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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bNovel/웹소설 '비만바이러스'

[PSI수사대] 비만바이러스③ 수사대, 실종된 조박사를 찾아 지리산으로!

 지난 줄거리 

    
비만바이러스에 걸려 사망한 걸그룹 A양과 아이돌들이 즐겨 다니던 SOS레스토랑을 찾아간
    풀무원수사대 풀반장과 풀군은 셰프를 의심하고, 때마침 비만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이 임박
    했다는 뉴스가 나감과 동시에 풀무원연구소 조박사가 실종됐다는 소식을 접하게 되는데.....!! 
    [지난 에피소드 보러가기]

목요일 오후, 
실험장비가 즐비한 풀무원연구소. 

올 때마다 각종 실험장비와 처음 보는 신기한 식재료들에 군침을 흘리는 풀군이 
오늘도 연구소 안을 두리번거리는 사이, 
풀반장은 마중을 나온 연구원과 인사를 나눴다. 
연구원의 낯빛은 입고 있는 흰 가운만큼이나 핼쑥했다.  

"언제부터 연락이 끊긴 겁니까?"
"그게...어제 비만바이러스 치료제 개발이 거의 완료되었다는  
            뉴스가 나간 이후부터 연락이 끊어지셨고.... 
            댁에도 안 들어오셨답니다."

광학현미경에 코를 바짝 들이대고 킁킁, 냄새까지 맡던    
풀군이 불쑥 대화에 끼어들었다. 

"평소에도 그렇게 말없이 사라지시는 경우가 있었나요?"

연구원이 걱정스러운 얼굴로 고개를 흔들었다. 

"아뇨. 어딜 가시든, 늘 행적을 조목조목 말씀하시는 분입니다.  
            게다가 휴대전화도 꺼져 있는 걸 보면, 이건 ‘실종’이 분명합니다!"
"음.. 일단 조박사님 자리로 한번 가보죠."

연구원은 수사대를 조박사의 연구실로 안내했다. 

각종 연구서적과 파일들이 가지런히 꽂혀있는 책장과 
넓은 책상, 그 위에 컴퓨터 한대. 박스 몇 개와 달력, 펜 한두 개. 

다소 산만하지만
어느 곳에서나 흔히 볼 수 있는 책상의 모습이었다. 

"책상의 상태를 보니 급히 나가신 것 같지는 않네요. 
            뒤져보면 뭔가 단서가 나오겠죠."

두 사람은 조심스레 책상 이곳저곳을 뒤지기 시작했다. 

조박사의 클리어 파일을 펄럭이며 열어보던  
풀군이 은밀한 목소리로 풀반장에게 속삭였다.  

"......반장님, 아무래도.. ‘잇(EAT)’이라는 
            비만 바이러스 치료제와 연관이 있는 것 같지 않으세요? 
            하필 치료제 완성이 임박했다는 뉴스가 나간 직후에 실종되신 걸 보면....!"
"흠...."

잠시 생각에 잠겨 건성으로 서랍을 여닫던 풀반장이 
연구원을 돌아보며 물었다. 

"이번에 개발했다는 비만바이러스 치료제 ‘잇(EAT)’은 어떤 형태죠? 
            주사제? 캡슐? 패치? 연고?  
            혹시 조 박사님이 치료제를 갖고 계실 가능성은 없나요?"
"‘잇(EAT)’ 치료제의 형태는 보안상 밝힐 수가 없습니다만,
             그게.... 아마 알게 되면 깜짝 놀라실 거라서....."
"반장님!!!"

책상 위에 놓여있는 탁상달력을 집어 들고 
앞뒤로 넘겨보던 풀군이 호들갑스런 목소리로 풀반장을 불러대는 바람에 
연구원과 풀반장의 대화는 중지될 수밖에 없었다.  

"반장님, 이것 보세요."

풀군에게서 건네받은 조박사의 달력에는 
매주 목요일 날짜마다 ‘수비드’라는 이름이 적혀 있었다. 

"수비드? 수비드라..... 
            목요일마다 ‘수비드’라는 사람을 만난 것 같은데....."
"오늘이 목요일이에요! 
            혹시 모르니 조박사님 컴퓨터에서 ‘수비드’라는 이름을 검색해볼게요."

풀군이 조박사 책상의 컴퓨터를 켠 후 
프로그램과 파일 검색 난에 ‘수비드’를 입력하자 

‘수비드’라는 이름의 폴더가 나타났다. 
하지만 아쉽게도 잠겨있는 폴더. 

