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과에서 마취 주사 맞은 느낌”
tvN <수요미식회> ‘마라탕’편에서
신동엽은 마라와의 첫 만남을
이렇게 표현했었죠. ^^
이날 함께한, ‘마라’ 마니아임을 자신한 패널들은
충격(!)적인 매운맛에 깜짝 놀라
다시는 안 먹어야겠다고 다짐했지만
어찌된 노릇인지 며칠 지나니
‘이게 무슨 맛이었더라?’ 궁금해지면서
다시 먹어보고 싶었다고 고백했는데요.
생면식감 ‘마라탕면’을
좋아하는 풀사이 가족 여러분이라면
다들 공감하실 거예요.
묘하게 다시 생각나는
얼얼하게 매운맛~,
처음 먹으면 입과 혀가 마비되는 듯한
독특한 매운맛에 깜짝 놀라고,
두 번 먹으면
그 맛에 빠져서 헤어 나올 수 없게 되는
음식이 바로 ‘마라탕’인데요.
강렬한 매운맛,
아찔한 매운맛,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새로운 매운맛,
진한 향신료의 맛, ‘마라’.
바야흐로
‘마라’ 전성시대가 도래했습니다.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번만 먹은 사람은 없다고도 하고요,
먹고 나면
더 생각난다고도 하죠.
‘마라’가 대체 무엇이기에
왜 이토록
우리의 입맛을 사로잡고 있는지,
‘마라’의 정체에 대해
알아봅니다~. ^^
.
.
.
‘마라’라는 이름을 풀어봤더니
이름에 담긴 뜻을 알면
그 정체를
좀 더 쉽게 알 수 있습니다.
어느새 일상어가 되어버린
색다른 매운맛 돌풍의 주인공
‘마라탕’의 이름엔
어떤 뜻이 담겼기에
그런 맛이 나는 걸까요?
사전을 펼쳐 봅니다~.
麻마[má]=(저리듯이) 얼얼하다
辣라(랄)[là]=매운 맛, 맵다
아하!
‘마라麻辣’는
‘맵고 얼얼하다’는 뜻으로,
즉 ‘마라탕’은
얼얼하게 매운맛이 나는 갖가지 향신료를
넣어 끓인 국물에
채소, 육류 등 갖가지 식재료를 넣어 먹는,
중국 쓰촨(사천) 지역의 음식을 이릅니다~. ^^
강가에서 먹던 그 음식이 입소문을 타고
‘마라탕’은 창강(장강长江, 양쯔강) 인근
뱃사공들이 즐기던
요리에서 비롯되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강가에 불을 피워
채소와 주변에서 나는 나물에
매운 고추, 화자오 등
형편껏 쉽게 구할 수 있는 여러 재료를 넣은 다음
보글보글 끓여 먹었다는데요.
글쎄, 그 맛이,
기가 막혔다네요.
배도 부르고, 추위도 쫓을 수 있는데다
습한 기운도 없앨 수 있어
아는 이들끼리 오순도순 모여 만들어먹던
이 음식이 입소문을 타면서
만들어 파는 사람들이 하나둘 늘고
점점 널리 퍼지게 되었다는 것이 ‘마라’의 유래.
음식은 중국에, 맛은 쓰촨에
‘마라탕’은
중국의 4대 요리로 꼽히는
쓰촨 요리 중 하나입니다.
(중국 4대 요리:
산둥, 쓰촨, 장쑤, 광둥 지역 요리)
진귀한 해산물을 주로 사용하는
귀족적인 광둥 요리에 비해,
쓰촨 요리는 소박하고 서민적이고요.
맵기로 유명한 후난 요리보다
훨씬 더 맵다고 소문이 나있죠.
두 지역의 매운맛 배틀은
중국 내에서도 꽤 유명한지라
후난 사람이
매운맛을 두려워하지 않는다고 하면,
쓰촨 사람은
맵지 않은 것을 두려워한다고
대꾸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
쓰촨의 음식들이 유독 매운 건
지형, 기후 등
쓰촨을 둘러싼 자연 조건과 관련이 깊습니다.
중국 내륙에 위치한 쓰촨은
사방이 높은 산으로 둘러 싸여 있는 분지로,
여름은 지독히 덥고 습하며
겨울은 또 엄청 추워서
맛과 향이 강한 향신료를 듬뿍 넣은
맵고 자극적인 음식을 먹고 땀을 흘려
건강을 유지했거든요.
또 쓰촨 지역은 사계절 내내
산과 강, 평원에서 나는 식재료들이 풍부해
음식 문화가 발달할 수 있었는데요.
쓰촨 사람들은
‘음식은 중국에 있고,
맛은 쓰촨에 있다
(食在中國 味在四川)’
고 할 정도로
그들의 음식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합니다.
쓰촨의 매운맛은
우리의 매운맛과는 좀 다릅니다.
우리의 매운맛이
칼칼한 매운맛,
얼큰한 매운맛이라면,
쓰촨의 매운맛은
중독성 있는
얼.얼.하.게. 매운맛이거든요.
