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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d & Recipe/그 푸드? 저 푸드!

프랑스인의 아침식사 “바사삭” 매혹적인 식감 -크루아상

프랑스~ 하면 떠오르는 것은?

아마 5순위 내로 분명이 '바게트빵'이 떠오르셨을 겁니다.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인 바게트...

하지만
바게트 만큼이나 프랑스를 대표하는 또 다른 빵이 있다는건 아시나요?
바로 크루아상(croissant)입니다.
(정확히는 빵이 아니라 페이스트리가 맞지만 말이죠~^^)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듯하는 단어를 이름으로 가진 빵답게
모양도 초승달 모양을 꼭 빼다 닮았습니다.

씹으면 바사삭 고소하게 부서지는 특유의 식감으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크루아상.

저 풀반장과 함께 크루아상의 탄생부터 맛의 비결까지 한번 따라가볼까요?



프랑스인의 아침식사
“바사삭” 매혹적인 식감
-크루아상

오스트리아 황제는 제빵사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했다. 제빵사는 “초승달 모양 빵을 만들어 오늘의 일을 기억하고 싶다”며 “초승달 모양 빵을 만드는 독점권만 주신다면 다른 건 필요 없다”고 겸손하게 머리를 조아렸다…라는 얘기는 진짜 크루아상의 역사일까, 잘못된 전설일까?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 ‘크루아상’의 탄생을 더듬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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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아상(croissant)은 바게트와 함께 프랑스를 대표하는 빵이다. 밀가루에 물과 소금 외에 다량의 지방을 혼합해 만드니 빵보단 ‘페이스트리’라고 해야 더 정확하다. 프랑스에서 크루아상은 아침식사란 인식이 강하다. 프랑스 인들은 커피에 우유를 듬뿍 넣은 카페 오 레를 곁들인 크루아상을 아침식사로 흔히 먹는다.


드라마틱한 탄생의 비밀

크루아상만큼 드라마틱한 ‘탄생설화’를 가진 음식도 드물다. 가장 널리 알려진 이야기는 1683년 오스트리아 수도 빈에서 시작한다.

당시 유럽을 공포에 떨게 하던 이슬람 강대국 오스만 투르크 제국은 빈을 함락시키기 위해 총공세를 펼치고 있었다. 어느 이른 새벽, 여느 날과 마찬가지로 빈의 한 제빵사가 빵 구울 채비를 하고 있었다. 어디선가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성벽 바로 밑이었다. 오스만 투르크 군대가 성벽 아래 땅굴을 파서 빈을 함락시키려는 계략이었다. 제빵사는 서둘러 군에 알렸다. 땅굴은 파괴됐고, 결국 오스트리아를 포함한 기독교 동맹군은 오스만 투르크 제국을 물리쳤다. 오스트리아 황제는 제빵사에게 상을 내리겠다고 했다. 제빵사는 “초승달 모양 빵을 만들어 오늘의 일을 기억하고 싶다”며 “초승달 모양 빵을 만드는 독점권만 주신다면 다른 건 필요 없다”고 겸손하게 머리를 조아렸다. 초승달은 이슬람의 상징. 황제는 흔쾌히 허락했고, 이후 빈 시민들은 초승달 모양 빵을 씹으며 이슬람에 대한 승리를 자축했다는 것이 이야기의 결말이다.


오스트리아 출신이라는 오해

이 오스트리아 페이스트리가 어떻게 프랑스를 대표하게 됐을까? 단두대에서 목 잘린 비운의 왕비 마리 앙투아네트가 여기서 등장한다. 마리 앙투아네트는 오스트리아 합스부르크 왕가 출신. 그녀가 프랑스 루이 16세와 결혼하면서 이 초승달 모양 페이스트리가 베르사이유 궁정에 소개됐고, 프랑스어로 ‘초승달’을 뜻하는‘크루아상’으로 불리게 됐다. 그리고 순식간에 궁정을 넘어 파리로, 프랑스 전역으로 퍼져나갔다는 것이다.
많은 이들이 이렇게 크루아상이 만들어졌고 프랑스에 정착했다고 알고 있다. 하지만 이는 재미난 ‘전설’에 불과하다는 게 대부분 음식역사학자들의 견해다. 우리가 아는 크루아상 레시피는 1905년에야 처음 문헌에 등장한다.
그렇다면 왜, 어떻게 크루아상이 빈에서 태어났다고 알려졌을까. 음식역사학자들은 1830년대 파리에 문 연 ‘불랑제리 비에누아즈(Boulangerie Viennoise)’때문이 아닐까 의심한다. ‘빈 빵집’쯤으로 번역 가능한 이 제과•제빵점은 맛있기로 유명했다. 당시 크루아상은 이미 프랑스에서 오늘날의 형태로 완성돼 먹고 있었는데, 이 빵집이 문을 열고 유명해지면서‘크루아상=빈의 페이스트리’란 잘못된 인식이 굳었다는 추정이다.


