 가지 즐거움을 느껴볼 수 있는 고마운 산들이다. 그런데 최근 국립공원관리공단이 ‘생태환경 보전’이라는 명분을 내세워 이곳 북한산에 케이블카를 설치하려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어 논란이 일고 있다. 등산객들로 인해 생태계가 훼손되고 있는 것은 분명한 사실이지만, 케이블카를 설치하는 것이 이에 대한 적절한 대안으로 생각되지는 않는다. 어차피 걸어서 정상을 오르고 싶은 등산객들은 케이블카 설치 여부와 상관없이 계속 걸어서 오를 것이다. 케이블카 설치 과정에서의 불가피한 생태계 파괴와 케이블카 이용객들로 인한 정상 부근의 추가 훼손만 이루어질 가능성이 더 크다.


산로에도 ‘휴식년제’ 생긴다면?
정상에서 바라보는 풍경을 즐기기 위한 목적만으로 산을 오르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등산객은 산을 오르는 행위 자체를 즐기기 때문에 산에 오른다. 말 그대로 ‘이동’의 목적이 아닌 ‘즐김’을 위해 산에 오르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에게 케이블카의 로프는 등산 중에 즐기는 경관을 망쳐버리는 혐오시설이 될 수밖에 없다. 생태계 보전이 목적이라면 등산로 휴식년제를 적극적으로 활용하여 일정 기간 일부 등산로의 출입을 통제하는 것이 더욱 적합하다. 우이령길이 비록 생태계 보전의 목적이 아니었지만 40년 넘게 통제되었던 것처럼 말이다. 등산객들의 편의를 위한다는 명분으로 숲 탐방 고유의 즐거움을 빼앗지 않았으면 한다.


 
글을 쓴 이수현은 13년간 환경운동단체의 상근활동가로 활동해 오고 있으며, 지금은 ‘생명의숲국민운동’ 사무처장으로 일하고 있다. 숲이 주는 감수성이 사람을 온전하게 만든다는 신념을 가지고 있다.


사진제공 | 우이령보존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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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