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신데렐라 언니>를 보셨나요?
드라마 발표 당시에는 문근영, 서우, 천정명, 택연으로 이어지는 스타급 캐스팅으로도 주목받았지만
회가 거듭될수록 주인공으로 급부상했던 또다른 존재(?)가 있었습니다!
뭐, 일종의 '씬 스틸러(Scene Stealer)'라고나 할까요. 쿨럭.
(씬스틸러는 주연보다 더 주목을 받는 조연이라는 뜻입니다.
주연의 씬을 가져간다고 해서 '씬을 훔치는 사람'이라고 표현하지요. ^^ )
풀반장의 개인적인 소견으로 <신데렐라 언니>의 씬 스틸러는......
바로 '막걸리(탁주)'가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
문근영 씨가 막걸리에 대한 특징을 설명하는 장면이나
서우 씨가 갈증난다며 막걸리를 벌컥벌컥 들이키는 장면에서 침흘리셨을 분 많으셨지요? ^ ^ ~
정말이지 요즘은 드라마는 물론이고 톱스타가 나오는 막걸리 광고까지..
그야말로 막걸리 전성시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닌데요.
하지만 이같은 막걸리 열풍은 비단 브라운관 속의 일만은 아닙니다.
바로 막걸리가 한류의 또 다른 관심의 대상으로 주목받고 있기 때문입니다.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막걸리에 대한 해외의 뜨거운 관심을 재조명해봤습니다.
함께 보시죠~. 그나저나 풀사이에서 '대낮'에 '술' 이야기를 하게 될 줄이야..쿨럭..>_<
막걸리 열풍이 거세다. 이 열풍은 바다 건너 일본에서 먼저 불었다는 해석이 많다. 일본 술에도 막걸리 같은 탁주가 존재하는데 왜 그들은 한국 막걸리에 열광할까? 곰곰히 생각해보는 동안 벌써 막걸리 맛이 궁금해졌다면 당신도 막걸리홀릭이 될 자격이 충분하다.
비어홀릭, 막걸리 바를 탐험
한동안 맛있는 맥줏집만 찾아다니던 내게 변화가 생겼다. 홍대에 새로 생긴 막걸리 바를 종종 들른다. 이곳의 가장 큰 재미는 지역별 막걸리를 마실 수 있다는 점이다. 막걸리 바에 앉는다. 박정희 전 대통령이 좋아한 ‘배다리 막걸리’를 주문한다. 눈을 감고 한 모금 마신다. 상상 대화를 시작한다. (그렇게 막걸리 좋아하면서 왜 쌀 막걸리를 금지하셨어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좋아하는 ‘가야옛생탁주’를 마신다. (막걸리 더 드셨어야죠.) 이명박 대통령이 즐기는 ‘설성동동주’를 마신다. (막걸리 좀 더 밀어주셔요.) 비어홀릭과 와인홀릭들이 조금씩 막걸리홀릭으로 바뀌고 있다면, 아마 다양성 때문일 게다.
막걸리와 청주, 사케의 관계
막걸리 열풍이 거세다. 지난해 막걸리 열풍은 바다 건너에서 먼저 불었다는 해석이 많다. 술 품평가 허시명 씨는 일본의 막걸리 열풍이 역으로 종주국 한국에서 막걸리의 재발견을 이끌었다고 해석한다. 자연스레 질문이 남는다. 일본 술에도 막걸리 같은 탁주가 존재하는데 왜 그들은 한국 막걸리에 열광하는가? 막걸리와 청주는 이란성 쌍둥이다. 발효주는 와인처럼 도수가 10도를 넘는 게 정상이다. 청주와 탁주는 함께 만들어진다. 술을 담갔을 때 위에 뜬 맑은 술이 청주다. 일본식 청주가 사케다. 밑에 가라앉은 게 탁주다. 우리가 보통 ‘막걸리’라고 부르는 술은 탁주에 물을 섞어 도수를 떨어뜨린 것이다. 전통 탁주는 물을 섞은 시중 막걸리보다 더 걸쭉하고 도수도 10도를 넘는다. 사케가 발달한 일본에 일본식 탁주가 없을 리 없다. 실제로 일본에도 그들만의 탁주가 존재했다. 일본식 막걸리인 ‘니고리자케’나 ‘도부로쿠’가 그것이다.
일본인들에게 ‘막걸리’란?
