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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OHAS Life

옥수수로 웨딩드레스를 만들 수 있어요?!

누가 그러더군요.
5월이 '가정의 달'인건 맞는데, '가계 파탄의 달'이기도 하다구요. ㅋㅋ
(어린이날, 어버이날, 스승의 날, 게다가 주말마다 기다리는 수많은 결혼식들! 크- ) 

하지만, 아래에 나오는 것처럼
옥수수로 만든 웨딩드레스가 등장하는 결혼식이라면,
한번 가보고 싶기도 하네요. ^ ^

옥수수로 웨딩드레스를 어떻게 만드냐구요?
왜 옥수수로 웨딩드레스를 만드냐구요? ^ --- ^ 
궁금한 분은 계속 따라오세요~.
 


옥수수로 웨딩드레스를 만들었다니까요
콩으로 메주를 쑨대도 믿기 어려운 세상인데, 글쎄, 옥수수로 웨딩드레스를 만들어주겠단다.옥수수 기름을 짜내서 차를 굴릴 수 있다는 얘기는 들어봤는데 옷을 해 입을 수 있다는 얘기는 머리털 나고 처음이다. 귀가 번쩍 뜨인다. 서울 강북 모처의 조그만 작업실에서 만난 어리고 당찬 그린 디자이너 이경재 씨는 얼마 전 결혼한 한 고객의 드레스를 리폼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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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옥수수로 만들었나?
물론이다. 더 정확히 말하면 옥수수 전분으로 만든 웨딩드레스다. 석유 섬유 대체를 위해 일본에서 개발 중인 섬유가 원단이다. (눈으로 보면 은은한 진줏빛 광택이 도는 비단처럼 보이고, 만져보면 부드럽고 매끈하면서 ‘뽀득뽀득’하다. 독특한 재질감이 느껴진다.)

옥수수로 만들었다면, 분해가 된다는 뜻인지?
녹말 이쑤시개나 전분 라면용기처럼 버리면 땅속 미생물에 의해 4~6주 후 ‘생분해’된다. 그러니까, 썩어 없어지는 셈이다.

지금 드레스를 리폼하고 있는 이유는?
이건 얼마 전 결혼식을 올린 고객의 웨딩드레스인데, 평상복으로 입을 수 있을 수 있도록 손을 보고 있다. ‘재활용’을 위해서다.

평상복으로도 입기 괜찮을까?
통풍이 살짝 덜 되는 편이고 면보다 신축성이나 기능성은 떨어지지만, 입을만하다고 한다. 물론 일본에서는 옥수수 섬유 개발이 계속 진행되고 있으니 더 나은 감이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 작년 <서울환경영화제> 때 사회를 본 신동호, 최윤영 아나운서의 무대복도 옥수수 전분 옷감으로 만들었었는데 반응이 좋았던 것 같다.(웃음)

원래 환경에 관심이 많았나?
국민대학교 시각디자인대학원에서 그린디자인을 전공하면서 디자이너의 책임감에 대해 많은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대표적인 일회용 옷으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는 디자인을 하기로 한 것. 사실 ‘그린 디자인’이라는 과는 원래는 생기면 안 되는 과다. 모든 디자이너가 환경을 생각했어야 하는 건데 그렇게 하질 못했으니 생긴 것뿐.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것만 만들었지. 이걸 만들었을 때 소재 생산 과정이 사회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버려졌을 때 문제는 없는지, 입었을 때 건강에 해가 없는지를 생각하는 책임 있는 디자이너가 되자는 것이 ‘그린 디자이너’다.

어떻게 옥수수로 웨딩드레스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처음엔 생분해성 비닐을 사용해서 '우비'를 만들었다. 대표적인 일회용 옷이니까. 그 후로 소재가 더 개발되면서 드레스 원단으로 사용해도 될만한 감을 찾아냈고, 웨딩드레스를 만들게 됐다. 웨딩드레스야말로 일회용이면서 또 ‘과소비’의 대표 주자가 아닌가. 주로 실크나 폴리에스테르로 만들어지는 웨딩드레스는 고작 8~9회 대여된 후 버려진다. 그나마도 요즘은 2~5회, 심지어 1회 대여 후 버려지는 드레스도 있다고 들었다. 그래서 ‘녹색결혼식’ 캠페인을 벌이게 됐고 드레스는 그 중 하나인 셈이다.

‘녹색결혼식’ 캠페인은 무엇인가?
‘녹색결혼식 패키지 캠페인’은 재작년 개인전 <대지를 위한 바느질>과 함께 진행했던 것으로 청첩장, 드레스, 피로연, 인테리어까지 결혼식 전체를 ‘친환경’적으로 진행하자는 것. 청첩장은 비목재 펄프인 해초가 들어간 친환경 종이와 재생지로 만들고, 나중에 종이 액자로 재활용도 가능하다. 꽃 장식 대신 화분을 쓰고, 피로연에는 일회용 그릇을 쓰지 않고 유기농 음식재료로 만든 음식만 대접한다. 옥수수 웨딩드레스는 입고 난 뒤 평상복으로 수선해준다.

입고 싶은 분들을 위해 가격을 알려줄 수 있는지?
웨딩드레스는 60~100만 원 정도, 스와로브스키(웃음)를 달아달라고 하시면 알 하나에 500원 정도. 패키지는 조금 더 비싸고.

앞으로의 계획은?

쐐기풀로 만든 환자복, 쪽으로 염색한 청바지도 만들고 있고, 천연 염색 군복을 UN 평화유지군과 반기문 UN 사무총장, 미국의 전 부통령 앨 고어 등에게 보낼 계획도 있다. 지구 온난화로 인해 멸종되는 동물들의 패턴이 들어간 군복인데, 지금까지 인간들의 평화를 위해 애쓰셨다면 앞으로는 자연의 평화에도 힘을 써달라는 메시지를 담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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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사라져가는 새만금에서 촬영한 옥수수 웨딩드레스.  2   UN 평화유지군과 반기문 UN 사무총장에게 보낼 천연 염색 군복에 넣을 멸종 동물 패턴.  3 <대지를 위한 바느질(Sewing for the Soil)>은 그녀의 브랜드명이자 지난해 열렸던 개인전 이름이기도 하다.  4   2005년 그녀의 첫 옥수수 전분 웨딩드레스가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제1회 <친환경상품전>에 출품됐었다. 5, 6  작년 10월에 열렸던 <친환경드레스전>에서 선보였던 아동용 드레스.


글|풀무원 사외보 편집실
사진|톤스튜디오

옥수수로 만든 에코 웨딩드레스가 더 궁금한 분들은
디자이너 이경재 씨의 홈페이지로 들어가보세요~
바로 여기~
http://www.ecodress.net



*본 기사는 풀무원 사외보 <자연을담는큰그릇>
2008년 여름호에서 발췌하였습니다.

posted by 풀반장사용자 삽입 이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