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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나도 '핸드드립' 배워서 '홈카페' 열어볼까?....검고 향기로운 커피에 대한 모든 것!

질문 하나 드릴까요? 

"편의점과 커피전문점 중 어느 곳이 더 많을까요?" 

후후- 쉽게 대답하기 어려우시죠? 그만큼 커피는 우리 생활과 밀접한 음료가 된 것 같습니다. +_+ 

수많은 프랜차이즈 커피전문점들도 늘었지만, 특히 요즘 들어서는 '로스터리 카페' 라는 간판도 눈에 많이 띄고, 카페 메뉴판을 펼쳐보면 '핸드드립' '스페셜티' 등의 이름과 함께 복잡하고 신기한 커피 원두들의 이름이 빼곡한 경우가 많습니다. 흠, 그런데 '에티오피아 예가체프'는 뭐고, '과테말라 안티구아'는 또 뭐란 말인지, 이 수많은 커피들의 맛 차이는 무엇인지, 궁금하시죠? 

집에서 '핸드드립'을 하는 방법이나 핸드드립 도구에 대한 깨알같은 정보는 보너스로 나갑니다. 후후후..집에서 여는 나만의 홈카페에 관심있는 분들은 꼼꼼히 읽어보시면 좋을듯 하네요~. 

시.작.할.까.요? 


 
  커피,
 검고 향기로운 콩은
   어떻게 사람을 매혹시키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대체 무엇이 특별하기에 이 음료가 그토록 열렬히 지지받는지 신기하지 않은가? 애초에 누가, 왜 이 시커멓고 쓰기만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을까? 우선 커피 한잔 마시면서 생각해보자.



촬영협조 삼성동 커피볶는집 02-567-9997


대신할 수 없는 음료
커피를 즐기는 이들이라면 한번쯤 인터넷에 떠도는 ‘커피 중독자 테스트’를 해보았을 수도 있겠다. 어떻게 내린 커피를 좋아하는지, 직접 커피를 로스팅 해서 마시는지, 얼마나 자주 마시는지를 질문해서 중독도를 퍼센트로 표시해주는 테스트였다. 저마다 자신의 결과를 보면서 예상보다 중독치가 낮다 높다 이야기하는 재미를 주어서 인기였다.

이렇듯 커피 애호가들은 스스럼없이 자신이 중독자임을 드러낸다. 그이들에게 건강상의 이유든 무엇이든 녹차나 홍차를 대신 권해봤자 좀처럼 통하지 않는다. 마치 커피의 자리를 대체할 수 있는 것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는 듯이 말이다. 그러나 곰곰이 생각해보자. 대체 무엇이 특별하기에 이 음료가 그토록 열렬히 지지받는지 신기하지 않은가? 애초에 누가, 왜 이 시커멓고 쓰기만한 커피를 마시기 시작했을까? 그 해답은 아무래도 커피를 처음 마시기 시작한 에티오피아인들과 커피를 세계에 퍼뜨린 아라비아 무역 상인들에게 물어봐야 할 것 같다.

커피 로드는 이곳에서 커피의 기원으로 전해 내려오는 것 가운데 양치기 소년 칼디와 춤추는 양 이야기가 가장 잘 알려져 있다. 에티오피아에서 양을 치고 있던 소년이 언젠가부터 평소와 달리 잠도 자지 못하고 야단스럽게 춤을 추는 양들을 유심히 살펴보게 되었다. 그래서 발견한 원인이 덤불에서 자라는 빨간 열매, 곧 커피나무 열매였다고 한다. 이미 기원전부터 커피의 거래가 이루어진 데다 마시고 있었다고 여겨지는 지역이 바로 에티오피아다. 이밖에도 너 댓가지 기원이 전해오고 있으나 대부분 종교적인 코드가 들어가 있다. 그렇듯 커피는 처음부터 음료로 여겨지기보다는 영적인 힘이 있는 신비한 약으로 취급되었다.