쓰촨 요리에는 대개 쓰촨의 고추와
마늘, 생강, 후추,
육두구, 팔각, 정향, 회향,
화자오 등의 향신료가 들어가는데요.
여기서 고추와 화자오의 맛이
바로
우리가 느끼는 그 ‘마라’ 맛입니다.
얼얼한 ‘화자오’ = 얼얼한 ‘마麻’
매운 ‘쓰촨 고추’ = 매운 ‘랄(라)辣’
고추 속 캡사이신이
매운맛을 준다면,
화자오 속 산쇼올 성분은
마취 주사를 맞은 듯 마비가 오는 것처럼
우리에게 얼얼함을 선사하죠.
쓰촨 고추와 화자오, 마자오의 조화
‘마라’에 들어가는 쓰촨 고추는
청양 고추보다
훨씬 맵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화자오(화지아오, 花椒화초)는
쓰촨 후추(Sichuan Pepper),
중국 초피(우리가 추어탕 먹을 때 넣는 그것)
라고도 불리는데요.
싱그러운 산미를 지녀
톡 쏘는 듯 향기롭다고들 하죠.
화자오에는
초록빛이 도는 청화자오와
붉은빛이 도는 홍화자오가 있는데요.
청화자오는
얼얼한 맛이 더 강하고,
홍화자오는 얼얼함은 좀 덜하지만
더 향긋하고 맛이 좋다고.
쓰촨에서 즐겨 사용하는 건
청화자오.
청화자오는 더 얼얼함이 느껴진다는 뜻에서
‘마’(마라에 쓰인 그 ‘저릴 마’)자를 붙여
마자오라고도 하고요.
전문가들은 자꾸 생각나는,
중독적인 마라의 매력은
화자오, 마자오에서 비롯된다고들 하는데요.
마라 요리의 맛은
화자오, 마자오와 고추를
얼마나,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천차만별.
고로, 맛있는 ‘마라’ 요리는
고추와 화자오, 마자오를 잘 섞어
얼얼하게 매운맛을 어떻게 구현해내느냐에
달려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먹고 나면 더 생각나는 마라 요리 4
대표적인 마라 요리로는
마라탕면, 마라샹궈, 마라룽샤(쌰), 마라촨을
꼽을 수 있습니다.
마라탕麻辣燙, 마라탕면
국물과 면을 좋아하는 우리가
가장 즐겨 먹는 마라한 음식으로,
사골 등을 우린 육수에 마라 소스와
다양한 재료를 넣고 끓여
맵고 얼얼한 국물과
풍성한 재료의 조화가 일품.
마라샹궈麻辣香锅
각종 해산물과 채소, 면 등
온갖 재료를 마라 소스에
국물 없이 볶아 먹는 볶음 요리.
마라룽샤麻辣龙虾
‘룽샤’는 ‘가재’라는 뜻.
작은 민물가재(샤오룽샤)를
마라 소스에 볶아낸 요리로,
영화 <범죄도시>에서 장첸(윤계상 역)이
상대를 위협하며
홀랑홀랑 까먹던 그 음식.
마라촨麻辣串
‘촨’은 ‘꼬치’라는 뜻으로,
쓰촨성의 성도인 청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길거리 음식.
육류, 해산물, 채소들을 꼬치에 꿰어 파는데
먹고 싶은 종류를 선택해
바구니에 담아 건네면
팔팔 끓고 있는
마라탕 국물에 데쳐 주죠.
마라 요리를 할 때 필요한 건? 무엇이든!
마라 소스에 끓여 먹고 볶아 먹는
마라 요리에 들어가는 재료는
‘거의 모든 것’
이라고 해도 무방합니다.
중국 현지에서는 마라 요리에
소, 돼지, 양, 닭, 오리 살코기는 물론
선지나 내장류뿐 아니라
뇌, 혀, 발, 껍질 등
거의 모든 부위를 넣어 먹죠.
고기만큼 인기 있는 두부도
말린 두부(포두부), 얼린 두부(동두부),
길게 말아 말린 죽순 모양 두부(푸주),
기름에 튀긴 유부 등 갖가지 형태와 질감의
두부를 넣어 먹고요.
해산물로는
갖가지 생선살, 새우, 오징어, 굴, 가리비 등~
완자로는
피쉬볼, 새우볼, 만두, 소시지 등~
새송이, 표고, 팽이, 목이버섯 등~
갖가지 굵기의 중국 당면, 국수면 등~
배추, 청경채, 시금치, 미나리,
연근, 감자, 고구마, 연근, 단호박, 죽순,
브로콜리, 숙주, 고수 등의 채소류 등등~.
중국에서는
뒤죽박죽 섞여 어지러운 모습을
마라탕에 비유하기도 한다니
풀사이 가족 여러분~
생면식감 ‘마라탕면’을 먹을 땐
라면 봉지 뒷면에 쓰여 있는 것처럼
버섯, 숙주, 대파는 물론
여러분이 좋아하는 무엇이든 넣어보세요. 도전?!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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