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줄거리
지구연방정부에서 ‘라면금지령’을 선포해 라면을 만드는 것도 먹는 것도 불법인 2314년의
암울한 미래 도시! 하지만 풀무원수사대 풀반장과 풀군은 X(엑스)를 따라 라면 마피아들이
불법 라면을 유통하고 있다는 광란의 미래 라면 클럽에 비밀스럽게 입장하게 되고, 그곳에서
문제의 금지된 중독성 라면을 한 젓가락 먹어보고 깜짝 놀라는데....!
[지난 에피소드 보러가기]
뚜앙- 뚜앙 - 뚜앙- 뚜앙
갑작스런 경보음에 수사대는 젓가락을 놓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뭐죠? 이 소리는? 불이라도 난 건가요?”
X의 얼굴에 당황한 기색이 떠올랐다.
“라면단속반이 떴습니다.”
“헉! 그럼 우린 어떻게 되는 거죠?”
“이러고 있을 새가 없어요. 어서 다시 자리에 앉아요!”
“아니, 왜 앉아요? 도망을 가야죠!”
X가 영문 몰라 하는 두 사람을 억지로 의자에 앉히더니
“꽉 잡아요!” 하고 외쳤다.
X가 버튼을 누르자 두 사람이 앉아있던 의자가 바닥 밑으로 쑥 꺼졌다.
“으아아아악!!”
수직낙하 놀이기구를 탄 듯 잠깐의 무중력 상태가 지나가고
잠시 후 어둠에 눈이 익자 땅굴 같은 긴 통로가 눈앞에 드러났다.
경찰의 기습에 대비해 밀실 바로 아래 탈출용 지하 통로를 마련해 둔 듯했다.
잠시 후 X가 내려왔다.
“저를 따라오세요. 빨리요!”
“어째서 라면 먹을 때마다 이런 일이 생기는 거죠, 반장님?”
“어서 뛰기나 해요.”
얼마나 지났을까.
숨이 턱까지 차오를 무렵 눈앞에 막다른 문이 나타났다.
지상으로 연결된 문이었다.
“우리 몸에 라면 냄새가 배어있기 때문에
냄새가 없어지기 전까지는 조심해야 됩니다.”
풀반장은 옷에 밴 냄새를 확인하기 위해
팔을 들어 소매에 코를 갖다 댔다.
“킁킁.... 클럽 안에서 그렇게 라면들을 끓여대니
정말 옷에 냄새가 뱄긴 뱄네요.”
“에이.. 사람들은 잘 못 맡을 거에요.”
.
.
.
컹! 컹! 컹!
골목 끝에 경찰차가 서있고
경찰들이 수사대를 향해 달려오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앞에는 십여 마리의 개들이 맹렬히 짖으며
뛰어오고 있었다.
“라면탐지견이에요!! 빨리 뛰어요!!”
X의 급박한 외침에 수사대는 반사적으로 뛰기 시작했다.
한참을 도망가던 세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세 방향으로 갈라져 달렸다.
그러자 개들도 정확히 세 방향으로 나뉘어 그들을 추격했다.
모두 젖 먹던 힘을 짜내 죽기 살기로 달렸지만
지옥 끝까지라도 쫓아올 듯한 라면탐지견들의 맹추격에
결국 무릎을 꿇지 않을 수 없었다.
곧이어 도착한 경찰들에게
풀군이 손사래를 치며 격렬히 외쳤다.
“우린 라면 안먹었어요!”
경찰들은공항검색대에서 볼 수 있는 스캐너로
풀군의 몸을 훑었다.
스캐너 표면에 풀군의 위장이 훤히 비쳤고
위장 속에 꼬불꼬불한 라면이 춤을 추고 있었다.
경찰이 손목에 전자 수갑을 채우며 말했다.
"당신을 라면 흡입 및 도주 혐의로 체포합니다.
당신은 묵비권 및 변호사를 선임할 권리가....”
그 순간 풀반장은
.
.
.
라면단속 경찰의 한쪽 입꼬리가 올라가는 것을 보았다.
“....권리가?”
“...없습니다.”
“네? 뭐라고요?!”
X는 풀군과 눈이 마주치자 체념한 듯 고개를 흔들었다.
풀반장과 풀군, 그리고 X 모두
공중에 둥둥 떠있는 경찰차에 태워졌다.
무거운 분위기의 경찰차 안에서
풀군이 나지막이 속삭였다.
“...반장님, 이거 날으는 자동차예요...!”
“이상하네요. 저 두 사람은 생체정보가 등록돼 있지 않은데요.”
휴대용 신원조회기를 들여다보던 경찰이 풀군과 풀반장을 가리키며 말했다.
“혹시 불법시간여행자 아니야?
미래에서 범죄를 저지르고 과거로 도망 온 범죄자일 수도 있으니까
들어가서 잘 조사해 보라고.”
상급자인 듯한 경찰의 의심스런 눈초리에
풀반장과 풀군은 슬며시 시선을 돌렸다.
.
.
.
지구 연방 정부의 미래감옥.
사면이 투명한 유리 같은 물질로 이루어진
큐브 모양의 방들이 공중에 떠있었다.
“라면 한 젓가락 먹었다고 사람을 이렇게 가두다니...
이게 말이 됩니까! 이건 아니잖아요!”
