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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에코블로거 그린C님의 고백, "나에게 냉동실이란?"...[냉동실 정리법칙 4가지]

"나에게 냉동실이란?"
이런 도발적인(?) 질문을 던지는 TV광고, 많이들 기억하실 겁니다. (전 그린C에요 ^^ )

광고 속 주부님들이 ‘자존심, 정리 상자, 쓰레기통, 아쉬움, 잡초, 블랙홀...’ 이라고 답하고 있는데요. 이건 TV광고라 조금 얌전한(?) 측에 속하는 거 같고요. 모 기업에서 ‘나에게 냉동실이란 어떤 것인가?’ 조사한 바에 따르면, 일기장(다른 사람이 보면 싫어서), 미로(찾을 수가 없어서), 시한폭탄(언제 터질지 몰라서)이라는 답변이 나왔습니다. 아마 모두들 공감을 하실 거예요. 저 역시 그렇고요.^^

저에게 냉동실은 ‘친정엄마’인데요. 고향이 시골이다보니 친정엄마가 보내주신 음식들로 1년 365일 한 시도 비워있을 틈이 없습니다. 김치종류와 장, 밑반찬은 기본 중에 기본이고, 출산하고 잘 먹어야 한다고 곰국에 족발에 그리고 간식으로 먹을 떡 종류까지 모두 해 보내주시니 저희집 냉동실은 만원! 그래도 명색이 에코블로거^^로서 음식 버리는 꼴은 못 봐서 보내주시는 대로 열심히! 부지런히! 먹고 있답니다.

얼마 전에 이사하면서 이번 기회에 냉동실을 싹 비워보겠다는 비장한 각오로 장을 보지 않고 냉동실에 있는 걸 하나씩 꺼내먹기 시작했습니다. 그런데 이게 웬일입니까? 마치 화수분처럼 먹어도 먹어도 그 작은 냉동실에서는 뭔가 계속 나오는 겁니다. 봄쑥을 뜯어서 손수 만든 쑥개떡, 여름 옥수수, 가을 조기, 올 겨울 만두와 떡은 양반이고, 1년 전 겨울에 보내주신 사골국물, 족발까지 나오는 겁니다. 밤새 눈 비비며 고았을 엄마의 정성을 생각하면 버리기도 뭣하고, 그렇다고 먹자니 너무 오래된... 눈물을 머금고 이번에 냉동실을 싹~비우면서 뼈저리게 느끼는 것이 많았답니다.;;;;

강조하고 강조해도 부족하지 않은, 그 어떤 수학공식, 물리법칙보다 더 중요한!!!
나도 살고, 지구도 살리는 냉동실 정리 법칙 4가지를 소개합니다.

낯설지 않은 복잡함

 

+냉동실 정리 법칙_1
공포의 검은 봉다리는 모두 OUT!

투명한 봉투나 용기 사용은 기본 중에 기본입니다. 요즘 냉동고 전용 밀폐용기도 나오던데, 저도 아직 망설이고 있습니다만, 매번 1회용 비닐봉지를 사용하거나 정리 잘 못해 음식을 버리는 것보다 훨씬 나으니 한번 고려해보시길...


+냉동실 정리 법칙_2
한 번씩 먹을 분량만큼 분리보관!

냉동실에 넣을 때는 아무리 급해도 한 번씩 먹을 분량만큼 분리하여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육류와 생선은 해동과 냉동을 반복하면 상하기 때문에 유의해야 합니다. 또 조금씩 냉동하는 것이 해동할 때 시간이 단축되어 에너지 절약도 됩니다.


+냉동실 정리 법칙_3
냉동실의 '지도'를 그려보세요~!

냉동실에 넣어두면 안전하다는 인식은 버려야 합니다. 등푸른 생선은 1개월, 흰살 생선은 최대 2개월까지 보관하며, 육수는 2주 후면 맛이 변질되기 시작합니다. 그런데 냉동실에 한번 넣어두면 깜빡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저는 냉동실 앞에 메모지를 붙여두고 냉동실에 뭐가 들었는지, 언제 넣어둔 건지, 유통기한은 언제까지인지 등을 적어둡니다. 최소한 계절이 바뀔 때마다 한 번씩 냉동실의 음식을 점검하여 한 계절을 넘기지 않도록 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많이 사서 저장할 생각일랑 버리시고 조금씩 사서 그때 그때 먹는 것이 제일 좋습니다. 맛과 영양이 제일 좋다는 건 제철 음식이니 저처럼 지난 여름 옥수수를 가을, 겨울 지나도록 저장하는 일은 하지 마시길~


+냉동실 정리 법칙_4
왜 냉장실은 '헐렁하게', 냉동실은 '촘촘히' 보관해야할까? 

냉장고와 마찬가지로 냉동실 내부가 음식물로 꽉 차 있게 되면 공기 순환이 되지 않아 냉각기능이 저하됩니다. 냉장고는 용량의 60~70%만 채워주셔야 에너지 낭비가 없습니다. 냉기 순환이 중요한 냉장실에는 음식물의 적당한 간격을 두고 보관하는 반면, 냉기 보호가 중요한 냉동실에는 음식물을 촘촘히 보관해야 한다는 점 기억하시고요. 또 냉동실에 성에가 껴 있으면 에너지 효율이 떨어지니 가끔 성에를 제거해주셔야 합니다. 냉동실 한 번 비워보면 어떨까요? 안 그러면 냉동실 폭발할지도 모른다는;;;;^^

글을 쓴 그린C는 누구?
저는 그린C라고 해요. 돌쟁이 아기 엄마로 짬이 날 때마다 에코블로그(http://ecoblog.tistory.com)를 운영하면서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에도 원고를 투고하고 있답니다. 그 인연으로 <풀무원의 '아주 사적인' 이야기>에서도 객원 에디터로 포스팅을 하게 됐어요. 원래도 환경문제에 관심이 있었지만, 아기를 낳아 키우다보니 우리 아이에게 물려줄 미래에 대해 더 구체적이고 실천적인 고민을 하게 되었답니다.



 

posted by 그린C