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사이 가족분들의 마음 속
최고의 만화는 무엇인가요?
만화와 관련된 조사를 하면 <슬램덩크>와 <드래곤볼>이
1~2위를 다투곤 하는데요.
그 와중엔 항상 상위권을 놓치지 않는 작품이 있었으니
바로 우라사와 나오키의 <20세기 소년>입니다.
어린시절 장난과 같던 대화가
지구멸망의 시나리오로 이어지는 과정을 그린 이 만화는
단행본이 출간될 때마다
앞서 나온 전편을 다시 봐야 할 정도로
반전과 복선이 가득해 마니아들의 큰 지지를 받았었는데요.
절대 요리랑은 관련 없어보이는 이 만화에서도
무심한듯 시크하게
하지만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 만큼의 요리가 등장햇으니...
바로 켄지라이스 입니다.
겉보기는 일반 볶음밥과 다를바 없지만
기합이 더해지면 맛이 살아난다는
다소 황당하지만 '열혈'로 가득한 만화 전체의 분위기를 엿볼 수 있는
켄지라이스 속 숨은이야기를 한번 살펴보시죠~
파, 계란, 그리고
"맛있어져라!"라는 기합이면 돼
+그 만화
1969년, 소년 켄지는 8명의 친구들과 함께 21세기를 상상하며 지구가 멸망하는 내용을 담은 <예언의 서>를 만듭니다. 그로부터 24년이 지난 1997년, 전 세계는 ‘친구’라 불리는 정체불명의 남자와 그를 따르는 추종자들에 의해 서서히 잠식되어 갑니다. 같은 해 살해된 동창생 동키의 죽음을 조사하던 켄지는 ‘친구’가 어린시절 자신들의 동료이며 <예언의 서>에 나온 내용대로 지구를 멸망시키고자 하는 것을 알고 ‘친구’의 ‘지구종말계획’을 막기 위해 나서게 됩니다.
요리와는 전혀 상관없어 보이는 만화 <20세기 소년>이지만 마니아들의 가슴 속에는 주인공 켄지가 부르는 자작곡 ‘밥 레논(당시 켄지가 동경하던 밥 딜런과 존 레논의 이름을 합쳐 만든 노래 제목)’만큼이나 남아 있는 것이 있었으니 바로 ‘켄지라이스’입니다. (만화 완결 이후 제작된 20세기 소년 영화판에서 켄지라이스가 빠졌다며 많은 팬들이 아쉬워했었지요.) 극 초반 동창회 직후 술에 취해 잠들어버린 후쿠베. 켄지는 그를 대신해 그의 아이들에게 ‘특제 켄지라이스’를 만들어 줍니다. 전권을 통틀어 ‘켄지라이스’의 등장은 처음이자 마지막 입니다만 이후 ‘켄지 라이스’의 조리법을 묻는 후쿠베에게 했던 켄지의 대답은 ‘켄지라이스’를 <20세기 소년>의 상징적 존재로 만들어버립니다.
“파와 달걀을 이렇게 샤샤삭~ 볶은 다음,
거기에 찬밥을…(그거 그냥 볶음밥 아니야?)
맛내는 비결이 따로 있다고.
맛있어져라~! 하고 기합을 넣는거야!!
요리는 기합이야. 기합을 단단히 넣어야 해!!”
요리, 언뜻 보면 쉬워 보이지만 막상 자신이 직접 만들어볼라치면 어렵기가 이만저만이 아닐 때가 많지요. 그럴 땐 켄지의 말처럼 “맛있어져라~!”하고 기합을 넣어보는 겁니다. 전 세계를 위기에 몰아넣은 ‘절대 악’이라는 오명을 뒤집어썼지만 자신의 신념 하나만 믿고 앞으로 전진하는 켄지의 모습을 그리면서 말입니다. “맛있어져라~!”
+그 요리
볶음밥은 밥에 수분이 적어야 잘 볶아지기 때문에 찬밥으로 만드는 게 좋겠지만, 찬밥이 없다면 최대한 포슬포슬하게 밥알이 살도록 볶아주세요. 기름을 너무 많이 넣고 볶으면 자칫 기름 맛이 많이 나는 ‘기름 볶음밥’이 될 수 있으니 기름의 양도 최대한 아껴가며 넣어주세요. 파가 들어가는 볶음밥에 참기름은 절대 넣지 마세요. 파의 은근한 향이 사라질 수 있으니까요.
[만화<20세기 소년> 속 그 요리, 켄지 라이스 레시피 보러가기]
글. <자연을담는큰그릇> 편집실
사진. 톤스튜디오
요리와 스타일링. 그린테이블 김윤정, 김미정(어시스트)
ㅣ본 컨텐츠는 풀무원 웹진 <자연을담는큰그릇[링크]> 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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