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바이 아토피!'는 풀무원이 아토피로 고통받는 어린이들을 위해 기획,
여성환경연대와 함께 진행하는 있는 사회공헌 중장기 캠페인입니다.
풀무원은 지난해 5월부터 서울 신구로초등학교 아토피 어린이 30명을 대상으로
아토피 극복을 위한 친환경 먹거리 지원, 아토피 예방 교육, 학교 내 로하스 텃밭 조성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진행하며 안전한 먹거리와 생명존중의 의미를 직접 경험하게 하고 있습니다.
사실 처음엔 바른 먹거리의 필요성이라든가,
친환경 먹거리를 살 수 있는 곳들을 소개받았던 부모들과 아이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였습니다.
“먹거리 하나 바꾼다고 아토피가 얼마나 나아지겠어?”하며 다들 반신반의했답니다.
그런데, 지난 한 해 지속적인 캠페인의 결과 가시적인 성과들이 있었습니다.
올해도 3월부터 2008년의 새 사업들이 시작이 될텐데요,
그 사이 지난 한 해 사업의 성과들을 정리해보려고 합니다.
우선 첫 포스트로 여성환경연대 이안소영 환경건강팀장이
지난해 아토피 어린이 지원사업에 대한 소감을 전합니다.
지난 2월, 매섭게 몰아치던 추위가 채 가시지 않았지만 슬슬 봄기운이 올라오기
시작할 때 여성환경연대는 풀무원과 함께 아토피 지원사업을 시작하게 되었다.
친환경 먹거리를 지원하여 아토피 증상을 개선하고 건강한 식습관을 정착
시키기 위한 ‘굿바이 아토피!’ 캠페인은 이렇게 시작되었다.
전교생 대상으로 아토피 검진을
우리는 우선 서울신구로초등학교의 아토피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전교생
검진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알레르기클리닉’의 노건웅 박사와 함께 36개 반을
돌아다니며 조사한 결과, 전교생의 약 27퍼센트가 아토피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 있는 3명 중 1명의 어린이가 아토피 증상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까웠고, 이런 상황에서 정부나 학교 차원에서 아무런 정책이나 지원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아토피 정도를 고려하여 30명의 어린이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드디어 5월, 이때부터 6개월간 30명의 어린이들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지원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중간중간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관리사들이 부모들과의 상담을 하면서
친환경 먹거리나 아토피 어린이 관리법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하고, 어린이들에게
먹거리를 제한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에 갖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아토피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고 생태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로하스 텃밭을 가꾸고 거기에서 나는 부추며 고추, 배추 등으로 친환경 요리
실습을 하기도 했다. 나무 막대기로 장승을 만들고, 자연물로 자신을 표현하는
등의 놀이를 통해 더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사귀고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웠다.
“먹거리 바꾼다고 나아지겠어?”
사실 처음엔 바른 먹거리의 필요성이라든가, 친환경 먹거리를 살 수 있는
곳들을 소개받았던 부모들과 아이들은 큰 기대를 하지 않는 눈치였다.
“먹거리 하나 바꾼다고 아토피가 얼마나 나아지겠어?”하며 다들 반신반의했다.
사실 먹거리 하나 바꾼다고 해서 무언가 해결될 것 같지 않을 만큼 아토피
증세가 심각한 아이들도 많았다. 어떤 아이는 아침에 일어날 때마다 몸을 너무
심하게 긁어댄다.
“그만 좀 긁어라. 피 나겠다”라는 소리를 듣고도 멈출 수 없는 심한 가려움증
때문에 피가 나고 딱지가 앉기 일쑤다. 결국 온 몸이 시커멓게 혹은 거북이 등처럼
변하는 심한 경우도 있다.
하지만 그 때마다 피부과에 가서 스테로이드 연고를 발라주는 정도로
당장 손쉬운 치료에 그치는 것이 고작이었다.
하지만 그 처방들은 임시방편일 뿐, 늘 똑같은 증상과 치료의 과정이 되풀이
되었다. 여기 저기 물어봤더니 한집 걸러 한집에 아토피 어린이가 있으며,
용하다는 한의원이나 처방은 많지만 한결같이 고질병이라는 이야기를 해서,
아이 손을 잡고 자포자기하는 심정이 되기도 했다고 한다.
그래도 이 사업에 참여하는 것이 큰 기회라고 생각하고 “하자는 대로 한번 해
보자”는 심정으로 시작하는 부모들이 많았다.
피자 대신 감자와 오이를?
물론, 예상대로 만만치 않은 작업이었다.
먹는 것에 제한이 있다고 하니까 짜증을 내는 아이들이 속속 나타났다.
김치를 담기 위해 친환경 열무를 주문한 한 엄마는 여기저기 온통 벌레먹은
흔적 투성이인 열무를 보며 “시중에서 사면 줄기도 깨끗한데…”라며 아쉬워
하기도 했다.
