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oduct/제품 메이킹 스토리
닮은 듯 다른 면요리, 우동과 라멘의 차이는?
풀반장
2019. 5. 8. 09:50
풀사이 가족 여러분~
5월의 봄기운
충분히 즐기고 계시죠? ^^
이맘때 내리는 비는
봄을 재촉하는 단비라서
유난히 더 반가운데요~.
혹시 봄비라는 낱말과 잘 어울리는
가랑비, 이슬비, 보슬비, 실비의
차이를 아세요?
음~
가랑... 가랑... 가랑...??
(어디서 봄 닮은 고양이 소리가 가르릉~? ㅎㅎ;)
가랑비는
가늘게 내리는 비를 뜻하고요,
가랑비보다 더 가늘게 내리는 비는
이슬비,
가늘게 내리는 비라도
비람이 없는 날
드문드문 조용히 내리는 비는 보슬비,
실비는
실처럼 내리는 비를 이릅니다~.
그렇다면,
우동과 라멘의 차이는요??
으응?!
오늘도 훅! 치고 들어오는 풀반장~! ^^;
우동과 라멘... 모양새며 맛이
확연히 다른 건 알지만
막상 설명하려니
가랑비, 이슬비, 보슬비,
실비의 차이처럼 쉽지 않은데요.
봄처럼 포근하고 매끄러운 우동이
라멘과 어떻게 다른지
풀반장이 콕 찍어드리겠습니다~. ^^
*참고: <새로 쓰는 비슷한 말 꾸러미 사전 | 새롭게 살려낸 한국말사전 1>
(최종규 지음, 숲노래 기획, 철수와영희 펴냄)
.
.
.
일본 오사카에는
<고나 미즈 시오>(KONA×MIZU×SHIO)라는
이름의 우동집이 있다고 합니다.
가게 이름에 쓰인
고나는 밀가루,
미즈는 물,
시오는 소금이라는 뜻.
(책 <오사카는 기꺼이 서서 마신다
- 요리사 박찬일이 발품으로 찾아낸 오사카 술집과 미식 이야기>
(박찬일 지음, 모비딕북스 퍼냄)에
이 우동집에 대한 이야기가 나와요~.)
아하~
우동과 라멘의 차이,
힌트가 되셨나요? ^^
우동엔 소금, 라멘엔 간수
면발의 굵기가 두꺼우면 우동,
얇으면 라멘,
(여기서 라멘은 봉지라면이 아니라
일본 라멘 전문점의 생라멘)
국물을 만드는 원료가
다시마, 멸치, 가쓰오부시, 미역 등
해산물이면 우동,
닭 뼈나 돼지 뼈 등의
사골이면 라멘이라고
알고 있는 이들이 있는데
노~노~ 그렇지 않아요.
라멘처럼 얇은 면발의 우동도 있고,
고기 국물로 만든 우동도
있으니까 말이죠.
우동과 라멘의 공통점은
밀가루가 원료인 면요리라는 것.
똑같은 밀가루 면인데
우동 면이
눈처럼 뽀얀 하얀색인데 반해,
라멘 면이
노오란 색을 띠는 건
반죽할 때 넣는
첨가물이 다르기 때문입니다.
우동 면은
밀가루, 물, 소금으로,
라멘 면은
밀가루, 물, 간수로 반죽합니다.
앞서 말씀드린 오사카 우동집
<고나 미즈 시오>의 이름은
우동의 3요소라 불리는
밀가루(고나), 물(미즈), 소금(시오)에서 따온 것.
아하!
즉,
우동과 라멘의 차이는
이 첨가물의 차이!
면 반죽을 할 때
소금이 들어가면 우동,
간수가 들어가면 라멘입니다. ^^
우동은 면? 라멘은 국물?
우동이나 라멘 모두
면과 국물의 조화를 기본으로 하지만,
우동은 면발의 식감에
라멘은 국물에
더 집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우동과 라멘의 종류에서
나타나는 특징을 살펴볼까요?
