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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고마비의 계절 가을을 맞아
풀반장이 소개해 드리는 [추천 도서, 한권의 책]
그 첫번째 시간인데요.

아무래도 첫번째이다 보니 조금 더 고민을 하게 되더라구요.

여행에 대한 이야기를 해볼까?
에 대한 이야기는 어떨까?
아니면...
스타일에 대한 이야기는...
그렇게 고민끝에 선택한 책이 <다카페 일기> 입니다.
어떤 종류의 책이냐구요?

흠흠...
바로 일상의 소소한 행복에 대한 이야기랍니다.

평범함이 가득한 일상이지만
그안에서 행복을 찾을 수만 있다면
그것이야 말로 '진정한 행복' 아닐까요??

이 책은 일본에 살고 있는 평범한 가정의 가장이
가족들의 이야기를 블로그에 올렸던 내용을 책으로 담은 것인데요.

책을 읽고 있노라면
가족들이 함께 만드는 하루하루의 일상을 엿보는 동안 그들의 행복속으로 빠져들게 된답니다.

행복 가득한 그들의 생활이 궁금하지 않으세요?

<다카페 일기>
찰칵! 행복이란 아마 이런 것
인기 있는 블로그를 이렇게 저렇게 만져서 엮은 책들은 신뢰하지 않는 편이다. 그리고 굳이 그걸 종이 위에 인쇄해야 할 필요도 느끼지 못하는 편이다. 그런데…. 이 책, 발간 소식을 듣자마자 그만 덜컥 사버리고야 말았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과 ‘하이쿠’처럼 짧은 일기
하루에 3만 명이나 방문한다는 ‘다카페 일기(
www.dacafe.cc)’는 일본뿐만 아니라 한국에도 꽤 두꺼운 팬 층을 가지고 있는 블로그다. 나도 그 팬 중의 하나였다. 다섯 가족의 담담한 일상을 하루에 한 컷의 사진으로 올리고 하이쿠처럼 간단하게 한 줄로 마무리하는 일기. 장안의 내로라하는 베이커리의 화려한 케이크보다 집 앞에서 산 쌀 튀밥에 자꾸 손이 가는 것처럼, 나는 이 블로그를 친구에게서 소개받고 매일매일 이 블로그를 들락거리며 가랑비에 온 젖듯 완전 중독 되어 버렸다.


집 꾸미는 아빠, 격투기 마니아 엄마
그럼, 간단하게 이 가족을 소개해보겠다. 아빠 모리 유지. 가족들 사이에서는 모리퐁(처음에는 ‘조리퐁’이라는 과자가 생각나서 웃음이 절로 났다)이라는 애칭으로 불리고 있다. 이 블로그를 만든 주인공이다. 대학 때의 전공은 돼지의 행동학. 일찍이 돼지의 기분을 잘 파악하는 재능을 보였으나, 지금은 사진과 그래픽 디자인을 생업으로 하고 있다. 대학 때 만난 아내와 딸 바다, 아들 하늘, 그리고 ‘와쿠친’이라는 개와 함께 살고 있다. 집 안 꾸미기나 인테리어 소품 구입에 일가견이 있어 사진에 등장하는 소박하지만 감각적인 집안 풍경은 모두 그의 안목이다. 아내에게 하는 아침 인사는 늘 이 이렇다. “이따 택배 올 거야.”
반면 아침마다 모닝 키스 대신 택배 예고를 듣고 사는 아내 다짱은 청순한 외모와는 딴 판으로 격투기 마니아. 순한 눈매 속에 남성미 넘치는 기술에는 사족을 못 쓰는 과격함이 숨어있다. 지금은 육아에 전념하는 듯 보이지만 살림보다는 격투기에 관심이 더 많은 눈치다. 가판대에서 스포츠 신문 헤드라인을 훔쳐보는 것을 보면 말이다.

사용자 삽입 이미지

사진제공:북스코프


반달눈의 바다, 개구쟁이 하늘
다짱의 눈매를 꼭 닮은 딸 바다(海)는 다카페 일기가 시작될 무렵부터 등장해서 거의 아역스타의 대열에 오를 만큼 이웃 블로거들 사이에서 인기가 많다. 내가 이 블로그를 들락날락하기 시작할 때가 꽤 오래 전 일이어서 최근의 사진들을 보면 어느새 소녀 티가 나는 바다의 모습에 깜짝 놀라곤 한다. ‘다카페 일기’ 초기만 해도 할아버지와 함께 개다리 춤 같은 체조 선수 흉내도 내고 아침이면 잠투정하기 일쑤였던 그녀는 (과격한) 남동생 하늘이가 생긴 후 부쩍 어른스러워진 느낌이다. 일본의 완소녀 아오이 유우 눈의 1/4정도 크기지만 그 눈웃음의 진동은 배나 되는 바다의 반달눈은 정말이지 보는 사람의 마음을 기분 좋게 홀려버린다.
날마다 원기 왕성함이 하늘을 찌르는 아들 하늘(空)은 ‘다카페 일기’가 블로거들 사이에 인기를 끌기 시작할 무렵 태어났다. 신생아 침대에 이름표가 붙어져 있을 때부터 사진으로 봐서인지 왠지 조카 같은 친근감이 든다. 하루가 다르게 쑥쑥 크더니 어느새 날마다 에너지가 점점 더 빵빵해지는 개구쟁이로 커버렸다. 텔레비전 속 히어로에 열광하는가 하면 아빠를 닮아서인지 오디오나 카메라 같은 기계 부속에 열광하고 미로처럼 얽히고설킨 케이블선을 능수능란하게 풀어내는 재주꾼이다.