"반장님, 어쩌죠? 암호가 걸려 있는데요."
"할 수 없죠. 아까 조박사님의 휴대전화가 꺼져있다고 했죠? 
            마지막으로 켜져 있었던 지역이 어딘지 
            위치 추적을 한번 해보세요."  


따다다다다다.... 

풀군이 빛의 속도로 키보드를 치기 시작했다. 
평소와 달리 전문가의 스멜(?)을 강하게 풍기는 풀군의 뒷통수를 
풀반장은 팔짱을 낀 채 지켜보았다.

의외의 분야에서 쓸모가 있단 말이야...  
가끔은 이 녀석이 숨은 해커가 아닐까 싶.... 

"찾았습니다!"
"어딥니까?"
"전남 구례군 토지면 외곡리......"

"응? 그 주소라면..........."
            지리산 아닌가요?! 
            조박사님이 지리산엔 왜 가셨을까요? 
             ...........어쨌든, 지금 당장 출발합시다! 

.
.
.
.
.
.

지리산으로 향하는 고속도로 위. 
운전을 하던 풀군이 핸들을 꺾으며 말했다. 

"반장님, 잠시 휴게소 좀 들르겠습니다."

조수석에서 졸고 있던 풀반장이 화들짝 놀라며 몸을 일으켰다.  

"뭐라구요? 휴게소를 또 들른다구요? 
            풀군, 지금이 몇 번째인 줄 알아요? 
            벌써 일곱 번째라구요!"
"죄송합니다, 반장님. 
            하지만 몸에서 자꾸 신호가 오는 걸 어쩌죠;;"

풀군은 주차장에 차를 세우자마자 급히 휴게소 건물로 뛰어 들어갔다. 

"어지간히도 급했나 보군..."

잠시 후 돌아온 풀군의 양 손에는 핫꼬치와 핫바, 핫도그가 잔뜩 들려있었다. 

풀군은 줄줄 흘러내리는 소스를 혀로 핥으며 
고갯짓으로 차 문을 열어달라는 시늉을 했다. 

풀반장이 한숨을 쉬며 차 문을 열어주었다. 

이미 뒷좌석에는 각종 봉지와 종이그릇, 꼬치 등 
풀군이 휴게소마다 들러 씹고, 뜯고, 맛보고, 즐긴 간식들의 잔해물들이 
수북이 쌓여 있었다. 

"반장님도 한입 드실래요?"

풀반장이 손사래를 치기 무섭게 
풀군은 손에 든 것들을 먹어치우기 시작했다. 


냠냠...쩝쩝....우적우적...


입가에 소스가 묻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순식간에 음식들을 먹어치우는 풀군을 바라보며 
풀반장은 고개를 설레설레 저었다. 

평소 식탐이 있는 건 알았지만 
이 정돈 아니었는데..........
아까 SOS레스토랑에서부터 저렇게 식탐을.............. 

헉. 

"푸..풀군! 호..혹시 비만바이러스에 감염된 거 아닌가요?"

"헉!"

순간 풀군도 먹던 손을 잠시 멈추고 
흔들리는 눈빛으로 풀반장을 쳐다봤다. 

"바;반장님;;"
"잠깐, 게다가 아침에 비해 꽤 살이 오른 것 같은데. 
            그 바지 단추는 원래 안 잠기는 건가요?"
"아녜요. 아까 세 번째 휴게소를 떠날 때부터 안 잠기더라구요. 
            아악! 어떡하죠? 저 정말 비만바이러스에 감염됐나봐요."

풀군은 수심이 가득한 얼굴로 
핫도그 꼬치에 끼워둔 호두과자를 낼름 빼 먹었다. 


"역시 SOS레스토랑에 뭔가 있긴 있나보군요. 
            거기서 나온 뒤로 식탐이 심해진 것 같은데...... 
            일단, 지리산까지 가봅시다. 
            조박사라면 치료제를 갖고 있을지도 몰라요." 

.
.
.
.
.

끼익! 


해가 뉘엿뉘엿 저물기 시작한 지리산 등산로 입구. 

의외로 한적한 주차장 앞에서  
풀군이 급브레이크를 밟았다.  

