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WebNovel/웹소설 '라면금지령'

[PSI수사대] 라면금지령⑥ 바람의 언덕, 바람의 라면

지난 줄거리 

    미래 라면을 맛본 죄로 미래 감옥에 갇혀 있던 풀무원수사대 풀반장과 풀군, X는 모자를 쓴
    남자 J에 이끌려 감옥을 탈출하게 된다. 8대조 할아버지인 조박사의 유언에 따라 수사대를
    구출했다는 J에게 300년 전 조박사가 남긴 QR코드를 건네받는 수사대! QR코드를 스캔하자
    뜻을 알 수 없는 한문 문장이 떠오르는데...! [지난 에피소드 보러가기] 



<QR코드를 찍으면 암호가 나타납니다>

“수수께끼는 풀렸어!” 

풀반장의 외침에 
스마트폰 화면에 떠오른 한문 문장을 들여다보던 
세 사람은 깜짝 놀라 그를 쳐다봤다. 

“반장님, 수수께끼가 풀렸다니..
           이 한문 문장들이 무엇을 뜻하는지 아시겠단 말씀인가요?”  
“간단해요. 이건 레시피...” 
“네? 레시피요?!”

풀반장과 풀군의 대화에 
X가 흥분한 목소리로 잽싸게 끼어들었다. 

“앗! 관계자가 모두 암살당해서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던 
           바로 그 착한 라면의 레시피를 말하는 건가요?!”
“300년 전의 레시피니,  
           말씀하시는 바로 그 레시피가 맞을 겁니다. 하하.”

풀반장의 답을 들은 X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제가 지구연방정부의 감시를 피해 웜홀을 타고 
           300년 전의 풀무원연구소를 찾아갔던 게   
           바로 그 착한 라면 레시피를 구하려고 갔던 겁니다~!” 
“아하~! 그래서 우리가 먹던 
           ‘꽃게짬뽕’ 라면을 보고 그렇게 반색을 했던 거군요.”

X는 진지한 얼굴로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300년 전의 풀무원 연구소에 가서
           착한 라면 레시피를 구해와 라면을 만들고,
           그걸 2314년의 지구인들에게 널리 확산시키려 했던 겁니다.

           중독성 물질이 첨가된 금지된 라면이 아닌 
           건강한 착한 라면이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증명하려는 
           역사적 사명을 띠고 갔었죠.” 
“오오....!! 정말 영화 <터미네이터> 같아요. 
           인류를 구하기 위해 반란군 지도자 존 코너를 살리려고 
           과거로 왔던~ 크!”

옆에서 듣고 있던 
J가 조심스럽게 입을 뗐다. 

“그런데 이 레시피가 300년 전 레시피인데
           달라진 지구 환경에서도 이걸 만들 수 있겠습니까?

“네, 저희 둘이 만들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가능합니다., ...” 
“다만..........?”

X와 J는 긴장한 얼굴로 풀반장을 건너다봤다. 

'바람'과 '자연'만 있으면 됩니다.” 

"바람과.. 자연...?"

.
.
.

미래 도시의 외곽에 위치한 
바람 언덕. 

언덕 위에는 바람이 불고 있었다.

숨이 턱턱 막히는 뜨겁고 건조한 바람이었다. 

“헉헉...바람을 구하러 오긴 했지만
           이런 사막 같은 곳이 한국에 있었다니! 
           미래엔 지구온난화가 정말 심각하네요.” 

언덕 정상에 도착한 풀군이 숨을 헐떡이며 말했다. 

바람을 느끼려는 듯 눈을 감고 있던 풀반장이 
천천히 입을 뗐다.    

“풀군, 바람 상태는 어떤 것 같나요?”
“어우, 글쎄요...헤어드라이어 열풍 2단계 수준?
           머리를 감고 돌아서면 드라이를 안해도 다 마를 것 같아요.” 

X와 함께 뒤늦게 언덕에 올라온 J가 
수사대를 향해 설명했다.  

“그래서 이곳 미래도시에서는  
           이곳을 ‘열풍언덕’ 또는 ‘바람의 언덕’이라고 부릅니다. 
           무엇이든 열풍건조 시키거든요. 
           요청하신 바람의 온도와 습도, 풍속이 맞는 곳이 바로 이곳입니다.”
“이 정도면 될 것 같네요. 풀군, 어서 꺼내요.” 

