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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누구나 쉽게 화초를 키울 수 있다? 없다?...화초키우기의 달인, 가드닝 파워 블로거, 산타벨라님에게 묻다!

뭐랄까요,
강아지나 고양이를 키우는 것보다
배는 어려운 일이 '식물', 그러니까 '화초'를 키우는 일이 아닐까 싶습니다. +ㅁ+  

종종 영화나 드라마, (순정) 만화에서 이런 얘기가 나오죠.
"식물을 제대로 키울 수 있을 때 연애도 성공할 수 있다
(헛, 발렌타인 데이를 앞두고 이런 망언을;;죄;죄송;;;) 

하지만, 사실 풀반장이 굳게 믿는 믿음 중 하나는,
"식물을 잘 키우는 손은 따로 있다!" 라는 것입니다. 'ㅁ' 

그러니까, 나름대로 큰 맘 먹고 산 화초를 애지중지하며 
물을 주고 살뜰히 보살핀다고 해도
매번 화초를, (심지어 선인장마저) 죽이는 손은 따로 있다는 거죠. @.@  (뜨끔)

반면, 어떤 손은 모 커피전문점에서 받아와 방구석에 굴러다니던 커피 콩 마저도
싹을 틔우고 잎을 올려 "아- 커피나무는 이렇게 생겼구나-" 하는 걸 깨닫게 해줍니다.  
죽은 것 같다며 온 가족이 포기한 난 화분마저도 
다시 살려내는 '식물성' 손은 따로 있는 게 아닐까요?  'ㅁ'  

으흐흠-.
풀반장의 새로운 학설,
'식물성 손은 따로 있다!'
'이 세상은 식물을 잘 키우는 사람과 못 키우는 사람 둘로 나뉜다!'
라는 이론은 과연 맞는 얘기일까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이 만난
화초 파워 블로거 산타벨라님은 알고 계실지도 모르겠네요. +_+ 

그럼, 시작합니다!
누구나 화초를 쉽게 키울 수 있다? 없다?
정답은 스크롤을 내리며 알아가봅시다~!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
 blog.naver.com/santabella

 화초를 잘 키우려면 꼭 필요한 조건들이 있을 것 같았다. 게다가 이름도 거창하게 들리는
 ‘가드닝’이라면. 시간적인 여유로움과 삶의 여유, 넓은 마당이나 정원, 갖가지 화분과 도구들,
 각종 귀한 씨앗과 구근들, 비싼 가드닝 소품들…끝이 없다. 그런데 충분히 훌륭하고도
 ‘젠 체하지 않는’ 이 블로그에는 그저 삶이, 삶에 대한 애정만이 있었다.


사진제공 산타벨라(http://blog.naver.com/santabella)

‘별 뜻 없이’둘러보기 시작한 블로그, 약 1시간이 지난 뒤 필자의 두 눈에서는 무언가 주룩주룩 흘러내렸다. 과장을 섞어 이야기하자면 겨울철 데운 정종보다 더 뜨거운, 깊은 밤 남몰래 흘리는 눈물이었다. 무슨 일이 일어난 것일까?

누구나 쉽게 화초 키우기

‘산타벨라’라는 블로거가 ‘스쳐 불어온 넌, 향긋한 바람’이라는 이름으로 운영하는 가드닝 블로그. 거듭 말하지만 필자는 굳이 뭘 심고 키워야 한다면 화초보단 밥상을 풍성하게 만들어줄 쌈 채소들을 키우는 편이 낫겠다는 쪽이었다. 그런데 이곳의 포스트를 한 개 두 개 열어보다 보니 어느새 나도 모르게 “하트 호야, 아이비 리프 제라늄, 펠라르고늄 엔젤아이, 겹꽃 임파첸스, 형광 덴드롱, 천대전송, 넌출월귤…”이라며 마치 방언(?)을 받은 것처럼 갖가지 화초 이름들을 따라 읽고 있는 게 아닌가. 아하, 드라마 <시크릿 가든>에서 “김수한무거북이와두루미…”라고 중얼거리며 혼란스러운 마음을 누그러뜨리던 현빈의 마음이 이런 것이었나. 초보자는 발음하기도 쉽지 않은 이름들을 읊고 있는데 이상하리만치 마음이 편안했다. 그리고 이 블로그에 대해 무척 궁금해지기 시작했다. 5년간 누적 방문자가 450만 명에 달하고 하루 평균 3,000명이 방문한다는 이곳은 2008년 네이버가 선정한 파워 블로그이기도 하다. 운영자인 산타벨라 즉 성금미 씨는 <산타벨라처럼 쉽게 화초 키우기>라는 책의 저자이자 여러 매체에 가드닝에 대한 글을 쓰고 있는 이 방면의 유명인이었다. 그녀의 책은 가드닝의 ‘가’자도 잘 모르는 왕초보들, 화초를 키울 공간으로 정원이나 마당은커녕 거실이나 좁은 아파트 베란다가 전부인 사람들, 화초 키우기에 관심은 많지만 시중에 나와 있는 원예 이론서들의 딱딱하고 불친절한 설명에 지친 사람들 등 누구든지 실패 없이 따라 할 수 있는 상세한 가인드 라인이 되어준다는 평과 함께 꽤 인기가 높다.

