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 “어찌합니까아~~ 어떻게에 할까요~~”
여자들이 싫어한다고 해서
웬만해선 부르지 않는 이 노래를
오늘 아침에 부르고야 말았습니다.
평소와 마찬가지로 눈을 뜨자마자
냉장고에서 나또를 꺼내 먹었죠.
비몽사몽인 상태로 한참 먹다보니
뭔가 이상하더라고요.
서걱서걱한 것이 마치
모래를 씹는 것 같았거든요.
밥알이 모래알처럼 느껴진 적은 있어도
나또가 모래알처럼 느껴진 건 처음이었습니다.
그래서 “어? 이건 뭐지?”하고
눈을 뜨고 보니
나또 위에 곰팡이같이
하얀 점 같은 게 보이는 겁니다.
혹시 이 나또...상한 건가요?
상한 거라면 식중독의 위험은 없는지
걱정이네요.
병원에라도 가 봐야 할지...
전 이제 어찌합니까? 어떻게 할까요?
- 거친 생각과 불안한 눈빛의 한 남자가
A) 풀무원 생나또 담당자입니다.
나또를 드시다 말고
임재범의 <고해>를 부르셨군요.
노래방에서 남자들이 이 노래를 부르면
많은 여성분들이
“진짜 어떻게 하라는 건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이십니다.
하지만 저는 어찌하면 좋을지
답을 드리겠습니다.
먼저 나또의 유통기한을 살펴보셨나요?
냉장 나또의 유통기한은
보통 2주 남짓인데요,
정상적으로 잘 발효된 나또는
4℃ 이하로 유지된 냉장고에서
약 1개월 정도 보관이 가능합니다.
다시 말해 유통기한이 지났다 하더라도
보관만 잘하셨다면 1~2주 정도는
드시는 데 큰 문제가 없습니다.
하지만 나또는 발효균과 효소가
살아있는 상태이기 때문에
보관 조건에 따라 유통기한 이내라도
제품의 상태가 변할 수 있습니다.
나또는 일반적으로
보관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콩의 색택이 갈색으로 변하고
실(점질물)은 점점 분해 되어
끈기가 없어집니다.
아울러 쓴 맛이 발생하고
곰팡이처럼 하얀 반점이
생기기도 합니다.
그리고 씹었을 때
흙이나 모래를 씹는 듯한 느낌이 나죠.
이는 ‘샤리’라고 하는
과발효 현상 때문인데요,
나또를 높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발효 속도가 너무 빨라져
균의 활동이 활발해지면서 생기는 현상입니다.
모래처럼 씹히는 것의 정체는
아미노산의 일종인 티로신(tyrosine)인데
용해도가 아주 낮아서
쉽게 결정으로 석출이 됩니다.
티로신은
섭취하더라도 체내에 흡수되지 않고
배출되기 때문에 섭취로 인한 부작용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또 나또는 나또균이 우점하기 때문에
다른 균이 침범하기 힘듭니다.
즉, 샤리가 생겼더라도
발효균 외 다른 일반세균이
오염된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서걱거림이 있는 나또를 드셨더라도
배탈 등 건강상의 문제는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그러나 흰 점이 생길 정도면
갈변이 많이 진행되고
실이 많이 녹아있기 때문에
식욕이 땡기지는 않겠죠?
하지만 나또 역시 보존을 잘못 하게 되면
잡균이 번식해 상하기 마련인데요,
만약 나또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거나 색깔이 심하게 변하거나
곰팡이가 피었다면 그때는
먹지 말고 버리셔야 합니다.
정리하자면, 과발효된 나또를 드셔도
건강상의 문제가 생기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식감이나 맛이 떨어지기 때문에
구입하신 제품은 가급적
보관조건과 유통기한을 지켜 드실 것을
‘감히 제가 감히’ 권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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