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와사키 유카..
마크로비오틱..
풀사이 가족분들에게는 이제 너무나 익숙한 이름이죠?
그간 풀반장이 소개한 다양한 취재 현장과
어린잎으로 만든 레시피들을 통해 종종 만나 오셨으니까요~
네, 바로 마크로비오틱 요리 전문가 이와사키 유카 씨에 대한
진지한 인터뷰 기사를 소개해드립니다~
물론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 게재된 내용이랍니다.
아참~ 이날 사외보 독자분들을 위해 특별히 소개해주신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레시피는 이번 주말에 공개해드릴테니 기대해주세요~ ^^
지금 ‘자연’을 드시고 계신가요?
요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크로비오틱 전도사’ 이와사키 유카(岩崎由佳) 씨를
만났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으며, 안경 너머 맑은 눈동자는 자신의 진심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그녀의 단아한 마크로비오틱 홈베이킹 요리까지 더해져 건강하고 맛있는 인터뷰가
완성됐다.
+첫 만남
2004년 가을 어느 날, 서울 강남구 매봉동 사무실. 레스토랑 컨설턴트로 2년여 동안 일해 온 그를 찾아오는 사람들은 주로 외식업계 사장들이었다. 여느 날처럼 사무실에서 일하던 그에게 정장을 한 60세쯤 돼 보이는 한 남자가 들어와 일본어 잡지를 건넸다. ‘마크로비오틱’ 요리와 함께 체질과 음양오행을 다룬 글이 담겨 있었다.
그는 이후 한국에서 일본을 오가며 마크로비오틱에 대해 공부하고나서 전문자격증을 획득했고, 국내 신문과 잡지에 글을 쓰거나 방송에 출연하며 마크로비오틱 세계를 활발하게 소개하기 시작했다. 요즘 국내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는 ‘마크로비오틱 전도사’로 알려진 이와사키 유카(岩崎由佳, いわさき ゆか)씨의 얘기다. 그를 최근 만났다. 유창한 한국어를 구사했으며, 안경 너머 맑은 눈동자는 자신의 진심을 말하고 있는 듯했다.
+아토피가 재발하다
어린 학생 시절 아토피를 앓기도 했던 이와사키 씨는 당시 일본 기업의 한국 지사에서 2년 여간 레스토랑 컨설턴트로 일하면서 어릴 적 앓던 아토피가 재발한 상태였다. 많은 사람을 만나고 잦은 외식을 하면서 몸과 마음에 스트레스가 쌓였고, 그래서 손 등이 가렵고 긁고 나면 피부가 거멓게 변하는 아토피가 재발한 것이다.
특히 그는 마크로비오틱에 대한 글을 읽으면서 4년 전 우연히 찾았던 한국 한의원에서의 경험이 떠올랐다.
“남편은 아토피와 천식, 위염 등이 있던 저의 건강을 많이 걱정했어요. 그래서 제가 한국을 찾자 함께 한의원에 가게 된 것이죠.”
하얀 가운을 입은 나이 지긋한 한의사는 맥을 찬찬히 짚어봤다. 또 혀를 살펴보기도 했고, ‘지금 상태는 어떠한가’ 등 이것저것 캐물었다. 그는 자기의 체질이 ‘소음인’이라고 규정하면서 소음인에 따른 음식 등을 구체적으로 얘기해 줬다.
“한의사는 심지어 제 체질에 맞는 직업 등도 얘기했고요. 마치 점을 보는 느낌이었죠. 영양학적으로 영양관리를 해오던 저는 한의학적으로 몸에 맞는 음식과 맞지 않는 음식이 있다고 하는 얘기를 듣고 정말 신기했어요.”
일본의 공인 ‘관리영양사’(우리나라로 보면 ‘영양관리사’쯤 될 것이다)였던 그에게 이같은 경험은 큰 충격이었다. 그동안 음식과 요리에 대해 단백질과 비타민, 미네랄 등 영양분을 시시콜콜(micro) 따졌지만, 그것을 섭취하는 사람의 몸 상태나 음식 전체적인 특성과 경향 등 큰 문제(macro)에 대해선 거의 고민해 보지 않았던 것이다. 그는 한의사를 만난 직후 음양오행과 체질 등에 대해 알고 싶어 한의학을 공부할까 하는 생각도 했다. 하지만, 바쁜 생활에 이내 문제의식을 잊어버렸다. 결국, 4년이 지난 2004년 가을에야 마크로비오틱이라는 용어와 개념을 알게 됐고 이후 ‘마크로비오틱 전도사’로 활약해왔다.