꼼꼼하고 다정한 개인 교습

성금미 씨는 춘천의 한 중학교 선생님이기도 하단다. 그래서일까? 블로그는 마치 꼼꼼하고 일목 요연한 강의 실력을 갖춘 친절한 개인 교습 선생님처럼 느껴진다. 그러니 필자처럼 꽃과 나무를 좋아하긴 하지만 실상 작은 선인장 화분 하나도 어찌할 바를 모르는 사람일지라도, 이 블로그의 실용적이고 재밌는 포스트들을 따라가다 보면 ‘나도 할 수 있겠네’란 생각이 자연스럽게 들게 된다. 나와는 왠지 거리가 먼 취미인 것 같은 화초 키우기에 대해 위화감을 들게 하는 것이 아니라 보기 드문 다정한 이웃처럼 자주 들여다봐주고 아낌없는 격려를 해 주는 고마운 공간인 것. 여러 가지 화초를 가꾸는 데 필요한 도구들을 구입하거나 갖가지 노하우를 꿰뚫기도 전에, 일단 싱크대 위에 나뒹구는 당근 한 꼭지라도 얼른 물에 담가 보고 싶어지니 말이다.

재활용된 화초들도 예뻐요!

게다가 특히 반갑고 놀라웠던 건, 가슴이 두근거릴 정도로 아름답고 싱그러운 화초들 중 상당수가 ‘재활된 아이들’이라는 사실. 수백 마리의 벌레가 들끓는 채로 성한 데 없이 버려진 뉴질랜드 앵초 네 개를 싱싱하게 살려낸 이야기, 꽃집 아줌마도 버린 걸 집어 와서 정성스럽게 보살핀 리갈게 제라늄, 아파트 화단에 흙투성이로 버려진 것을 데려와서 키운 겹꽃 임파첸스… 등 무미건조한 눈으로 보면 쓰레기에 가까운 것들을 너무나 아름답게 살려낸 일화들은 감탄을 넘어 잔잔한 감동까지 안겨준다.“비싼 화초는 거의 없습니다. 주워오고 얻어온 것들 투성이에요. 하지만, 꽃집에서 금방 사온 것을 직접 오랫동안 기른 것인 양 연출해서 자랑하거나 키우는 방법을 소개하지는 않습니다. (2010년 5월 포스팅)”.


삶의 진정성으로 가꾸는 정원

앞서, 이 블로그를 보다가 급기야 눈물을 흘리게 되었다고 고백(?)했다. 물론 ‘실내에서 다육식물 예쁘게 물들이는 방법’ ‘풍로초 근상(뿌리 올림)’‘블랙 클로버 번식시키기’ 등 100% 운영자의 실제 경험에서 나온 방대한 분량의 알짜 정보들이‘심봤다!’라고 외치게 한다. 화초 키우기뿐 아니라 ‘이국적인 테라코타 화분 만들기’ ‘해물탕집과 횟집에서 가져 온 해물 껍데기를 이용한 다육식물 화분 만들기’등 운영자가 손수 감각을 쏟아 붓고 정성을 다해 뚝딱뚝딱 만들어내는 가드닝 소품들을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끊임없이 미소를 짓게 한다. 하지만 주책 맞게 눈물까지 흘린 이유는 바로 이 블로그에만 담겨 있는 어떤 특유의 ‘진정성’ 때문이었다. 계절과 시간에 따라 달라지는 햇살의 미묘한 결을 느끼는 예민한 감수성, 치열하고 건강하게 땀 흘려가며 화초를 키워내는 건강함, 그 가운데 흙과 노동만이 알려줄 수 있는 귀한 삶의 교훈들, 화초 가꾸기를 통한 마음의 치유 경험들, 엄마이자 아내, 그리고 여자로 살아가는 인생 고민들 …. 그렇게 그녀의 베란다 정원에는 마치 셰에라자드의 백일야화처럼 끝도 없이 이어지는 보석 같은 삶의 면면이 뿌리를 내리고 잎을 틔우고 가지를 뻗고 꽃을 피워내고 있었다. 나이도 직업도 사는 곳도 다른 만난 적도 없는 누군가가 인터넷을 통해 또 다른 누군가를 위로하고 회복시킬 수 있다는 건 놀라운 일이다. 사람을 웃고 울리는 이 블로그가 민들레 홀씨처럼 더 많은 이들의 일상에 넉넉하게 다가가기를.

 
 글을 쓴 강정민은 <엘르>, <아레나>의 패션 디렉터를 거쳐 프리랜스 에디터로 활동하고 있다.
 패션이 업이지만 음악, 영화, 문학, 디자인 등 문화 전반에 관심이 많은 호기심 과다형 인간.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