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지난 여름의 유행 패션이 무엇이었는지 기억하시나요?
마이크로 미니 스커트와 당장에라도 소원을 들어줄것만 같은 깜찍한 마린룩?
거리의 남자들이 모두 '태봉이'나 '꽃남'으로 변신한듯
머리에 펌을 하고 도련님처럼 조끼를 받쳐입던 재벌2세룩?
SF적으로 보일만큼 정수리까지 올려 틀어묶은 2NE1의 똥머리?
그럼, 올 가을의 유행 패션은 뭘까요?
컬러는 블랙과 퍼플, 심플한 라인,
드라마 <아가씨를 부탁해> 속 윤은혜양과
M.net 20s Choice 시상식 때 가수 이효리양이 입고 나와 화제가 되었던
'엣지있는' 어깨 뽕 자켓? @@
네, 맞습니다. 바로 이런 아이템들이 올 가을, 거리를 장식할 것 같다고 합니다. ^ ^
흠, 하.지.만. (비록 패션에는 문외한인 풀반장이지만,)
당분간 전세계적인 스테디 패션 코드는, '에코(Eco) 패션'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봅니다. ^ ^
지난번에 포스팅한
[막스앤스펜서, 제냐, 파타고니아, '착한 패션'을 입어라!] 에 등장한
브랜드들이 환경경영을 하는 '착한 패션 기업'들이기는 하지만
일상에서 많이 사입으시는 브랜드가 아니었다는 조언에 따라
이번에는 좀더 실용적이고 ^ ^ o
풀사이 가족 여러분이 '에코 패션'을 바로 실천에 옮길 수 있는
매우 '친환경'스러운 '에코 패션' 브랜드들을 소개할까 합니다.
시.작.할.까.요?
뉴요커도 사랑한,
지구를 지키는 옷 - ‘에코 패션’
패션계에 그린 열풍이 불고 있다. 단 한 장의 친환경 소재 티셔츠를 구입하는 것만으로도 우리의 지구를 건강하게 유지하는 데 일조할 수 있다는 건 무척 희망적이다. 에코 패션을 둘러싼 이런 저런 이야기를 따라가보자.
웰빙, 오가닉, 로하스, 그린, 에코?
비슷하면서도 조금씩 다른 이 단어들에 어지럼증을 느끼는 사람들이 많을 것이다. 더구나 각종 매체에는 이 단어들과 괘를 달리하던 ‘패션’이라는 분야를 접목한 기사까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으니 더욱 혼란스러울지도. 나와 내 가족을 위하겠다는 일념으로 오가닉 푸드 매장에서 몇 시간이고 서성거려야 하는 수고로움도 모자라, 이젠 ‘몸에 좋은 옷’까지 따져야 하는 것일까?
대나무로 만든 옷을 입는다구?
결론적으로 말하자면, 그렇다. 하지만 너무 과민반응
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 자신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에서 나 자신과 나를 둘러싼 지구까지 건강하게 유지하자는 쪽으로 전 세계적인 관심이 집중되고 있을 뿐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서라면 지구를 지키는 일은 오히려 쉽고 가깝게 느껴지기도 한다. 우리가 할 일은 분명해 보이니까.
누구나 좋아하는 쇼핑을 계속하되, 단지 ‘친환경 소재’를 선택하면 되는 것이다. 인터넷 쇼핑몰에 넘쳐나는 ‘1,000원 짜리 티셔츠’대신 선택한 한 장의 오가닉 코튼 티셔츠는 어떤 환경 운동보다 선언적이고, 실천 가능한 대안이다.
친환경 소재의 대표 주자인 오가닉 코튼은 3년 이상 농약이나 화학 비료를 사용하지 않은 농지에서 제초제와 화학비료대신 충분한 햇빛과 바람, 무당벌레 등의 천적을 이용해 재배된다. 또 잎을 거둬들이는 과정에서도 인위적인 방법을 쓰지 않기 때문에 수확 시기를 늦추면서까지 자연스럽게 건조될 때까지 기다리게 된다. 오가닉 코튼은 피부에 전혀 자극을 주지 않아 민감성 피부로 고생하는 성인이나 연약한 피부를 가진 아기들에게 더없이 좋다. 또 다른 친환경 소재인 대나무는 실크처럼 부드럽고 고급스러울뿐더러 면이나 실크, 캐시미어, 라이크라, 울 등 다른 소재들과의 혼합이 손쉬워서 나날이 인기를 얻고 있다. 최근에는 두유나 재활용 페트병을 이용해 만든 폴리에스테르 섬유 등도 친환경 소재의 대열에 합류했다.
뉴요커는 친환경 패션을 사랑해!
트렌드를 발 빠르게 포착하는 순발력을 지닌 전 세계의 패션계는 이미 오래 전부터 ‘에코 패션’을 21세기의 진지한 화두로 삼고 있다.
4대 패션 도시 중 환경에 가장 예민한 쪽은 역시 '뉴욕'이다. 오가닉 푸드를 즐기는 뉴요커들답게 뉴욕의 패션계 곳곳에서는 그린 이슈를 향한 의미심장한 이벤트들이 자주 열린다. 2005년도의 뉴욕 패션 위크 중 열린 ‘미래 패션쇼’(Future Fashion)를 보자. 환경 운동 그룹인 ‘어스 플레지’(Earth Pledge)가 후원한 이 행사에서 오스카 드 라 렌타, 다이안 본 퍼스텐버그, 할 스톤, 데릭 램 등 총 28명의 쟁쟁한 디자이너들은 각종 친환경 소재를 이용한 컬렉션들을 제안했고, 올해 2월에 열린 2007 봄, 여름 컬렉션에서도 뉴욕 디자이너들의 그린 행진이 이어졌다.
