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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Novel/웹소설 '라면금지령'

[PSI수사대] 라면금지령⑤ 코드에 담긴 비밀

지난 줄거리 

    라면클럽에서 중독성 물질이 첨가된 금지된 불법 라면을 먹던 풀무원수사대 풀반장과 풀군은
    미래 경찰견에게 쫓겨 체포된다. 라면 사범으로 미래 감옥에 갇힌 수사대는 불법 라면의
    중독성에 괴로워하는 사람들을 목격하게 되고, 절망적인 심정 속에 즉결재판소로 끌려가고
    있었는데....! [지난 에피소드 보러가기] 

뚜벅 뚜벅

쓰러진 경찰들 옆으로 발 하나가 나타났다. 

모자를 깊이 눌러써서 얼굴을 알아볼 순 없었지만 
풀무원수사대를 구하러 온 남자임에는 확실했다. 

모자를 쓴 남자는 
세 사람을 향해 손짓을 보내더니 
이내 성큼성큼 앞으로 걸어가 버렸다.  

X와 수사대는 서로의 얼굴을 쳐다봤다. 

짧은 순간 무언의 눈빛이 오갔다. 

“어떡할까요?”
“일단, 따라가 봅시다!” 

풀반장도 고개를 세차게 끄덕였다. 

.
.
.

모자를 쓴 남자는 건물 내부의 지리를 잘 알고 있는 듯 

인적 없는 직원 전용 출구와 통로를 이용해 
앞으로 앞으로 나아갔고 
네 사람은 지하 깊숙한 출입통제구역에 다다랐다.

남자는 눈에 띄지 않는 구석 벽을 향해 뚜벅뚜벅 걸어갔다. 
벽에는 낡은 라면 광고 포스터 한 장이 붙어 있었다. 


“앗! 이...이건 어디서 많이 본 듯한....
           마치 영화 <쇼생크 탈출>의 한 장면 같아요!”
“지금 그런 농담할 상황이 아니에요.” 
“아니, 반장님, 그 영화에 보면 
           이 포스터 뒤에 탈출 구멍이 뚫려있었거든요. 
           바로 이렇게...!” 

풀군이 손가락에 침을 발라 
말릴 새도 없이
라면 포스터 한가운데를 푹 찌른 순간, 

포스터 가운데가.....
움푹 파이는 게 아닌가! 

곁에서 지켜보던 모자 쓴 남자가 
포스터를 거침없이 “북”하고 찢어내자 
지름 1미터 가량의 구멍이 나타났다. 

남자는 구멍 안에 빛을 비추며 
놀라서 멀뚱히 서 있는 세 사람을 향해 말했다. 

“들어가시죠.”   

멀리서 이들을 찾는 경찰들의 발소리가 분주하게 울려왔다. 
세 사람은 망설임 없이 차례로 구멍 안으로 기어들어갔다.

폐소공포증이 유발될 것 같은 답답함도 잠시, 
이내 시야가 넓어지며 지하수로가 나타났다. 

물 위엔 배 한 척이 떠 있었다. 

수사대와 X는 남자를 따라 
재빠른 동작으로 배에 올라탔고 

남자가 노를 잡더니  
어느새 배는 수로를 타고 빠른 속도로 나아가기 시작했다. 

팟. 

배는 순식간에 지하 수로를 벗어났다. 

“앗! 눈부셔!” 

배가 지하수로를 벗어나는 순간 
바깥의 신선한 바람이 
남자의 모자를 날려버렸다. 

그 순간, 얼어붙을 듯 놀라는 풀반장과 풀군! 

“조....조박사님?!!!!” 

남자가 천천히 입을 뗐다. 

 “알아보셨군요. 하지만 저는 조박사가 아닙니다
            제 이름은 J......”
“네?” 
“그게 무슨 말씀이세요? 조박사가 아니라니요?” 
“에이~ 농담도~! 
           이렇게 똑같이 생긴 사람이 세상 천지에 또 어디 있겠어요. 
           혹시 쌍둥이? 도플갱어?”  
“....조박사님이 아니면, 그럼 당신은 누구죠?” 

풀반장의 단도직입적인 질문에 J가 답했다. 

“글쎄요...그건 오히려 제가 묻고 싶은 질문이군요.
           당신들은 누구죠?”  
“우리가 누구냐니, 우리가 누군지도 모르고 구해주었단 말입니까? 
           그럼 우리를 구해 준 이유가 뭡니까?” 

J의 반문에 풀군이 발끈하며 물었다. 

“그건...
           우리 8대조 할아버님께서 남기신 유언 때문입니다.”
“8대조 할아버님의 유언이라구요?” 
“예, 그렇습니다. 8대조 할아버지께서는 2314년 오늘, 
           라면 클럽에서 도망치다 라면 감옥에 수감되는  
           당신들을 구해주라는 유언을 남기셨거든요. 
           그런데 당신들은 대체 누구죠? 우리 8대조와는 무슨 관계입니까?”

풀군과 풀반장이 뭐라고 대답할까 망설이고 있는데 X가 나섰다. 

“제가 대신 말씀드리죠. 
           사실 이 분들은 과거에서 오신 분들입니다.
           웜홀을 닫지 않은 제 실수로 
           라면을 먹다 말고 미래 오게 됐습니다.”   