커피에 대해 최초로 기록된 문헌은 11세기 아랍의 의사 이븐 시나가 남겼고,‘붕크(bunc)’,‘카와(Qahwa)’로 불리던 이 음료를 방방곡곡으로 퍼뜨린 이들 역시 아랍인들이었다. 그때까지 고대인들의 기호식품이라고 하면 와인이 대표적이었다. 사람들을 느슨하게 만드는 와인은 종교지도자들에게 배척되기도 했지만 취기가 주는 자유로움은 놓칠 수 없는 일탈이었다. 이 때 등장한 커피는 실로 마술적인 힘을 가진 음료처럼 보였다. 몸이 풀어지기는커녕 카페인이 주는 각성작용과 온몸을 약동하게 만드는 흥분작용은 와인과 전혀 다른 느낌을 주었다. 그 즉각적인 효능만으로도 사람들을 호기심과 중독에 빠뜨리기에는 충분했다. 게다가 입에서는 쓰지만 묘하게 매력적인 향기는 커피의 신비함을 더했다. 상인들의 무역품으로써, 때로는 전쟁통의 전리품으로써 커피는 점점 운신의 폭을 넓혀 17세기쯤에는 이미 유럽의 한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이후 18세기에는 또 하나의 거대 무역상이었던 네덜란드인들, 그리고 많은 식민지를 가지고 있던 프랑스인들에 의해 남미에서의 커피재배가 시작된다. 커피왕국인 브라질의 명성도 이때부터였다.
커피가 자라는 데는 확연히 선호되는 기후가 있어서 일명 ‘커피벨트’라 불리는 열대 및 아열대 지역에서 주로 재배된다. 적도를 중심으로 아래 위 25도 이내, 연평균 강우량이 1500밀리미터 이상인 곳들인데 대부분 남아프리카와 남미에 집중되어 있다. 그래서 흔히 우리가 접하는 원두 이름은 이 지역 이름들을 달고 있다.

 
                                                                                                        [일러스트레이션 : 김선규] 
 
 
+멕시코: 세계에서 유기농 커피 재배를 가장 많이 하는 곳이다. 페어트레이드나 유기농 커피에 항상 자리 잡고 있는 품목이다. 은은한 단맛과 신맛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과테말라: 과테말라는 특유의 쌉싸름하고 신맛이 과일 향이나 초콜릿 향을 연상시킨다. 꽃 향기로 표현하는 이도 있을 만큼 풍부한 향을 지니고 있다. 

 +코스타리카: 상큼하고 산뜻한 맛이 감귤계의 과일에 비유된다. 적절한 신맛과 향으로 인기를 누린다. 

 +페루: 역시 유기농 커피 재배를 성공적으로 이루어내고 있는 곳이다. 안데스 고산지대에서 재배된 원두는 달콤한 맛과 신선한 향을 자랑한다.

 +자메이카: 블루마운틴으로 유명한 자메이카 원두는 등급에 따라 가격차가 크지만 한번쯤은 꼭 맛봐야 할 커피이기도 하다. 


 
+콜롬비아: 가장 대중적이고 많은 인기를 누리는 원두다. 딱히 특징적인 맛은 없지만 흠잡을 데도 없는 풍부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다.


 
+브라질: 커피 생산국 1위인 브라질 원두의 특징은 견과류와 비슷한 맛과 향을 지니고 있어 고소한 느낌이다. 여기저기 잘 어울려 블렌딩 원두에 흔히 들어간다.


 
+케냐: 진하고 신맛이 강한 커피를 좋아하는 이들은 단연 케냐를 외친다. 


 
+하와이: 많은 양을 생산하고 있지는 않지만 싱그럽고 가벼운 코나 커피는 많은 이들이 선호한다. 


 
+인도네시아: 자바, 수마트라, 술라웨시로 대표되는 인도네시아 원두는 진한 맛이 일품이다. 쓴맛이 되레 매력인 원두들이다.

[아라비카 vs 로부스타의 차이는 뭘까?] 참고로 시판 원두를 보면 간혹 100퍼센트 아라비카 원두임을 강조하는데, 이는 지역명이 아니라 커피의 품종을 뜻한다. 아라비카 종 커피나무에서 딴 아라비카 원두와 카네포라 종에 속하는 로부스타 커피나무의 열매 이름을 딴 로부스타 종이 있다. 고급 원두는 대부분 아라비카 종이며 로부스타는 인스턴트커피와 저급 에스프레소의 블렌딩 용으로 쓰인다. 다만 이탈리아에서는 로부스타 종도 대중적이다.