쿨한 견공 ‘와쿠친’
그리고 이 행복한 가족의 사랑을 한 몸에 받는 애견 와쿠친. 대학 때 아내 다짱이 선배네 집에서 생후 3개월일 때 데리고 와서 지금까지 함께 살고 있다. 어떤 종인지는 정확히 모르겠지만 사슴 같은 눈망울에 긴 귀, 늘씬한 몸. 한마디로 선량한 귀티가 줄줄 흐르는 애견이지만 어딘지 무심한, 어찌 보면 ‘쿨’한 태도를 지니고 있다. 천진하게 덤벼드는 하늘이에게 노골적으로 귀찮은 표정을 짓는가 하면 이름을 불러도 모른 체하는 자기만의 세계가 있는 와쿠친은 아빠 모리퐁의 단골 모델이다.


햇살처럼 따스한 하루하루
화려한 집은 아니지만 반들반들 윤이 나는 쪽마루와 큰 창으로 가득 들어오는 햇살 아래서 이 가족이 만들어내는 일일 드라마는 참으로 평범하지만 또 참으로 따듯하고 행복하다. 어떤 과자든 일단 전부 마룻바닥에 봉지째 쏟은 뒤 그걸 다시 주워 먹는 하늘이, 기타를 사달라고 졸라서 입막음으로 일단 우쿨렐레(하와이의 기타로 보통 크기가 작고 줄이 4개다)를 사 주었더니 자신이 연주하고 싶은 건 로큰롤이었다며 줄이 더 필요하다고 고집을 부리는 바다, 남편의 작업 책상과 의자에 빨랫감을 잔뜩 쌓아놓아 작업을 은근슬쩍 방해하는 아내의 음모, 틈만 나면 기계를 해체해서 집안을 부품 공장으로 만들어 놓는 남편 모리퐁의 오타쿠적인 자세 등. 한 장 한 장 넘기다 보면 ‘아마도 행복이란 이런 게 아닐까’라고 자연스럽게 결론짓게 된다.  


돌아오고 싶은 순간
‘하루하루를 담담히 사진에 담기로 한다’ 이 책의 첫 장은 이렇게 담담히 시작한다. 그러나 이 담담한 가족일기에 하루하루 빠지다 보면 중독은 시간문제다. 그리고 너무나 평범한 진리를 마음으로 깨닫게 된다. 일상이라는 것, 어제와 다를 바 없는 평범한 하루하루, 그리고 습관의 관계인 가족이라는 것이 얼마나 인간을 행복하게 하는지. 사진은 과거로 들어가는 ‘웜 홀(warm-hole)’이라고 한다. 그래서 사람들은 언젠간 이 순간으로 돌아오고 싶어 할 거라고 기대하는 순간을 사진으로 남겨두고 싶어 하는 것일까? 한 가족의 사진 일기를 보면서 나는 최근 가장 행복으로 들어가는 가장 ‘따듯한 구멍’을 만난 기분이다.


글을 쓴 김은주는  전 국민이 다 가지고 있다는 블로그도 없고, 결혼할 나이도 훌쩍 넘긴 독신이다. ‘다카페 일기’와 정반대의 삶을 살고 있지만 대신 아직도 촌스럽게 공책에 펜글씨로 일상을 기록하고 사진은 마음으로 찍으며 주변의 소중한 관계는 모두 가족으로 승화시키는 삶을 즐기고 있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2009년 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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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BlogIcon 김옥희 2009.09.03 19: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아직 읽어보지 않은 책인데
    풀반장님이 추천하니
    이 가을날 낮에 책이나 읽을까 함니다

  2. BlogIcon 미도리 2009.09.03 23:26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제가 포스팅한 내용이랑 똑같은 소재라 트랙백 걸고 갑니다.
    수년간 한결같이 올라오는 가족 사진을 보노라면 절로 마음이 훈훈해진다는 ^^

  3. BlogIcon 수정 2009.09.04 00:17 신고 Address Modify/Delete Reply

    가을의 문턱에서.. 한번 읽어보고 싶은 책이네요~

    • BlogIcon 풀반장 2009.09.04 09:10 신고 Address Modify/Delete

      이러다가 저...

      풀사이 가족분들의 응원에 힘입어
      가을 내내 책 추천하는거 아닐까 모르겠네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