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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드라마보다 더 재미있는 이야기?! : [스캔들] 난, 아줌마의 수영강사니까요!


세상에서 가장 재미있고,
가장 감동적인 이야기가 뭔지 아시나요?

바.로. "실화"입니다. ^ ^ d
(전..잊을만하면 나타나는 서브 블로그지기 '니나'구요..^ ^ ;;헤헤..)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는
'살며 사랑하며'라는 독자 사연 코너가 있는데요.
그곳으로 보내주시는 자담큰 독자들의 사연은 흥미진진하고 따뜻하여
언제 봐도 질리지가 않는답니다. ^ ^

그래서인가요?
사외보 독자들에게 가장 인기있는 페이지도 '살며 사랑하며' 페이지랍니다.

특히 지난 가을호 '살며 사랑하며'의 주제는 "스캔들" !!!!

자담큰의 주독자층인 주부님들에게 "스캔들"이란,
과연 어떤 의미일까, 궁금해하며 선정해 본 주제였는데
의외의 사연들이 응모되었다지요. ㅇㅅㅇ !!  

먼저 그중 한편을 소개합니다. 시작하지요.  



살며 사랑하며
난, 아줌마의 수영강사니까요!

일러스트레이션 정혜선


아이를 어린이집에 입학시키자마자 제일 먼저 한 일은 수영 강습권을 끊는 것이었다. 살도 뺄 겸 지난 겨울 뜨거운 화제가 되었던 드라마 <꽃보다 남자>에서 금잔디가 수영하는 모습이 너무 예뻐 보였기 때문이다. 초보들이 많다는 오전은 시간 대기가 어려워 상급자가 대부분이라는 낮 시간 강습을 신청했다.


드디어 첫 시간. 주부들이 많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등에 부항자국 선명한 아줌마, 할머니들 틈에서 난 거의 영계나 다름 없었다. 드디어 등장한 수영강사는 훤칠한 키에 구릿빛 피부가 보기 좋은 20대 후반의 훈남. 그를 보자 왜 아줌마들이 수영강사에게 맥을 못 추는지 이해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처음 오셨어요?”라는 물음에 “네”하고 대답하는 내 목소리가 왜 그리도 떨리던지.

두 번째 시간, 그는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으로 물 밖에서 지도하던 첫 시간과 달리 몸에 딱 붙는 반신 타이즈를 입고 들어왔다. 떡 벌어진 어깨에 알차게 잡힌 잔근육들을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어지럼증이 생길 지경인데, 체조 지도를 마친 그가 갑자기 내가 있는 초급 레인을 향해 한 마리 돌고래처럼 헤엄쳐 오는 게 아닌가. 그러더니 한 시간 내내 거의 나만 붙들고 강습을 하는 것이었다. 문제는 아줌마들의 반응. “생전 물에 들어오는 일이 없더니 웬일이야?”라며 수군대기 시작하더니 수영 강습의 특성상 팔이나 몸이 닿는 ‘스킨십’이 이루어질 때마다 아줌마들의 싸늘한 시선이 일제히 쏟아졌다. 심지어 한 아줌마는 “강사양반, 나도 좀 잡아줘요!”라며 자신들을 방치해 놓는 것에 대한 불만을 농담처럼 외치기도 했다.

그러나 나에 대한 강사의 ‘편애’는 그 후로도 계속되었고, 그 시간만큼은 나 역시 유부녀이자 한 아이의 엄마라는 사실도 깡그리 잊고 그의 터치 하나에 죽었던 세포의 감각이 다시 살아나는 듯한 환희를 느끼며 여자로서 ‘아직 죽지 않았음’을 확인하였다. ‘하긴 나도 한때는 인기있는 캠퍼스 퀸카였다구….’ 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주거나 수업에 빠졌을 때 일부러 전화를 걸어오는 등 그와의 관계가 점점 일상의 영역으로 번져가고, 그와의 스캔들이 수영장 안팎에서 일파만파로 퍼져가는 것에 대한 심적 부담으로 괴로워하던 어느 날. 이 모든 상황을 한 방에 정리시킨 사건이 있었으니, 바로 신입 수강생 두 명의 등장이었다.

모 여대 재학생으로 항공승무원을 지망한다는 그녀들은 더할 것도 뺄 것도 없는 완벽라인의 몸매에 우윳빛깔 피부를 뽐내며 나와 같은 초급레인에 수줍게 들어와 섰다. 그러자 바로 엊그제까지 나만을 잡아주던 수영강사의 시선은 하루아침에 사팔뜨기라도 된 양 나를 살짝 비껴나 그녀들에게 향했고, 나는 다른 아줌마들이 그래왔던 것처럼 자습과 복습으로 한 시간을 때워야 했다.

충격과 서러움 속에 여러 날이 지나고 이제 나는 아줌마들과 스스럼 없는 사이가 되어 시시덕거리는 강사와 여대생들을 향해 “여기가 리조트 수영장인줄 아나? 강습은 안 하고 자알 논다!”라며 함께 수군대곤 한다. 그 중에 한 명이 강사와 사귄다는 소문이 있던데…, 그 스캔들은 과연 사실일까?

from. 서울 성북구 돈암동의 한 주부.






posted by ni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