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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미슐랭가이드>는 어떻게 생겼을까? 한국판 <미슐랭가이드>는 언제 나올까?...음식비평의 세계~

'맛집'을 검색해 보신적 많으시죠?

맛집을 소개하는 방송 프로그램, 인터넷 검색 사이트, 심지어는 스마트폰 어플까지!
정말이지 다양한 경로를 통해 맛집에 대한 정보를 접하게 되는데요~

외국에서는 '레스토랑 가이드', '레스토랑 평가서' 등의 이름으로 수많은 책들이 나오고 있답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대표적인 책자가 바로 '미슐랭 가이드'~.
한번쯤 들어보셨죠? ^^ 

그런데 이런 '레스토랑 가이드'는 어떻게 제작될까요? 
일단 맛있는 요리를 맛 볼 수 있으니 좋을 것 같은데,
비평은 어떻게 하는지, 음식점 주인은 누가 비평가인지 알고 있는지 등등.. +_+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바로 그 '요리 비평'의 세계를 엿볼 수 있는 기사가 실려 데려왔습니다~

덧. 풀반장은 개인적으로 '뉴욕타임즈'의 요리 담당 기자인
      샘 시프턴과의 온라인 인터뷰 부분을 무척 재미있게 읽었답니다~+_+



 
 펜 대신 팬을 잡고
 미슐랭 가이드를 열어봤어요

 늘 평가자의 입장에 서 있던 음식 담당 기자가 프라이팬을 한 손에 쥐고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며 반성문을 보내왔다. 펜 대신 팬을 잡은 김에, <미슐랭 가이드>부터 <블루리본 서베이>
 까지 국내외 레스토랑 평가서들을 몽땅 꺼내봤다.



'미슐랭가이드'는 이렇게 생겼군요! 'ㅁ'


“예술에 열광하는 것은 비평가와는 무관하다.”-발터 벤야민
‘예술’ 대신에 ‘요리’를 넣어도 이 문장이 성립한다고 생각하는 요리사도 적지 않을 게다. 지난달 늦은 토요일 오후 프라이팬을 쥔 손을 흔들면서 나도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항상 평가자의 입장에서 먹던 봉골레 파스타였다. 주문한 음식이 나오면 짐짓 인상부터 썼다. 먼저 냄새를 맡고 포크를 쥐고 음식을 뒤적거렸다. 행여나 종업원이 훔쳐볼 때면, ‘평가하는 사람’임을 더욱 티 내며 그들이 긴장하는 모습에 쾌감을 느끼기도 했다. 내가 썼던 시리즈 기사 제목을 ‘맛 경찰’이라 명명하는 치기도 저질렀다.


음식 기자의 좌절

기본 중의 기본이라는 봉골레 파스타를 만들면서 나의 과거를 반성했다. 요리책을 보느라, 면을 삶을 때 소금을 한 작은 술 넣었는지조차 기억나지 않았다. 무엇보다 민망한 건 의도하지 않은 ‘플람베’(불꽃)였다. 화이트 와인을 부어야 했지만 미리 사두는 걸 깜빡 잊어서 올리브유를 끼얹었다. 치이익! 순간 내가 휘청거린 건 불꽃과 함께 온 부엌 바닥에 튄 올리브유 때문에 바닥이 미끄러워진 탓이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봉골레 파스타는 전혀 먹지 못할 수준은 아니었다. 그러나 화이트와인을 넣지 않아 느끼했다. 올리브유도 과했다. 나는 음식 기자가 아니라 봉골레 파스타 하나에도 쩔쩔매는 독신남,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미슐랭 가이드 한국판은 언제쯤?

물론 히딩크나 조제 무리뉴 감독이 선수 시절엔 별 볼일 없었던 것처럼, 평론가와 요리사는 별개의 개념이다. 실제로 외식산업이 커지고 미식 문화가 퍼지면서 레스토랑 가이드에 대한 관심도 커지고 있다. 레스토랑에 가서 프랑스 타이어회사 미쉐린(Michellin, 미슐랭)에서 발간하는 <미슐랭 가이드>나 미국의 <자갓 서베이>, 이탈리아의 <감베로 로소>를 인용하는 미식가들을 국내에서도 심심찮게 발견할 수 있다. 토종 레스토랑 가이드로는 <블루리본 서베이>가 독보적이다. 미식 문화 붐에 힘입어 해마다 판매량이 는다. <자갓 서베이>는 올 1월 현대카드와 제휴로 서울판을 처음 발간했다. ‘미쉐린 코리아’는 지난해부터 <미슐랭 가이드> 한국판 출간을 ‘검토’하고 있다.