커피가 서 말이라도 잘 뽑아야 보배 제 아무리 훌륭한 원두를 찾았다 하더라도 아직 넘어야 할 산은 많다. 일단 연한 초록색을 띠는 생두를 볶아서 검고 윤기 흐르는 원두 상태로 만들어주는 로스팅 과정을 거쳐야 한다. 커피의 독특한 맛과 향은 생두에 포함된 당분, 지방성분, 트리고날린 등 산성분이 바로 이 로스팅의 열에 의해 변하면서 나타나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자신의 입맛에 맞는 추출 방법을 찾아야 한다. 전기 커피 머신을 이용하는 방법이 가장 흔한데, 필터에 적당량의 원두를 얹고 균일하게 떨어지는 뜨거운 물을 이용해 추출한다. 빠른 시간 안에 많은 양의 커피를 빼낼 수 있고 간편하다는 것이 장점이지만 본인의 입맛에 따라 조절할 수 있는 부분이 거의 없다는 것이 단점이다. 기계 내부가 플라스틱 재질로 되어있는 경우가 많아 냄새와 맛에 예민한 이들은 거부감을 표하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아메리칸 커피라 불리는 흐리고 양 많은 원두커피에 적합하다.
30밀리리터에 불과한 농축된 커피를 뽑아주는 에스프레소 머신도 있다. 보통 9기압 이상의 압력으로 20초 정도의 짧은 시간에 커피를 추출하게 되어 진하고 혀에 감기는 맛이 특징이다. 얼마 전부터 인기를 누리고 있는 캡슐 커피도 에스프레소 머신의 변종이다. 추출 직전까지 원두의 신선도를 고스란히 보존하는 데다 누가 뽑아도 일정한 맛을 보장한다는 장점이 있지만 1회용인 캡슐 껍데기는 그대로 쓰레기가 되는 점이 아쉽다.
이외에도 프렌치프레스, 사이폰 추출 방식, 찬물을 이용한 더치 커피 등이 있어 제각기 애호가들을 거느리고 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고 싶은 방법이 있는데 바로 손과 정성으로 커피를 내리는 ‘핸드드립’이다.


[핸드 드립을 위한 각종 도구들] 

1. 드립 전용 주전자: 가늘고 좁은 입구가 특징이다.

2. 융 드립퍼: 플란넬 천으로 된 필터를 사용하는 드립퍼. 기름지고 진하고 풍부한 커피맛을 낸다.

3. 분쇄기: ‘그라인더’라고도 하며 핸드밀, 전동밀 등이 있다.

4. ‘칼리타’ 드립퍼:
밑으로 구멍이 세 개 있는 일본에서 만든 드립퍼.  커피 맛은 편안하고 밋밋하나 초보자에겐 적합하다

4-1. 페이퍼 필터: 커피와 물이 닿는 도구이므로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는 천연 펄프제품을 사용하자.
   

5. 고노 드립퍼: 원추형의 ‘깔때기’. 알맹이 있고 진한 커피가 추출된다.



눈, 손, 후각으로 핸드드립 전기와 복잡한 구조를 거치지 않는 대신 손으로 내리는 커피는 고스란히 사람의 집중과 마음을 구한다. 드립퍼에 필터를 끼운 후 원두를 소복이 담고 깨끗한 물을 끓여 조금씩 떨어뜨려 내리는 핸드드립은 사실상 균일한 맛을 내기가 불가능하다. 그리고 그런 점이 바로 독특한 맛을 자아낸다. 커피를 대접하려면 한 잔을 내릴 때마다 마시는 사람의 요구에 맞추어 모든 요소를 조절해야 한다. 이렇게 섬세한 작업인 핸드드립 커피에 기본적으로 필요한 도구는 드립 전용 주전자, 서버, 드립퍼, 필터다.

+드립 전용 주전자 전용 주전자가 필요한 이유는 핸드드립의 핵심이 커피 원두에 떨어지는 물의 양과 속도에 있는 만큼 일반 주전자의 넓은 입구로는 적절한 조절에 무리가 있기 때문이다. 스테인리스 재질이 가장 대중적이지만 쉽게 물의 온도가 식지 않고 물의 맛을 순하게 해주는 동 재질도 인기가 있다. 색상과 디자인이 다양한 법랑 재질은 쓰는 재미를 준다. 직접 불에 올려 쓸 것인지, 한번 끓인 물을 담아서 쓸 것인지에 따라 적절한 재질을 고르는 것이 좋겠다.