그래도 아토피 교육을 받으면서 이들은 조미료와 설탕을 줄이는 것부터
차근차근 시작하기로 했다. 합성 식품첨가물의 유해성을 알게 되면서 햄버거와
피자, 라면을 좋아하는 아이도 점점 고구마와 감자, 오이, 뻥튀기로 간식거리를
바꿔가게 되었다.
아예 식탁에 오르는 모든 생식품을 친환경으로 바꾼 가족들도 있었다.
어떤 아이는 엄마가 외식을 가자고 해도 “그런 음식 먹으면 안 된다고 했다”며
고집을 부려 결국 집에서 식사를 했고, 어떤 가정은 여름 내내 아이스크림을 먹지
못했다는 집도 있었다.
그 좋아하던 갈비찜을 멀리하다
먹거리를 바꾼 지 두 세 달이 지나자 서서히 변화가 나타나기 시작했다.
온몸에 발진이 심하며 워낙 긁어서 피가 나고 딱지가 생기기를 반복했던
아이는 1주일 정도 지나면서 벌써 호전되는 기미를 보였고, 지금은 등이 완전히
깔끔해지고 가끔 가렵다고만 하는 정도란다. 증상이 아주 심하지는 않지만 몸이
더운 여름이면 땀 때문에 너무 힘들어하던 아이도 한달 쯤 지나면서 서서히 덜
가려워하고 여름 또한 수월하게 지나갔다고 전해왔다.
추석 같은 명절을 지내다 보면 항상 아토피 증세가 더 심해지던 아이는
스스로 좋아하던 부침개도 피하고, 그 좋아하던 갈비찜도 거의 먹지 않았고,
그 때문인지는 몰라도 추석을 무사히 넘길 수 있었다고 한다.
무엇보다도 항상 짜증과 화를 잘 내던 아이가 이젠 정말로 순한 양같이 변했다고
부모들은 기뻐했다. 긁는 버릇이 없어지면서 성격도 훨씬 부드러워지고 공부에도
집중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
라면이 맛이 없어요
병으로만 생각하고 약으로만 해결하려던 부모들의 무지가 어린이의 아토피
증상을 더 악화시키지는 않았나 후회하는 분들도 있었다.
이제 아이들은 쌀, 현미, 보리, 율무, 서리태, 수수, 조 등의 예닐곱 가지 잡곡이
들어있는 밥을 꼭꼭 씹어먹는다.
아직은 단내 나는 과자와 사탕에 대한 미련을 완전히 버릴 수 없지만, 수업시간에
배운 것처럼 무엇으로 만들었는지 스스로 제품 뒷면을 보며 성분표시를 살피기도
한다. 부모와 함께 아이들도 교육을 받았기 때문에 예전에는 “채소 먹어라, 과자나
햄버거 먹지 마라” 하면 잔소리로 들었지만 지금은 잘 따른다고 즐거워한다.
오히려 아이들 스스로도 “라면이 맛이 없다”, “고기도 느끼하다”며 먹는 양을
확 줄이거나 채소를 더 많이 먹는다고 대견해 한다.
물론 친환경이나 식품첨가물이 들어있지 않은 음식을 먹는 것만으로
아토피를 완전히 없애거나 치료하는 건 힘들 수도 있다.
하지만 약물로 빨리 낫겠다는 욕심 대신, 식품 첨가물로 보기 좋고 먹음직스럽게
변신한 가공식품 대신, 친환경 먹거리를 선택하려 애쓰는 아이들의 변한 모습에서
아토피를 이길 수 있다는 작은 희망을 느껴본다.
우리는 우선 서울신구로초등학교의 아토피 실태를 조사하기 위해 전교생 검진을
실시하기로 했다.
‘서울알레르기클리닉’의 노건웅 박사와 함께 36개 반을 돌아다니며 조사한 결과,
전교생의 약 27퍼센트가 아토피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 우리 주변에 있는 3명 중
1명의 어린이가 아토피 증상이 있다는 사실이 무척 안타까웠고, 이런 상황에서
정부나 학교 차원에서 아무런 정책이나 지원책도 마련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도
놀라웠다. 아토피 정도를 고려하여 30명의 어린이를 지원 대상으로 선정했다.
드디어 5월, 이때부터 6개월간 30명의 어린이들에게 친환경 먹거리를 지원하는
사업이 본격적으로 시작되었다.
중간중간 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관리사들이 부모들과의 상담을 하면서
친환경 먹거리나 아토피 어린이 관리법에 대한 노하우도 전수하고, 어린이들에게
먹거리를 제한하면서 생기는 어려움에 갖가지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어린이들은 아토피로 인해 생긴 스트레스를 잠시나마 잊고 생태 감수성을 기르기
위해 로하스 텃밭을 가꾸고 거기에서 나는 부추며 고추, 배추 등으로 친환경 요리
실습을 하기도 했다. 나무 막대기로 장승을 만들고, 자연물로 자신을 표현하는
등의 놀이를 통해 더 자연스럽게 친구들을 사귀고 자신을 드러내는 법을 배웠다.
글/이안소영(여성환경연대 환경건강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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