뒤뚱거리며 차에서 내린 풀군이 
주차장 구석에 주차된 짙은 쥐색 SUV 차량을 가리켰다. 
차량을 가리키는 풀군의 손가락도 
아까 마지막 휴게소를 떠날 때보다 좀더 통통하게 살이 오른 모습이다.    

"반장님! 저 차가 아닐까요?"

차량 가까이 다가간 두 사람은 
창 너머로 안을 살폈다. 
문 손잡이에 손을 넣으며 풀군이 중얼거렸다. 

"열려있어라, 열려.... 
            앗. 반장님 문이 안 잠겨있네요."

뒷트렁크를 열자 도시락처럼 보이는 박스만 몇 개 쌓여있을 뿐, 
차안에는 단서가 될 만한 것이 하나도 남아있지 않았다.  

"조 박사님은 차를 세워놓고 도대체 어디로 가신 걸까요?"
"일단, 산으로 올라가 봅시다."
"네? 지리산으로요? "
"차 안에 구두가 있잖아요."
".............?? "

의아한 눈으로 풀반장을 건너다보는 풀군의 살찐 어깨를 
툭 치며 풀반장은 등산로를 향해 앞장서서 걷기 시작했다.   

"구두를 벗어놨다는 건, 다른 신발로 갈아 신었다는 뜻이고,  
            여긴 등산로 앞이니 등산에 편한 신발로 갈아 신었다는 뜻이 아니겠어요? 
            조박사님은 ‘수비드’라는 자를 만나기 위해 
            지리산으로 들어간 게 분명합니다."
"아.. 그래도 이 저녁에 지리산을 오른다는 건 좀..."
"그럼 주차장에서 기다리시던가요."

어스름 어둠 속으로 사라져가는 
풀반장의 뒷모습을 망연히 바라보던 풀군은 
불현듯 엄습하는 두려움에 뒤뚱뒤뚱 그를 뒤쫓기 시작했다. 

"반장님~~ 저도 같이 가요오~~."

.
.
.
.
.

헉헉... 

산을 오르기 시작한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주변은 칠흑 같은 어둠에 휩싸였다.  
눈에 띄게 몸이 불어난 풀군이 숨을 헐떡이며 간신히 말을 이어갔다. 

"반장님...더 이상...못 가겠어요...헉헉;;
            배도 너무 고프고.....;;
            초코바나 소시지 남은 것 좀 없으세요?"
"등산 시작한 지 10분만에 다 먹어 치운 게 누구죠?  
            그러지 말고 조금만 더 올라가 봅시다."
"그럼 저 잠깐 볼일 좀..."

풀군이 뒤뚱거리며 산길을 벗어나 풀숲으로 들어갔다. 
잠시 후 풀군의 비명 소리가 들렸다.

풀반장이 급히 소리 나는 곳으로 뛰어가 보니 

풀군이 발을 헛디뎠는지 벼랑 밑으로 떨어져 
암벽에 난 옹이에 간신히 매달려 있었다. 

"잠깐만 기다려요! 구해줄 테니!"

풀반장이 앉은 자세로 주춤주춤 벼랑을 타고 내려와 
풀군에게 손을 뻗쳤다. 

"자, 내 손을 잡아요!"

미켈란젤로가 그린 천지창조의 한 장면처럼 
풀반장과 토실토실해진 풀군의 손가락이 닿을락 말락 하다
간신히 합체된 순간!  

풀반장은 풀군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아래로 고꾸라졌다.  

으아아아아아악! 

지리산 골짜기에 두 사람의 비명이 울려 퍼졌다. 


<다음 주에 계속됩니다>


‘비만바이러스’에 감염된 풀군은 무사할 것인가? 
지리산 골짜기로 굴러 떨어진 풀무원수사대는 
조박사와 ‘수비드’라는 인물을 만날 수 있을 것인가?  

풀무원수사대(PSI; Pulmuone Special Investigation)
풀반장과 풀군은 이 사건을 해결할 수 있을 것인가?! 

전작 ‘오도의 비밀’
을 넘어서는 [오도의비밀 보러가기] 
어마어마한 제작비(?)와 야외(?) 올로케이션으로 발행 전부터 
소셜미디어 팬들의 뜨거운 기대를 한 몸에 받았던    

미스터리 스릴러 웹소설, 
풀무원수사대 시즌4_비만 바이러스~!!!  

다음 주에도 
바이러스 감염은 계속됩니다. 

본편사수, 배포자유! 
커밍쑨-


posted by 풀반장