콩 발효식품의 대표는 역시 간장/된장이다.
사대육신과 두뇌를 위하여
콩과 콩나물, 그리고 두부
중국 계림의 풍요로운 새벽 시장에서 콩을 보았다. 채식 공룡의 먹이였음직한 거대한 푸른 콩이었다. 야생의 힘찬 생기가 응집된 탐스러운 열매였다. 이런 콩을 포함해 지상에는 콩이라 불리는 것이 많고 많다.
만주에서 시작된 콩의 역사
그러나 그 콩 중의 콩은 그냥 ‘콩’이라 불리는 대두다. 더러 흰콩, 메주콩이라 하나 그저 ‘콩’이라 하면 이 콩이다. 콩은 만주 땅이 포함되는 중국의 동북 지방에서 화북 지방까지에 걸쳐 자그마치 오천년 전부터 널리 재배되었으니, 그 유명한 ‘만주 콩’의 역사는 이렇게 깊다.
역사학자들은 한반도에서도 그와 비슷한 때부터 콩을 먹기 시작하였다고 짐작한다. 평양 남경을 비롯한 북한 땅 곳곳, 경기도 팔당의 수몰 지구에서 출토된 청동기 유물인 무문 토기의 밑바닥에서 콩 자국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오늘날 세계에서 콩을 가장 많이 생산해내는 나라는 재배 역사가 2백년 밖에 안되는 미국이다. 1804년에 가축의 사료용으로 심기 시작하였으나, 이제 콩은 서양인들에게도 고기를 대체할 중요한 단백질원으로 높은 대접을 받기 시작했다.
어둠과 물이 키우는 콩나물
전통 사회의 부엌 한구석에는 흔히 콩나물 시루가 있었다. 씌워둔 검정 베보자기를 걷으면 노란 콩나물 머리가 조밀하게 들이차 있었다. 그 ‘머리채’를 한줌 쥐고 흔들듯이 뽑으면 희고 맑은 날씬한 몸매가 드러났다.
콩을 싹틔워 기른 콩나물은 어떻든 날씬한 것을 고를 일이다. 성장촉진제 인돌비는 국가가 인정하는 콩나물의 ‘비료’이나 물과 어둠만을 먹고 자란 순수하고 건강한 콩나물은 날씬하고, 머리가 둘로 벌어지는 일이 드물다고 보면 된다. 콩나물 골라먹는 지침이다.
한편으로, 콩에는 비타민C가 없지만, 콩나물에는 더없이 풍부하다. 콩나물 2백 그램에 어른이 하루에 섭취해야 할 비타민C가 다 들어 있는 것이다. 꼬리부분에는 아스파라긴산이란 아미노산이 몰려 있는데, 이 성분은 간세포의 파괴를 막아준다. 콩나물이 숙취 해소에 좋다는 것은 이래서 나온 소리다. 또 우황청심원의 중요한 재료인 대두황권이란 것이 덜 자란 콩나물을 말린 것이다.
풀무원 콩나물 한 봉지에는 어둠과 수정처럼 맑은 물의 조화로 약이 된 콩나물이 담겼다.
두부와 치즈는 형제자매?
치즈와 두부는 정말 비슷하다. 우유로 만든 것이 치즈, 두유로 만든 것이 두부다. 특히 물소젖으로 만든 모짜렐라 치즈 덩어리는 두부와 정말 닮았다. 발효의 과정이 있고 없고가 가장 다른 점이다. 아무튼 치즈는 서양에서, 두부는 중국을 비롯한 동양의 몇몇 나라에서 발달하여 인간의 사대육신과 두뇌를 야물게 해준 대표적인 단백질 공급원이다.
두부는 기원전 2세기 무렵 중국 한나라의 회남왕 유안에 의해 처음 만들어졌다는 설이 있는가 하면, 중국 남북조 시대부터 당나라에 걸치 어느 시점에 ‘발명’되었다는 주장도 있다. 한반도에서는 언제쯤부터 두부를 먹기 시작했을까? 두부가 등장하는 문헌으로 가장 오래 된 것은 고려 말의 성리학자 이색의 <목은집>이다.
“나물국 오래 먹어 맛을 잃었는데 두부가 새로운 맛을 돋구어 주네. 이 없는 이 먹기 좋고 늙은 몸 양생에 더없이 알맞아라. …양락(치즈)은 북방 뙤놈 생각케 한다. 이 땅에서는 두부가 좋다 하고 또 하늘은 이것을 알맞게 먹여 주느니…”라는 구절이 있는 것이다. 그때 이미 두부와 치즈의 대비가 있었던 것이 흥미롭다.
두부는 식물성 치즈고 치즈는 동물성 치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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