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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Recipe/그 푸드? 저 푸드!

디저트 두부, 드셔보셨어요? ...세계인의 두부요리, 두부사랑!

혹시 <풀무원 어워드> 기억나세요?

수 많은 풀무원 제품들 중에
풀사이 가족 여러분이 가장 좋아하는 제품을 뽑았던 이벤트 였는데요.

많은 분들께서 두부를 뽑아주셨던게 기억나네요. ㅎㅎ

왜 갑자기 두부 이야기를 하냐구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 담는 큰 그릇> 여름호를 보다보니
두부에 대한 이야기가 아주 깊~숙히 담겨 있더라구요.

두부라고 하면 한국인들만 주로 먹는 음식이라고 생각했는데
알고보니 아시아는 물론 전 세계에서 다양한 방법으로 즐겨먹고 있었지 말입니다.

치즈처럼 발효시켜 먹기도 하고,
육포처럼 말려 먹기도 하고,
케밥처럼 꼬치에 끼워 구워먹기도 한다고 하네요.

맛과 멋이 함께 하는 두부 이야기~!
함께 보실까요?

아차, 자담큰 매 회차 마다 꾸준히 두부 레시피가 소개되고 있는데요
이게 아주 걸작(?)이랍니다. 나중에 기회되면 꼭! 포스팅 하도록 할게요~ㅎㅎ


세계인의 두부사랑

디저트로 두부 먹고, 팝콘 대신
두부를 즐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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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인, 디저트로 두부를 먹다?
뉴욕에서 기차를 타고 가는 하이드 파크의 요리학교에 다닐 때였다. 주말이면 족히 왕복 6시간은 걸리는 뉴욕으로 자주 나오곤 했다. 평소 흠모하던 레스토랑의 주방에서 일하면서 배우기도 했지만, 뉴욕 여기저기를 걸어다녔던 건 정말 즐거운 기억이었다. 그 중, 차이나 타운은 학교 친구인 데쓰와 자주 다녔던 곳이다.

차이나 타운에는 맛있는 중국 식당도 많지만, 중국 음식재료를 파는 상점과 싸고 다양한 채소, 과일, 생선들을 구경하느라 눈도 즐거운 곳이다. 추운 겨울 종종걸음을 걷던 중 데쓰가 갑자기 디저트가 먹고 싶다고 했다. 주변에 디저트 가게를 찾는 나와는 달리 데쓰는 통 발걸음을 뗄 생각이 없어 보였다. 우리 앞에는 손으로 끄는 자그마한 수레에 커다란 원통을 장착한 중국인 장사꾼이 있었다.

데쓰가 말을 거니, 그 장사꾼은 원통을 덮고 있는 뚜껑을 열었다. 순두부 모양의 무언가가 담겨 있었다. 장사꾼은 그 무언가를 국자로 푹 떠서 작은 투명 비닐에 담고는 투명한 시럽을 부어 주었다. “이거 두부 아냐? 그런데 왜 이게 디저트야?”라고 묻는 내게 데쓰는 빙그레 웃더니 빨리 집으로 가자고 했다. 게이인 데쓰는 뉴욕에 아파트를 갖고 있었고, 주말에 가끔 내게 머물러도 좋다고 허락했기 때문이다. 아파트에 들어서자마자 디저트가 너무 궁금해서 봉지를 열고 서둘러 그릇에 옮겨 담았다.


달콤한 시럽을 뿌린 순두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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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두부에 달콤한 시럽을 첨가한 것이었다. 두부를 달게 먹는 것이 좀 황당하긴 했지만, 부드러운 순두부라 자극적이지도 않고 디저트지만 몸에 좋은 것을 먹는 느낌이 꽤 그럴싸했다. 나는 처음 접하는 것이지만, 중국인들이 디저트로 길거리 음식으로 자주 먹는 것이라고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그 후 홍콩을 여행할 때도 다양한 디저트 두부를 접할 수 있었다. 땅콩 갈은 것, 달콤한 팥, 오트밀이나 타피오카 등을 생강이나 아몬드 향이 나는 시럽과 함께 먹는 다양한 디저트를 만날 수 있었다.


말린 두부, 훈제 두부, 단단한 두부, ...
하지만 그다지 놀랄 일도 아니다. 뉴욕의 서양 음식재료 상점이나 동양 음식재료 상점에 가면 다양한 종류의 두부를 살 수 있다. 건강에 좋다는 인식이 높아지면서 이런 현상이 발생한 듯싶다. 이런 곳에서 판매하는 두부는 대개 생두부와 가공한 두부로 나뉜다. 생두부는 두유로부터 직접 만들어진 것이고 가공한 두부는 생두부를 변형시킨 것이다.

생두부는 수분 함유량에 따라 순두부, 단단한 두부, 말린 두부로 나뉜다. 순두부는 간수를 넣어 응고된 두부 그 상태로, 부드러운 커스터드 같은 질감을 갖고 있다. 먹을 때는 스푼으로 먹는다. 단단한 두부는 수분을 따라 버린 후 압축해서 단단하게 굳힌 것으로 요리의 활용도가 가장 높다. 물에 데쳐 간단한 소스를 곁들이거나, 굽거나, 튀김, 샐러드, 수프 등에 다양하게 쓰인다. 말린 두부는 중국에서 많이 보이는데, 딱딱해서 물에 불려 사용한다. 냉채로 채소와 함께 버무려 먹는다.