마리엘 감보아가 설립한 L.E.N.Y(Limited Edition N.Y)가 패션 위크 기간에 마련한 이벤트에서 많은 셀러브리티와 디자이너들은 ‘Save the Earth’라는 메시지를 담은 친환경 소재의 셔츠를 제작했고, 그 수익금 중 10퍼센트를 앨 고어 재단의 기후 프로젝트에 기부한 바 있다.
룸 스테이트, 서포테인, 이둔 등 친환경적이면서도 패션성을 갖춘 브랜드들이 바니스 뉴욕이나 삭스 피프스 애비뉴 등 뉴욕의 고급 백화점에 속속들이 입점하는 등 뉴욕은 과거에도 그랬고 현재에도 가장 뜨거운 그린 이슈를 쉴새 없이 만들어내고 있는 중이다.
원피스, 청바지, 레깅스도 ‘오가닉’
물론 패션계의 초록빛 바람은 하이엔드 패션보다는 스트리트 패션 쪽에서 더욱 가열차게 불어오고 있었다.
우선, 빅 브랜드인 리바이스가 오가닉 코튼을 사용한 ‘리바이스 에코’ 라인을 대대적으로 출시했고, 나이키, 팀버랜드 등의 아웃 도어 패션 브랜드들뿐만 아니라 막스&스펜서와 같은 중저가 브랜드, 월마트 등의 할인점도 오가닉 의류 판매에 뛰어든 지 오래다.
심지어 홀푸드 마켓과 같은 식품 브랜드도 오가닉 의류 라인을 전개하고 있다. 아이러니하게도 환경과는 거리가 먼 패스트 패션의 대명사격인 H&M마저 오가닉 라인을 출시했다. 기존의 오가닉 의류들이 기본 아이템에 한정됐던 데 반해, H&M은 원피스나 데님, 레깅스에 이르기까지 다양하고 트렌디한 디자인을 선보이고 있어 더더욱 매력적이다. 또 ‘친환경’을 기업 경영 이념으로 정한 베이직 하우스는 친환경 유기농 소재로 만든 오가닉 티셔츠를 선보인 데 이어, 시원하고 쾌적한 착용감으로 실내 냉방비를 절약하고 환경까지 보호할 수 있는 콜라겐, 쿨 맥스 티셔츠를 출시했다.
오가닉 패션과 리사이클링 패션
‘지속가능함’이 가장 중요한 이슈가 되는 에코 패션의 분야에서 뜨겁게 떠오르고 있는 또 하나의 대안적인 패션은 ‘리사이클링 패션’이다.
‘지속가능한 의류산업’을 만들자는 취지의 리사이클링 패션은 중고 의류도 자원의 하나로 인식해서 쓰레기와 같이 매립하거나 소각하지 않고 제2의 패션 아이템으로 부활시키는 것이다. 이미 유럽 등지의 국가들에서는 디자이너들의 정성스러운 손맛과 독특한 개성이 가미된 리사이클링 패션이 엄연한 고급 패션의 하나로 받아들여진 지 오래다. 지난호에 소개됐던 ‘프라이탁’ 의 화물차 덮개천 가방이나 일본의 ‘샘플’과 ‘한지로’, 국내에서는 중고 생활 용품 매장인 ‘아름다운 가게’에서 기증받은 헌 옷으로 제품을 만드는 ‘에코파티 메아리’ 등이 트렌디함을 사랑하는 젊은이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우리 몸에 살갗 같은 안락함을 줄 친환경 소재들과 자연친화적인 컨셉의 패션도 충분히 멋질 수 있다는 걸 보여주는 디자이너들, 그리고 버려진 것에 또 다른 매력을 부여하는 리사이클링 패션까지. 패션계의 초록빛 바람은 우리 일상의 가장 가까운 곳에서부터 생생하게 불어오고 있다.
지구를 지키고 싶은가? 그렇다면 지금 옷장을 열어 그린 바람을 가득 불어넣을 일이다.
1, 3, 5 유아용 티셔츠와 자투리 원단으로 만든 고릴라 인형. 양복 상의를 패치워크하고 소파 가죽을 재활용한 끈을 단 가방. 현수막 천으로 만든 펌프스. 모두 에코파티 메아리 제품. 2 캐쥬얼 의류 브랜드 베이직하우스의 오가닉 라인, 유기농 면 티셔츠. 4 올 하반기에 런칭하여 화제가 되고 있는 리바이스의 에코 라인 청바지. 100퍼센트 유기농 면으로 제작.
글을 쓴 강정민은 패션을 통해 음악, 영화, 미술을 들여다볼 줄 아는 욕심 많은 패션 에디터로 패션지 <엘르>에서 일한다. 음반을 사는 데 돈을 아끼지 않고 좋아하는 뮤지션의 공연이라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던 그녀가 최근 본지와 만나면서 오가닉 푸드에 대한 로망이 생겼다고 고백했다.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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