풀반장의 지시에 풀군이 들고 온 박스에서 주섬주섬 뭔가를 꺼냈다.  

풀군이 꺼낸 것은 얇고 꼬불꼬불한 면 뭉치였다. 
그는 면을 풀어헤치더니 막대에 척척 널기 시작했다. 

"지금 뭘 하시는 거죠?”

X가 의아한 듯 물었지만 
풀반장은 그저 ‘염화미소’와도 같은 묘한 웃음을 지을 뿐이었다. 

풀반장과 풀군 두 사람의 대화 속에서 얼핏 
‘통영굴짬뽕’ 이니 ‘오징어먹물짜장’ 이니 하는 
아리송한 단어들이 들려왔다. 

X가 답답한 듯 J를 붙잡고 물었다. 

“박사의 후손이시라니 아시겠네요.
           라면 면을 뽑았으면 원래 기름에 튀겨야 하지 않나요?
           왜 저렇게 뜨거운 바람에 말리는 거죠?
“글쎄요.. 저도 잘.. 
           일단 저 두 분께 맡겨봅시다.” 

두 사람은 풀무원수사대의 행동에 연신 고개를 갸웃거렸다. 

면발이 바람에 춤을 추듯 흔들렸다. 
찰랑대던 면발은 이내 뜨거운 바람에 말라 건조됐다.  

다 말린 면발을 조심스레 손으로 만져보던 풀반장이 물었다. 

“여기서 가장 가까운 바다가 어디입니까?” 

.
.
.

미래 도시에서 가장 가까운
바다.


수평선 너머로 해가 뉘엿뉘엿 저물고 있었다.  

바다의 석양은 300년 전과 똑같이 붉었다. 
노을을 뒤로 하고 이제 막 배에서 하선한 풀군과 풀반장의 손에는 
커다란 자루가 하나씩 들려있었다. 

“반장님, 이 정도면 충분하겠죠?” 

풀군이 자루를 들어 보이며 물었다.
자루가 꿈틀꿈틀 움직였다. 
뭔가 날카로운 실루엣도 느껴졌다.  

“충분할 것 같군요. 
           빠져 나오지 않게 꽁꽁 묶어둬요.
           손 조심하구요.” 

해변에서 기다리던 X와 J는 
고개를 갸웃거렸다. 

“저분들 뭘 잡은 걸까요?”
“갈수록 미스터리네요. 
           착한 라면을 만드는데
           정말 '바람'과 '자연'만 있으면 되는건지...
           이게 그 코드에서 풀어낸 한문 문구와 무슨 관련이 있는지...
           힌트라도 주실 순 없겠습니까?” 
“완성되면 그때 알려드리도록 하죠. 
           저희도 성공할 수 있을지 아직 장담할 수가 없습니다.”  
“반장님, 이제 준비는 다 된 건가요?” 
“아니, 아직 한 가지가 더 남았습니다.”

풀반장이 주머니에서 쪽지 한 장을 꺼내 J에게 건넸다. 

“혹시 이것들을 구해 주실 수 있겠습니까?
           되도록 신선한 것들로요.”
“어디 봅시다. 300년 전과는 자연환경이 많이 달라져서 
           구할 수 없는 재료들도 있을 것 같습니다만......”

J는 풀반장이 건넨 쪽지를 
소리내어 읽다가 피식, 미소를 지었다. 

표고버섯, 무, 양배추, 당근, 파, ... 
           역시 저희 8대조 할아버님은 모든 걸 알고 계셨나보네요. 하하.” 
“오오~, 조박사님이 또 뭔가를 준비시키신 건가요?” 
“맞습니다. 8대조 할아버님께서는 태양광 대신 LED를 광원으로 삼아 
           흙 없이 수경재배를 하는 ‘식물공장’을 만들고 
           바로 이 재료들을 준비하라는 유언도 남기셨거든요. 
           저희 집 지하에 모두 준비되어 있습니다.” 

풀반장이 만족한 표정으로 말했다. 