뉴욕 타임스 요리 기자에게 묻다
<뉴욕 타임스>는 유명한 정론지지만, 요리 기사로도 손꼽힌다. 1946년부터 고정 요리면을 만들었고, 1970년대에는 아예 자체 음식 스튜디오도 만들었다. <뉴욕 타임스>의 요리 기사 별점에 레스토랑의 운영자는 울고, 웃는다. 거대한 영향력은 역시 ‘신뢰도’에서 생긴다.
그들이 음식 취재에 있어서 반드시 지키는 원칙은 무엇일까? <뉴욕 타임스>의 요리 담당 기자인 샘 시프턴과 전자우편으로 인터뷰를 했다.

♧ 자담큰 객원필자 고나무 기자와
<뉴욕 타임스> 요리 담당 샘 시프턴 기자와의 이메일 인터뷰 中

Q. 레스토랑 비평을 할 때 일반적으로 해당 레스토랑을 몇 번이나 방문하나요?
A. 한 레스토랑에 대해 글을 쓰기 전에, 평균 3~5번. 

Q. 방문에 앞서 레스토랑 주인에게 방문 사실을 미리 알리고 갑니까?
A. 절대로, 어떤 일이 있어도 방문 사실을 알리지 않습니다. 가명으로 예약을 하고 다른 손님들처럼
   음식값을 치릅니다. 

Q. 비평을 위해 레스토랑에 갈 때 누군가와 함께 가시나요? 그 이유는? 
A. 품평이 목적이라면 혼자 가지 않습니다. 친구나 동료 기자 등 여럿이 함께 가서 다양한 음식을 시켜
    나눠 먹죠. 그래야, 그 레스토랑의 맛과 서비스를 더 잘 알게 되거든요. 

Q. 세계적인 여러 레스토랑 가이드 중 가장 신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매체는? 
A. 솔직히 말하면, 어느 것도 완전히 신뢰할만하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가장 좋은 방법은, 해당 식당이 
    위치한 지역의 지역신문을 읽거나, 자주 외식하는 사람들과 최대한 많은 대화를 나누는 것입니다.
 

샘 시프턴 기자는 <미슐랭 가이드>나 <자갓 서베이>같은 레스토랑 가이드의 신뢰도조차 의심하고 있었다. <미슐랭 가이드>가 최고점인 별 셋을 주려던 이탈리아 요리사가 이를 거절했다는 일화나, 별 두 개를 받은 레스토랑의 메뉴에 더는 팔지 않는 요리가 버젓이 올라있더라는 소문이 종종 터져 나오는 것을 보면, 시프턴 기자의 기우가 전혀 근거 없는 것으로 보이지는 않는다.


맛있는 것을 맛있다고 말하는 일

국내 사정은 어떨까? 독보적인 레스토랑 평가서인 <블루리본 서베이>의 경우 인터넷 사이트 무료회원들이 1차로 식당을 추천하면 30명 안팎으로 구성된 ‘블루리본 기사단’이 익명 취재를 거쳐 리본을 부여한다고 알려졌다. 블루리본 기사단은 교수, 블로거, 요리사 등 음식 전문가나 미식가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익명 취재가 기본이란다. 하지만, 방문 횟수나 취재의 꼼꼼함에서 어느 정도 한계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요리에 열광하는 것은 요리비평가와는 무관하다고 비아냥거리는 요리사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한 레스토랑의 가치를 평가하는 일에 애정을 쏟는 사람들도 분명히 존재한다. 그 애정의 결과물로 나온 정보를 기다리는 수요자도, 적지만 존재한다. 특히 한 레스토랑이 맛이나 서비스가 아니라 주방장의 증명되지 않은 해외 경력이나 화려한 인테리어, 입소문만으로 명성을 얻었을 때, 그 명성이 값어치 있는 것인지 검토하는 작업은 필요하다. 문학평론가 신형철이 “나에게 비평은 아름다운 것들에 대해 아름답게 말하는 일”이라고 쓴 문장을 “음식 비평은 맛있는 것에 대해 맛있다고 말하는 일”이라고 고쳐 써도 크게 잘못된 문장은 아니지 않을까.

 
 글을 쓴 고나무가 좋아하는 것은 시키는 대로 하지 않기, 맥주, 옷 잘 입은 사람 훔쳐보기.
 증오하는 것은 시키는 대로 따르기.<한겨레> 주말섹션 esc에서 음식담당기자를 할 땐‘음식’보다 ‘음식
 문화’를 쓰려했고, 정치부로 옮긴 지금은 ‘정치’보다 ‘정치인 또는 정치적인 것’을 쓰고자 한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