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슨트'를 아시나요?
박물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단어인데요.
한마디로 요약하면
관람객들과 함께 박물관을 돌며
주요 작품들에 대해 설명해주시는 분들을 말해요.
혼자서 돌아보면
놓쳤을 것들도 이분들과 함께라면
전시물 하나하나에 담긴
역사적 의미와 뜻은 물론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듣게 되는데요.
지금까지는 도슨트를 통해
전시물에 대해 알아갔다면~
오늘은 도슨트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도슨트의 어원부터,
도슨트 투어를 200% 즐기는 팁까지!
알아두면 피가 되고 살이 될 박물관 꿀팁들!
오늘도 풀반장과 함께 해봐요!
잇힝!
박물관의 스토리텔러,
도슨트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 휑한 전시장 안을 방황하는 우리의 걸음과 마음을 잡아줄 박물관과 미술관의 스토리텔러, ‘도슨트’를 만나본다.
아, 이제야 보인다!
하얀 벽에는 그곳의 벽만큼 여백이 많은 판화 작품과 낙서 같은 스케치만 붙어있었다. 휑한 전시장 안을 방황하던 내 걸음과 마음을 잡아준 건, 그날의 ‘도슨트 당번’이라는 미술대학 대학원생. “이 드로잉을 보면 이 시기 호크니는 정말 많이 외로웠던 것 같아요. 뉴욕에서의 활동이 처음엔 성공적이었지만 얼마 못가 인기는 떨어졌고, 이때만 해도 동성애에 대한 비난은 말도 못할 정도였으니까요…” 작품 속 ‘탕아’는, 호크니 자신이었던 셈이다. 이야기가 끝난 다음 입구에서부터 다시 시작했다. 그림 하나, 그림 둘… 아, 이제야 보인다! 화려하고 열정적인 팝아트 작가 데이비드 호크니에게서 섬세한 소년의 감수성을 본 건 이날 만난 귀여운 도슨트 당번 덕분일 것이다.
그리고 얼마 전 찾아간 뮤지엄김치간(www.kimchikan.com)에서 도슨트가 나무계단을 걸을 때 나는 소리가 맛있는 김치(!)를 씹을 때 나는 소리라는 걸 귀띔해주지 않았더라면 어땠을까. “쉿! 어디서 무슨 소리가 날까요? 귀 기울여 들어보세요.” 아는 만큼 보이고, 아는 만큼 들린다는 만고의 진리는 지금 이곳 뮤지엄김치간에서도 여전히 유효하다.
‘가르치다’라는 라틴어에서 온 ‘도슨트’
불과 몇 년 전까지만 해도 ‘도슨트’라는 단어를 낯설어 하는 이들이 많았는데 이제 박물관이나 미술관에 갈 때면 도슨트 투어 시간을 확인하는 일이 자연스러워졌다. 도슨트(docent)는 ‘가르치다’라는 뜻의 라틴어 ‘docere’에서 나온 말로, 박물관, 미술관 등에서 관람객에게 전시물을 설명하는 전시해설가, 전시안내인을 이른다. 해당 전시 및 관련 분야에 대해 일정 교육을 받은 도슨트의 역할은 관람객에게 전시 작품 및 작가에 대한 지식을 알려주어 전시를 보다 잘 이해하도록 하는데 있다.
쉽게 풀어 들려주는 전시 이야기
도슨트 투어는 전시 해설, 전시 감상으로 풀이된다. 전시 해설(가이드 투어)의 형태는 크게 사람(도슨트), 오디오 가이드, 디지털 가이드로 나눌 수 있다. 전시 내용을 이해하는 데 있어, 또 전시 공간을 추억하는 데 있어 도슨트의 영향력은 상당하다. 도슨트는 관람을 풍성하게 만들어주는 스토리텔러이기도 하다. 학교 수업시간을 떠올려 보면 금방 이해가 될 것이다. 귀에 쏙쏙 들어오는 재미있는 수업이 있는가 하면, 눈꺼풀이 사정없이 내려앉는 지루한 수업도 있다. 현대미술 작가들 중에는 관람객의 자유로운 감상을 방해한다며 도슨트를 꺼리는 경우도 간혹 있는데, 우리집 화장실 변기도 오브제로 삼는 그들의 작품 세계가 당혹스러운 일반의 관람객들에게 도슨트가 쉽게 풀어 들려주는 전시 이야기는 작가들의 기상천외한 상상력을 이해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것도 사실이다.