“그럼 이제 모든 준비는 끝났군요!” 

.
.
.

수사대가 칩거에 들어간 지 일주일이 지났다.  
X와 J에게는 초조한 기다림의 시간이었다. 

바람의 언덕과 바다, 그리고 식물공장을 거치며 준비한 재료들로 
무언가를 만들고 있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러나 그것이 과연 무엇으로 탄생할지 두 사람은 짐작조차 할 수 없었다. 

닫힌 방문을 쳐다보며 하릴없이 기다리던 X가  
문득 목소리를 낮추어 J에게 말을 건넸다.  

“과연 라면을 만들 수 있을까요?”
“8대조 할아버님께서 저분들을 살리라고 
           유언을 남기시긴 했지만, 이젠 저도 좀 의구심이...”

기다렸다는 듯이 X가 고개를 끄덕였다. 

“특히 재료를 구하는 모습을 보니... 
           많이 의심쩍단 말입니다. 
           자고로 라면이라 하면, 면을 기름에 튀겨야하는데  
           바람의 언덕에서 면을 말리질 않나, 
           바다에서 뭔가 이상한 걸 잡아오질 않나...” 
“그러고보니 면을 기름에 튀기지 않았다는 게 
           가장 마음에 걸리네요.” 
“아, 그때 웜홀이 열렸을 때 
           당신네 8대조 할아버님이라는 그분, 
           그 박사님을 모셔왔어야 했.......”

그때였다. 

갑자기 방문이 벌컥 열리더니 
초췌한 얼굴의 풀반장이 나타났다. 

X와 J는 벌떡 일어나 숨죽여 그의 얼굴을 바라봤다. 

알쏭달쏭한 풀반장의 얼굴을 보며 
X가 토해내듯 물었다. 

“시..실패입니까,,?” 

그때 풀반장 뒤로  
풀군이 쟁반에 무언가를 받쳐 들고 나타났다.  

드디어 완성했습니다!
“유후~, 라면을 만들었다구요~!!” 

초췌하고 피곤한 모습이었지만 표정만큼은 아침 해처럼 밝게 빛나고 있었다. 

풀군이 들고 있는 그릇에서 뜨거운 김이 풀풀 솟으면서 
순식간에 구수하고 얼큰한 냄새가 실내를 가득 메웠다. 

그릇 안을 들여다 본 X가 
넋을 잃고 곁에 서있던 J의 어깨를 흔들어대며 
흥분한 목소리로 외쳤다. 

이 꼬불꼬불한 면발과 빨간 국물! 
           라면이 분명하군요!” 
“아니, 어떻게 이런 일이...!”

환희에 차 펄쩍펄쩍 뛰는 두 사람을 향해    
싱글벙글 웃음짓던 풀군이 재촉했다.   

“자자, 이제 좀 앉으시고, 
           젓가락을 찾아주시죠.” 

돌연 X가 결연한 표정으로 
풀군을 막아섰다. 

“잠깐만요. 그전에 우리가 가야할 곳이 있어요.” 
“가다니.... 어딜 가겠다는 말이죠?” 
“지구연방정부로 가야죠!”

X의 말에 나머지 세 사람의 표정이 굳었다.  

라면 그릇에서는 여전히 뜨거운 김이 솟고 있었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어느 날 풀무원연구소에 열린 시공간의 웜홀을 타고 
300년 후, 라면이 금지된 미래에 떨어진 
풀무원수사대(PSI; Pulmuone Special Investigation)~! 

풀반장과 풀군은 
라면이 금지된 암울한 미래를 구하고   
‘꽃게짬뽕’이 끓고 있는 현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PSI수사대~!  
시즌1 ‘오도의 비밀’
시즌2 ‘비만바이러스’

그 제작진이 다시 뭉쳐 준비한  
치밀하고 정교한 SF 블록버스터급의 대작!    

풀무원 블로그 풀사이의 
미스터리 타임슬립 웹소설~!   

풀무원수사대 시즌3 <라면금지령>~~~!! 

다음주에도 라면이 금지된 미래는 계속됩니다. 

본편사수, 입소문자유! 
격려댓글 폭풍환영!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