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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경옥 기자의 딸아이 아토피 극복기2] "아토피? 아토피가 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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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토피? 아토피가 뭔데?”

그런데 나도 나였지만 우리 큰애가 많이 힘들었던 모양이었다.
어린 애(여섯살짜리)
가 자기 짐을 들고 비행기를 갈아타기 위해 이동하는 중간에
픽 하니 쓰러졌다.
울에 도착해서 보니 아이의 눈이며 목 부위가 벌겋게 부어 있었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서 어리둥절해 하고 있는 내게
남동생이누나, 얘 이거 아토피
아냐?”하고 물어보았다.
아토피? 아토피가 뭔데?”하고 물었더니 남동생이 정말 어
이없다는 말투로
누나, 기자 맞아? 아토피가 요즘 얼마나 심각한데.
저거 한번 걸
리면 평생 안 낫는데하고 대꾸했다.

 

아토피라는 말에 겁도 더럭 나고 해서 인터넷 사이트를 뒤졌다.
인터넷에아토피
라는 단어를 치자 무수한 사이트와 정보들이 뜨기 시작했다.
그때부터 매일같이 거
의 모든 아토피 사이트들을 돌아다니며 아토피에 대해 공부했다.

 

당시에 너무나 놀랐던 것은 내가 아토피에 관심이 없을 때는 아토피가 화제로
떠오
른 적이 없었는데 막상 내가 아토피를 화제로 올리자
나와 만나는 무수한 사람들이
일제히 자기 애도 아토피라고 말하는 것이었다.
눈물 없이는 들을 수 없는 처절한
스토리들도 적지 않았다.


자고 나면 피범벅이 되는 잠옷

당장 우리 회사 내에도 아토피 아이로 고생하는 부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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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이부지기수였다.

그 중에서도 압권은 사회부장을 맡고 있는 모 부장이었는데 그 부장은 둘째 아이가 태어날 때부터 중학교 1학년이 된
지금까지 아토피로 고생하는 케이스였다.

아이를 위해 주말마다 산으로 가서 산림욕을 시켜주고 강화도에 가서쓴물이라는 물을 떠다가 그 물로 목욕을 시켜주고정말 아토피를 극복하기 위해 안 해본 게 없는 경우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이의 아토피는 호전되기는커녕 갈수록 심해져서 밤마다 부부
가 번갈아 가며 아이의 몸을 긁어주느라 밤을 꼴딱 새우기 일쑤라는 얘기를 듣고는 벌린 입을 다물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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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나 아빠가 깜빡 하고 잠이 들면 아이가 잠결에
온 몸을 긁어서 아침이 되면 잠옷이 피범벅이 돼 있다는 것이었다. 그 부장은 결국 아이를 캐나다로 조기유학 보냈는데 놀라운 것은 캐나다로 간 날부터 아이의 아토피가 거짓말처럼 호전되기 시작했다는 점이다.
 
태어났을 때부터 식
이요법을 하느라 고기를 제대로 먹지 못해 아이는 한국에 있을 때 항상 1번을 맡아 놨었다고 한다.

그런데 캐나다 가서 아토피 증상이 사라지고 소고기를 비롯해 먹고
싶은 걸 맘껏 먹으니
1
년 새 15 센티미터나 키가 자랐다고 한다.

‘간조’가 안 나오는 절망감

이런 저런 얘기들을 들으면서 방법을 찾았다기보다는 오히려 절망감이 더 커졌다.

아토피라는 게 이렇게 무서운 병이구나,
도무지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이 없는 것인
가라는 절망감이었다.
어떻게 하면 좋을지 우리 기자들 표현대로간조가 안 나오
는 상황이었다.

 

아이는 그 와중에도 증세가 더욱 심해져서 이제는 팔과 다리의 접히는 부분(오금쟁),
손목 등이 벌겋게 달아오르기 시작했다.
등쪽이 가장 심했는데 아이의 등을 만
져보면 안에서 장작불이라도 때는 것처럼 후끈후끈 했다. 저 깊숙이 아이의 내부에서 열이 솟아올라 아이의 피부를 바싹바싹 마르게 하는 병,
그게 바로 아토피였다.

 

가려워하는 아이를 안고 눈물로 밤을 지새는 어머니들에게

[+]이어 계속 됩니다. 

 

글/채경옥(매일경제신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