원래 맛의 비결은 ‘버터’에!

크루아상은 씹으면 “바사삭” 고소하게 부서지는 특유의 식감이 매혹적이다. 이런 씹는 맛은 반죽방식 덕분이다. 밀가루와 이스트, 물, 소금, 버터, 달걀로 만든 반죽을 밀대로 얇게 편다. 버터를 넣고 반죽을 접듯 싼 다음 다시 밀고 버터를 넣고 싸는 과정을 반복한다. 버터 때문에 반죽이 서로 달라붙지 못하면서 얇은 층이 켜켜이 쌓이고, 이를 잘라 도르륵 말아서 초승달 모양으로 구부린 다음 오븐에 구우면 크루아상이 완성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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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루아상은 원래 버터로 만들지만 요즘은 버터 대신 마가린 같은 식물성 지방으로 대체하는 경우가 많다. 버터가 비싸기 때문이다. 마가린이 가장 흔히 사용되나, 다른 식물성 지방을 사용해도 문제되지는 않는다. 버터를 사용하지 않는 건 가격뿐 아니라 맛 때문이라는 주장도 있다. 프랑스에는 두 종류의 크루아상 모두 만드는 빵집이 많다. 이런 빵집에선 버터를 넣은 크루아상에‘오 뵈르(au beurre)’를 붙여 ‘크루아상 오 뵈르’라고 부른다. 뵈르는 프랑스어로 버터이다. 그리고 초승달 모양으로 구부리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반면 식물성 지방을 넣은 크루아상은 그냥 ‘크루아상’이라 부르며, 더 많이 구부려 버터를 넣은 크루아상과 구분한다.


본토 크루아상의 맛은 여기서…한국에도 프랑스 본토 크루아상 맛을 내기 위해 힘쓰는 빵집이 몇 곳 있다. 1968년 서울 성북동에서 시작한 ‘나폴레옹 과자점’은 국내 유명 제과점 주인을 여럿 배출한 한국 제빵업계 대부 같은 곳이다. 좋은 재료를 사용해 원칙대로 만드는 빵과 과자, 케이크가 두루 괜찮다. 크루아상 1,800원. 잠실점 02-415-1144, 대치점서울 청담동 ‘기욤(Guillaume)’은 장작을 사용하는 프랑스 정통 오븐에서 유기농 밀가루를 자연 발효한 반죽으로 만든 크루아상을 굽는다. 프랑스인 기욤 디에프반스 씨가 주인이다. 프랑스 알스톰 엔지니어로 KTX 때문에 한국에 왔다가 “프랑스빵의 왜곡된 이미지를 바로잡겠다”며 지난해 말 빵집을 열었다. 크루아상 2,500원. 남자 어른 머리통만한 뺑 드 기욤은 4분의 1 크기로 잘라 9,000원에 판다. 02-512-6701, www.maisonguillaume.com
서울 서초구 서래마을‘파리크라상(Paris Cro
issant)’도 크루아상이 괜찮다. 서래마을은 프랑스 사람들이 몰린 지역. 아무래도 본토 맛을 내려고 노력한다. 크루아상 1,400원. 02-3478-9139


버터나 식물성 지방을 넣고 반죽을 접듯 싼 다음 다시 밀고 버터를 넣고 싸는 과정을 반복한다. 버터 때문에 반죽이 서로 달라붙지 못하면서 얇은 층이 켜켜이 쌓이고, 이를 잘라 도르륵 말아서 초승달 모양으로 구부린 다음 오븐에 구우면 크루아상이 완성된다.

글을 쓴 김성윤은  어려서부터 글쓰기보다 음식 만들기를 더 좋아한 사내다. 2000년 <조선일보>에 입사, 국제부, 경영기획실, 산업부를 거쳐 현재 엔터테인먼트부에서 음식 담당 기자로 일하고 있다.



*본 기사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9년 여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