J는 과거에서 왔다는 말을 듣고도 덤덤한 반응이었다. 

“별로 놀라지 않으시는군요?” 
“저를 보고 “조박사님”이라고 칭하는 걸 듣고 
           대략 짐작은 했습니다.” 

순간 풀군과 풀반장이 입을 쩍 벌렸다. 

“그럼, 당신의 8대조 할아버지가 조박사님?!
“네, 그렇습니다. 
          일단 저희 집으로 모시겠습니다.
          당신들을 구하거든 꼭 보여드리라는 것이 있었거든요.” 

.
.
.

J는 집에 도착하자마자 집안 깊숙이 보관해 뒀던 작은 금고를 꺼내 왔다. 

잠금장치를 해제하고 금고를 열자 그 안에서 봉투 하나가 나왔다. 

“열어보십시오. 
           8대조의 유언이 담긴 문서입니다.”

풀반장은 J에게 건네받은 봉투가
방금 전까지 함께 라면을 먹던 조박사의 유품으로 
무려 300년을 전해져 내려왔다는 게 믿겨지지 않았다. 

풀반장이 심호흡을 한 번 한 후 봉투를 열었다. 

그 안에는 흰 종이가 접힌 채 들어있었다. 
종이를 펼친 풀반장의 야릇한 표정을 보고 풀군이 달려들었다. 

“뭔데 그러세요? 반장님!”

X와 J가 어깨 너머로 슬쩍 종이를 엿보았다. 

“이게 뭐죠? 뭘 그린 건가요?” 
“고대의 상형문자가 아닐까 싶네요.” 
“그보다...무슨 칩 같은 것의 설계도면이 아닐까요?” 
“미로같은 모양이니 혹시 지도일 수도 있지 않을까요?” 

처음 보는 괴(?) 문양에 이것저것 의견을 내는 
X와 J의 말을 일축하듯 풀군이 딱 잘라 말했다. 

“이건 QR코드라는 겁니다.” 



“QR코드요? 그게 뭐죠?” 
“그러니까 QR은 Quick Response의 약자로 
           즉, 빠른 응답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인데...
           뭐, 인터넷 페이지를 여는 2014년의 최신 기술이라고 할 수 있죠.” 

그때 풀반장이 말없이 주머니에서 스마트폰을 꺼냈다. 

“아니, 그건 또 뭡니까?” 

스마트폰을 본 J가 감탄하며 외쳤다. 

“오~, 저 그 물건을 박물관에서 본 적이 있습니다. 
           300년 전 선조들이 사용하던 통신수단 중 하나죠?” 
“헐~, 선조!” 

X와 J가 스마트폰이라는 역사적 유물을 호기심 어린 시선으로 바라보는 가운데
풀반장이 QR코드 어플리케이션을 실행한 후 스마트폰을 QR코드에 갖다 댔다. 

“뭘 하는 거죠?”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스캔하는 겁니다.” 
“스캔하면 뭐가 나오나요?”

풀반장이 “쉿!”하며 조용히 하라는 신호를 했다. 

모두들 숨을 죽인 채 무언가 나타나기만을 기다렸다.  
수초의 시간이 마치 몇 시간처럼 길게 느껴졌다. 

“저게 뭐죠?” 
“헉! 한자?” 

마침내 나타난 그것은 몇 줄의 한문 문장이었다. 


風勝油 風逆重
去七來七 橫步又橫步
必通窮極眞味



“전 한글세대라 한자는 영 자신이 없는데...
           검색을 해 볼까요? 풍승...유...풍....” 

風勝油 風逆重
         풍승유 풍역중

         去七來七 橫步又橫步
         거칠내칠 횡보우횡보

         必通窮極眞味
         필통궁극진미

           .
           .
           .
         
           바람은 기름을 이긴다. 
         바람은 중력을 거스른다. 

         7이 가고 7이 온다. 
         옆으로 걷고 또 걸어라.  

         반드시 궁극의 진미와 통하게 되리
.....” 


풀군은 일사천리로 한자의 독음과 뜻을 읊어대는 
풀반장을 존경스런 눈초리로 바라보며 
아....역시 ‘반장’은 아무나 다는 것이 아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바람....기름.. 
           이게 다 무슨 뜻이죠?
           정말 무슨 주문 같은 걸까요?” 

여전히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세 사람 사이에서 
오직 풀반장의 입가에 미소가 떠올랐다. 

“수수께끼는 풀렸어!”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어느 날 풀무원연구소에 열린 시공간의 웜홀을 타고 
300년 후, 라면이 금지된 미래에 떨어진 
풀무원수사대(PSI; Pulmuone Special Investigation)~! 

풀반장과 풀군은 
라면이 금지된 암울한 미래를 구하고   
‘꽃게짬뽕’이 끓고 있는 현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PSI수사대~!  
시즌1 ‘오도의 비밀’
시즌2 ‘비만바이러스’

그 제작진이 다시 뭉쳐 준비한  
치밀하고 정교한 SF 블록버스터급의 대작!    

풀무원 블로그 풀사이의 
미스터리 타임슬립 웹소설~!   

풀무원수사대 시즌3 <라면금지령>~~~!! 

다음주에도 라면이 금지된 미래는 계속됩니다. 

본편사수, 입소문자유! 
격려댓글 폭풍환영! 

커밍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