+한국 남자를 만나다
이와사키 유카 씨는 아버지 직업을 따라 어릴 적 오사카에서 도쿄 치바현으로 이사했다. 치바현은 도쿄 동쪽 태평양 쪽으로 뻗어 나온 곳에 위치, 남동쪽은 태평양에 접해 있고 서쪽은 도쿄만에 접해 있는 지역이다. 어릴 때부터 아토피를 앓는 등 비교적 약한 편이었다. 어렸을 때부터 천식이나 아토피 등으로 병원에 자주 갔다. 하지만 이렇게 몸은 약했지만, 자연스럽게 정신은 강해졌고 마음은 긍정적이 됐다고 그는 말했다.
“대신 마음이 단단했어요. 친오빠가 있기는 했지만, 저는 정신적으로 강해 오히려 더 남자다웠죠.”
이와사키 씨는 1994년 쇼와 여자대학 ‘관리영양학’(우리나라의 영양관리학과 유사)과에 입학했다. ‘관리영양학’(department of nutrition management)은 과학적인 영양관리와 급식관리, 식품산업분야에 필요한 이론과 실천 방법을 공부하는 학문이다. 그는 1998년 쇼와 여대를 무사히 졸업하고 영어를 배우기 위해 호주로 여행을 갔다. 그런데 호주에서 현재의 남편이 된 한국인 남자 친구를 만났다. 각자 일본과 한국 출신이기 때문에 대화할 땐 영어를 사용했다. 그는 2002년 한국인 남자 친구를 따라 한국에 왔다. 서울 신촌에서 하숙하며 연세대 어학당 등에서 한국어 공부를 했다. 이 시기 많은 한국 요리를 접했다. 2003년 한국인 남자 친구와 결혼한 그는 현재 경기도 의왕에서 살고 있다. 2004년 바쁜 직장 생활을 하면서 몸이 망가져 아토피가 재발하고 말았다. 다행히 마크로비오틱을 알게 되면서 건강도 회복되기 시작했다.
+블로깅을 하다
2006년 1월20일, 마크로비오틱에 흥미를 느끼며 공부에 빠져 있던 이와사키 씨는 포털사이트에 블로그(http://blog.naver.com/macrobiotics)를 개설, 마크로비오틱을 소개하고 관련 지식과 노하우를 정리하며 관심 있는 이들에게 알리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하루 방문자 수가 10명에 불과할 정도로 소박했지만 블로그는 그를 한국인과 연결해주는 통로가 됐다. 그는 블로그를 하면서 ‘내공’을 쌓고 소통을 하면서 마크로비오틱 대중화의 기초를 다지고 있었다.
2008년 10월 28일, 네이버 카페(http://cafe.naver.com/naveryoyo.cafe)에서 <‘TO BE PROGRAM’ 요리사의 요리>라는 프로젝트가 시작됐다. 요리사가 되고 싶은 사람이나 요리를 알리고 싶은 사람이 응모, 하루 요리사가 될 수 있는 행사였다. 그는 네이버 프로젝트에 응모했다. 전문가 심사를 거쳐 응모한 500여 명 가운데 10명의 요리사가 뽑혔다. 그도 10명 안에 포함됐다. 몇 차례의 요리 교육과 리허설을 마치고 12월 자신이 초대한 손님 20명과 함께 크리스마스 요리를 맛보는 행사가 열렸다. 그는 크리스마스에 맞춰 두부로 만든 햄버거를 선보였다. 그리고 이를 통해 3개월간 정규 요리교육을 받을 수 있었다.