유치장 한 구석에 지친 듯 앉아있던 풀군이
갑자기 부아가 치밀어 오른다는 듯 외쳤다.
“이제 우린 어떻게 되는 거죠?”
“글쎄요....여긴 일단 유치장이고,
즉결재판을 통해 진짜 감옥으로 이감될 겁니다.
경우에 따라 정신병원에 보내지기도 하죠.”
“우리가 과거에서 온 사람들이라는 게 밝혀지면요?”
“사실 그게 더 큰 문제인데...”
그때였다.
우웨에에에엑!!!
갑자기 맞은편에 있던 한 남자가 바닥에 구토를 하기 시작했다.
세 사람이 입감된 경찰서 유치장에는
라면클럽에 있던 사람들이 대부분 잡혀 와 있었는데
대부분이 심한 구토와 두통 증세를 보이고 있었다.
“왜 저러는 거죠?”
“마약성분이 들어간 미래 라면 중독자들의 전형적인 증상입니다.
미래 라면을 과다 섭취하면 저런 증상이 나타나죠.
일종의 부작용이라고 할까요.”
“도대체 라면 안에 무슨 성분을 넣었기에....
라면 맛도 이상하더라니!”
“참, 그때 라면을 맛보고는 이건 라면이 아니라고 하셨는데
그게 무슨 뜻입니까?”
“한마디로 우리 시대의 라면과는 너무나 다른 맛이었거든요.
화학적 합성첨가물 뿐만 아니라
뭔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여러 첨가물 덩어리라고나 할까...
자연의 맛이 전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하아, 우리 ‘꽃게짬뽕’ 라면을 먹어봐야
아~, 이게 바로 라면의 참 맛이구나 느낄 수 있을 텐데...!”
“꽃게짬뽕 라면이라...정말 꼭 한 번 먹어보고 싶군요.”
다른 큐브 안에 갇혀있는 사람들도
시간이 흐르자 식은땀을 흘리면서 안절부절 못하는 등
눈에 띄게 초조, 불안해하기 시작했다.
X는 “라면 효과가 떨어지면서 나타나는 금단증상”이라고 설명했다.
일부 입감자들이 “사식으로 라면을 넣어 달라”며 난동을 부리다가 어딘가로 끌려갔다.
“제발 라면 한 젓가락만!”을 외치며 괴로워하던 한 여자가
급기야 벽을 긴 손톱으로 긁기 시작했다.
라면 면발을 닮은 꼬불꼬불한 곡선이었다.
그때였다.
세 사람이 갇혀있던 큐브방의 전체가 붉은 조명으로 물들었다.
그리고 서서히 이동하는 큐브!
“앗! 큐브가 움직여요!
우린 어디로 가는 거죠?!!”
X가 드디어 올 것이 왔다는 결연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마...라면 즉결재판소로 이동하는 걸 겁니다.
라면사범은 법정 최고형까지 받을 수 있는
중범죄에 해당하므로
마음 단단히 먹으셔야 합니다.”
“아악! 나 돌아갈래!”
풀군의 발버둥과는 상관없이
수사대와 X를 태운 큐브는 계속 어디론가 이동하고 있었다.
덜컹!
육중한 소리와 함께 큐브가 멈췄다.
큐브 한쪽 벽이 사라지고
기다리고 있던 경찰들이 들어와
세 사람에게 수갑을 채우더니 양 옆에서 팔짱을 꼈다.
세 사람은 긴 복도를 묵묵히 걸어갔다.
사형장에 끌려가기라도 하는 듯 무거운 발걸음이었다.
이윽고 눈앞에 ‘즉결재판소’라는 팻말이 보였다.
풀군이 울 듯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반장님, 우린 정말 어떻게 되는 거죠?”
그때였다.
갑자기 “팟!” 하며 복도의 불이 전부 꺼지더니
어둠 속에서 무언가 퍽퍽 쓰러지는 소리가 들렸다.
잠시 후 불이 켜지자
경찰들이 복도 바닥에 대자로 쓰러져 있는 모습이 보였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어느 날 풀무원연구소에 열린 시공간의 웜홀을 타고
300년 후, 라면이 금지된 미래에 떨어진
풀무원수사대(PSI; Pulmuone Special Investigation)~!
풀반장과 풀군은
라면이 금지된 암울한 미래를 구하고
‘꽃게짬뽕’이 끓고 있는 현재로
무사히 돌아올 수 있을 것인가?
PSI수사대~!
시즌1 ‘오도의 비밀’
시즌2 ‘비만바이러스’
그 제작진이 다시 뭉쳐 준비한
치밀하고 정교한 SF 블록버스터급의 대작!
풀무원 블로그 풀사이의
2014년 미스터리 타임슬립 웹소설~!
풀무원수사대 시즌3 <라면금지령>~~~!!
다음주에도 라면이 금지된 미래는 계속됩니다.
본편사수, 입소문자유!
격려댓글 폭풍환영!
커밍쑨-
[PSI 수사대 : 라면금지령 <완결>]
[라면금지령 Episode 4] 미래감옥의 라면사범들
[라면금지령 Episode 5] 코드에 담긴 비밀
[라면금지령 Episode 6] 바람의 언덕, 바람의 라면
[라면금지령 Episode 7] 라면, 부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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