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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Recipe/그 푸드? 저 푸드!

나는 ‘쿨’한 여름 제철 노각입니다

수분을 듬뿍 머금고 있어
여름철 갈증해소에 그만인 오이!


그런데 말이에요.
우리가 잘 알고 있던
그 초록색 오이가~

실제로는 덜 여물은
즉 덜 자란 어린잎 같은 상태라는걸 아시나요?

헙.. 그렇다면 어른이 된 오이의 모습은...
바로.. 노각?!

딩동댕!
늙은 오이라 말하는
노각이 어른 오이의 모습
이라고 하네요.

일반 오이보다 2~3배 이상 크고
길이도 긴, 무엇보다 황토색에 쩍쩍 갈라진 표면이 인상적인 노각!

이 노각이 알고보면
풍부한 수분은 물론
칼로리는 낮은데 식이섬유는 풍부하고
칼륨까지 많이
들어있어 체내 노폐물을 빼내는데 그만이라는 사실!

오이에 익숙했던 만큼
잘 몰랐던 노각!

노각에 대해 하나하나 꼼꼼히 살펴보는 시간을 갖는건 어떨까요?
알면알수록 영양으로 꽉찬 모습에 반해
이렇게 말하고 싶을거에요~

'노각, 너 나랑 오늘부터 1일이다'


나는 ‘쿨’한 여름 제철 노각입니다

쉽게 지치고 무기력에 빠지기 쉬운 계절이다. 이럴 땐 영양 만점 보양식을 챙기는 것도 좋지만, 우선 ‘열 받은’ 몸을 자주 달래 주는 것이 좋다. 성질이 찬 음식이나 수분 함량이 높은 오이 같은 채소는 알고 보면 여름철 제일 보약이다. 올해는 조금 특별하게 ‘늙은 오이’로 몸의 감각을 깨워 보면 어떨까.

너희가 ‘어른 오이’의 맛을 아느냐
특유의 청량한 향과 아삭아삭한 식감이 매력적인 오이는 여름을 대표하는 채소다. 등산하는 사람들이 물 대용으로 많이 챙길 정도로 수분이 풍부한 오이는 성질이 찬 채소라 몸의 열을 내려 주고 갈증을 해소시켜 주는데 그만이다. 보통 초록색 오이를 주로 많이 먹는데 ‘늙은 오이’라 불리는 노각도 만만치 않게 매력적이다. 원래 초록색 오이를 따지 않고 그대로 두면 길이도 길어지고 몸통도 굵어지면서 껍질이 황토색으로 변하는데, 이것을 바로 ‘노각’이라 부른다. 사실 우리가 먹는 초록색 오이는 완전히 성숙한 열매가 아니라 덜 자란 상태의 오이다. 그렇기 때문에 오이 앞에 ‘늙은’이라는 형용사가 붙는 것은 노각 입장에서는 영 불쾌한 일일 수도 있다. 옛날 사람들은 완전히 성숙한 ‘늙은 오이’ 뱃속에 가득 찬 씨앗을 발라 내 오이 농사를 위한 종자를 얻기도 했다. 요즘은 아예 질 좋은 노각을 얻기 위한 새로운 품종이 개발되어 노각오이가 따로 출시되기도 한다.

여름철 원기 보충은 나에게 맡겨라 
사실 노각의 겉모습만 보면 ‘저게 무슨 맛이 있을까?’라는 생각이 든다. 일반 오이보다 2~3배 정도는 뚱뚱한 모습에 길이도 10~15센티미터 정도로 길다. 커다란 황토색 방망이를 연상시키는 이 못생긴 채소는 생긴 것과는 달리 여름철에 가까이 두고 즐기면 몸에 아주 이로운 착한 채소다. 수분이 90% 이상 함유되어 있어서 일단 갈증 해소에 좋고, 칼로리는 낮은데 식이섬유가 풍부해 포만감을 쉽게 느끼게 해 주어 다이어트에도 그만이다. 무엇보다 노각에는 칼륨이 많이 들어 있다. 칼륨은 체내 노폐물과 염분(나트륨) 배출, 이뇨작용을 도와주어 얼굴이 자주 붓는 사람들이나 고혈압이 있는 사람들에게 좋다. 기본적으로 찬 성질을 지닌 채소라 여름철에 더위를 먹어 가슴이 답답하고 입맛도 떨어지고 소화불량이 생겼을 때 즙을 내어 먹으면 효과를 볼 수 있다. 칼륨 외에도 비타민C나 칼슘, 다양한 미네랄이 많이 함유되어 있어 피로회복에도 도움이 많이 된다.

새콤 달콤 쌉싸래한 여름 별미 노각 무침 
노각은 초록색 오이보다 약간 쓴 맛이 있는데, 이 특유의 쓴 맛이 입맛을 살려 준다. 가장 많이 해 먹는 노각 요리는 역시 생채소를 이용한 무침이다. 홍고추, 쪽파, 고추장, 고춧가루 등 갖은 양념 넣어 무친 노각 생채 무침은 여름철 사라진 입맛을 되찾게 해 주는데 최고다. 노각은 주로 고추장을 넣고 무치는데, 고추장으로 무치면 특유의 쓴맛이 중화되어 훨씬 더 맛있게 먹을 수 있다. 노각무침은 비빔밥이나 비빔국수 위에 고명으로 올려도 좋다. 그리고 노각에 들어 있는 비타민C를 파괴하는 아스코르비나아제라는 효소는 산성에 약해 식초를 조금 넣으면 비타민C 파괴를 막을 수 있다. 소금과 식초를 넣은 물에 절여서 물기를 꼭 짜서 무치면 쓴맛도 중화되고 비타민C도 보호할 수 있어 일석이조다. 물론 무침에 새콤한 맛을 더하기 때문에 식욕도 자극한다. 소금에 절여 물기를 뺀 후 된장에 박아 두어 장아찌로 만들어 먹어도 좋고 아삭아삭한 식감을 살린 피클이나 소고기를 넣어 볶음 요리를 해도 아주 좋다. [‘노각 무침’ 요리법 보러가기] 

하얀 줄무늬가 그물처럼 퍼진 노각 골라야 
노각은 들어 보았을 때 묵직하고 만져 보았을 때 단단한 것이 좋다. 꼭지 부분은 마르지 않은 것으로 골라야 하며 표면에 하얀 줄무늬가 그물처럼 퍼져 있는 것이 싱싱한 것이다. 바로 먹지 않을 거면 노각의 껍질을 벗겨 반을 갈라 씨를 제거한 후에 큼직큼직하게 썰어 소금을 뿌려 절인 뒤 물기를 쏙 빼서 밀폐용기에 담아 냉장 보관하면 시간이 좀 지난 후에도 아삭아삭한 식감의 노각을 즐길 수 있다. 노각은 껍질이 두껍고 질기기 때문에 껍질은 벗겨 내고 안에 있는 씨앗도 긁어내고 하얀 속살만 이용한다. 꼭지 부분은 쓴맛이 강해 보통 잘라 내고 사용한다.

사진. 톤 스튜디오
요리와 스타일링. 그린테이블 김윤정

글을 쓴 전은정은 ‘목수책방’이라는 1인 출판사를 운영하며 자연, 생태, 농업 관련 책들을 펴내는 일을 하고 있다. 우리의 몸과 마음을 살리는 먹거리에 늘 관심이 많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웹진 <자연을담는큰그릇[링크]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