+방송을 타다
얼마후 그는 한국에 마크로비오틱을 본격적으로 알릴 수 있게 된다. 마크로비오틱 요리를 선뵈는 SBS 주말드라마 <스타일>이 2009년 8월 첫 전파를 탄 것. 그는 마크로비오틱 셰프 역을 맡은 류시원의 요리 자문을 맡아 조언을 했다. 드라마 인기와 더불어 마크로비오틱에 대한 세간의 관심이 뜨거워졌다.
이후 신문은 말할 것도 없고 수많은 잡지와 사보 등 언론으로부터 취재 요청이 쏟아져 들어왔다. 출판사에서도 그를 가만히 놔두지 않았다. 출판사 제안으로 책자도 출간했다. 수많은 요리 강좌에도 초대됐다. 서울 압구정 현대백화점 문화센터 등에서 요리 강의도 하게 됐다.
+통째로 모두 먹는다
이와사키 씨는 마크로비오틱 음식과 요리의 핵심을 설명해달라고 하자, 마크로비오틱 4대 원칙을 설명했다.
첫째, 마크로비오틱은 ‘자연’을 통째로, 껍질에서 뿌리까지 모두 먹는 요리(一物全體)라고 할 수 있다. 즉 사람도 자연으로 돌아가 자연 일부로 생활해오던 옛 조상의 방식으로 음식을 섭취, 각종 질병으로부터 몸을 지키고 질병을 치유하자는 것이다. 둘째, 마크로비오틱은 자연 에너지를 그대로 살리는 생명의 요리이자 신토불이(身土不二)적 요리다. 즉 우리 땅에서 제철에 나는 음식을 먹어 생명 에너지를 최대한 높이자는 것이다.
셋째, 친환경 및 자연친화적 요리(自然生活)라고 할 수 있다. 무농약, 친환경 농산물을 만든 뒤 음식을 만드는 과정에선 전통 양념을 사용하며 동시에 쓰레기와 물을 최대한 아껴 쓰기 때문에 자연훼손이 적고 음식을 통째로 먹기에 쓰레기가 나오지 않도록 한다.
넷째, 사람과 음식의 음양조화(陰陽調和)를 추구하는 요리다. 즉 먹는 음식이 지닌 음과 양의 기가 몸과 마음의 상태를 만들기에 음양의 극단에 치우치지 않는 중용을 지켜야 건강하다는 것이다.
+
마크로비오틱 식탁을 차리다
마크로비오틱은 어떤 효과가 있을까. 그는 우선 배변이 좋아진다고 말했다. 즉 몸 안에 있는 노폐물을 깨끗하게 쓸어내는 역할을 해 각종 질병 및 피부 트러블을 잠재울 수 있다고 한다. 또 아토피에도 효과가 좋을 수밖에 없다. 그는 구체적으로 마크로비오틱 식단을 어떻게 차려야 할지 묻자 다음과 같이 말했다.
“우선 주식과 부식을 확실히 구분해 정제하지 않은 곡물을 주식으로 하고, 제철 채소, 과일 등을 부식으로 해야 합니다. 주식은 현미, 잡곡, 통밀을 사용하고 유기농법으로 재배한 채소와 콩 등의 농산물을 이용해야 합니다. 화학조미료 대신 천연조미료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요.”
그는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이 많다고 했다. 우선 국내에 마크로비오틱 협회를 만들고 싶다고 했다. 그는 “마크로비오틱이 주목받고 있지만 아직은 평면적인 이해에 그치고 있고, 역사나 철학 등 깊이 있게 가르칠 수 없는 상태”라며 협회를 통해 좀더 체계적인 연구와 활동을 하고 싶다고 했다. 물론 그는 이를 위해 “살아 있는 증명이 우선 필요하다”며 “먼저 저 스스로 아토피를 극복하는 것이 우선”이라고 했다. 그는 “저 스스로 건강을 찾게 된다면 마크로비오틱의 효과를 입증하는 셈이 되겠지요”라고 덧붙였다.
“아마 10년 후 (저는) 일본에서 한국 문화와 한국 건강법을 가르치고, 한국에서는 반대로 일본의 마크로비오틱을 가르치고 있지 않을까요?”
입사, 정치부, 경제부, 사회부 등을 거쳐 현재 문화부에서 영화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쓴 책으로
<독일아리랑>, <독서경영>(공저) 등이 있다.
ㅣ본 포스트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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