치즈처럼 발효시킨 두부, 보셨어요?
그 외에 가공된 두부로 압축 두부와 발효 두부(삭힌 두부), 훈제한 두부 등이 더 있다.
오래 보관하기 위해 단단한 두부를 좀 더 압축하기도 한다. 두부껍질이 여기에 포함되는데 말린 두부처럼 딱딱하지는 않지만 생두부만큼 수분이 많지도 않다. 삭힌 두부는 약간 된장과 비슷한 질감을 갖고 있는데, 단단한 두부를 깍두기 모양으로 썰어 자연 바람에 살짝 말린 후 자연 박테리아를 얻어 발효시킨 것이다. 거기에 쌀, 두부 콩, 콩 페이스트 등을 혼합하여 보통은 병에 담긴 것을 살 수 있다. 굉장히 짭짤하고 꼼꼼한 맛과 강한 향취가 독특한데, 냄새가 많이 나는 치즈의 진한 향과 견줄만하다.

중국인들은 흰 죽을 먹을 때 삭힌 두부 한두 조각을 넣고 혼합해서 먹는다. 우리네가 죽에 간장을 섞어 먹는 것과 비슷한 식습관인 것 같다. 고소하고 짭짤하고 다양한 맛이 공존하고 뒷맛이 달큼한 것이 매력적이었다. 채소를 볶을 때 조금 넣으면 감칠맛을 준다고 한다. 심지어 영화를 볼 때 팝콘이나 오징어를 먹는 대신 말린 두부를 먹는 중국인들도 있다고 한다. 영화관에서 먹는 두부는 언뜻 보면 육포처럼도 보인다. 훈제 두부는 서양에서 두부를 잘 먹는 형태로 약간 갈색 빛의 딱딱한 두부로 독특한 훈제 향이 나서 얇게 저며 샐러드나 볶음밥 등에 많이 넣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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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  중국인이 즐기는 두부는 그 형태도 맛도 정말 다양하다. 훈제 두부부터 말린 두부, 된장처럼 삭힌 두부, 압축시킨 두부, 두부껍질까지. 3, 4, 5, 6 두부의 종류만큼 다양한 중국의 두부 요리들. 말려두었던 두부는 찬물에 불려 냉채를 만들고, 튀김두부는 탕수나 볶음요리에 사용된다. 촬영을 도와준 ‘후젠무이’의 최욱패 대표는 중국인이 즐기는 두부 요리가 가히 100종이 넘는다고 귀띔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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냉채, 샐러드, 수프로 즐기다
중국에는 이렇게 두부 자체의 종류가 다양한 만큼 두부 요리 또한 다양하다. 두부는 그 자체의 맛과 향이 강한 편이 아니다. 그래서, 다양한 요리에 접목될 수 있는 것. 말려서 기름을 발라 만든 길쭉길쭉한 두부는 찬물에 불려 냉채를 만드는 데 사용하고, 튀김두부는 볶음요리에 사용되며, 두부껍데기를 떠서 만든 얇은 판두부로 탕이나 볶음을 만들기도 한다. 국내에서는 서울 서초동에 위치한 ‘후젠무이(02-599-1008)’라는 차이니즈 레스토랑이 이런 다양한 두부 요리를 선보이고 있다.

서양에서 두부를 즐기는 방법은 우리나라, 중국이나 일본처럼 다양하지는 않다. 단단한 형태의 두부를 케밥처럼 꼬치에 끼워 구워 먹는다든지, 잘라서 샐러드 등에 토핑으로 쓰이기도 하고 부드러운 형태는 수프, 음료인 셰이크, 소스, 스프레드 등에 쓰인다. 육류 단백질의 대체식품으로 쓰이기도 하는 두부는 채식주의자의 요리에서 널리 쓰이고 있는 편이다.

일반적으로 서양요리에서 두부를 사용할 때는 소스 등에 마리네이드 해서 조리하는 형식이지만, 동양요리에서는 우리가 흔히 먹는 것처럼 날 두부를 먹는 것부터 찌고, 볶고, 튀기고, 굽고, 수프나 소스, 만두 속을 채울 때 등 정말 다양하게 조리되고 있다.

일본에서는 여름철에 인기 있는 메뉴로 ‘히야야코(hiyayakko)’라는 두부요리가 있다. 두부나 생두부를 날것으로 먹는 방식으로 강판에 간 생강, 실파, 간장 소스를 곁들이는 요리다. 위의 토핑은 그 외에도 다양하게 놓을 수 있다.

요즘처럼 탄수화물 섭취를 줄이는 식습관을 강조하는 추세에 딱 맞는 음식재료가 바로 두부가 아닐까? 탄수화물의 양은 적고 대신 고질의 단백질과 지방, 거기에 활발한 신진대사에 필요한 미세 영양소가 듬뿍 담긴 두부. ‘외유내강’이란 말이 두부에 딱 맞는 것 같다. 그래서 미국이나 유럽에서도 점차 두부를 먹는 이들이 늘고 있는 게 아닐까? 우리나라도 찌개나 국, 부침으로 먹는 방식에서 더 나아가 중국처럼 두부의 종류도 다양해지고, 다채로운 두부 요리가 개발되어 많은 이들이 풍요로운 두부의 맛에 푹 빠질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글을 쓴 김은희는 뉴욕의 요리학교인 C.I.A를 졸업한 후, 프렌치 식당에서 요리사로 일했다. 여러 출판물에 요리 칼럼 쓰는 일을 좋아하며, <그린테이블>에서 레스토랑 컨설팅, 케이터링, 요리수업 등 요리에 관련된 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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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9년 여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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