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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심값, 5000원으로 내공(?)쌓기!

아기 사진, 주먹만한 호일 뭉치, 건강 차 하나…와 맞바꾼 5천원~
입사한 신규사원들이 일제히 복창소리를 내며
몇 가지 물품들을 내밀며 성금 5천원을 부탁하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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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12월 19일) 출근 시간 사무실 앞에서 있던 일입니다.
사실, 그날 전 그랬습니다.
사람들 눈치도 있고 해서 모금함에 점심값을 “톡” 털어 넣고,
‘흠.. 다이어트도 되고 좋지 뭐…’ 라고 발칙한 생각을 했으니까요.

해마다 두 번씩 점심을 굶는 대신 직원들은 그 점심값을 기부하고,
회사에서도 이렇게 모아진 성금과 동일한 금액을 매칭 기부해
결식아동이나 소외된 어린이를 돕는 <풀무원 기아체험> 행사.
이 행사가 있는 날이면 출근시간 나눠준 요기 거리로 간단히 배를 채우고
오전 9시부터 6시까지 배고픔의 고통을 느껴 보자는 것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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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말이죠.
이토록 취지가 멋진 이 행사를 멋지게 소화하기란 그리 녹록하지 않더란 말입니다.
사실상 강한 내공을 지니지 못한 저의 위장은 점심시간 전부터
이미 “꾸르륵… 쾅쾅” 천지 개벽(?)하는 소리를 내더군요. ㅠ.ㅠ 

오후 3시를 넘기면서부터는 없던 빈혈이 생기는 것 같았습니다.
엄살이 아니라 다음 날 혓바늘까지 돋았으니까요.
(집에서 뒹굴 거리며 거른 끼니하고는 차원이 다르더군요)
물론, 내공이 강한 몇 분은 요동도 없이 꼿꼿하셨지만,
범인은 솔직히 쫓아가기엔 무리가 있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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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전 9시부터 6시까지 9시간의 금식.
제가 그 대가로 기부한 돈은 점심값 5천 원입니다.
하지만 물배로 버틴 하루 동안
점심시간 도시락을 싸오지 못한 아이들이 수도가에서 물로 배를 채우거나,
엎드려 자는 이유를 조금이나마 알게 된 것 같습니다.
마음이란 것도 그런 거겠지요.
어려운 입장에 서보고 공유하게 되는 거 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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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근 길 돌아보니 모금함에 쌓인 지폐들이 보입니다.
그리고 그 뒤에 걸려있던 플랫카드 문구가 눈에 들어오더군요.

“사랑을 나누면 희망이 커져요.”

참, 지난 5월 기아체험 때 모아진 성금 600만 원은
한 명의 심장병 어린이를 살렸다고 합니다.
그리고 보니, 한끼의 점심값으로 행복해질 누군가가 있다고 생각하니
웬일로 심장 근처가 뜨끈해 지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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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 '친절한' 풀반장^^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