+서버 대부분 유리재질에 플라스틱 등으로 된 손잡이가 달려 있고 커피 추출량을 가늠할 수 있는 눈금이 그려져 있다. 일단 커피를 한번 내린 후 잔에 내기 전에 거치는 단계이니만큼 대치할 수 있는 도구가 있다면 필수항목은 아니지만 초보자라면 양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는 서버를 쓰는 것이 좋겠다.

+드립퍼 쉽게 말하자면 커피를 내리는 ‘깔때기’다. 커피에 직접 닿지는 않으므로 까다롭게 고를 필요는 없을 것 같지만 의외로 커피의 온도와 맛을 좌우하는 도구이다. 밑바닥의 구멍 개수에 따라 종류가 나뉘고 사기, 유리, 플라스틱, 동, 스테인리스 등 다양한 재질이 쓰인다.

+필터 주로 종이로 되어 있고 본격적으로 핸드드립을 시작한 이들은 나중에 융 재질의 필터로 옮겨가는 경우가 많다. 필터는 커피와 물에 직접 닿는 도구이므로 공부와 투자를 아끼지 않기를 권한다.
기본적으로 종이는 하얀 색을 유지하기 위해 펄프에 표백제를 포함하는 경우가 많은데, 커피에 그런 화학적 잡맛이 들어가기를 원치 않는다면 표백제를 사용하지 않은 천연 펄프(대부분 포장지에 표기되어 있다) 제품을 쓰면 좋겠다. 드립퍼와 크기가 꼭 맞아야 하는 점도 중요하다. 드립퍼 제조사에서 필터도 함께 만드는 경우가 많으니 같은 제품을 고르면 실패가 없겠지만, 그러지 못할 경우 꼼꼼히 크기를 따져야 한다. 지나치게 저렴한 일부 커피 필터는 종이 두께가 너무 얇아 실질적인 거름 기능을 못하는 경우도 있으니 주의하자.

+융 드립퍼 핸드드립 애호가들의 로망이라고도 불리는 융 드립퍼는 핸드드립 커피의 장점을 가장 극명하게 구현해준다. 페이퍼 필터의 개발이 사실상 천으로 커피를 내리고 일일이 씻어 말리는 불편함을 보강하기 위해 만들어낸 것이니만큼 융 드립은 준비부터 추출 이후의 과정까지 손이 많이 가고 번거롭다. 커피 원두의 기름기를 제거하지 않은 채 그대로 내리므로 잘 뽑아내었을 때와 그렇지 않았을 때의 차이도 크다. 그러나 커피 맛의 최종형태에 양대 산맥이 있다면 에스프레소와 융 드립 커피라고 할 정도로 풍부한 맛을 자랑한다.

융드립 커피는 커피의 기름 성분을 걸러내지 않고 그대로 추출하기 때문에 커피의 맛이 기름지고 진한 맛이 난다. 커피 입자가 입 안에서 매끈거린다.


커피가 주는 휴식과 각성 세계 시장을 뒤흔들 만큼 큰 산업인 커피 산업은 때때로 윤리적인 문제로 도마에 오른다. 턱없이 긴 노동시간과 적은 급료로 일하는 커피농장 노동자들, 과잉 생산으로 버려지는 커피 원두들, 로스팅 업체나 거대 커피 업체들의 가격 담합 등. 그래서 최근에는 생산자들에게 적절한 댓가를 지불하자는 공정무역 운동과 유기농 커피 확산 등이 대두되고 있다. 소비에만 그치기보다는 제대로 된 커피 문화를 만들어가는 움직임이 일어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아무리 이런 문제나 몸에 미치는 영향으로 논쟁이 붙어도 커피가 사람들에게 주는 휴식과 각성은 절대 사라지지 않을 터이다. 게다가 인스턴트 이외의 선택이 거의 없었던 시기에 비해 몹시도 다양해진 커피의 세계는 분명 즐거운 일 아닌가. 한 잔을 앞에 둘 때마다 온전히 음미하는 게 최고다.

내 삶은 커피 스푼으로 잴 수 있다. - T.S. 앨리엇


 
글을 쓴 윤나래는 환경에 대한 칼럼과 연재기사를 맡아 쓰며 느리게 살고 있다. 외출할 때면 꼭 자신만의 물통과 에코백을 챙긴다.


*스타일링 | 그린테이블    사진 | 톤스튜디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