라멘은
닭 뼈나 돼지 뼈 등을 우려낸 국물에
어떤 양념으로 간을 하느냐에 따라
일본 된장(미소) 맛 ‘미소 라멘’
간장(쇼유) 맛 ‘쇼유 라멘’
소금(시오) 맛으로 간한 ‘시오 라멘’,
그리고
진하고 묵직한 돼지뼈 국물의
‘돈코츠 라멘’ 등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우동은
따뜻하게 먹느냐, 차갑게 먹느냐,
국물을 부어 말아 먹느냐,
국물이나 쯔유에 찍어 먹느냐,
또는 비벼 먹느냐 등에 따라 나눌 수 있는데요,
예를 들면, 가장 기본적인 형태의
국물 우동인 ‘가케 우동’
(풀무원 ‘오사카식 우동’처럼
오로지 면과 국물만으로
승부하는 내공 가득 우동! ^^)
쯔유를 뿌려 비벼 먹는 ‘붓가케 우동’,
면을 쯔유에 찍어먹는
찍먹 스타일의 ‘가마아게 우동’,
체(자루)에 담아
쯔유에 찍어 먹는 ‘자루 우동’,
토핑으로 유부를 얹은 ‘키츠네 우동’
(풀사이 가족 여러분이
특히 애정하는 그 우동! ^^)
튀김 부스러기를 얹은 ‘타누키 우동’,
국물에 카레를 넣은 ‘카레 우동’,
튀김(덴푸라)이 고명으로 올라간
‘덴푸라 우동’ 등입니다.
어떠세요?
라멘은
특히 국물 양념에 따라,
우동은
특히 면을 먹는 방법에 따라
그 종류가 굉장히 다양하죠? ^^
물론 라멘에도
면을 국물에 찍어먹는
찍먹 스타일의
츠케멘이라는 것이 있으니
우동과 라멘이 지닌
여러 가지 특징 중 하나일 뿐
이런 구분이 절대적이지는 않아요.
가장 큰 차이는 앞서 이야기했듯
반죽에 넣는 첨가제.
그렇다면
우동에는 왜 소금을 넣고
라멘에는
왜 간수를 넣는 걸까요? @@?
소금 또는 간수로 파워 업!
우리가 면을 좋아하는
가장 큰 이유는
식감일 겁니다.
면발을 끌어당길 때,
또 씹을 때 느껴지는
쫄깃 탱글한 식감! >.<
밀가루로 만든 면이
탱글탱글한 건
밀가루 속 글루텐 때문입니다.
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면
생각만큼 끈기가 생기지 않지만
(송편 반죽을 떠올려 보세요.
쌀가루로 반죽할 때
찬물이 아니라 뜨거운 물로 익반죽을 하는 건
끈기를 더하기 위해서.)
밀가루에 물을 넣고 반죽하면
훨씬 쉽게 끈기가 생기죠.
밀가루 속
단백질이 물과 만나면서
생기는 끈기가 바로 글루텐.
즉,
밀가루로 만든 면이 탱글 쫄깃한 건
이 글루텐 때문.
(글루텐 함량이 많은 강력분은
빵이나 파스타 면으로,
중력분은 국수류,
박력분은 주로 과자, 케이크, 튀김류에 쓰여요.)
밀가루 반죽을 할 때
물과 함께 탄력을 더하는 건
소금입니다.
물이 밀가루 속 글루텐을
각성시켰다면
소금은 글루텐의 그물 구조를
더 촘촘히 당겨
탄성을 더욱 강화해주죠. 파워 업!
우동 면을 반죽할 때
소금을 넣는 이유, 이제 아셨죠? ^^
그렇다면
왜 라멘엔 소금이 아닌
간수를 넣는 걸까요?
소금도 알칼리,
간수도 알칼리.
알칼리인 소금은
단백질의 끈기를
높여주는 역할을 하는데요.
특히 간수는 그 효과가
소금보다 곱절 크다고 알려져 있어요.
라멘 특유의
노르스름한 색과 탄력은
반죽할 때
간수를 섞기 때문이에요.
간수는 주로
중국의 면요리에 사용되는 재료.
라멘의 기원은
중국의 납면(拉麵)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납면의 기원으로 알려진 산시성은
예로부터 간수가 풍부했고,
밀가루를 반죽할 때 간수를 넣으면
물만 넣을 때보다
탄성이 곱절 이상 늘어난다는 걸 알고 있었죠.
전문가들은
납면이 일본에 전해지면서
면 반죽에
간수를 넣는 방법도 함께
전해졌으리라 짐작합니다.
반면 우동의 경우,
우동이라는 어원 자체는 중국에서 왔지만
라멘보다 훨씬 오래전부터
일본에서 먹어왔기에
면 반죽을 할 때 간수가 아닌 소금을 넣는
일본의 반죽법이 이어진 것으로 보입니다.
우동 면을 반죽할 때
손으로 치대어 탄력을 높이는 수타법,
발로 밟는 족타법,
그리고 숙성 과정을 거치는 등
라멘보다 훨씬 더 다양한
반죽 비법(?)이 존재하는 건
이 때문인지도 모르겠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