지난해 8월 한 주류업체가 10여 명의 일본 언론인, 미식가들을 초청해 다양한 한국 막걸리를 시음하는 행사를 열었다. 생 막걸리, 포천이동 막걸리, 서울장수 막걸리, 참살이 탁주, 세왕주조 막걸리, 부산 생탁, 전주 비사벌 막걸리, 고양 탁주, 부자 막걸리(배혜정 누룩 도가), 부산 산성 막걸리, 국순당 막걸리 이화주가 차례로 테이블에 올라왔다.
일본 언론인들의 반응은 세대별로 달랐다. 먼저 젊은 세대. “한류 붐이 일어서 덩달아 한국 막걸리가 인기인 것 같다.”(생활정보지 <바우하우스> 구도 리쓰코 기자) “가볍고 상쾌한 맛이 장점…칵테일처럼 만들면 어떨까.”(<시즈오카 신문> 우노 모모코 기자) “걸쭉하고 도수 높은 제품이 인상적…일본 젊은이들에게 성공할 것 같다.”(<홋카이도 신문> 쓰노 게이) 젊은 일본인들에게 막걸리는 또 하나의 한류다. 반면 일본 60대에게 막걸리는 그저 음식이라기보다는 역사를 떠올리게 하는 사물이다.
막걸리는 맛도 색도 세련돼졌다. 자색 고구마를 넣은 핑크색 막걸리, 검은콩을 갈아넣은 막걸리, 감귤 막걸리, 합성감미료를 쓰지 않는 막걸리 등. 그래서 와인바 대신 막걸리바를 찾는 젊은 여성들도 많다.
어쩌다 고약한 이미지를 얻다
시작이야 어쨌든 막걸리가 재조명 받는 것은 분명 긍정적이다. 박정희 정부가 쌀로 막걸리 빚는 것을 금지한 이래, 막걸리는 고약한 술의 이미지를 가졌다. 밀로 만들어 값은 싼데, 머리 아프고, 맛없는 술이었다. 맛도 천편일률적이었다. 사이다처럼 탄산이 강하고 몸에 안 좋은 합성감미료를 잔뜩 넣어 달게 만들었다. 알코올 도수도 대충 물을 섞어 6도에 맞췄다. 그러나 요새는 6도 넘는 제품도 많이 출시됐다. 합성감미료를 쓰지 않는 막걸리, 신맛이 강하고 보디(액체의 묵직한 정도)가 무거운 막걸리 등 스타일이 다양해졌다.
미국에서도 사랑받을까?
2010년 막걸리 바람은 일본 열도를 넘을 수 있을까? 미국, 유럽인도 일본인처럼 막걸리에 열광할까? 정부가 한식세계화를 추진하고 있지만, 세심한 전술이 필요해 보인다. 가령 막걸리의 영문 표기가 문제다. <젠김치 코리아 푸드 저널>이라는 미국의 인터넷 매체에서는 “막걸리의 정식 영문 표기인 ‘Makgeolli’는, ‘kg’와 ‘eo’가 문제”라고 주장한다. “영어권 사람은 대부분 ‘막게올리’나 ‘막지올리’로 발음할 것”이라는 거다. 또 막걸리의 우유 빛깔이 아마 미국인들에게 별로 매력적이지 않을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한국의 문화를 같이 알리는 면밀한 전략이 필요함을 느낄 수 있다. 간혹 막걸리를 라이스 와인(rice wine)이라고 번역한다. 그러나 맥주 ‘오타쿠’의 입장에서 볼 때, 라이스 비어(rice beer)가 더 정확한 게 아닌가 한다. 막걸리와 맥주 둘 다 곡물로 만든다. 양조 과정도 와인보다 맥주에 가깝다. 쌀을 쪄서(맥주보리를 볶아) 고두밥을 만들고(맥아를 만들고) 누룩을 넣어(효모를 넣어) 발효한다. 와인은 별도로 효모를 넣지 않고 자연 효모를 그냥 쓰는 게 일반적이다. 그러나 말 그대로 딴죽일 뿐 막걸리 열풍은 올해도 지속될 전망이다. 그나저나 막걸리처럼 제주 에일, 경상 필스, 전라 밀 맥주 같은 한국 토산 지역 맥주는 대체 언제 나오는 걸까?
글|고나무(<한겨레> 기자) 사진|톤스튜디오 스타일링|그린테이블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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