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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뭘 먹어야 한단 말이오!

설레는 마음으로 떠난 여행.
관광 코스야 짜임새 있게 짰다지만
매 끼니 때가 되면 고민의 연속!

대체 어디가 맛있는 식당인지~
알 수가 있어야죠.


몇 년 전만 해도
허름하지만 잘 손질된 간판,
주차된 차가 현지 자동차 번호판인지 등등
맛집 찾는 팁이 있었지만 이제는 그것도 잘 안통하는데요.

자, 바로 그럴 때~
우리를 도와주시는 분이 있답니다.

바로 <식당골라주는남자>의 저자 노중훈 작가인데요.
여행작가이지만 먹는 이야기를 훨~씬 더 많이 하는
그가 전해온 미식유람기!

어떤 식당의
어떤 메뉴가 이름을 올렸는지
한번 찾아 볼까요?

참, 침 먼저 닦고 가실게요~. 츄릅~. 


[미식유람]
자꾸만 생각나는 삼삼한 음식

본업은 여행작가인데 어찌된 일인지 TV나 라디오에서는 주로 먹는 이야기를 한다. <식당 골라주는 남자>의 저자 노중훈 작가가 때마다 보내오는 미식유람기. 허름하고 오래되고 정겨운 식당들이 자주 등장할 예정이다.


언뜻 비슷해 보이는 두 단어 ‘심심하다’와 ‘삼삼하다’는 미묘하게 다른 뜻을 지니고 있다. 표준국어대사전에 따르면 심심하다는 ‘음식 맛이 조금 싱겁다’, 삼삼하다는 ‘음식 맛이 조금 싱거운 듯하면서 맛이 있다’라고 나와 있다. 간이 세지 않아도 맛있는 삼삼한 음식들이 여기 있다.

아름다운 고집으로 빚은 추어탕
흔히 대구를 두고 ‘맛의 불모지다’, ‘먹을 데가 없다’는 등의 불평을 쏟아내는 사람들이 많지만 대구라고 맛있는 식당이 없을 리 없다. 그리고 ‘마약 떡볶이’와 막창구이가 대구 음식의 전부는 아니다. 찬찬히 둘러보면 스펙트럼이 좁지 않음을 알 수 있다. 1946년 생겨난 상주식당에서 추어탕 이외의 메뉴는 찾아볼 수 없다. 추어탕집에서 흔히 접할 수 있는 튀김이나 전골도 취급하지 않는다. 더구나 매년 두 달 보름가량 문을 닫는다(보통 12월16일부터 이듬해 2월까지). 계절적 요인으로 고랭지 배추와 미꾸라지를 확보할 수 없어 영업을 잠시 중단하던 전통을 지금도 유지하고 있는 것이다. ‘아름다운 고집’이 아닐 수 없다.

상주식당의 추어탕은 담박함 그 자체다. 미꾸라지 고유의 감칠맛에 배추의 서늘함이 더해졌을 뿐이다. 기호에 따라 다진 고추나 제피 가루를 넣으면 된다. 반찬은 두 종류의 김치로 채워지는데, 특히 백김치가 예술이다. 맛이 신선하면서도 깊숙하다. 밥에는 윤기가 자르르 흐른다. 두말할 나위 없이 공들여 지은 밥이다. 이 집에서 추어탕을 먹고 나면 진짜 밥 한 끼 먹었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맑디맑은 돼지곰탕
서울 서교동의 옥동식은 ‘핫 데뷔’ 신인이다. 지난 3월 8일 오픈한 신생 식당이지만 벌써부터 미식가들 사이에서 호평과 격찬을 받고 있다. 일찍이 솜씨를 인정받은, 상호와 같은 이름의 셰프(한자는 다르다)가 야심차게 준비한 메뉴는 돼지곰탕이다. 일단 주문을 넣으면 갓 지어 살짝 식힌 밥을 놋그릇에 담고, 지리산 토종 흑돼지의 앞다리와 뒷다리를 삶아 얇게 썬 수육을 차곡차곡 쌓는다. 이어 국물을 부었다 따랐다 하는 토렴의 과정을 거치고 파와 후추를 뿌려 마무리한다. 눈앞에 놓인 곰탕 국물은 숟가락으로 헤집기 아까울 정도로 맑디맑다. 뜨겁지 않은 국물이 입속을 적시면 섬세하고 은근한 맛이 우러난다. 돼지고기 특유의 누린내는 조금도 얼씬거리지 않는다. 한입만 맛을 보아도 만든 사람의 정성이 느껴진다. 
어머니가 담가 보내주는 김치와 셰프가 직접 마련한 깍두기도 훌륭하다. 이집 곰탕을 ‘영접’하는 일은 사실 쉽지가 않다. 모든 일을 셰프 혼자서 감당하기 때문에 많은 양의 음식을 차려낼 수가 없다. 현재 하루 100그릇만 판매한다. 매장도 협소해서 좌석이 10개밖에 없다. 물론 향후 변동이 있을 수 있다. 돼지기름으로 부친 빈대떡을 선보일 것이란 소문도 나돈다. 곰탕이란 전형적인 한식 메뉴를 취급하지만 식당 인테리어가 와인이나 위스키 바를 연상시키는 점도 독특하다.