다국어 음성 가이드는 기본
오디오 가이드는 말 그대로 음성 안내기기를 통해 듣는 전시 해설이다. 외국인들이 많이 찾는 뮤지엄김치간에서 가장 유용한 전시 해설 아이템도 다국어(한,영,중,일) 음성 가이드이다. 디지털 가이드는 모바일 기기를 기반으로 한다. 대림미술관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리움의 스마트 가이드, 그리고 국공립 박물관이나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리는 해외 패션 관련 전시들에서 주로 볼 수 있는 QR코드, NFC태그를 통한 가이드가 그것이다.
앱, QR코드, NFC태그도 등장
사람 대 사람으로 만나는 도슨트 투어가 아날로그 감성이 충만한 전시 해설의 기본이라면, 디지털 가이드는 최신 트렌드를 반영한 다양한 아이디어가 돋보인다. 미술관 앱을 다운받으면 전시를 기획한 큐레이터가 직접 들려주는 전시 설명을 들을 수 있다. 과거에는 TV 주말의 영화에 나올법한 다듬어진 목소리의 성우가 등장했지만 지금은 전시에 직접 참여한 담당 큐레이터나 작가가 관람객과 대화를 나누듯 다정하고 편안하게 전시 기획 과정에서 일어났던 소소한 에피소드들도 곁들여 전시 이야기를 들려준다.
스마트폰을 전시 관람용 단말기로 최적화해 제공하는 곳도 있다. 해당 작품 앞이나 공간에 서면 관련 내용이 음성, 텍스트, 이미지의 형태로 자동 제공된다. 이미지의 경우 축소 및 확대, 360도 회전도 가능하다. 특히 어린아이들에게 인기가 높은데 게임을 즐기듯 재미있는 관람법이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기술이 주는 재미에 몰두한 나머지 과거 전시 관람에서 느낄 수 있었던 감성과 매력은 줄었다는 의견도 있다. QR(Quick Response)코드와 근접 무선 통신기술의 하나인 NFC(Near Field Communication)태그는 넓은 박람회장에도 자주 등장한다. 작품 옆에 붙어있는 코드나 태그에 스마트폰 등을 갖다 대면 해당 작품의 설명이 음성, 텍스트, 이미지의 형태로 서비스 된다. NFC태그는 QR코드보다 반응 속도가 빠르고 특정 앱이 없어도 사용이 가능하다. 관람객에게 전해진 정보는 관람객에 의해 지속적으로 관리되며 원할 때 언제든지 다시 활용할 수 있어 전시장에서 바로 개인 SNS에 전시 정보를 올릴 수도 있다.
도슨트 투어, 미리 확인하세요
박물관의 도슨트 투어는 대부분 미리 정해진 시간에 진행되지만 간혹 내부 사정에 따라 시간이 변경될 때도 있으니 방문 전 꼭 홈페이지를 통해 확인하도록 한다. 단체인 경우 미리 예약을 하면 따로 눈높이 도슨트 투어를 받을 수도 있다. 시간이 맞지 않다면 오디오나 디지털 가이드를 이용하면 된다. 오디오 및 디지털 가이드는 안내데스크에서 무료 혹은 유료로 이용할 수 있다.
전시를 즐기는 이들은 한번 방문 시 세 번의 관람은 기본이라고들 한다. 처음엔 도슨트 없이 발길 가는대로 눈길 닿는 대로 한번, 그 다음은 도슨트와 함께, 마지막으로 작품 속에 담긴 이야기를 떠올리며 또 한 번! 이해, 공감을 넘어 감동이 가득한 하루가 될 것이다.
사진. 톤스튜디오, MRcomm
도움말. 풀무원 ‘뮤지엄김치간(間)’ 설호정 관장
글을 쓴 한정혜는 음식과 문화, 환경 속에 깃든 이야기를 찾아 글을 짓고 알리는 일을 한다. 바람은 자연스럽게, 맛있게, 일하기.
ㅣ본 컨텐츠는 풀무원 웹진 <자연을담는큰그릇[링크]>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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