고추장이 필요 없는 비빔밥
비빔밥으로 유명한 고장은 여럿이다. 대명사격인 전주비빔밥은 무척이나 화려하다. 고슬고슬한 밥에 갖은 나물과 쇠고기, 황포묵 등을 더한다. 나물을 볶지 않고 삶거나 데쳐서 사용하는 진주비빔밥은 한 뼘 더 부드럽다. 진해에는 해초비빔밥이 있다. 그릇 안에 강렬한 바다 향이 응축돼 있다. 통영시 도남동의 통영비빔밥은 다양한 종류의 비빔밥에 더해 찌개, 조림, 찜, 전골 등의 메뉴를 선보이는데 심사숙고할 필요 없이 통영비빔밥이나 유곽비빔밥을 시키면 된다. 통영비빔밥 역시 나물이 주를 이룬다. 콩나물, 당근, 고사리, 시금치, 호박, 버섯, 두부 등 익숙하고 친숙한 재료가 들어간다. 방점은 함께 어우러지는 톳과 물미역에 찍힌다. 말쑥한 통영비빔밥에 마치 스타카토처럼 긴장감을 부여하고 발랄한 맛을 심어준다. 심심하다고 느껴질 때쯤 해조류로부터 한 떨기 바다 내음이 피어난다.

통영비빔밥에는 고추장을 넣지 않는 것이 좋다. 아무래도 고추장이 들어가면 재료들이 지닌 고유한 개성을 잃기 쉽다. 그런데 고추장이 없어도 통영비빔밥은 쓱쓱 잘 비벼진다. 비빔밥과 함께 나오는 두부탕국물이 몇 숟가락 정도 밥 아래 깔려 있기 때문이다. 홍합과 바지락 등을 잘게 썰어 넣은 두부탕국은 시원하고 짭짤해서 간이 세지 않은 비빔밥과 궁합이 잘 맞는다. 때에 따라 문어가 합류하기도 한다.

유곽은 다진 개조개 살을 참기름, 된장, 파, 마늘 등의 양념에 버무려 볶은 통영의 전통 음식이다. 완성되면 단단한 조개껍질에 담아낸다. 양념된 개조개 살에 김 가루와 상추를 곁들인 유곽비빔밥의 맛은 통영비빔밥보다 훨씬 더 즉각적으로 다가온다. 조갯살 씹는 느낌도 경쾌하다. 식당 주인은 “거제에서 들여오는 개조개는 주로 물살이 센 곳에서 서식한다”며 “사철 먹을 수 있지만 봄이 가장 맛있을 때”라고 일러준다. 사람이 편의상 나눌 뿐이지 이웃한 통영과 거제의 바다는 하나의 몸이다.

촬영협조. 상주식당(053-425-5924), 옥동식당(010-9140-9911), 통영비빔밥(055-642-1467)

글을 쓰고 사진을 찍은 노중훈
은 여행 칼럼니스트다. 대학교 졸업 이후 가장 자주, 가장 많이 한 ‘업무’는 출장과 원고 마감이다. MBC 라디오 <노중훈의 여행의 맛>을 진행하고 있다. 

본 컨텐츠는 풀무원 웹진 <자연을담는큰그릇[링크]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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